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1.8.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 전법활동가 교육 수료식, 인도JTS 간담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요. 당당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벽 4시 30분, 방송실에서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

예불, 삼귀의, 수행문, 참회, 108배, 명상, 경전 독송을 차례대로 한 후 정토회 천일결사의 10대 목표를 함께 읽었습니다.

“첫째,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인다.
둘째, 내가 생활하는 공간을 청정한 법당으로 만들어 수행, 보시, 봉사를 실천한다.
셋째, 온라인 전법으로 정토세상을 실현할 정토행자를 양성한다...” (생략)

이어서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습니다. 스님은 정토회가 30년 전에 시작한 만일결사를 소개하면서 원을 세우는 기도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아침 기도 잘하셨습니까? 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한 주가 지났습니다. 정토회에서는 만일에 해당하는 30년의 원(願)을 세우고 29년 전부터 지금까지 수행 정진을 해왔습니다. 처음 만일결사를 시작할 때는 30년 후가 까마득히 멀게 느껴졌는데, 하루하루가 지나고, 한 해 두 해가 지나고, 어느덧 마지막 일 년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개월 수로 보면 대략 11개월이 남았고, 날짜 수로 보면 330일 정도가 남았습니다. 올해 12월 초가 되면 지난 30년 동안 해온 제1차 만일결사를 회향하게 됩니다. 이제 정토회는 제2차 만일결사 기간 동안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계적으로 전하는 일을 해보자는 원(願)을 세우고 있습니다.

원(願)을 세우는 기도

고난을 겪고 있는 사람은 고난에 굴하지 않고 그걸 뛰어넘을 수 있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면 대부분 그 자리에 안주하기가 쉬워요. 하나의 장애를 극복하고 나면 이제 별일 없는 것처럼 느껴지니까 현재에 안주합니다. 다시 큰 재앙이 닥치면 그제야 다시 화들짝 놀라서 정진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앙을 극복했거나 재앙이 없는 사람은 안주하지 말고 원(願)을 세워서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백일, 천 일을 넘어 만 일 동안 기도를 하는 목적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토회의 만일결사는 원을 세우는 기도입니다. 그러니 이 기도를 하는 목적을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정진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생방송을 마친 후 두북 공동체 대중과 발우공양을 함께 했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친 후 농한기인 1월 한 달 동안 두북 공동체가 어떤 일에 중심을 두면 좋을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설날 전까지는 날씨가 추워서 농사를 하기가 어려울 것 같네요. 그래서 1월에는 도량 정비를 좀 했으면 좋겠어요. 농사를 잘 짓는 것도 필요하지만, 수행자는 항상 정리정돈이 되어 있는 가운데 농사를 지어야 해요. 정리정돈이 되어 있다는 것은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고 안정되어 있다는 표시이기 때문입니다.

수행자가 농사를 짓는다는 징표가 무엇일까요?

우리가 ‘절간 같다’라는 표현을 할 때가 있는데, 이 말은 세 가지가 갖추어져 있는 것을 뜻해요.

첫째, 조용해야 합니다. 둘째, 깔끔해야 합니다. 셋째,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사는 모습을 보면 절간 같기보다는 저잣거리 같아요. 농사 창고에는 연장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하고, 장화도 사용하고 나면 항상 제자리에 두어야 하고, 밭도 마무리가 항상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보기에도 ‘저 사람들은 항상 밭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네’ 하고 느낄 수 있어야 해요. 이런 것이야말로 전법입니다. 전법이란 불교를 이야기한다고 해서 전법이 아니에요.

지난 2년 동안 여러분들이 농사짓는 모습을 보면 고생을 많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수행자들이 농사를 짓는다는 표시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농사일을 좀 적게 하더라도 뒷정리를 깔끔하게 하는 연습을 하는 게 필요해요. 나무도 반으로 잘라서 나이테만 보면 얼마나 오래된 나무인지 알 수 있는 것처럼 하나의 징표를 보면 전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젊은 시절에 한 절에서 부목으로 살 때 쓰레기장을 치우거나 농사 창고를 정리해보고 나서 그 선방이 어떤 상태인지 금방 알 수 있었거든요.

아무리 세상에 좋은 일을 해도 우리는 수행자로서 좋은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1월에 도량 정비를 하고 나서 봄에는 새롭게 출발을 했으면 좋겠어요.”

