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9.10 해외순회강연(10) 오렌지 카운티(Orange County)
“매니저가 되니 직원들을 관리하는 게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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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2023년 법륜 스님의 해외 순회강연 중 열 번째 강연이 오렌지 카운티(Orange County)에서 열리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에 일어나 5시 30분부터 한국에 있는 실무자들과 화상으로 회의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부탄 왕실 관계자들과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의논했는데 앞으로 실무 논의를 어떻게 해나갈지 점검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동안 방문해보지 못한 LA 정토수련원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LA 정토수련원은 이 지역 정토회 회원들이 발 벗고 나서서 좋은 부지를 찾고, 십시일반 자체 모금을 하여 부지와 건물을 마련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많은 수련이 진행되었지만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사용을 못했습니다.

6시 30분에 아침식사를 하고 7시에 오렌지 카운티를 출발해 LA 정토수련원이 있는 쿠야마 밸리로 향했습니다.


차로 약 세 시간을 달렸습니다. 고속도로를 쌩쌩 달리던 차는 구불구불한 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15년 전에 캘리포니아에 대형 산불이 나서 대부분의 나무가 불에 탔던 산들도 보였습니다.


수련원에 도착하자마자 스님은 법당을 참배하고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사무실, 화장실, 공양간 등 곳곳을 둘러보며 전기가 잘 들어오는지, 물이 잘 나오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해외지부에서 관리를 잘해 온 덕분에 수련원이 깔끔했습니다.




“이 정도면 수련을 할 수 있겠네요.”

내부를 둘러보고 수련원 주변도 살펴보았습니다. 가지치기를 할 나무와 깎아야 할 풀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거사님들과 한 번 전기톱을 가지고 와서 일을 해야겠네요.” (웃음)

스님은 금방 전지가위를 찾아내 꽃나무를 다듬었습니다.


2002년 개원 후 심은 대추나무에는 대추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습니다. 물을 주는 사람이 없어 예전보다 대추가 잘았지만 달고 맛있었습니다. 스님과 법사님들은 비탈진 땅 위에 서서 대추를 땄습니다. 곧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스님, 이제 그만 따고 들어갑시다.”

“지금 안 따면 딸 사람이 없어요.”

빗방울이 더 굵어지자 스님도 대추 따기를 그만두었습니다. 수련원 안으로 들어가서 점심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다시 고본화 님의 댁으로 돌아와 저녁 공양을 한 후 오후 5시에 강연장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강연이 열리는 곳은 Hilton Buena Park 호텔입니다. 매년 스님이 방문하면 이곳에서 강연회를 열고 있습니다.

강연을 시작하기 두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입구에서 기다려서 입장 시간보다 20분 일찍 입장을 시작했습니다.


강연장 입구에는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님이 찾아와서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로비에서 한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예전에 워싱턴 정토회 대표를 역임한 유승묵 님과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유승묵 님은 이제 연세가 많고 건강도 나빠져서 죽기 전에 스님을 한번 뵐 수 있을지 생각했다며 스님을 부둥켜안았습니다.

저녁 7시가 되어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객석에는 500여 명이 자리했습니다. 지난 9월 1일부터 유럽 순회강연을 하고 온 모습과 엊그제부터 북미 순회강연을 시작한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본 후 큰 박수와 함께 스님이 무대 뒤에서 앞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스님이 무대에 오르고도 한참 동안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스님은 서서 청중과 눈을 맞추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지난 일주일 동안 유럽 순회강연을 하면서 들었던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유럽에서 순회강연을 하고 왔는데요, 이제는 유럽에서 한국 사람들에 대한 차별 의식이 거의 사라졌다고 합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지나면서 한국이 방역도 잘하고 여러 가지 물자도 재바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위 사람들이 한국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해요. 그런 면에서 여러분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좋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약간의 책임의식도 가졌으면 합니다. K드라마, K팝, 이런 문화만 자랑으로 삼지 말고, 세계 평화, 기후 위기, 빈곤 퇴치, 이런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방관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저는 한국 사람들이 이제는 세계 시민으로서의 의식을 갖추고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서 공동으로 대응하는 일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금 시기는 단군 이래 처음으로, 또는 고구려 발해 멸망 이후 천 년 만에, 대한민국이 인류사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미국에 있으면서 너무 밥 벌어먹고 사는 데에만 치중하지 말고, 주위의 히스패닉이나 흑인들을 비난만 하지 말고, 오히려 그분들에게 신망을 얻고 신뢰를 얻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청중에게 한 가지 양해를 구하고 의자에 앉아서 강의를 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떠나오기 전에 예초기를 돌리다가 허리를 삐끗했습니다. 오래 서서 강의하기가 힘이 들어요. 지금부터는 앉아서 강의를 할 테니 양해해 주세요.”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아홉 명이 강연장 입구에서 질문을 신청하고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한 명씩 스님과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그중 한 명은 어렵게 노력해서 회사에서 매니저가 되었는데 직원들을 관리하는 게 힘들다며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매니저가 되니 직원들을 관리하는 게 힘들어요

