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5.8.12.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초청 강연
“독박 육아에 지친 아내, 데면데면해진 아이…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초청으로 군 장병과 군인 가족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하기로 한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오전 8시에 포항으로 향했습니다. 지난달 22일 해군 본부에서 초청 강연을 했을 때 해군 참모총장님으로부터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포항 해군항공사령부가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위로를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스님은 흔쾌히 시간을 내어 강연을 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차로 한 시간을 달려 오전 9시 20분에 포항 해군항공사령부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이 차에서 내리자, 조영상 사령관님 이하 군 관계자분들이 반갑게 스님을 영접해 주었습니다.

사령부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접견실로 이동해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먼저 사령관님이 항공사령부를 소개했습니다.

“저희는 대한민국의 전 해역을, 비행기를 이용하여 관장하고 있습니다. 작은 부대이지만 제일 멀리 날아가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면적의 8배에 해당하는 지역을 관할하는 부대입니다.”

이어서 군 관계자분들이 스님에게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포항과 가까운 경주에서 출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출가를 하신 것 같습니다.”

“저희 은사 스님께서 제가 경주고등학교를 다닐 때 출가를 시키셨어요. 고등학생 때 머리를 깎아서 학교 갈 때는 교복을 입고, 절에 와서는 승복을 입고, 그렇게 생활했었습니다. 고등학생 머리와 스님 머리가 스타일이 같으니까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웃음)

당시에 세계불교대회를 한다고 남방 스님들이 한국에 많이 왔어요. 한국 불교가 신통치 않다고 느끼는 분위기니까 저희 은사 스님이 제안을 했습니다. 불국사를 방문하고 나서 분황사로 올 때 학생 100명에게 승복을 입혀서 길거리에서 절을 하며 마중을 하게 했어요. 그래서 남방 스님들이 엄청 감동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고등학생들은 이미 머리를 다 깎고 있으니까, 승복만 마련하면 되었거든요. 마침 가을이라서 코스모스를 한 가마니 뜯어와서 꽃잎도 뿌리고 그랬습니다.” (웃음)

웃으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강연을 시작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국가 방위를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해군 항공사령부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다 함께 항공사 경영관으로 향했습니다. 500여 명의 군 장병과 군인 가족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스님이 모습을 보이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보냈습니다.


사회자가 스님을 소개하자 스님이 무대 위로 올라와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먼저 지난 5월 29일 포항 동해면에서 일어난 해군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군인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습니다.

“강의에 앞서 지난 5월 29일 비행 중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네 분 장병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잠시 하겠습니다.”

잠시 묵념을 한 후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난달 계룡대 해군 본부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에는 주로 장교들이 계셨고, 해군이 주최했지만, 공군과 육군도 함께 참석한 자리였습니다. 포항 해군항공사령부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가 있던 터라, 제가 직접 찾아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아 기꺼이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원하지 않는 일이 뜻하지 않게 일어나기도 합니다. 우리는 흔히 원하지 않는 일을 불행이라 여기고,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은 우리 뜻대로만 돌아가지 않습니다. 원하는 일이 이루어질 때도 있고,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더구나 어떤 일은 이루어진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만 낳는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이루어진 일이 오히려 화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인생의 도리를 알면, 어떤 목표를 세웠을 때 최선을 다하되 이루어지면 다행이고,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시 시도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포기해도 되고, 또다시 도전해도 됩니다. 다시 도전할 때는 앞서 실패한 원인을 연구해서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어떤 일을 했는데 이루어지지 않고 실패했을 때 좌절하거나 절망하는 것은 실패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욕심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열 번쯤 넘어져야 겨우 탈 수 있다고 합시다. 이미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을 보고, 내가 세 번 넘어졌다고 해서 ‘나는 자전거가 몸에 안 맞나 봐.’, ‘자전거가 문제인가.’, ‘왜 나만 안 되지?’라고 생각한다면,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빨리 얻으려는 욕심 때문입니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에요. 무언가를 새로 배우려면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는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타려는 자세로 임하게 됩니다.

