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5.11.7. 청년 페스타 1일째, 법륜스님의 청춘 톡톡, 김창옥의 공감 톡톡
“불안해서 아무 남자나 만나고 무너지는 제 삶,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청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기 위해 마련한 ‘2025 청년 페스타’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오늘부터 3일 동안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는 법륜스님의 강연을 시작으로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강연과 세미나가 곳곳에서 열리고, 체험 부스, 실천 부스, 먹거리 부스 등 풍성한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가 펼쳐집니다.

스님은 부탄에서 귀국하자마자 두북수련원에서 하룻밤을 잔 후 아침 일찍 6시 40분에 두북수련원을 출발하여 서울로 향했습니다.

차로 4시간을 달려 10시 40분에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많은 봉사자들이 곳곳에서 청년들을 맞이하기 위해 사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평화재단 접견실로 향했습니다. 오전 11시에는 스님을 찾아온 북한 전문가와 미팅을 했습니다. 얼마 전 경주 APEC 정상 회의에서 북미 대화가 불발된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북미 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의논한 후 미팅을 마쳤습니다.

지하 공양간에서 청년 서포터즈들이 준비한 ‘채식 한입’ 메뉴로 가볍게 식사를 한 후 스님은 청년 페스타 개막식을 하기 위해 지하 대강당으로 향했습니다.

청년 페스타 축하 공연을 하기 위해 가수 마야 님이 무대 대기실에 도착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시간 내어 주어서 고마워요.”

“아닙니다. 제가 스님한테 받은 은혜를 갚아야지요. 요즘 매일 아침마다 스님의하루를 읽고 있습니다. 어제 부탄에서 돌아오셨더라고요.”

“요즘 부탄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지 마을에 가서 추위에 좀 떨다 와서 그런지 감기 기운이 좀 있네요.”

“신나게 노래 몇 곡 불러 드리고 가겠습니다.”

안부를 주고받은 후 함께 대강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1시가 되자 청년 페스타 집행 위원장을 비롯하여 이번 행사를 준비하고 기획한 청년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청년 페스타의 문을 여는 개막 선언을 했습니다.

“공부하고, 취업 준비하고, 직장 다니고, 치열했던 나날들 속에서 오늘 이 시간이 여러분들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바깥 날씨는 추워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꿈과 미래에 대한 열정, 그리고 뜨거운 가슴은 환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걸까,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사는 걸까, 이런 고민들을 조금씩 했을 것 같은데요.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 모두가 이런 고민들 속에서 가족, 친구, 동료, 그리고 이 세상 사람들과 다 함께 행복한 삶은 어떤 것인지 그려 보면 좋겠습니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마음껏 하시고, 다양한 체험도 하시고, 신나게 춤도 추시고, 이 시간을 즐겨 보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향한 우리들의 움직임 ‘청년 페스타’,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큰 박수와 함께 청년 페스타를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가수 마야 님이 시원한 가창력으로 청년 페스타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붉은 노을’, ‘쾌지나 칭칭 나네’ 두 곡을 신나게 불러 주었습니다.

마야 님이 무대 아래까지 내려와 선창과 후창을 하며 청년들과 가사를 주고받는 순간, 공연장은 순식간에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른 후 마야 님은 정토회와의 인연을 짧게 소개했습니다.

“제가 예전에는 입금이 되어야지만 무대 위에 섰습니다. 프로를 쓰려면 돈을 달라는 거였죠. 그런데 제가 정토회를 만나고 나서는 입금이 되지 않아도 부담 없이 무대 위로 올라옵니다. 돈을 안 받으면 틀려도 아무 부담이 없어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큰 박수를 받으며 마야 님이 들어가자 사회자가 2박 3일 동안의 청년 페스타 프로그램을 간략하게 소개했습니다.

지하 3층부터 11층까지 다양한 부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프로그램 참여 후 도장을 채우면 굿즈를 수령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오프닝 영상을 함께 본 후 스님이 무대 위로 걸어 나왔습니다.