이어서 오전 8시부터는 올해 농사를 어떻게 지을지 다 함께 회의를 했습니다. 먼저 농사팀 팀장이 작성해 온 농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두북 수련원을 비롯해 봉화 수련원, 죽림정사, 천룡사 등 전국 으뜸절의 농사를 어떻게 지을 것인지 전체 계획을 이야기한 후 쟁점 사항에 대해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봉화 수련원에는 작년에 들깨 농사가 실패했는데, 올해는 무엇을 심을까요?”
“비닐하우스 고추 농사가 진딧물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요?”
“동네 어르신이 소똥 거름을 주신다고 하는데 어디에 보관하고 발효시켜야 할까요?”
“아랫밭에는 붉은 흙에 맞는 어떤 작물을 심으면 좋을까요?”
“자주 먹는 쌈채소는 어디에 심을까요?”

한 시간 동안 스님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한 해 농사 계획을 거의 다 확정을 지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시작한 지 3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노하우가 쌓이고 점점 안정이 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전 9시부터는 전법활동가 교육 수료식을 시작했습니다. 2021년 5월부터 시작하여 2021년 10월까지 1차 전법활동가 신청자 교육을 마친 수료생 72명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정토회 대표님의 축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경과보고와 더불어 발자취 영상을 함께 본 후 몇 분의 소감도 들어 보았습니다.

이어서 수료생들은 스님에게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신규 전법활동가들을 진심으로 환영한 후 정토회에서 전법활동가란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며 예전의 정회원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신규 전법활동가 여러분, 전법활동가의 길에 동참하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정토회의 활동이 모두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지역에 있던 170여 개의 법당을 모두 없어졌습니다. 법당이 없어지고 이제는 개인이 전법을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즉 온라인 법당으로 바뀐 겁니다. 오프라인 방식으로 말하면 자기 방이 곧 법당이 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법을 전하는 활동의 중심이 법당이라는 ‘공간’에서 법을 전하는 ‘사람’으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즉 법당 중심에서 사람 중심이 된 것입니다. 이제 법을 전할 수 있는 능력과 자격을 갖춘 사람이 가장 중요해졌습니다.

온라인 정토회로 바뀌기 전에는 법당의 중심이 정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정토회가 되면서 전법활동가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전의 정회원 정도의 자격만 가지고는 법을 전하는 전법활동가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정회원 중에서도 더 발심을 하고, 더 큰 원(願)을 세우고, 더 많은 훈련을 받아야 전법활동가가 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하면서 회원 체계를 새로 정비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정회원과 회원으로 나뉘어 정토회 활동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전법활동가와 회원으로 나누어 활동을 하게 된 거예요.

전법활동가는 아직 법사는 아니지만 법사의 역할을 하기 시작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정회원과 비교하면 정토회에서의 위치와 역할에 많은 차이가 나요. 전법활동가가 된 사람은 시간도 조금 더 내야 하고, 불교대학이나 경전대학 학생들을 안내해야 하고, 학생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은 만큼 자기 스스로도 수행 정진을 더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전법활동가가 된 사람들은 수행 프로그램의 수요자에서 생산자로 역할이 바뀌는 거예요. 수요자에서 생산자로 역할이 바뀌는 만큼 전법활동가 자신에게도 많은 발전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법활동가 여러분은 스스로를 볼 때 ‘나는 착실한 회원이 아니라 부족하지만 법사이다’ 이런 관점을 가지셔야 합니다. 이제는 착실한 회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부족한 법사’로 나아가야 해요. ‘회원과’가 아니라 ‘법사과’에 들어간다는 건 큰 변화입니다. 전법활동가가 된 사람들은 법사가 되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법사의 역할을 하기 시작한 거예요.

나는 착실한 회원이 아니라 부족하지만 법사이다

여러분이 정회원일 때는 회원 중에서도 착실한 회원이었습니다. 착실한 회원은 자기 일을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회원을 뜻합니다. 그런데 법사과에 속하는 전법활동가가 되면 자기 일만 책임지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을 안내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훈련도 더 많이 받고 자기 정진도 더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다른 사람을 안내하는 역할을 온전히 해내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태예요. 그러나 전법활동가의 길을 가기로 발심한 이상 여러분의 위상은 바뀐 겁니다. 앞으로는 ‘재가신자로서 이 정도 하면 된 것 아닌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안 돼요. 여러분은 그저 재가신자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아직 부족하지만 법사의 위상을 갖게 된 겁니다. 그러니 예전보다 자기 수행에도 신경을 더 써야 하고, 자기 일에 대해 확실히 책임지는 자세도 갖추어야 해요.