실패를 통한 성장, 희생이 남긴 안전의 길

이번 사건은 불행한 일이지만 이를 계기로 항공기를 더욱 안전하게 정비하고, 노후 기종을 신형으로 교체하는 등 결함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한 훈련도 더욱 면밀하게 계획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고를 통해 다음에 일어날 수 있는 더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면, 앞선 실패는 결코 불행만은 아닙니다. 남아있는 많은 사람의 희생을 막는 효과가 있다면, 떠나신 분들의 희생은 헛되지 않고 큰 공덕이 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길 바랍니다.

오늘 이 자리는 군인이라는 신분을 잠시 내려놓고, 한 사람으로서 일상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과 문제, 하고 싶은 말이나 좋은 제안 등을 자유롭게 나누는 자리입니다. 장교님들도 많이 참석하셨지만, 사령관님이 계시더라도 불만이 있으면 마음껏 얘기하세요. 오늘은 대화의 시간이니, 그것을 문제 삼는다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웃음)

이어서 누구든지 손을 들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고민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질문을 하고자 하는 장병들이 많았습니다. 두 시간 동안 14명의 군 장병이 스님에게 질문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10년 동안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는데 집에 가면 피곤해서 가족에게 소홀할 때가 많은데 어떻게 하면 가족의 화목을 도모할 수 있을지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독박 육아에 지친 아내, 데면데면해진 아이…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20년 넘게 군 생활을 했고, 결혼 후 아내와는 주말부부로 약 10년간 살아왔습니다. 아이가 없을 때는 만나면 연애하는 기분이었지만, 아이가 생기고 아내가 독박 육아를 하면서부터 자주 다투게 되었습니다. 5년이 지나고 나니 아이마저 저와 데면데면해졌습니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가족에게 소홀했던 부분도 있지만, 가족들을 세심하게 챙기기가 어렵습니다. 저처럼 주말부부 군인들이 가족과 감정을 공유하고 사랑을 느끼며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말부부라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같이 사는 부부도 비슷한 문제를 겪습니다. 늘 함께하다 보니 날마다 부딪히는 문제가 있고, 떨어져 사니 떨어져 사는 데 따른 섭섭함과 불만이 생깁니다. 그래서 떨어져 살면 그에 따른 문제를 살피고 대응하면 되고, 같이 살면 같이 사는 데서 생기는 문제를 살펴 해결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있는 부부가 함께 살면서 둘 다 직장에 나가면, 아내는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남편이 자신만큼 노력하지 않는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같이 직장에 나가는 처지이니 아내가 아이를 돌보면, 남편은 밥을 하거나 청소하는 식으로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애 키우는 일, 밥 하는 일, 청소는 여자의 몫이고, 남자는 다소 무겁고 큰일만 한다는 관념이 깊게 자리 잡아 왔습니다. 농사짓는 일은 남자의 역할, 살림과 육아는 여자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수천 년간 이어져 왔어요. 그러나 오늘날 가정의 역할과 생활 방식은 많이 변했습니다. 이제는 이런 틀에서 벗어나 상황에 맞게 역할을 나눠야 합니다.

그렇다고 남편이 아이를 직접 돌보라는 것은 아닙니다. 아기에게는 엄마가 필요하기에, 남편은 아내가 하는 다른 일을 대신해야 합니다. 밥을 하던 아내에게 ‘여보, 당신이 아이를 봐. 내가 밥 할게.’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아이 좀 봐줄게.’라며 대충 아이를 돌보다가 제대로 안 한다고 아내가 불평하는 일이 생기거든요. 아내는 밥 하는 것보다는 아이를 돌보는 일이 주된 일이 되도록 하고, 남편이 밥하고 청소하고 시장 보는 일에 힘써서 조화를 이루는 게 좋습니다.

주말부부라 떨어져 살면, 평일에는 남편이 일상에서 아이를 돌보지 않는다는 불평이 덜 합니다. 아내가 밥도 하고 청소도 하며 아이 돌보는 일을 모두 맡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기 때문이에요. 그럴 때는 주말에라도 남편이 집에 오면 ‘그동안 수고 많았어. 혼자 힘들었지.’라며 아이와 놀아주고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하며 아내에게 쉴 틈을 줘야 해요. 그런데 ‘나도 피곤한데 5일 동안 일하고 와서 주말에 쉬려는데 자꾸 뭘 하라고 한다.’라고 생각하면 결혼생활이 어렵습니다. 그러려면 저처럼 혼자 살아야죠.