2025 청년 페스타의 첫 번째 프로그램은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청춘톡톡'입니다. 박수와 환호 소리가 잦아들자 스님이 웃으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청년 페스타가 이렇게 문을 연 것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첫 순서를 가수 마야 님께서 자선 공연으로 열어 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돈 없이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이번 청년 페스타에 참여하는 모든 출연진은 재능 기부로 함께 합니다. 행사를 운영하는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들도 모두 봉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 또한 무료로 제공 받았습니다. 여러분이 평소에 너무 ‘돈, 돈’ 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이번 3일 동안 만큼은 돈이 없어도 우리가 얼마든지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기본적인 시설 준비와 음식 재료비 같은 최소한의 비용을 제외하면, 행사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거의 없도록 했습니다. 그동안 인연을 맺어 온 분들이 모여, 20~30대 청년들에게 ‘돈에 매이지 않아도 어느 정도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함께 만들어 보자고 해서 마련된 자리입니다. 앞으로 진행되는 강연, 공연, 세미나까지 모두 재능 기부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과연 무엇을 두고 ‘잘 산다’고 할 수 있을까요?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을 여러분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소득 수준은 약 3만 6천 불입니다. 60년 전과 비교하면 300배 이상 증가한 셈입니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 없을 만큼 생활환경이 좋아졌고, K-팝과 K-드라마 덕분에 세계 젊은이들은 한국에 꼭 가 보고 싶어하고, 한국에서 살아 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 나라를 다니면 ‘한국에서 왔다’는 말만으로도 젊은이들이 호감을 표현합니다. 한국말을 독학해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영어를 몰라도 ‘굿모닝’, ‘땡큐’ 정도는 말할 수 있었던 것처럼요.

그런데 정작 한국에 사는 우리는 어떻습니까?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느낍니다. 출산율은 세계 최저이고, 이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뜻입니다.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이는 현재 삶이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청년들이 집을 구하기 어렵고, 취업이 힘들고, 연애하기도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한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가 또 없습니다. ‘한국은 너무 힘들어서 못 살겠다.’고 말하는 분들은, 사실 세계 어디로 가도 살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의 주택·교육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이 사회가 지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안에서 보면 지옥 같을 수 있지만, 밖에서 보면 한국의 또 다른 면이 보입니다.

사회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꼭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행복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자기 삶을 돌아보는 각성이 함께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청년 페스타의 기본 방향은 ‘희망’입니다. 여러분이 희망을 잃고 삶이 어려움에 부딪혀 있다는 것을 노래와 말로 위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위로만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 각성을 돕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단순히 ‘힘들지? 잘하고 있어.’ 하는 것만이 아니라, ‘너 자신을 한번 돌아봐라!’ 하는 이야기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저희 세대는 초·중·고 시절 환경이 열악했습니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부족했고, 집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셋방이라도 얻고, 전셋집으로 옮기고, 집을 사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대학을 보내는 과정이 어렵지만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현재는 그럭저럭 살 만해도, 앞으로를 생각하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집을 사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이것이 가장 큰 절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어떻게 다시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질문을 함께 다뤄야 합니다. 그게 이번 청년 페스타의 핵심이고, 저는 여러분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이어서 누구든지 손을 들고 스님에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한 시간 동안 네 명의 청년이 고민을 말하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외로움 때문에 관계를 반복적으로 맺고 무너지는 자신의 삶이 너무 괴롭다며 조용히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불안해서 아무 남자나 만나고 무너지는 제 삶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요?

“스님, 저는 너무 외롭습니다. 혼자 있으면 너무 불안해서 허섭스레기 같은 남자를 급하게 만나고, 금방 어그러지고, 그러면 또 무너지고, 다시 불안하니 또 만나고, 또 무너지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어리석은 윤회를 끊어낼 수 있을까요?”

“질문자는 지금 ‘만나는 건 좋은 일이고, 헤어지는 건 나쁜 일이다.’라는 잘못된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소중한 만남이라면 헤어짐도 그만큼 소중한 것입니다. 질문자는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스타일이잖아요. 그렇다면 인생을 그렇게 살면 됩니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것도 인생의 하나의 방식입니다. 다만 만나는 건 좋다고 여기면서, 헤어지는 건 나쁘다고 여기는 생각이 잘못된 것입니다. ‘나는 한 사람과 평생 간다.’, ‘나는 1년에 한 사람씩 바꾼다.’, ‘나는 한 달에 한 번씩 바꾼다.’, 모두 다른 인생 방식일 뿐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닙니다.

