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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수자타아카데미로 이동하는 날입니다.
어젯밤 델리에서 기차를 탄 스님은 기차 안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새벽 4시 30분, 모두가 잠든 깜깜한 기차 안에서 스님은 새벽수행과 명상을 하고 잠깐 다시 눈을 붙였습니다.

가야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오전 6시, 기차 안을 돌아다니며 식사를 판매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짜이, 짜이~"(차 있어요~)
스님은 기차 안에서 판매하는 오믈렛으로 아침 공양을 했습니다. 공양 후에는 원고를 교정하고 업무를 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기차가 늦어지지 않아 15시간 만에 가야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가야역에는 유난히 사람이 많아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인도의 여름이 벌써 시작되려는지 성지순례 때와는 햇볕이 사뭇 달라졌습니다.

기차역 출구에는 수자타아카데미에서 마헨드라 님과 아난 님이 마중을 나와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수자타아카데미로 출발했습니다.


오후 1시 40분, 눈에 익은 전정각산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저 멀리 수자타아카데미가 보였습니다. 수자타아카데미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입구에는 인도 JTS 스태프들과 상주 대중이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 어서 오세요. 먼 길 오시느라 피곤하시지요.“
인도인 스태프들이 학교에 핀 꽃으로 만든 소박한 꽃다발을 건네자, 스님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꽃다발을 받아 들었습니다. 스님은 스태프들과 악수를 하며 반가운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점심 공양을 하고, 오후에는 짐을 정리하고 휴식하며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습니다.
내일은 오전 6시 30분에 수행법회를 하고, 인도 JTS의 학교, 병원, 마을개발 분야를 전체적으로 둘러볼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6일 델리에서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된 금요 즉문즉설 강연에서 스님과 질문자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남편은 술을 좋아하고 약속이 많아, 약속이 있는 날에는 새벽 4시나 다음 날 아침에 들어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어느날 남편은 평소 다니던 운동 모임에서 한 여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일부러 집 근처가 아닌, 그 여성이 다니는 곳까지 멀리 운동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낮에는 저와 아이들이 학교와 직장에 나간 사이, 집 앞 커피숍에서 두 사람이 만나기도 했습니다. 남편은 평소 술을 좋아하고 약속이 많아도, 가정적이고 유순한 성격이라 가족의 눈을 피해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을 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알았을 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일로 남편과 크게 다투었고, 결국 남편은 그 사람과 인연을 끊고 저와 화해하며 다시 잘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마음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습니다. 문득문득 남편이 아직도 저를 속이고 그 사람을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올라오고, 그 생각에 휩싸이며 혼란스러워집니다. 이런 불안하고 혼란한 마음을 저는 어떻게 다스리면 좋겠습니까?
“처음에 남편이 질문자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났다는 사실을 알기 전에는 어땠습니까? 그때는 편했어요, 아니면 의심이 들었어요?”
“그때는 편안했어요.”
“그렇지요. 실제로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어도, 질문자가 모르면 편안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또 만나지 않을까?’ 하고 의심하니까, 남편이 만나지 않는데도 질문자는 불안합니다. 원래는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면 내가 불안하고, 안 만나면 내가 편안해야 맞지 않겠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날 때도 나는 편안했고, 지금은 만나지 않는데도 불안하잖아요. 그렇다면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서 불안하다’, ‘안 만나면 편안하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럼 무엇이 내 불안을 만들까요? 남편이 그 여자를 만나는지 안 만나는지가 원인입니까, 내가 의심하느냐 안 하느냐가 원인입니까?”