여러분이 법사의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걸 모두 인정하기 때문에 전법활동가의 역할에 대해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이 법사라는 건 알고 그에 맞게 정체성을 정립해야 해요. 법사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제가 직장도 다녀야 하는데 이런 활동까지 하는 건 너무 많지 않습니까?’ 이렇게 불평을 하는 건 맞지 않습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법사의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하고 싶지 않을 때는 자신의 위상을 법사과에서 회원과로 바꾸어야 합니다.”

다음은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즉석에서 손을 들고 스님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다섯 명에게 질문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중 한 명은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요. 당당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최근에 제가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도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을 거야’ 이런 기대를 하면서 일을 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조금 더 자유롭고 당당한 사람이 되려면 어떤 원(願)을 세우고 정진을 해야 할까요?”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질문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욕구입니다. 그러한 욕구가 중생심이고, 그런 욕구를 가진 사람을 중생이라고 해요. 왜냐하면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인해 다른 사람의 노예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표정이나 행동에 따라 내가 좌지우지 되잖아요. 상대방이 웃고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또 상대방이 나에게 눈길을 주는지 안 주는지에 따라 내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니까 나는 상대방의 노예와 다름없습니다.

상대방으로부터 인정받고 사랑을 받고자 하는 걸 흔히 ‘사랑고파병’이라고 합니다. 이 병이 진정한 자유로 나아가는 걸 막는 가장 큰 장애 중 하나예요. 모든 사람이 다 가지고 있는 욕구이기 때문에 특별한 건 아닙니다. 그러나 중생심의 본질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고 싶고, 이해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 때문에 같이 살고 못 사는 문제가 생기고, 누구를 좋아하고 미워하는 등 온갖 괴로움이 발생합니다.

세상의 관점에서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보편적이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라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허나 스스로 돌이켜 봤을 때 이런 욕구가 큰 편이라면 중생심이 강하다고 볼 수 있어요.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든 그 경계에 내가 영향을 덜 받고 싶다면 이렇게 직시해야 합니다.

‘나를 봐주고 안 봐주는 것도 상대방의 몫이고, 나를 예뻐하고 안 예뻐하는 것도 상대방의 몫이고, 나를 이해하고 이해하지 않는 것도 상대방의 몫이다. 그건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그렇지 않고 상대방이 어떻게 하는지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결국 내가 상대방에게 을이 되고, 노예가 됩니다.

타인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타인의 손에 들려진 목줄을 끊어야겠다’는 원(願)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내 몫과 상대방의 몫에 대한 관점을 제대로 잡고 정진을 해야 해요. 나는 내가 할 일을 할 뿐입니다. 내 일을 상대방이 잘 봐주면 다행이고 안 봐줘도 그건 상대방의 몫일뿐이에요. 이렇게 관점을 잡고 내가 타인에게 좌지우지되지 않는 길을 가야 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가만히 따져보면, 내가 아무리 사람들에게 잘 봐달라고 해도 사람들이 잘 봐주지 않습니다. 내가 못 봐달라고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못 봐주는 것도 아니에요. 사람들은 다 자기 마음대로 볼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잘 봐달라고 하든지 안 봐달라고 하든지 내 요구로 인해 생기는 차이는 아주 미미해요. 이렇게 내가 별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에 매달려 살면 그만큼 에너지가 낭비되고,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게 됩니다. 나는 그저 성실하게 살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는 그 사람의 몫으로 놔둬야 해요. 나를 어떻게 보는지는 그 사람의 문제입니다. 나를 좋게 봐도 그건 그 사람의 몫이고, 나를 나쁘게 봐도 그건 그 사람의 몫입니다.

요즘 대선 경쟁이 한창입니다. 후보들이 ‘나 좀 잘 봐주세요’ 하고 호소하지만 여러분도 여러분 마음에 안 드는 후보는 잘 안 봐주잖아요. 유권자가 후보를 잘 봐주고 안 봐줄지 결정하는 것이지, 후보들이 잘 봐달라고 애걸한다고 해서 유권자들이 잘 봐주는 게 아닙니다. 때로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너무 잘 봐달라고 하면 오히려 거부감이 생기기도 해요.