연인 관계에서 강제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면 당연히 문제가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만나고 헤어지는 행위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직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서 일하는 일용직도 있고, 한 달 단위로 바꾸는 사람도 있고, 한 직장에 오래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한 직장에 오래 다니면 좋은 것이고, 자주 바꾸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쪽이 좋은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를 뿐입니다. 내 기질과 조건, 임금과 만족도를 보고 선택하면 됩니다. 한 직장에 오래 있어서 금방 질리는 사람이라면 중간중간에 이동하는 게 오히려 맞을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떤 것이 좋은가?’가 아니라 ‘나에게 어떤 방식이 맞는가?’가 중요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질문자가 만남 중에 어떤 것은 ‘좋다’, 어떤 것은 ‘나쁘다’라고 정해 놓고, 그 나쁘다고 생각한 행위를 했다고 자꾸 스스로를 자책하는 데 있습니다. 오늘 이 사람을 만나고 내일 저 사람을 만난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닙니다. 성추행, 성폭행, 사기처럼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아니라면, 만남 자체에 도덕적 문제는 없습니다. 좋고 나쁨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외로우면 만나고, 싫으면 헤어지면 됩니다. 다만 만남을 이용해 상대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 ‘허접한 남자’는 없습니다. 그냥 각기 다른 남자가 있을 뿐입니다. 돈이 적다고 허접한 것도 아니고, 한 번 만나고 헤어졌다고 허접한 것도 아닙니다. 매일 새 사람을 만나기 귀찮으면 일주일 단위로 만나면 되고, 일주일이 부족하면 한 달 만나면 되고, 그것도 힘들면 보름만 만나면 됩니다. 질문자가 스스로 정해서 살면 되는 문제입니다. 상대를 ‘허접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관점입니다. 본인이 그보다 얼마나 잘났다고 상대를 그렇게 깎아내립니까? 그것은 인격 모독입니다. 나이가 많으면 많은 것이고, 경험이 부족하면 부족한 것이지,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닙니다.

윤리와 도덕은 만남의 빈도나 기간이 기준이 아닙니다. 그 만남 안에서 상대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가 있으면 그게 문제이고, 그게 범죄입니다. 하루를 만나든, 한 달을 만나든, 일 년을 만나든 그 자체에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자기 특성에 맞춰 선택하면 됩니다. 외로워서 만났는데도 만족하지 못해 후회하는 경험을 두 번, 세 번 한다면 그건 마치 짜장면이 먹고 싶어 시켰는데 먹고 나서 꼭 후회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 또 시켰지?’ 하다가도 며칠 뒤면 또 먹고 싶어지고, 또 후회합니다. 이런 것이 반복될 때 인간의 지혜란, 먹고 싶어도 안 먹는 선택을 할 줄 아는 것입니다. ‘먹고 싶은데 어떻게 안 먹느냐?’라고 하지만, 먹고 나서 후회가 크다는 걸 알게 되면 안 먹을 수 있습니다. 즉, 먹고 싶지만 안 먹어도 편안해지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외로울 때마다 만남으로 해결하려 한 것이 늘 후회가 남는다면, 다른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외롭지만 명상을 해 본다든지, 수련을 들어간다든지, 다른 방식으로 극복하는 연습을 해 보세요. 외로움은 담배가 피우고 싶을 때 담배를 찾는 것처럼, 마약이 하고 싶을 때 일어나는 충동처럼 순간적인 욕구일 뿐입니다. 그 한순간만 잘 지나가면 괜찮습니다. 한 번 그 경험을 하면, 다음부터는 누굴 만나지 않아도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만나도 됩니다. 다만 만나고 나서 늘 후회한다면, 그럴 때는 만나고 싶은 충동이 올 때 다른 대안을 시도해 보세요. 예를 들어 남자가 그리울 때 법당에 가서 108배를 하거나 명상을 몇 분 해보면, ‘아, 꼭 만나지 않아도 괜찮구나.’ 하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스님이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청년 페스타가 오늘로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3일 동안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스님은 무대 아래로 내려가 참석한 청년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세상을 향한 우리들의 움직임!”

지하 대강당의 출입문을 나오자 로비에서 JTS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지난 32년 동안 인도, 필리핀, 미얀마, 캄보디아, 시리아, 파키스탄 등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기아, 질병, 문맹 퇴치 운동을 해온 역사를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오늘 하루 동안 약 900명의 청년들이 청년페스타를 찾아 다양한 프로그램과 세미나를 경험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평화재단 접견실로 이동하여 연합뉴스, 헤럴드뉴스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기자들은 1시간 30분 동안 ‘청년 페스타’의 개최 배경, 청년 문제에 대한 시각, 부탄 프로젝트, 즉문즉설의 의미 등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은 자세하게 설명을 이어 갔습니다.