“제가 미국에 온 지 한 5년 정도 됐습니다. 처음에는 취직을 못하고 힘들게 있다가 어렵게 취직을 하였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인정을 받아서 지금은 매니저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매니저 일을 하다 보니까 직원들 관리가 무척 힘듭니다. 팀원 중에서 어떤 사람은 그냥 시간만 때우다 가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굉장히 열심히 일하는 분도 있습니다. 여러 직원들을 보면서 제 안에 온갖 마음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걸 보게 됩니다. 특히 그냥 시간만 때우거나 다른 분한테 일을 미루는 사람을 보면 너무 화가 납니다. 또 그 사람의 일을 제가 커버해야 되는 상황이 될 때도 있습니다. 반대로 실력이 뛰어난 후배들을 보게 되면 저도 모르게 막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혹시나 내 자리를 놓치게 되지나 않을까 두려움이 생깁니다. 이렇게 마음이 막 널뛰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제가 어떤 마음으로 제 위치를 잘 다져갈 수 있을까요?”

“그 회사가 자기가 세운 회사예요?”

“아니에요.”

“남이 세운 회사예요?”

“네.”

“일을 해주고 월급을 받는 거죠?”

“네, 맞습니다.”

“그럼, 월급 값만큼만 일하세요.” (모두 박수)

“그게 뭐 어렵나요?”

“제가 잘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욕심이 있어서 그렇다기보다는 회사를 자기 것이라고 자기도 모르게 착각하고 있어서 그런 겁니다. 회사에서 직원이 일을 안 하고 농땡이를 치면 누가 뒷수습을 해야 됩니까? 사장이나 지도부에서 뒷수습을 해야 되잖아요. 질문자가 그것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을 이유가 없잖아요. 질문자가 일을 조금 더 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는 있지만 일 좀 더해주면 어때요? 매니저가 되었으니 당연히 그런 책임을 져야죠. 일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때 그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매니저라는 직책을 만들어놓은 겁니다. 그런 책임을 지는 것이 싫으면 밑으로 내려가서 주어지는 일만 하면 되죠.

그리고 밑에 똑똑한 사람이 있으면 질문자의 직위를 위협한다는 말도 맞는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해결책이 없잖아요. 직원이 나보다 더 똑똑한 걸 어떡합니까? 그렇다고 그 직원이 질문자의 매니저 직위를 지켜주기 위해 있는 실력을 숨기고 살 수도 없잖아요. (웃음)

그리고 농땡이 치는 사람들이 있으면 질문자가 일을 조금 더 해야 하기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내 밑에 있기 때문에 질문자가 매니저의 직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겁니다. 그들은 최소한 매니저의 직위를 위협하지는 않잖아요.”

“네, 맞습니다.”

“그러니 그들도 좋은 면을 갖고 있잖아요. 그래서 아무 걱정거리가 없어요. 질문자가 약간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법륜스님을 좋아하는데 누가 법륜스님을 욕하면 마치 나를 욕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막 흥분을 하게 됩니다. 질문자의 심리는 이런 심리와 비슷합니다. 내가 회사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으면 마치 회사가 내 것처럼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일을 안 하는 사람이 미워지게 되는 거예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직원들이 농땡이를 치도록 내버려 두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나는 내 역할을 성실히 하면 됩니다. 그러나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감독해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위에서 할 일입니다.