상대방이 나를 보든지 안 보든지 그걸 외면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반응에 너무 전전긍긍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이 ‘사랑고파병’은 우리 모두가 앓고 있는 병이지만 이 욕구가 너무 강하면 그만큼 인생이 고달파집니다. 이 욕구가 크면 남을 탓하거나 원망하거나 미워하는 마음도 그만큼 커지고, 결국 내 인생이 그만큼 힘들어져요.

반대로 이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지면 그만큼 내 인생이 자유로워집니다. 부처님의 경우 이 욕구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분이죠. 세상 사람들이 칭찬을 하든 비난을 하든 그건 그들의 문제니까 상관하지 않으셨습니다. 세상의 여론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그것에 마음이 좌우되지 않으신 거예요.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만 그 말에 흔들리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러니 누가 부처님을 욕해도 부처님은 그를 위해 좋은 법을 설하기도 했고, 누가 부처님을 칭찬해도 그것에 관심을 두지 않으셨어요. 설령 왕이 부처님을 초대해서 선물을 줘도 그 물건이 수행에 필요하지 않으면 받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상대로부터 자유로울수록 우리의 삶이 자유로워져요. 지금 당장 이렇게 되지 않더라도 차츰 이렇게 자유로워지는 방향으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 정토회를 만나기 전에는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법활동가 교육을 받으면서 그런 시간을 줄였는데요. 제가 이번에는 정토회라는 맛집에 빠진 것 아닐까요?
  • 주말 부부 생활을 하고 있고 남편은 신실한 크리스천입니다. 앞으로 전법활동가를 하면 온라인 모임이 더 많아질 텐데 남편과 활동 때문에 싸우거나 남편이 떠날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듭니다. 어떻게 남편을 대하고 수행해야 할까요?
  • 5시에 기도를 하지 않고 매일 일어나는 대로 정진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편안하긴 한데 이렇게 정진을 해도 될까요?
  • 법문을 안 듣고 오거나, 수행 연습을 안 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그들의 문제니까 내버려 둬야 하는지 말을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 마음이 아픈 팀원이나 학생을 만났을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고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할까요?

대화를 마치고 나서 다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수료생들은 그룹별로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여 마음나누기를 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1시 30분부터는 인도JTS 활동가들과 온라인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원래 1월 초에 스님은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도 방문이 취소가 되었습니다. 인도JTS 활동가들은 2022년이 시작되었는데도 스님을 직접 뵙지 못하고 화상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스님의 인사말이 끝나고 곧바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내용이나 일을 하면서 애로점에 대해 한 명씩 질문을 했고, 스님은 자상하게 답변해 주었습니다. 유치원 담당을 맡고 있는 활동가는 벽돌공장에 일하러 가는 유치원 아이들로 인해 유치원 운영이 어렵다며 어떡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벽돌공장에 일하러 가는 유치원 아이들, 어떡하죠?

“현재 인도JTS는 둥게스와리 마을에서 유치원을 14개 운영하고 있어요. 유치원 입학식을 하고 나서 처음에는 학생 수가 정말 많습니다. 어떻게든 입학 처리를 하고 막상 수업을 시작하면 아이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인근 벽돌 공장에서 일을 하기 때문인데요. 가족 전체가 벽돌 공장에 가서 일을 하다 보니 어린 아이들까지 같이 갑니다. 그러면 줄어든 학생 수에 맞춰서 수업을 하고, 영양식을 주문합니다.

한 학기가 지나면 벽돌 공장에서 일을 마친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오기 시작해요. 그때는 아이들의 이름도 더 이상 출석부에 없고, 지금까지 공부를 못했으니 수업도 따라오지 못합니다. 줄어든 학생 수에 맞춰서 영양식을 주문하다 보니 나누어 줄 영양식이 부족한데 아이들은 모두 영양식을 받으려고 합니다. 영양식이 부족해서 주지 못한다고 하면 학부모까지 와서 ‘여긴 우리 마을이고, 이곳은 우리가 지은 학교다. 왜 우리 아이가 우리 학교에 와서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안 되는가?’ 하고 따져서 가끔 말다툼으로 번질 때도 있습니다. 중학생들이 유치원 아이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학부모에게 제대로 된 대답을 못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우선 제가 둥게스와리 마을에 가서 학교를 지은 건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형편에 맞춰서 지원을 해야 합니다.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 두 가지 대책이 필요한 것 같아요. 첫째, 아이들이 공장 일을 마치고 유치원으로 다시 돌아오면, 돌아온 학생 수를 새로 파악해서 부족한 음식을 추가로 주문해야 합니다. 둘째, 돌아온 아이들을 위해 특별반을 편성해서 뒤쳐진 학습을 보충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실행할 구체적인 대책을 유치원부에서 마련해야 할 것 같아요.”