“청춘 콘서트 이후 7년 만에 ‘청년 페스타’라는 이름으로 다시 청년들을 위한 장을 만드셨어요. 청년 페스타 행사가 앞으로 연례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을까요?”

“이번에 해보고, 평가가 괜찮으면 다음에는 동국대학교 같은 곳을 빌려 더 크게 해 볼 생각입니다. 얼마 전 동국대 총장을 만났는데 방학 기간이라면 학교를 내어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럼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지요.”

“평가가 괜찮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청년들이 ‘좋았다.’, ‘도움이 됐다.’, ‘더 했으면 좋겠다.’, ‘지방에서도 열어 달라.’ 이런 반응을 보이면 평가가 괜찮았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만약 ‘3일 동안 볼 것도 별로 없고, 먹을 것도 그저 그랬다.’ 이런 평가가 나오면 접어야지요.” (웃음)

청년 페스타의 기획 의도와 청년들을 향한 조언, 한국 사회 구조의 문제점, 국제 구호 활동에 관한 소신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후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오후 5시에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찾아와 청년들을 위해 강연을 하기 전에 스님과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스님, 부탄에서 어제 오셨다고요? 저보다 더 바쁘시네요.”

“아니에요. 경주 APEC 정상 회의 때 북미 대화를 성사시켜 보려고 부탄 가는 일정도 연기하고 30일까지 노력을 했는데, 결국 성사가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31일에 부탄을 가서 어제 아침에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북미 대화가 이번에는 성사될 줄 알았는데 아쉽네요.”

30분간 차담을 나눈 후 기념사진을 찍고 함께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9층 강당에는 전재수 장관의 강연을 듣기 위해 100여 명의 청년들이 자리했습니다.

장관님을 소개하는 영상을 본 후 큰 박수와 함께 장관님이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장관님은 ‘청년과 만드는 북극 항로, 신성장의 길’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북극 항로는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바닷길이며, 기후 위기라는 역설적 상황 때문에 처음으로 연중 항해가 가능한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항로는 단순히 수에즈 운하보다 운항 기간을 줄여 물류 비용을 절감하는 수준을 넘어, 컨테이너·벌크·액체 화물 전반에 걸친 유라시아 물류 질서의 재편을 불러올 것입니다. 북극의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친환경 선박, 내빙·쇄빙 기능을 갖춘 특수선, 극지용 컨테이너, 극지 항만 인프라, AI·자율 운항 기술, 극지 해기사 양성까지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함께 열립니다. 이 과정에서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은 지정학적으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부산항은 이미 세계 2위 환적 물동량, 전 세계 280개 항만과 연결된 세계 4위 네트워크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인근 울산·여수·광양·포항까지 연결되면 전체가 ‘북극 항로 경제권역’이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해사 전문 법원과 동남 투자 공사를 함께 구축해 행정·사법·금융·산업 생태계를 한 곳에 묶어 시너지를 내고자 합니다. 북극 항로는 단순한 항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제조업과 해운·항만·조선 산업 전체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신성장의 길입니다.”

강연 후 이어진 Q&A는 청년들의 현실적 고민과 산업 전망이 주로 다뤄졌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북극 항로 개발이 환경을 악화시키지 않을지, 북극 항로 경쟁이 치열한데 한국의 전략은 무엇인지, 조선업 인력 부족 및 중국·일본과의 경쟁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 다양한 질문들 속에서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후 스님은 다시 접견실로 향했습니다.

이어서 다음 강연자인 김창옥 님이 도착해서 잠시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김창옥 님은 흔쾌히 강연 요청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저는 기독교를 신앙으로 갖고 있고, 정토회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 유튜브에서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보면서 정말 많은 지혜를 얻었기 때문에 은혜를 갚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냥 스님께 인사드리러 간다고 생각하고 왔어요.”

스님은 청년 페스타 행사를 열게 된 취지와 핵심 콘셉트에 대해 잠깐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번 청년 페스타의 콘셉트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김창옥 님과 김제동 님, 조인성 님 같은 분들은 청년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역할을 맡고, 둘째, 저는 청년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각성할 수 있도록 조금 직설적으로 찔러 주는 역할을 하려고 해요. 그리고 세 번째는 우리가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장소도 무료로 쓰고, 참가비도 전혀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청년들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고 모든 것을 무료로 운영해서 ‘돈돈돈 하지 않아도 이런 행사는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모으면 비용이 없어도 얼마든지 좋은 행사가 가능하다는 걸 증명하고자 한 것입니다.”

