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8.27 정토회 총무단 즉문즉설
“온라인 시대, 점점 사람의 온기를 느끼기가 어려워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농사일과 정토회 총무단을 대상으로 온라인 즉문즉설을 했습니다.

혹시나 피해를 입을까봐 우려했던 태풍이 간밤에 조용히 지나가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스님은 비옷을 입고 밭으로 나갔습니다. 아직 먹구름이 섞인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삽을 챙겨 논을 둘러보았습니다.

다행히 논둑이 무너진 곳 없이 태풍이 조용히 지나가 삽을 쓸 일이 없었습니다.

비닐하우스 풀매기

논을 둘러보고 내려와 비닐하우스 3,4동에 풀을 맸습니다.

스님은 양손으로 빠르게 풀을 슥슥 뽑았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스님 뒤로 풀이 가지런히 줄지어 섰습니다.


빨간 고추 따기

풀을 매고 고추가 익어가고 있는 1동으로 갔습니다.

비닐하우스 끝으로 가서 앞으로 나오며 빨갛게 익은 고추를 땄습니다.


스님은 섰다가 허리를 숙였다가 앉았다를 반복하며, 양쪽을 번갈아가며 고추를 땄습니다.



고추 한 소쿠리를 따고 울력을 마쳤습니다. 울력을 마치고 스님은 배추 모종 한 판을 텃밭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정토회 전국 법당의 총무들과 화상으로 연결하여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10차 천일결사를 새로 시작하고 나서 적응하기도 바쁜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국 법당의 총무님들은 상반기 내내 혼란의 시기를 겪었습니다. 스님과의 즉문즉설을 통해 총무들은 그동안 겪었던 어려움을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해소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생방송 카메라를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특유의 경상도식 표현법으로 반가운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여러분들은 제 얼굴 보는 게 지겹지도 않아요? 요즘 매주 수요일 수행법회, 금요일 정기법회, 토요일 아침 천일결사 정진, 일요일 저녁 일요명상. 이렇게 하루 건너 한 번씩 만나잖아요. 예전에는 6개월에 한 번도 보기 어려웠고, 늘 녹화된 영상으로만 만났는데, 요즘은 일주일에도 여러 번 지겹도록 생방송을 보고 있잖아요. 그런데 뭐 또 이런 자리를 마련해서 얘기를 하자고 그래요?” (웃음)

이어서 전국 법당을 책임지고 있는 총무님들의 고민을 들어보았습니다. 전국에서 수십 개의 질문이 올라왔지만, 그중 가장 공통점이 많은 질문 6개가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질문자는 화상으로 연결되어 스님과 직접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분은 요즘 모든 활동이 온라인화 되니 예전과 달리 도반들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 어렵다며 메말라가는 마음을 하소연했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하면 질문자가 좀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온라인 시대, 점점 사람의 온기를 느끼기가 어려워요

“요즘 계속 온라인으로 법회를 하고 활동을 하다 보니 하루 종일 노트북 앞에만 있게 됩니다. 전에는 도반들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면서 소통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뜨거워진 노트북 앞에서만 계속 있으니까 사람이 좀 메말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온라인 상에서도 서로 온기를 느끼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해서 여쭤봅니다.”

“제가 들을 땐 질문자 말이 앞뒤가 좀 안 맞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도반들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격려를 받았으면, 지금은 노트북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격려를 받으면 되잖아요. 노트북이 따뜻하다면서요? 노트북이 도반보다 더 뜨거울 거 같은데요.” (웃음)

“노트북이 너무 뜨거워서 메말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뜨거워서 격려를 받기는커녕 손을 데나요?” (웃음)

“네. 문을 닫고 혼자 방에 앉아서 노트북을 하루 종일 보고 있으니까 제가 좀 이상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서로의 진심이 안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온라인으로 쭉 갈 것 같은데, 제가 잘 적응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수행자는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것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 행사를 오프라인에서 했다면 한 200명이 문경 수련원에 모여야 합니다. 그러면 질문자는 200명 중에 한 명이기 때문에 저한테 보이지도 않는 저 구석에 앉아서 손을 들고 질문을 했을 겁니다. 그렇게 서로 잘 보이지도 않게 멀리 앉아서 대화하는 것이 좋아요? 아니면 지금처럼 저하고 질문자 하고 눈을 딱 맞추고 마주 보고 얘기하는 것이 좋아요? 어떤 방법이 더 대화에 집중도 되고 좋겠어요? 어느 방식으로 할 때 서로의 얘기가 더 잘 들릴 것 같아요?”

“둘이만 마주 보고 얘기하는 지금이 더 집중이 잘 됩니다.”

“지금 그렇게 저하고 질문자 둘이서만 마주 보고 대화를 하고 있잖아요. 질문자는 ‘노트북으로 온라인 법회를 하니까 문제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노트북이기 때문에 훨씬 더 스님과 둘이서만 눈을 맞출 수 있고, 그래서 집중이 더 잘 될 수도 있어요. 도반들하고 화상 회의를 할 때도 ‘노트북이라 뭔가 마음에 있는 얘기를 못한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두 사람만의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좋다’ 이렇게 좋은 점을 생각해보세요.

