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5.6.13 한국 귀국, 금요 즉문즉설
“이혼 소송 중인데, 저를 미워하는 아이들에게 계속 연락해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귀국하여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을 하고, 금요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스님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출발하여 13시간 비행을 한 후 새벽 4시 3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기내에서 쪽잠을 자고 하루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곧바로 서울 정토회관으로 이동하여 짐을 풀고 아침식사를 한 후 병원을 찾았습니다.

비행기를 갈아탈 때 기내에 캐리어를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했습니다. 며칠 무리를 했더니 기침감기도 심해졌습니다.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은 후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11시에는 평화재단 기획위원장과 미팅을 한 후 지하 공양간으로 이동했습니다. 원로 정치인이고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윤여준 전 장관님이 스님을 찾아와 함께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윤 전 장관님은 지난 대선 기간 동안의 소회를 이야기하였고, 스님은 지난 사흘 동안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고 온 내용을 공유해 주었습니다.

오후 2시에는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미팅을 했습니다. 스님은 미국 의회, 정부,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나고 온 내용을 공유한 후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지, 그 속에서 새로 들어선 한국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를 풀기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 예측하며 이번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한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두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다음 모임 시간을 잡고 미팅을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다시 서울 정토회관 방송실로 온 스님은 저녁 7시 30분에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4400여 명이 유튜브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날씨가 많이 더워졌죠? 추워서 덜덜 떨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선풍기를 켜야 할 정도가 됐습니다. 저는 오늘 새벽에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귀국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의 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이어서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분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아내와 이혼 소송 중인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까지 자신을 미워하게 되었다며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이혼 소송 중인데, 저를 미워하는 아이들에게 계속 연락해도 될까요?

“저는 중3, 고3 두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아들을 훈육하는 문제로 다투다가 제가 먼저 아내에게 이혼 이야기를 꺼냈고, 두 달 전인 4월에는 아내는 말 한마디 없이 두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갔습니다. 아내의 거처도 알지 못한 채 지금은 별거 중이며, 아내는 변호사를 통해 이혼을 신청했습니다. ‘연락하지 말라.’하는 말만 남긴 채 두 달째 연락이 닿지 않지만 저는 가끔 문자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두 아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법원에서는 부부가 아니더라도 부모로서 해야 할 도리를 다하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이들과 너무 멀어져 버렸습니다. 지금 두 아들은 저를 심하게 미워하고 있습니다. 큰아이는 저에게 욕설을 했고, 둘째는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했습니다. 별거 전부터 이미 관계가 단절되어 있었고, 지금은 문자나 카톡을 보내도 답변이 없고, 친할머니가 전화해도 받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아이들에게 계속 연락을 시도하고 찾아가거나, 법원을 통해 면접 교섭을 신청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부모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인지, 아니면 제 욕심인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아이들과 단절된 지금, 부모로서 저는 무엇을 해야 하고, 앞으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지금 질문자가 살고 있는 집은 누구 명의인가요?”

“제가 구입을 했고, 명의는 저와 아내의 공동명의입니다.”

“그렇다면 아내가 그냥 집을 나가 준 것만 해도 고마운 일 아닌가요? 부부가 싸우다 보면 서로 나가라고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내가 조용히 집을 나가고 이혼 소송을 제기한 것은 오히려 현명한 방식이라 생각해요. 얼굴을 붉히며 싸우는 것보다 훨씬 낫지요. 그런데 이혼 이야기는 누가 먼저 꺼냈습니까?”

“처음에 제가 말을 꺼냈습니다. 아들 훈육 과정에서 서로 의견 차이가 컸고, 그 과정에서 그런 말이 나오게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 아버지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상당해 보입니다. 아이들이 왜 그럴까요? 혹시 아이들을 때린 적이 있습니까?”

