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4.16 정토대전 경전팀 회의, 금요 정기법회
“20대 남성은 왜 보수 성향이 되었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하루 종일 정토대전 경전모음집 제작을 위해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마지막 금요 정기법회를 생방송으로 진행했습니다.

문경 수련원에서 새벽 기도와 명상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8시에 정토대전 경전팀 법사님들이 명상원에 모였습니다. 오늘은 법구경에 나온 내용을 정리해 와서 각자 발표를 했습니다. 한 명씩 돌아가며 발췌해 온 경전 속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쉬라바스티에 계시던 어느 때, 담마라마 테라와 관련하여 게송 364번을 설법하시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 비구니와 선남선녀들에게 선언하시었다.

‘여래는 앞으로 넉 달 후에 마하파리닙바나를 성취할 것이니라.’

그러자 아직까지 수행의 도과를 얻지 못한 비구들은 슬픈 마음을 억제하지 못하여 눈물을 흘렸다...” (중략)

경전을 다 읽고 나서 스님이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교훈적인 이야기로는 참 좋은 내용인데, 정토대전에 넣기에는 역사적 근거가 부족해요. 부처님이 열반하시기 4개월 전이면 바이샬리에서 안거를 하고 있을 때인데, 쉬라바스티에 있었다는 표현은 전혀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습니다. 이 얘기는 후대에 만들어진 교훈적인 이야기 같아요.

부처님이 왕사성에서 출발할 때가 이미 부처님이 열반하기 1년 전이고, 바이샬리에서 안거가 끝난 후에 ‘3개월 뒤에 열반에 들겠다’ 이렇게 선언하셨습니다. 그러니 열반에 들기 4개월 전이면 안거 중이셨다고 볼 수 있어요. 아마도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이 당시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교훈 삼아 만든 것 같아요.”

이어서 가난한 쟁기꾼을 보고 한 비구가 그를 데리고 가서 먹을 것을 준 다음 비구로 출가시켰다는 이야기를 함께 읽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스님이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이 이야기도 교훈적인 이야기이지 부처님의 교화 사례는 아니에요. 부처님 당시에는 비구가 되려면 대부분 법문을 듣고 나서 수다원과를 성취한 후에 출가를 하였습니다. 불쌍하다고 해서 승가 공동체에 데려와 밥을 먹여주고 스님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부처님 당시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후대에는 그런 일이 생긴 게 맞습니다. 그러나 부처님 당시에는 잠을 나무 밑에서 자고, 밥을 걸식해서 먹었어요. 정토 대전에 넣으려면 항상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법구경에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를 연이어서 함께 읽고 스님의 조언을 들었습니다. 스님은 경전 속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점검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용어를 여러 경전 속에 다양하게 표현된 것을 어떻게 일괄적으로 표기할지 몇 가지 대안을 예시로 발표한 후 스님의 조언을 듣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회의가 일찍 끝났으니까 오후에는 다 같이 울력을 합시다.”

점심을 먹고 나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살구골을 함께 정비했습니다. 며칠 전에 크게 한번 정비를 했지만 아직도 곳곳에 잡목이 남아 있었습니다.

스님이 톱으로 잡목을 잘라주면, 법사님들이 잘라진 나무를 한 곳에 가지런히 모았습니다.

“아이고, 땀이 엄청나게 나네요.”

두 시간이 넘게 잡목을 자르고 옮기고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래도 조금씩 치우니까 지금은 눈에 보일 정도로 깨끗해져 가네요.”

잘라진 나무 중 어떤 나무는 얇게 여러 장을 베어서 냄비나 솥 받침대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잘라주면 쓸만해요?”

“네, 감사합니다. 스님.”

다시 손을 안 봐도 되도록 깨끗이 마무리를 하다 보니 오후 3시가 다 되어 울력을 마쳤습니다. 울력을 마치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수고했어요.”

오후 3시 30분에 문경 수련원을 출발해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손에 굳은살 박힌 것 좀 보세요. 이제 장갑을 안 껴도 될 정도로 손이 까칠해졌어요.” (웃음)

스님은 최근 한 달 사이에 톱질과 낫질을 많이 해서 손에 굳은살이 단단하게 생겼습니다.

오후 5시가 넘어서 두북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두북수련원에는 백일출가 행자님들이 일수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창고에 재활용 물품들이 가득 쌓여 있었는데, 모두 밖으로 꺼내서 하나씩 종류별로 분류한 후 새로 지은 창고에 정리하는 일을 한참 하고 있었습니다

일수행을 마치고 저녁 7시에 스님은 백일출가 행자님들과 짧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행자님들이 삼배로 스님에게 인사를 하자 스님이 웃으며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백일출가 할 만해요?”

“네.”