만약 나에게 그것을 체크하고 감독하는 직책과 인사권까지 준다면 그 일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됩니다. 왜냐하면 회사에서 그 일을 하라고 나에게 월급을 주는 것이니까요. 그 사람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그냥 사실대로 적어서 보고를 올리면 됩니다. ‘저 사람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들어도 일을 안 했다면 사실대로 적어야 합니다. 그 일이 내키지 않는다면 ‘저는 남을 평가하는 것은 싫습니다. 제 일만 하겠습니다’ 하고 건의하면 됩니다. 일을 안 하는 사람이 보기 싫으면 ‘저는 일을 안 하는 사람을 보면 꼴 보기가 싫어 매니저를 못하겠습니다’ 하고 매니저 직위를 내려놓으면 됩니다.

질문자가 현재의 위치에서 월급 값을 못하면서 월급을 받고 있다면 그것은 빚입니다. 서류상으로는 빚이 없더라도 인생의 빚을 지는 것이 됩니다. 반대로 월급보다 일을 더 많이 하면 복을 짓는 것이 되고요. 한번 생각을 해보세요. 모든 직원은 본인이 일한 것보다 월급을 많이 받고 싶어 해요? 적게 받고 싶어 해요?”

“많이 받고 싶어 합니다.”

“모든 사장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좀 적게 주고 싶어 해요? 많이 주고 싶어 해요?”

“적게 주고 싶어 하죠.”

“이것이 인간의 심리예요. 이것을 나무랄 수가 없습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은 어쨌든 물건 값을 조금 더 받으려고 하고, 물건을 사는 사람은 시세보다는 낮게 사야 ‘조금 싸게 샀구나’ 하면서 기분 좋아합니다. 이런 인간의 심리를 잘 아는 사람은 직원들에게 항상 자기가 원래 주려고 한 것보다 월급을 조금 더 줍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이익이 크니까 회사를 안 나가려고 하겠지요. 그러면 누가 갑질을 할 수 있을까요? 사장이 갑질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월급을 적게 주면 직원들이 자꾸 한눈을 팔 게 됩니다. 그래서 조금만 야단을 쳐도 ‘그 정도 월급 주는 곳은 다른 곳도 있다’ 하면서 그만두어 버립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월급을 조금 더 주어야 사장의 말에 힘도 실리고 직원들이 사장의 눈치도 보게 되는 겁니다.

반대로 직원의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본인이 갑질을 하려면 월급을 조금 적게 받아야 합니다. 사장이 조금만 뭐라고 해도 회사를 그만둔다고 말하면 사장이 깜짝 놀라 붙잡게 됩니다. 노동자이기 때문에 항상 종속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장이기 때문에 항상 갑질하는 것이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월급을 많이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속박을 받게 되는 겁니다. 노동자라도 월급을 적게 받으면 갑질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같은 날에도 점심 식사 후에 ‘저는 법륜스님 강의를 듣기 위해 일찍 퇴근하겠습니다’ 하고 말해도 사장이 뭐라고 할 수 없어요. 잘못 건드렸다가 그 직원이 나가버리면 큰일이거든요. 그래서 그 정도는 봐주게 되는 겁니다.

이런 원리를 알아야 인생을 지혜롭게 살 수 있어요. 물건을 빨리 팔려면 시세보다 값을 약간 내려야 됩니다. 조금 비싸게 팔려면 시간을 많이 기다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비싸게 주고 살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급한 사람이 가끔 있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원리가 그렇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다만 이런 원리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초조하고 불안하고 남을 욕하게 되는 겁니다. 이런 원리만 알면 그에 맞추어 살기만 하면 됩니다.

실력이 부족한데 좋은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항상 눈치를 보면서 을로 살아야 됩니다. 반대로 내 실력보다 조금 못한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목에 힘주고 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직장은 내 실력으로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장이 조금만 뭐라고 해도 그만둔다고 말하면 사장이 나를 붙잡습니다.

친구들을 두루 넓게 사귀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밥을 사든지 차를 사든지 내 지갑을 좀 풀어야 됩니다. 사람은 넓게 사귀고 싶고 지갑을 풀기는 싫고, 그런 것을 욕심이라고 합니다. 욕심이란 앞뒤가 모순관계에 있는 것을 뜻해요. 욕심을 버리라는 말은 무언가를 하고 싶은 생각을 버리라는 뜻이 아니라 모순관계에 있는 것을 버리라는 뜻입니다.”

“감사합니다.”

“밥값만 하세요.”