“저는 아내가 아이들에게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먼저 이혼 이야기를 꺼낸 이후부터 아이들의 태도가 달라졌고, 그 후 저와 가깝던 둘째의 태도도 변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햄버거를 사 오면 안 먹겠다고 하고, 겨울옷을 사주려 해도 필요 없다면서 ‘아빠가 나랑 살자고 꼬시는 것이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에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내는 교사라서 방학 때 식구가 함께 집에 있었는데, 그 시기에는 제가 어떤 말을 해도 통하지 않아 결국 대화를 중단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내는 그 시기에 뭔가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 저도 아내의 태도에 화가 나서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둘째는 ‘엄마는 안정적인 직장인이고 고등학교나 대학 진학에도 도움이 되니 엄마와 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엄마를 따르려는 분위기였고, 제가 함께 살자고 유도하는 말을 하면 아이들이 격하게 반응했습니다.”

“엄마에게 직업이 없고, 아이들을 책임질 여건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은 보통 성인이 될 때까지 엄마와 지내는 것이 자연스럽고 바람직합니다. 대부분의 가정이 그렇기 때문에 이혼할 때 아이를 누가 키울지를 두고 다투는 건 옳지 않아요. 아이를 부모가 서로 가지려고 하는 것은 아이를 물건처럼 여기는 태도이고, 이는 잘못된 관점이에요. 만약 법정에서 판사가 ‘아이들은 누구와 지내는 게 좋겠습니까?’라고 물으면, ‘제가 키워도 괜찮지만,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엄마와 지내는 게 기본적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해야 됩니다. 지금은 아내가 먼저 이혼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니 재판장에서도 이렇게 말하는 게 좋습니다.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저는 매우 당황스럽고 힘든 상황입니다. 가능하다면 아내가 생각을 바꿔서 다시 함께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괜히 감정싸움을 하거나 갈등을 키울 필요가 없습니다. 판사가 이혼 조정을 강제로 진행한다면, 그때는 사인을 할지 말지 본인이 판단하시면 됩니다. 별거는 받아들이되 이혼은 원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혼이 확정되면 양육비 문제가 생깁니다. 질문자가 경제적 능력이 있다면,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비를 성실히 지급하셔야 해요. 양육비를 지급하면 일주일에 한 번이든, 한 달에 한 번이든 면접교섭권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거부하면 억지로 만날 수는 없어요. 그건 아이들의 자유입니다. 대신 법적인 권한은 있으니까 여유 있게 대응하는 게 좋아요. 연락해서 이번 달에 보자고 했는데 아이가 거절하면 ‘그래, 다음 달에 보자’ 하면 되고, 다음 달에도 거절하면 ‘그래, 또 다음에 보자’ 하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감정싸움 없이 관계를 이어가는 겁니다. 그런데 ‘네가 보고 싶으면 연락해라’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아이들이 먼저 연락하기가 어려워요. 한 달에 한 번 연락하기로 했으면, 본인이 꾸준히 먼저 연락해 주세요.

아이들과 깊은 애착 관계가 없다면 당분간 거리를 두는 것도 괜찮아요. 제가 젊은이들을 상담해 보면, 아버지에게 상처를 받은 친구들은 나중에도 연락을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문즉설을 할 때도 ‘아버지가 연락을 하면 너무 보기 싫은데 만나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이런 질문이 종종 들어옵니다. 그럴 땐 저는 ‘안 만나도 된다’라고 말해요. 반대로, 어떤 경우는 아버지가 수십 년을 떠돌다가 뒤늦게 자식을 찾으러 오는 일도 있어요. 아이들에 대한 집착은 내려놓는 게 낫습니다. 아이든, 아내든, 나를 싫다고 하는 사람을 굳이 만나려 하는 건 집착이에요. 아무리 가족이라도 나를 싫어한다면 놓아주는 게 맞아요.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건 부모의 책임이 맞지만, 아이들이 거부한다고 해서 그것이 온전히 질문자의 잘못이라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아빠, 좀 도와줘’라고 연락을 해왔는데도 외면한다면,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 되겠지요. 하지만 질문자가 도와주겠다고 하는데도 아이가 싫다고 하면, 그건 질문자의 책임이 아닙니다. ‘네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라’ 이런 정도로 말하고, 이제는 질문자도 자신의 인생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 좋아요. 법적으로 이혼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최대한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이혼이 확정된 뒤에는 상대방이 싫다고 할 때 억지로 다가가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집착이고, 심할 경우 스토킹 범죄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 내려놓고 가볍게 새 출발을 준비하시는 게 좋아요.”