옛날 전통적인 가정도 갈등이 없진 않았습니다. 남편은 평일 내내 직장에 나가고 주말에는 집에 있고 싶어 하지만, 아내는 5일 동안 집에만 있다가 주말에는 외출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남편이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 것만 봐도 갈등이 생깁니다. 그러니 주말부부가 아니라도 집에 돌아가면 이틀 동안은 휴가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평일 5일은 군인으로서, 주말 이틀은 남편으로서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주말에는 아이와 놀아주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집수리할 일이 있으면 고쳐주고, 월요일에 다시 군대로 돌아가 일해야 합니다. 설령 직장에서 피곤함이 몰려오더라도 이런 자세를 가져야 가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내로서는 5일 내내 아이를 돌보는 것이 자기 몫인데, 주말에 남편까지 돌봐야 한다면 결혼생활에 지치게 됩니다. ‘왜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며 회의를 느끼고 불만을 쏟게 되죠. 이때는 ‘수고했어.’라는 말을 한마디라도 해서 다독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집에 왔는데 잔소리만 한다.’라고 반응하면 같이 살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그렇게 할 자신이 없어서 이렇게 혼자 살고 있는 겁니다. 두 가지 역할을 다 해내려면 밤잠 안 자고 해야겠죠. 관점을 이렇게 가져야 가정을 지켜 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클 때까지는 주말은 휴식이 아니라,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시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자세로 집에 가면 문제가 어느 정도 극복될 거예요.”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 스님들은 왜 회색 옷을 입나요?
  • 스님은 화가 날 때가 있으신가요? 그럴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나요?
  • 남편이 어머니를 모시고 싶어 해서 같이 살고 있습니다. 시부모와 같이 살기가 힘듭니다.
  • 스님들이 수행하는 공간에는 냉난방 장치가 되어 있습니까? 템플스테이를 하러 온 사람들에 대해 스님들은 어떻게 느끼나요?
  • 군인이 되어 타지 생활을 하고 있는데 멀리서 어떻게 부모님께 효도를 할 수 있을까요?
  • 노래하고 춤추는 뉴진 스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5년 전부터 취업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실패하다 보니 도전하기가 두렵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부모의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부모님의 기대감 때문에 부담이 됩니다.
  • 사람들의 고민 상담을 많이 해주게 되는데, 고민 상담을 할 때 노하우가 있을까요?
  • 어떤 불편한 일이 일어나도 '그럴 수 있지' 하고 이해해 보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화가 납니다. 저의 수행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요?
  • 아내와 딸이 계속 싸우는데 중간에서 제가 개입해야 할까요?
  • 스님도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나나요? 그럴 때 어떻게 하나요?