“지금 며칠 됐어요?”

“50일 넘었어요.”

“절반 됐네요. 지금 쯤이면 언제 끝나나 손가락으로 셀 때가 되지 않았나요? 내일까지 마당에 있는 물건들을 모두 정리할 수 있겠어요?”

“거의 다 된 것 같아요.”

“직장 다니는 게 쉬워요? 백일출가가 쉬워요?”

“직장 다니는 게 더 쉬웠습니다.”

“그것 보세요. 백일출가에 오지 말고 직장이나 잘 다니지 그랬어요. (웃음)

백일출가를 하고 나면 취직이 잘 되는 이유

그런데 백일출가를 하고 나면 취직이 잘 됩니다.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서가 아니라 법의 가피를 입어서 그래요. 왜냐하면 백일 출가를 하고 나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요즘 일자리가 없다고들 하지만 뭐든지 하겠다고 하면 세상에 일자리는 널려 있습니다. 업종을 가려서 고르니까 일자리가 없는 거예요.

‘백일출가처럼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밤 늦게까지 일하겠다’

이런 마음을 내면 우리 나라에 그런 일자리는 지천으로 널려 있어요. 그래서 백일출가를 하고 나면 모두 다 취직이 잘 됩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나면 어지간한 추위는 별로 춥게 안 느껴지듯이, 인도에 가서 무더위를 한번 겪고 오면 어지간한 더위는 별로 덥게 안 느껴지듯이, 백일출가를 하면 이런저런 배움이 많겠지만 가장 중요한 배움은 직접 겪어보는 거예요.

우리는 늘 어릴 때부터 보호받고 몸의 편안함만을 추구하고 살았기 때문에 실제로 몸이 못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이 거부하는 거예요. ‘나는 못 해’, ‘나는 싫어’, ‘왜 내가 이걸 해’ 이렇게 마음을 내기 때문에 몸이 말을 안 듣는 겁니다.

항상 부처님을 기준으로 살면

하지만 기꺼이 하겠다는 마음을 내면 뭐든지 잘할 수 있어요, 부처님께서는 잠은 나무 밑에서 주무시고, 옷은 다 떨어진 가사 한 벌을 입고, 음식은 발우 한 개로 평생 걸식하며 살아가셨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못 먹어도 걸식하는 것보다는 낫게 먹잖아요. 우리가 아무리 못 입어도 버려진 분소의 입는 것보다는 잘 입잖아요. 우리가 아무리 집이 허름해도 나무 밑에서 자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사실은 불평할 것이 하나도 없어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합니다. 부처님께서 그 기준을 딱 마련해 주셨어요. 제대로 불법을 공부하면 사는 게 아무 힘이 안 들어요. 사는 게 힘든 게 아니라 ‘기왕 사는 거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선택이 있을 뿐이에요. 그렇게 정진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네.”

백일출가를 시작한 지 50일 만에 스님을 직접 뵈고 난 행자님들의 얼굴에 가벼운 웃음이 감돌았습니다.

곧이어 법회가 있어서 스님은 복도를 지나 방송실에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금요 정기법회를 하는 날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금요 정기법회가 수요 수행 법회와 통합이 되기 때문입니다.

200여 명의 저녁반 활동가들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먼저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지난 2월과 3월에는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었습니다. 그래서 꽃들도 보름 정도 일찍 피었고요. 그러다 4월 들어 꽃샘추위가 찾아와서 아침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예년보다 보름 정도 앞서 나가던 계절이 주춤한 상태를 맞이하면서 평년 상태를 되찾아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기온이 조금 더 떨어질 수 있겠지만 이제 영하로 떨어지는 추위는 거의 끝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희도 고추 모종을 지난주에 내려고 준비했다가 일주일 미뤄서 내일 고추 모종을 심기로 했습니다. 날이 따뜻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 농촌에서는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런 좋은 봄날을 맞아서 여러분들도 마음을 가다듬어서 더욱더 적극적으로 정진에 임해주셨으면 합니다.”

가볍게 요즘 일상을 나눈 후 질문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총 6명이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지난주 재보궐 선거 결과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며 스님의 생각은 어떠한 지 질문했습니다.

20대 남성은 왜 보수 성향이 되었을까요?

“지난주 재,보궐선거 결과를 보고 의문이 들었습니다. 보통 20대와 30대가 진보성향을 보여 왔는데 이번에는 출구조사 결과를 보니 젊은 층의 보수성향이 높게 나왔습니다. 특히 20대 남자는 73%가 야당에 투표해서 20대 여성과 큰 차이가 있었는데요. 이런 결과가 생긴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020년 총선, 2018년 지방자치선거, 2017년 대통령선거 어떤 선거에서도 20대가 보수적인 경우는 없었습니다. 굳이 비교한다면 20대가 40대보다 진보 성향이 약하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40대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한 운동, 그리고 민주화 운동 등 사회적인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저항 운동을 해온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대보다는 진보 성향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젊은 세대가 보수화 된 것일까?