“네, 스님 말씀처럼 어느 정도 마음은 정리가 됐습니다. 그런데 여든셋 되신 저희 어머니께서는 아직 이 사실을 모르십니다. 손자들을 계속 찾고 계셔서, 저도 모르게 거기에 집착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이혼이 확정된 것이 아니니까, 어머니께 말씀드릴 필요는 없습니다. 이혼하게 되면 그때 가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면 돼요.

‘애 엄마가 더는 함께 살기 어렵다고 하여 이혼했습니다. 아이들이 당분간은 연락을 피하고 싶다고 하네요. 어머니도 손자들이 보고 싶으시겠지만 몇 년만 기다려 봅시다. 아이들이 저로 인해 마음에 상처가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연락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어머니를 위로해 드리고, 너무 미련을 갖지 않도록 해드리는 게 좋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별거한 지 두 달쯤 되어 가는데, 그 사이에 저도 마음을 조금씩 추스르고 있습니다. 스님의 말씀도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아직 마음으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더 마음을 가다듬어 보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님을 찾아뵙게 되었고, 행복학교에도 등록했습니다. 이 시간이 저에게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조금씩 더 편안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질문자는 태어날 때 혼자였나요?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결혼한 상태였나요?”

“혼자였습니다.”

“그렇죠. 원래 혼자였는데 지금 다시 혼자가 됐다고 해서 손해 본 건 아닙니다. 오히려 질문자가 아이들 둘을 맡게 되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밥 해주고, 옷 챙겨 입히고, 학교 보내고, 또 학교에서 무슨 일 생기면 찾아가야 하고, 사고라도 나면 처리해야 하고요. 아이 둘을 제대로 건사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솔직히 아이 엄마가 아이들을 키우는 게 질문자에게는 훨씬 나은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남녀 차이의 문제가 아니에요. 여성이 아이를 낳고 키워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사람을 챙기고 돌보는 데에는 남자보다 여성이 더 적합한 면이 있습니다.

질문자도 너무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같이 살면 물론 좋겠지만, 어차피 헤어질 거라면 아이들은 엄마가 키우는 게 더 좋습니다. 함께하지 못해 아쉽긴 해도, 그래도 아이 엄마가 잘 키워주고 있으니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양육비도 성실히 보내고, 늘 고맙다고 생각하는 게 본인에게도 좋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이혼하게 되었을 때도 유리합니다. 혼자라면 선택의 폭이 넓지만 아이 둘을 데리고 있으면 선택의 폭이 훨씬 좁아져요. 질문자도 새 인연을 만나야 할 것이기 때문에 이 상황이 반드시 나쁜 일은 아닙니다.

아이들을 못 본다고 너무 괴로워할 필요도 없어요. 법적으로 이혼이 확정되면, 자녀에 대한 접견권은 반드시 주어지지만, 본인이 행사할지 말지는 상황에 따라 결정하시면 됩니다. 아이들이 만나기를 거부하면 억지로 만나지 않는 게 맞습니다.

이런 관점만 가지시면 별일 아닙니다. 스님은 결혼도 안 하고 평생을 살았는데, 질문자는 결혼했다가 다시 혼자가 됐잖아요. 나이도 질문자가 스님보다 훨씬 젊은데, 질문자의 고민이 스님의 눈에 그렇게 큰일로 보이겠습니까? 지금 이 상황이 큰일로 느껴지는 이유는 질문자가 자꾸 그 생각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 자꾸 붙잡고 있으니 괴로운 겁니다. 이제는 과거를 놓고,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잘해줄 수도 없으니, 질문자가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예요. 판사에게 ‘저는 그래도 가정을 지키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재판 결과가 나오면, 결과에 맞춰서 깨끗이 정리해야 합니다. 정치도 마찬가지잖아요.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면 깨끗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지, 계속 미련을 갖고 있으면 되겠어요?”