유치원 담당자는 산 너머에 있는 유치원의 문제점도 이야기했습니다.

학부모들이 학비를 못 내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죠?

“산 넘어 유치원에서는 그 마을의 교사들이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곳의 운영 방식은 마을 유치원과는 조금 다른데, 학부모들이 학비를 조금씩 내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을 인도JTS에서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학부모들이 3개월 동안 학비를 못 내는 상황이 생겨요. 그러면 선생님들이 인도JTS에서 지원하는 돈으로만 생활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결국 유치원 선생님들이 자기 밥벌이를 하기 위해 갑자기 빠져나가는 일이 생기고, 대체할 선생님들을 찾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이 비어있는 시간 동안 학교 운영이 어려워지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JTS에서는 유치원 운영을 그 마을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한다는 원칙을 정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실제로는 운영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네요. 우선 현재 상황을 더 자세하게 파악해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대책을 제안해주시면 같이 의논을 해보겠습니다.

과거에 우물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우물이 필요한 마을에 JTS는 무상으로 우물을 파고 펌프를 설치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펌프를 함부로 써서 고장을 자주 냈어요. 고쳐주면 고장을 내고, 다시 고쳐주면 또 고장을 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우물을 설치하는 일은 JTS가 하지만 고장이 나면 마을 사람들이 고치는 비용을 부담하기로 조정했어요. 펌프를 고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꼭 마을 사람들에게 청구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그걸 부담하겠다고 해야 자기 물건처럼 아껴 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동네 사람들이 여전히 펌프를 함부로 사용했고, 그렇다고 고치는 비용을 내지도 않았습니다. 그 결과 지금 우물을 파놓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펌프가 늘어나고 있어요.

지금 이야기 한 유치원 문제도 이와 비슷해 보입니다. 원래 건너 마을은 우리가 관할하는 마을이 아니었어요. 천민 마을이 아니라 양민 마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했고, JTS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자기 아이들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JTS도 지원을 해주기로 한 겁니다. 마을 사람들이 선생님 활동비의 일부분을 내기로 동의를 했기 때문에 시작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주민들의 참여가 줄어들면서 지금 말씀하신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전부 JTS 직영 유치원으로 바꿀 것인지, 아니면 상황이 어렵지만 현재 상태에서 지원을 더 늘리되 마을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나을지 논의가 필요합니다.

여러분께서 마을 사람들과 회의를 해서 산 넘어 유치원을 폐지할 것인지, 또는 유치원을 계속 운영한다면 어떻게 마을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인지에 대해 더 논의해보면 좋겠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몫은 JTS가 부담하더라도 생활에 여유가 있는 주민들은 선생님 활동비의 일부분을 부담하기로 다시 약속을 받든 지 여러 가지 방법들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운영이 어려울 때마다 JTS가 더 지원하는 방향으로만 가면 결국 마을 사람들은 모든 것을 JTS에 의지하게 됩니다. JTS는 ‘Join Together Society’, 즉 마을 사람들이 주인이 돼서 우리와 ‘함께 하자’는 취지로 만든 단체입니다. 마을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 모든 것을 JTS에 의지해서 운영되도록 하면 인도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와 아무런 차이가 없게 돼요. 이렇게 일방적으로 지원을 하는 방식은 ‘함께 하자’는 JTS의 취지와 맞지가 않습니다.”

이 외에도 인도JTS 활동가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야기했습니다. 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도에 물가가 많이 올라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 JTS 활동에 정이 많이 들었고, 계속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 반 전부터 코로나19바이러스 때문에 인도 상황이 너무 어려워졌고 물가가 많이 올랐어요. 저도 부인과 자식이 있다 보니 생활이 무척 어렵습니다. JTS에서 계속 활동하고 싶은데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생활해야 할까요?
  • 봉사시간을 조정해서 중학생들을 위한 특별 수업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스님은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 JTS의 활동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곧바로 결론을 내려주기보다는 보광 법사님, 쁘리앙카 지와 함께 활동가들이 자체적으로 더 깊이 논의하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질문이 끝나자 이번에는 스님이 활동가들에게 현지 상황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코로나19바이러스 때문에 학교에 오지 못한 학생들은 학습하는데 문제가 없나요?”