질문자가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리자 청중이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계속해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 이혼 소송 중인 남편의 부모에 대한 사명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 결혼을 한다면 가족과 나 자신 중 누구를 우선순위로 두어야 하나요?

  • 불교의 가르침은 상을 짓지 말라는 것인데 절에 불상을 두거나 인도 성지순례를 다니는 것은 상을 짓는 행위가 아닐까요?

  • 불이법이 잘 체득이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체득할 수 있나요?

  • 거짓말로 사람들을 선동하는 사람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으로서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도움이 될까요?

  • 이민자로 살다 보니 후손들과 단절이 되고 한국인으로서의 뿌리가 점점 없어지는 것이 걱정입니다.

  • 부부싸움으로 10개월째 남편과 대화가 없습니다. 남편과의 불편한 관계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대화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다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저와의 대화처럼 여러분의 인생살이 역시 재미도 있고 유익해야 해요. 재미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유익함만 있어서도 안 돼요. 직장생활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어서 유익하지만 재미가 없죠. 반대로 노는 것은 재미는 있는데 돈을 자꾸 써버리니 유익하지 못해요. 두 경우 모두 반쪽짜리 인생입니다.

인생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사는 방법

어떻게 하면 재미도 있고 유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 하는 일을 놀이로 하면 됩니다. 놀기 삼아 직장생활을 해보세요. 가게를 볼 때도 재미로 해보세요. 손님이 오면 손님과 얘기하면서 노는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물건이 잘 팔리고, 저렇게 말하면 물건이 잘 안 팔리는구나’ 이렇게 연구를 하면 물건을 하나 팔아도 재미가 있습니다. 재미 삼아서 유익한 일을 하면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습니다. 재미도 있고 돈도 벌고, 꿩 먹고 알 먹고, 이것이 지혜로운 인생입니다.


여러분들은 예수님이나 부처님의 말씀을 너무 거룩하게 듣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성경과 불경을 읽고 그 내용을 해석해 보면 한 가지로 귀결됩니다.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재미도 있고 유익한 인생을 살려면, 사랑받으려고 하지 말고 사랑하라! 이해받으려고 하지 말고 이해하라!’

그런데 여러분들은 ‘왜 내가 남을 위해 희생해야 합니까?’ 하고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천국에 가려고 이를 악 다물고 참고 사는데 막상 천국에 가보면 지옥일 겁니다. 지금 천국에 살아야 내생이 있다면 천국에 갈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 재미가 있어야 내일도 재미가 있을 확률이 높아요. 지금 재미가 없는데 내일도 재미가 있을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성경이나 불경을 조금만 읽어보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주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돈에 눈이 어두운 사람들이 자꾸 해석을 이상하게 해서 그렇지 모두 같은 얘기를 하고 있어요. 저는 불교를 믿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실을 향해 나아가서 자신의 삶을 복되게 하라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왜 부처님이 우리에게 희생하라는 말씀을 하셨겠어요? 예수님도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에 못 박혔고, 부처님도 우리를 위해서 45년 동안이나 설법을 하셨습니다. 공연히 다른 곳을 쳐다보지 말고, 지금을 소중하게 여기고, 자기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세요. 그것이 미래를 향한 길이고 남을 위하는 길입니다.”

큰 박수와 함께 강연을 마친 후 책 사인회를 시작했습니다. 강연장 밖까지 길게 줄이 이어졌습니다. 스님은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하고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옛 LA 정토회 회원이었던 분들도 찾아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참석자들이 모두 강연장을 빠져나가고 스님은 강연을 준비해 준 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들 4년 만에 오렌지 카운티를 방문해 준 스님을 너무나 반가워했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고본화 님의 댁으로 돌아온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LA로 이동해 스리랑카 절에서 한국 교민들을 위한 강연을 한 후 미국인들을 위해 영어 통역으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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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

강연 전체 내용을 들을 수는 없을까요?? 다른 질문에 대한 스님 말씀도 듣고 싶어요~~

2023-10-15 10:00:25

드림하이

오타: 한국이 방역도 잘하고 여러 가지 물자도 재바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 재빠르게

"욕심을 버리라는 말은 무언가를 하고 싶은 생각을 버리라는 뜻이 아니라 모순관계에 있는 것을 버리라는 뜻입니다."

2023-09-17 11:03:34

윤정애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2023-09-16 08: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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