“의심을 하는지 안 하는지가 원인입니다.”
“똑똑하네요. 그러니 남편이 그 여자를 만나든 말든, 사실은 그것 자체가 핵심이 아닙니다. 내가 남편을 믿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 만나도 ‘혹시 만나는 거 아닌가’ 하고 의심하면 불안해지는 겁니다. 질문자가 어떻게 하면 편안해질까요? 의심을 안 하면 됩니다. 남편이 ‘안 만난다’고 말하면, 그런 줄 알면 됩니다. 남편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래야 내가 편안해지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생각해요?”
“그런 것 같습니다.”
“남편이 나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은 의심입니다. 의심을 하면 내가 불안해져요. 남편이 설령 다른 여자를 만나더라도 ‘우리 남편은 그런 사람 아니야. 가정을 지키고 나를 좋아해’ 이렇게 생각하면 내 마음은 편안해집니다. 남편이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지나치게 따질 필요가 없어요. 내가 믿으면 편안해지고, 못 믿으면 불안해집니다. 불안과 편안은 남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제 알겠습니다.”
“그러니 ‘남편이 또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붙잡지 말아야 합니다. ‘안 만난다고 하니 안 만나겠지’ 하고 알아버리면 됩니다.”
“믿으려고 노력해 보겠습니다.”
“믿으려고 ‘노력’하면 안 됩니다. 노력하는 순간 이미 의심이 깔려 있어요. 남편이 그렇다 하면, 그냥 그런 줄 알아버리면 됩니다. 하루를 살더라도 편안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만약 정말로 또 그런 일이 있어서 나중에 발견되면, 그때 가서 따지면 됩니다. 1년을 편안하게 살다가 따지는 게 나아요, 1년 내내 불안하게 살다가 따지는 게 나아요?”
“편안하게 살다가 따지는 게 낫습니다.”
“제가 지금 하는 말은 남편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질문자를 위해서입니다. 내가 남편을 믿으면 누가 좋습니까? 내가 좋습니다. 나에게 이익이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이렇게 해 보세요. ‘그래, 같이 사는 남편을 의심해 봐야 내게 무슨 도움이 있겠어. 당신이 그렇게 말하니 믿자.’ 이렇게요. 남편이 다른 여자를 안 만난다는 말을 믿는 게 쉬워요? 아니면 ‘어느 바위 밑에서 기도하면 복을 받는다’ 같은,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걸 믿는 게 쉬워요?”
“남편이 다른 여자를 안 만난다는 말을 믿는 게 더 쉽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실인지 확인도 못 하는 건 잘 믿으면서, 한 방에서 같이 사는 남편 말은 왜 그렇게 못 믿을까요? 성경에 ‘믿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교회 좀 다니세요.” (웃음)
“감사합니다.”
“누구에게 복이 있다고요?”
“믿는 자에게 복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냥 남편의 말을 믿으세요. 나중에 남편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믿어도 발견될 일은 발견되고, 안 믿어도 발견될 일은 발견됩니다. 발견되면 그때 처리하면 됩니다. 그런데 ‘혹시 또 만나는 건 아닐까’ 하고 의심해서 내가 병이 나면, 나만 괴롭고 관계만 더 나빠집니다. 심지어 남편은 ‘어차피 믿지도 않는데, 차라리 진짜로 못된 짓을 하고 불신받는 게 낫지 않나’ 하는 반발심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러니 믿지 않는 것은 아무 이득이 없습니다.”
“그동안 남편이 화해하려고 계속 노력했는데도, 저는 ‘배신당했다’는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님 말씀을 듣고 나니, 이제는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남편을 조금 이해해 보자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가정을 더 편안하게 꾸려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누가 와서 ‘당신 남편이 어떤 여자를 만나더라’ 하고 고자질을 해도, ‘뭐? 정말이야?’ 하며 부화뇌동하지 말고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인데 어느 여자가 안 좋아하겠어. 괜찮아!’ 하고요. 물론 내 남자를 다른 여자가 좋아한다는 말이 기분 나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뒤집어서 생각하면, 다른 여자도 탐내는 남자를 내가 데리고 산다는 건 기분 좋은 일 아닙니까?”
“네. 기분 좋은 일입니다.”
“똑같은 상황도 마음을 그렇게 가지면 훨씬 편안해집니다. 그렇다고 불륜에 관대해지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미 벌어진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편안하게 받아들이라는 의미입니다. 일일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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