20대는 그들의 자녀들로서 민주화된 시대에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진보 성향이 조금 덜할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20대가 보수적이라는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외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여당을 진보라고 규정짓고 야당을 보수라고 규정지어서 여당에 표를 주면 진보주의자이고, 야당에 표를 주면 보수주의자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습니다. 현재의 여당과 야당 두 당만 비교하면 여당은 진보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야당은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정도입니다. 세계적인 기준에서 보면 두 당 모두 보수 성향의 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부에 불만이 있어 야당을 지지했다고 20대가 보수화 되었다는 평가는 맞지 않습니다.

북한은 지금 우리와 적대적인 관계지만, 다른 한편 우리와 통일을 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북한이라는 존재는 안보적으로는 최대의 위협이면서 동시에 미래에 하나의 나라로 통일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국입니다. 북한이 갖고 있는 이런 이중성 때문에 북한을 바라보는 두 가지 견해가 대립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안보 위협을 더 중요시해서 적대적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미래에 통일의 대상으로 보고 포용적으로 볼 것인가?’

이 견해차를 두고 진보냐 보수냐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또한 이 차이를 두고 친북 대 반북으로 대립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북한을 위협 세력으로 본다고 이를 가리켜 ‘반통일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북한과 협력을 주장한다고 해서 이를 ‘친북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이런 것은 모두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정치 프레임입니다.

과거에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한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우리에게 상처를 준 일본이라 하더라도 미래의 이익을 위해 협력관계로 가는 게 나을 것인가, 아니면 갈등이 커지더라도 과거사에 대해 좀 더 강력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 나을 것인가, 이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자고 하면 친일 매국이라 말하고,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원칙적으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 반일 세력이라 말하는 것은 모두 정치 수사에 불과합니다. 먼저 이렇게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 20대가 직면한 어려움

20대가 지난 선거까지는 진보적 성격의 여당을 지지해왔는데 왜 갑자기 노년층보다 여당에 대한 반대가 더 높아졌을까요?

그것은 진보 보수의 이념 문제가 아니라 지금 20대가 직면한 어려움과 관계가 있습니다. 청년들은 요즘 취직이 매우 어렵습니다. 다양한 스펙과 공부 등으로 역량이 뛰어난 청년들도 취업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그에 반해 기성세대는 예전 방식대로 여전히 혈연 지연 학연의 도움을 받는 걸 당연시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일을 미덕이 아니라 불공정이라고 보게 된 겁니다.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이었던 이전 정부에서도 그런 불공정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는 현 정부는 그런 행위의 불공정성을 날카롭게 비판하던 이들이었고, 그로 인해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정권을 잡았습니다. 즉, 불공정한 행위를 공정하게 바꾼다고 주장을 해서 국민들이 지지를 해주었는데, 알고 보니 현 정부 사람들 역시 공정하지 않은 행위를 벌였더라는 겁니다. 보수정부보다는 적게 했다고 비교해서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어쨌든 공정성의 상징이자 진보의 아이콘이었던 사람들조차 불공정한 행위를 해온 게 점점 드러난 겁니다.

게다가 그런 일이 밝혀졌다면 ‘죄송합니다’ 하고 바로 사과를 하면 되는데, 도리어 끝까지 잘했다고 우기는 모습을 보고 젊은 세대들이 크게 실망한 겁니다. 말로는 기득권에 대해 비판적이면서 실제로는 기득권화된 현실에 분노한 것입니다.

사실 나이 든 사람들은 그런 문제에 대해 그렇게 큰 비판의식이 없어요. 부모가 자식 잘 되게 하려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취직을 시키는 건 기성세대에서는 일종의 관례였으니까요. 아는 사람한테 전화해서 자기 자식을 잘 봐달라고 하고, ‘요즘은 스펙이 있어야 한다는데 어디 인턴 시킬 곳 없냐’ 하고 물으면서 품앗이처럼 서로 부탁하고 들어주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바뀐 입시 제도에 유리하도록 부모가 대신 자식의 봉사 점수를 따주는 극성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두 가지

기존의 관행에 익숙한 기성세대가 볼 때는 별일 아닐 수도 있지만, 젊은 세대의 눈으로 볼 때는 편법이나 불법인 겁니다. 게다가 그런 행위를 불공정으로 비판해온 현 정부 사람들이 똑같은 불공정 행위를 하면서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까 더더욱 실망한 겁니다. 즉, 첫 번째 원인은 ‘불공정’입니다.