다양한 질문 속에는 군인으로서 느끼는 고충이 많았습니다. 한 장교분은 임무 수행을 하다 보면 때로는 화를 내야 부하들이 조심하게 되고, 성과가 나는 경우도 있다며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군대에서 임무 수행을 하려면 화를 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어떤 일의 결과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고, 저도 늘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있는 우리 군인들은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맡은 일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갈등이나 짜증, 화가 표출되곤 합니다. 저는 중간 관리자로서 필요한 기능이 발휘되지 않으면 상급자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처지에 있습니다. 때로는 화를 내야 부하들이 조심하게 되고, 성과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화를 내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불교의 가르침이 임무 수행에는 부적절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중요한 임무 수행을 위해 직설적으로 짜증이나 화, 다그침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군대라는 구조적인 틀 속에서 어떤 지혜를 발휘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세상 어떤 일이든 일이라고 할 때는, 첫째, 효과적이어야 하고, 둘째, 어느 정도의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건 군대뿐 아니라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임무를 부여받아 아랫사람들과 함께 일을 했는데,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해 봅시다. 내가 화를 낸다고 해서 다음번에 성과가 나아질까요? 그렇다면 내가 화를 내는 이유는 일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내 성질이 더러운 거예요. 일을 못 했다고 화를 내는 건 내 감정을 합리화하는 것일 뿐입니다. 일과 감정을 연결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내가 화내는 시늉을 했더니 오히려 사람들이 더 조심해서 성과가 좋아졌다고 한다면, 그건 하나의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스트레스를 안 받고 시늉만 해야 합니다. 그러나 화내는 시늉 때문에 부하들의 마음이 상해서 장기적으로 조직에 해가 된다면, 당장 성과가 있어도 효율적인 방법이라 할 수 없겠죠. 그런 경우라면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일이 잘 안 됐다고 화를 내는 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건 내 감정의 문제일 뿐이에요. 화를 낸다고 안 되는 일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물이 엎질러졌을 때 화를 낸다고 해서 쏟아진 물이 다시 담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화를 내는 게 감정 낭비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다음번에 물을 엎지르지 않게 하려고 화내는 시늉을 해서 사람들이 더 조심하게 된다면, 하나의 효율적인 방법일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화를 낼 때 내가 스트레스를 안 받아야겠죠. 그래서 자기가 화를 낼 때 정말 화가 나서 내는 것인지, 아니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늉인지 스스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진짜 화가 난다면 그건 일과 관계없는 감정 문제라는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그래서 수행은 어떤 임무를 완성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게 아니라,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나가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결과 보고를 받고 흥분해서 화를 내기보다는 ‘왜 안 됐지?’ 하고 연구하고 개선하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훈련이 부족한지, 방법이 잘못된 건지 찾아내 다시 연습하는 쪽으로 가는 게 수행적 관점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더 질문하고 싶어 하는 군 장병들이 많이 있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즉문즉설이 여러분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아이 가진 사람은 저런 고민이 있구나.’, ‘결혼한 사람은 저런 고민이 있구나.’, ‘군인은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하며 세상의 다양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그래서 우리의 대화는 누가 일방적으로 주는 게 아니라 서로 도움이 되는 대화입니다. 그래서 저는 강사료를 안 받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배우기 때문에, 친구끼리 모여서 대화하는 마음으로 오는 겁니다. 그러나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군인, 경찰, 공무원 등 공공기관에 계신 분들에게 우선으로 강연 시간을 배정하는 편입니다. 일반회사에서 요청한 강연에는 시간 부족으로 갈 수 없을 뿐이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오늘 제 얘기를 듣고 마음에 안 들거나 기분이 나빠진 분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우리는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여러분 마음이 좀 더 편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맡은 일을 잘해 나가시면서 마음 편히 생활하시길 기원합니다.”

스님의 따뜻한 격려가 군 장병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큰 박수로 강연을 마쳤습니다.

이어서 사령관님이 스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습니다.

“바쁘실 텐데 시간을 내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은 군 간부들의 가족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해군항공사령부 파이팅!”

기념사진 촬영을 마친 후 곧바로 책 사인회를 했습니다. 군부대 측에서 질문을 한 군 장병들에게 스님의 책을 선물로 주었는데요. 장병들은 책에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오늘 강연 너무 잘 들었습니다.”

“군 생활 잘 이어가세요.”

감사 인사를 하는 군 장병들에게 스님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넸습니다.

사령관님 이하 군 관계자들은 강연장을 나와 스님이 차에 올라타기 전까지 배웅을 해주었습니다. 군종장교를 하고 있는 목사님은 조용히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오늘 스님께서 해주신 말씀들이 장병들에게 정말 필요했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이런 시간을 내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그럴게요. 다음에 또 봅시다.”

사령관님과 악수를 나눈 후 스님은 차에 올라탔습니다. 12시에 포항을 출발하여 다시 두북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1시에 두북수련원에 도착하여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오후에는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부산을 다녀왔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실내에서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본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마을 진입로 양쪽에 무성하게 자란 풀을 예초하고, 방송실에서 수행법회 생방송을 한 후, 오후에는 서울로 이동하여 대각회 명예 이사장 효경 대종사의 빈소를 참배하고, 저녁에는 부탄 인력 파견을 위해 JTS 활동가들과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2025 9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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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

군장병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스님의 마음씀에 감사드립니다. 한반도 평화유지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 바로 군장병 여러분이십니다.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수행하는 자세로 바르게 살겠습니다. 스님의 법문이 삶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2025-08-15 07:56:00

무위성

오늘도 고맙습니다.

2025-08-15 07:41:34

차덕환

세상의 변화에 맞도록 내 역할을 하겠습니다.

2025-08-15 07: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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