“정말 좋은 취지네요.”

대화를 나누다 보니 강연을 시작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함께 지하 대강당으로 이동하여 김창옥 님을 안내한 후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하기 위해 정토회관 방송실로 향했습니다.

“저는 방송이 있어서 방송 마치고 다시 강연 들으러 오겠습니다.”

저녁 7시 30분이 되자 김창옥 님을 소개하는 영상과 함께 ‘공감 톡톡’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김창옥 님은 다양한 질문에 대답하며 유쾌한 언어와 깊은 통찰로 청년들의 마음을 다정하게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동시에 스님은 정토회관 방송실에서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41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은 한 시간 동안 네 명의 질문을 받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스님은 청년 페스타 행사가 열리고 있는 정토사회문화회관 지하 대강당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청중석에 앉아서 김창옥 님의 강연을 함께 들었습니다.

김창옥 님은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청년 페스타를 기획하고 준비한 법륜스님과 정토회 청년 활동가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제가 왜 여기 왔겠습니까? 여러분이 저의 20~30대 시절과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때 너무 외롭고 불안했는데 이런 질문을 던질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누가 저에게 여행을 가고 싶냐고 물으면, 저는 시간 여행을 하고 싶다고 답합니다. 그때의 저를 만나고 싶습니다. 돈도 조금 쥐여 주고, 밥도 사주고, ‘요즘 어떠냐?’ 하고 물어봐 주고 싶습니다. 지금 여러분을 만나는 것이 곧 그 시절의 저를 만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롭고 불안한 청년들에게 지금 꼭 해주고 싶은 말

법륜스님이 이런 행사를 왜 하시겠습니까? 정토회 신도를 늘리려는 것도 아니고,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놓아 버리고, 집 밖으로 나올 힘도 없고, 두렵고 무서워지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으니 그런 청년들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신처럼 군림하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세상에는 돈이 아니어도 굴러가는 인간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으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가 스님의 진심이라고 느꼈습니다. 저는 이것이 종교를 넘어서는, 그 너머의 어떤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스님이 젊은이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돈은 절대 신이 아니다. 돈은 그저 우리에게 필요한 도구일 뿐’이라는 메시지가 여러분 마음에 작은 씨앗이라도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 모임은 정말 멋지고 감사한 자리입니다. 이 모임은 자본주의 논리에도 속하지 않고, 정토회가 주최하지만 종교 행사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마음이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가는 자리일 뿐입니다. 이런 자리를 기획하고,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이끌어 와 주신 법륜스님께,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준비해 주신 수많은 정토회 청년 활동가들께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큰 박수와 함께 강연을 마무리한 후 오늘을 기념하며 스님, 김창옥 님, 참가자 모두가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김창옥 님은 강연장을 나오며 스님과 함께 셀카를 찍었습니다.

“스님,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청년 페스타를 열게 되면 그때도 이런 자리를 함께 만들기로 하고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서포터스 봉사자들은 밤늦게까지 행사장 뒷정리를 하며 2일째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내일은 청년 페스타 2일째 날입니다. 오전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강연이 열리고, 오후에는 김예지 국회 의원의 강연, 김제동 님의 강연,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의 강연이 이어진 후, 저녁에는 법륜스님이 ‘평화’를 주제로 청춘 톡톡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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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

스님 감사합니다 ㅎㅎ
청년들이 조금이라도 더 희망을 갖고 즐겁게 살아가기를 기원합니다.

2025-11-10 07:46:19

정태식

“우리가 과연 무엇을 두고 ‘잘 산다’고 할 수 있을까요?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지금 대한민국의 소득 수준은 약 3만 6천 불입니다. 60년 전과 비교하면 300배 이상 증가한 셈입니다.
그런데 정작 한국에 사는 우리는 어떻습니까?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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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고, 물질만을 추구하는 생활에서는 행복을 찾기 어렵~

2025-11-10 07:16:32

무위성

고맙습니다. 읽는 것만으로도 청년패스타의 열기가 확 느껴집니다. 보다 행복한 사회, 평화로운 마음을 위한 기획과 봉사에 박수를 보냅니다. 더 행복하고 평화로운 살기좋은 대한민국이 기대됩니다.

2025-11-10 07: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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