두 번째 원인은 ‘부동산 폭등’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너무 치솟아서 청년들은 ‘내집 마련’의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정부 관계자들이 온갖 사전 정보를 이용하여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정황이 밝혀졌습니다. 더구나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은 문제가 없다고 얼마나 많은 강변을 했습니까. 하지만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 시점에도 해결의 기미가 전혀 안 보이고 있어요. 이런 이유 때문에 청년세대의 불만과 저항이 누적되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다른 정부가 들어서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현 정부에 대해서 불만이 생겼기 때문에 비판을 하는 것이고, 다른 정부가 들어서면 또 다른 불만이 생겨서 문제제기를 할 거예요. 이번 보궐선거 결과는 야당이 잘해서 이겼다기보다는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봐야 합니다. 특히 20대가 더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을 뿐입니다.

20대가 왜 특별히 불만을 강하게 표시했을까요? 그 이유는 20대가 공정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 남성이 더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 20대 남자들은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남자라고 혜택을 받은 게 없고, 오히려 현실에서는 군대는 남자만 가고 취업 경쟁은 똑같이 해야 하잖아요. 여성이 사관학교에서 1등도 하고, 여성들의 고시 합격률이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 들어 여성 친화적인 정책들이 계속 강조되니까 억울한 생각이 드는 겁니다. 물론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여성 권익 향상 등이 아직도 요원하다고 느껴지지만요.

20대 남자들은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특혜도 없는데 기성세대 남성들과 같이 취급되는 것이 불만으로 느껴지는 겁니다. 그래서 같은 20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보다 남성이 더 현 정부에 반대하는 투표를 한 것 같아요.

그동안 한국 사회는 경상도와 전라도로 나눠서 지역 대립을 하다가, 그 다음에는 젊은이와 노인으로 나눠서 연령 대립을 했는데, 지금 20대는 여성과 남성으로 나눠서 성별 대립을 하는 것처럼 투표 성향이 갈리는 현상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 야기한 사회적 현상

이것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일종의 사회적 현상입니다. 이 문제는 진보 보수와 같은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다고 봐야 해요. 현 정부에 대한 불만 표출의 결과일 뿐이죠. 다른 정부가 새로 들어선다고 해서 사람들의 불만이 해소될 수 있느냐 하면, 그 또한 어려울 것입니다. 시대적 흐름에 대한 저항이라고 볼 수 있어요. 다음 정부가 들어와도 부동산이나 젠더 정책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정권에 상관없이 새로운 불만은 계속 제기될 거예요.

젊은 세대가 보수화되었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한다면, 저는 이에 대해 잘못된 분석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다만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젊은 세대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고, 특히 젊은 남성층의 불만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중학생 딸이 연기 전공을 위해 예술고등학교를 가고 싶어 하는데, 지지해 주는 것이 망설여집니다. 허황된 꿈을 포기하고 그냥 공부를 해서 안정적인 직장에 다녔으면 하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 해외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서 결혼 상대를 찾아 결혼을 해야 할지, 한국에서 일 찾기가 쉽지 않으니 해외에서 계속 돈을 벌어야 될지 고민입니다.
  • 아빠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아빠의 성매매에서 왔음을 알았습니다. 아빠는 성매매도 안 하는 남자가 어디 있냐고 말하며 엄마에게 사과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빠를 이해해 보려 하지만 마음이 괴롭습니다.
  • 두려움, 분노, 짜증, 허상과 허세로 살았고, 그런 제게서 자란 아이들도 정서적으로 힘들게 지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봐야 할까요?
  •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개인의 습관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습관을 바꿔나갈 수 있을까요?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닫는 말씀을 했습니다.

“금요 법회는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수요일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5월 7일 금요일부터는 일반 시민을 위한 무료 즉문즉설이 진행되니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홍서원으로 법회가 끝나자 각자 모둠별로 화상회의 방에 들어가 마음 나누기를 했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한 후 오전에는 통일특위 의병대회를 하고, 오후에는 고추 모종을 심고, 저녁에는 불교대학생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스님은 농사팀 행자님들과 내일 고추 모종 심을 계획에 대해 의논한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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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

‘기왕 사는 거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선택이 있을 뿐이라는 말씀이 큰 울림으로 남습니다.
불공정에 민감한 20대, 그들의 보수적인 성향, 나의 두 아들은 어떤가? 그들의 어떤생각도 존중 이해해보겠습니다.

2021-04-29 06:34:38

보각

오랜만에 스님께서 정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재밌게 잘 들었어요 스님 고맙습니다.
백일출가생들에게도 만나서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스님.

2021-04-21 17:20:18

박인자

20데가격는 고충과어려움이 동감이갑니다
관점의 시선정리를 잘해야 될거같습니다

2021-04-21 12: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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