“받아들여야 하죠. 그런데 저도 민심을 잃고 집에서 탄핵당한 것 같습니다.”

“판결을 안 받아들이고 자꾸 ‘윤 어게인’ 하니까 사람들이 보기에 안 좋잖아요. 질문자도 탄핵을 당했으니 미련은 딱 끊는 게 좋아요.” (웃음)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 모아둔 돈도 없고, 결혼도 못하고, 병도 안 낫고, 불면증도 가지고 있고, 직업도 불안하고, 미래가 너무 걱정되고 막막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될지 모르겠어요.

  • 쉼 없이 달리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공부, 동아리, 알바까지 몰입했지만 결국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지쳐 극단적인 생각까지 듭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두렵습니다.

  • 아기를 갖고 싶어서 우울증 약을 끊었더니 일상생활이 잘 안 됩니다. 우울증 약을 다시 먹자니 신랑과 저의 나이가 많아져서 임신을 미루기가 걱정됩니다.

대화를 하는 도중 스님은 대한민국의 국민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 시작한 행복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어린아이들에게 소원이 뭐냐고 물어보면 ‘공부 잘하는 거요’라고 합니다. ‘공부 잘해서 뭐 하는데’라고 다시 물어보면 ‘좋은 대학 가려고요’ 그럽니다. 다시 ‘좋은 대학 가면 뭐 하는데’ 물으면 ‘좋은 데 취직할 수 있어요’라고 합니다. ‘좋은 데 취직해서 뭐 하는데’ 또 물으면 ‘그래야 돈 많이 벌죠’라고 합니다. 이렇게 자꾸 물어 나가면 결국에 뭐라고 할까요? ‘좋은 집 사고, 그래야 행복하게 살죠’라고 답합니다.

그런데 행복하게 사는 건 이렇게 수십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그냥 돌아서면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여러분은 중학생 때는 고등학생이 되고 싶고, 고등학생 때는 대학생 되고 싶고, 대학생 때는 결혼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게 계속 남을 부러워하며 삽니다. 그러다 나이가 오십 정도 되면 오히려 다시 중고등학생 때가 그립다고 말합니다. 중장년들이 교복 입고 중고등학생 흉내를 내는 이유가 그래서예요. 학교 다닐 때는 힘들다고 해놓고는 이제는 그 시절이 그립다고 합니다.

행복이란 지금이 좋은 줄 아는 것

그러니까 인생은 지금이 좋은 때인 줄 알면 됩니다. 중고등학생 때는 그때가 좋은 줄 알고, 대학생 때는 대학생 때가 좋은 줄 알면 됩니다. 저처럼 노인이 되면 노인이 된 게 좋은 줄 알면 됩니다. 노인이 되면 직장에 안 가도 되고, 아이를 안 키워도 되고,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차를 타도 자리를 모두 양보해 주고, 지하철도 공짜입니다. 얼마나 좋아요?

지금이 좋은 줄 아는 게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을 배우는 곳이 행복학교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경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사회도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자존감을 잃지 않고 행복감을 높이려면, 많은 사람이 행복학교에 다녀야 합니다. 행복학교는 한 달짜리 과정이기 때문에 누구나 가볍게 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되었습니다. 다음 시간을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방송실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을 출발하여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차로 4시간을 달려 새벽 1시에 두북 수련원에 도착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비닐하우스에서 감자 수확을 한 후 상임 천일준비위원회와 온라인으로 회의를 하고, 점심에는 두북 수련원을 찾아온 노스님들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오후에는 정토불교대학 학생들과 온라인으로 즉문즉설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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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진

지금이 좋은 줄 아는게 행복의 길
오늘도 고맙습니다 🙏

2025-06-16 14:45:34

보람

어떤 상황에서도 가볍고 자유로워질 수 있는 마음의
힘. 스님께 평샹의 힘을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2025-06-16 14:44:20

정목

스님 덕분에 지금 행복한 줄 알게 되었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읽은 지금 행복합니다.

2025-06-16 14: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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