“정부 학교보다 수자타 아카데미의 학업성취도가 더 높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30프로 정도의 아이들이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코로나 사태로 학교를 오지 못했을 때 집에서 공부를 시킨 부모가 있고, 내버려 둔 부모가 있기 때문입니다.”

“네. 그 30프로의 아이들은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이 전혀 안 갖춰졌을 겁니다. 그런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녀야 다른 아이들의 꽁무니라도 겨우 따라갈 수 있어요. 학교를 안 다니다가 갑자기 학년이 올라가고 다음 내용을 배우면 더 학습을 따라가기가 어려워집니다. 그 30프로의 아이들을 위해 기숙사를 운영해서 따로 기초 수업을 해 준다든지 특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이네요. 그렇지 않으면 그 아이들은 배운 것 없이 학년만 올라가서 졸업하게 될 거예요.”

활동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개를 먼저 해야 하는데 일부터 먼저 봤네요.(웃음) 소개합시다.”

먼저 인도인 활동가들이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나마스테. 메라 남 인드라짓 꾸마르 해. 스쿨 파트메 깜 까르나 해. 단야와드.”
(안녕하세요. 저는 인드라짓 꾸마르입니다. 학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 명 한 명 자기소개를 할 때마다 스님은 한 명 한 명 안부를 물었습니다.

“살이 쪘네요?”(모두 웃음)

“예. 좀 쪘습니다.”

한국어로 인사하는 활동가들도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까미스왈입니다. 마을 의사이고 지바카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까미스왈지, 한국말 많이 늘었네요.” (모두 웃음)

계속해서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삼부입니다.”

“삼부는 지난번에 집안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는데 해결이 됐어요?”

“예, 어느 정도 좋아졌습니다.”

“다행이네요.”

“마을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파완입니다.”

“요즘 마을에 제일 어려운 게 뭐예요?”

“날씨가 너무 추워서 사람들이 힘들어합니다.”

이어서 인도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활동가들을 소개하고, 한국 JTS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들도 소개를 했습니다.

소개를 마치고 새해를 맞이하여 활동가들 한 명 한 명에게 용돈과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선물은 1월 추위를 극복하기 위한 전기담요를 준비했습니다. 스님을 대신하여 보광 법사님이 직접 전달했습니다.


모두에게 선물을 나누어 준 후 스님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여러분과 오늘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세 가지가 주요한 과제 같습니다.

첫째, 유치원에서는 계절별로 벽돌공장에 오가는 아이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유치원에 빠졌나, 안 빠졌나를 중심에 두지 말고 ‘그 아이를 어떻게 잘 보호할 것인가’ 이런 관점에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대책을 세워보면 좋겠어요. 둘째, 학교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 30프로 아이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셋째, 인도인 활동가들이 나이도 들고, 부양해야 할 가족도 있고, 물가도 오르다 보니 생활비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JTS의 원칙을 지키면서 여러분의 생활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30년 전에 제가 둥게스와리에 학교를 세운 목적은 문맹 퇴치였습니다. 이제 정부에서 학교도 운영하고, 마을의 여건도 나아졌기 때문에 인도 JTS 사업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새롭게 방향을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다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간담회를 마쳤습니다. 새해에는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 직접 만나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후에는 김윤태, 안상희 부부와 함께 인도 상카시아 불사에 대해 회의를 했습니다. 두 분은 인도에 파견을 가기 위해 어제 두북 공동체에 입재를 했습니다. 스님에게 삼배로 인사를 한 후 스님으로부터 인도 상카시아에서 정토회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자세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에는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한 후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영어 통역으로 즉문즉설을 생방송한 후 2차 만일결사 준비위원회 멤버들이 두북 수련원을 찾아와 함께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온라인 일요명상을 성도재일 철야정진과 겸해서 4시간 동안 진행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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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인

정치 집단화된 불교 정청래 의원의 발언에 기다렸다는 듯이 반 정부 투쟁을 선언한 조계종에 개탄해 대대로 불자인 집안인데 절에 가지 않기로 했다 스님 자신들도 다스리지 못하며 블자에 법문할 자격이 있나

2022-01-20 08:51:51

공덕경

남의 손에 노예로 살고 있는 중생이지만 깨어 있어 자유로워지는 수행자 되겠습니다
스님의 바쁜 하루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2022-01-17 12:37:34

임효신

감사합니다.

2022-01-16 16: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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