‘옛날보다 못하다’, ‘오프라인보다 못하다’, ‘체온을 못 느낀다’ 이런 생각들은 다 부정적인 생각이에요. 디지털 문명의 특성을 자꾸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야 돼요. 저는 요즘 온라인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예전에는 농사를 짓다가 오늘처럼 총무단 모임에 참석하려면 3시간 전에 옷을 갈아입고 문경 수련원까지 차를 타고 가야 됐는데, 오늘은 농사일하다가 금방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이렇게 마주 보고 앉아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온라인으로 하는 것이 오프라인으로 할 때보다 좋은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날카로운 칼이 음식을 만드는 데는 좋지만 손을 다칠 위험이 있는 것처럼, 좋은 점이 있으면 또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온라인이 100% 좋은 것만 있었으면 벌써 다 온라인으로 넘어갔겠죠. 좋은 점도 있고 부족한 점도 있는데, 자꾸 부족한 점만 얘기하면 끝이 없습니다. 그러니 좋은 점을 자꾸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하루 종일 앉아만 있지 말고, 한 시간쯤 앉아 있다가 밖에 나가서 잠깐 산책도 하고, 차도 한 잔 마시고, 그렇게 하세요. 회의할 때 2시간 이상은 안 하도록 하고요. 엊그제 일반인을 위한 유튜브 즉문즉설 생방송은 딱 1시간만 진행했습니다. 왜냐하면 온라인으로 진행하면 대중이 오랫동안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은 핵심 활동가들이기 때문에 지금 2시간 동안 법문을 하는 거예요.

온라인으로 오래 집중하는 것은 피로도가 높기 때문에 조금씩 짧게 끊어서 진행하거나, 중간에 휴식을 좀 갖는 등 피로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가면서 하면 됩니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가 갑자기 생기면서 허겁지겁 대응하고 있는 셈인데, 이것이 일상이 된다면 적절하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하루 종일 컴퓨터 게임을 해도 지루하다거나 힘들다거나 삭막하다는 얘기를 안 하는데, 왜 어른들은 컴퓨터 조금 해 놓고 죽겠다고 난리인지 모르겠어요. 아이들과 무슨 차이가 있어서 그런 걸까요? (웃음)

이것도 다 습관입니다. 이런 방식에 습관이 안 들어서 그렇습니다. 그러니 조정을 하면서 연습을 해나가면 큰 문제가 없을 거예요.”

“네, 잘 알겠습니다.”

“노트북에 열이 날 때까지 하지 말고, 좀 꺼 놨다가 쉬었다 하세요. 화상 회의도 중간에 쉬는 시간을 두고 해 보시고요.”

“알겠습니다.”

질문자는 환하게 웃음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지역을 중심으로 주간반과 저녁반을 통합하고 나니 모둠원들이 참석하는 수행법회 시간이 서로 달라서 법회 후 모둠 활동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 총무의 권한으로 활동가를 부서에 배치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는 회원이 있습니다. 이 사람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온라인 활동으로 화상회의가 많아지니 가족과의 단절이 많아지고, 남편이 노트북을 버려야겠다고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 합니다. 화상회의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대안이 없을까요?
  •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온라인 수업으로의 전환으로 인해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 그런 속에서 법당 총무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 코로나19 이후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니까 예전에 비해 자꾸 허전한 마음이 듭니다.
  • 코로나 사태 이후 법당에 들어오는 수입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출 비용을 줄이는 건 어려운 상황인데, 법당 운영비에 대해서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화상회의 채팅창에서도 현장 질문을 즉석에서 받았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스님은 이에 대해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만약에 앞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몇 년간 지속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분들이 우려를 하시는데, 우리는 선택을 하면 됩니다. 오프라인으로 모일 수가 없으니 사업을 접거나, 이런 상황에도 사업을 지속하거나, 아니면 이 기회를 이용해서 더 확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거나, 이것은 우리의 선택이에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 이것이 남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온라인으로 바뀌면 총무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행자라면 늘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대에도 온라인 활동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온라인에 대해 연구를 하면서 여러 대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가는 것이 정말로 필요하다면 그런 대안들이 대중 공사를 통해서 결정이 될 겁니다. 먼저 전국대의원회의를 통해서 결정되면 서원행자회의에서 승인을 받게 되고, 다시 전체 회원들에게 여론조사를 하거나 투표를 하는 과정을 거쳐서 최종 결정이 되지, 어떤 특정인이 결정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는 것을 아직 공론화 하기는 이릅니다. 코로나 문제가 장기적으로 갈 것이라는 예측이 있기 때문에 지금 많은 연구를 하고 있지만, 정말 장기적으로 갈지 안 갈지는 아무런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되든, 저런 상황이 되든, 정토회는 대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웃음)

방송을 마치며 다시 한번 코로나 사태와 온라인 기술로 혼란을 겪고 있는 총무들을 격려했습니다.

노트북을 보고 있는 게 정말 힘들다면 이걸 해보세요

“제가 요즘 시골에서 농사를 짓잖아요. 그러다 보니 몸이 성한 데가 없어요. 다리고 팔이고 전부 긁히고 벌레에 물리고 그렇습니다. 얼굴도 벌레에 물린 부분은 딴딴해져서 여기저기 종기가 났어요. 시골에 살면 미용하고는 거리가 멀어질 것 같아요. 시골에 가서 안 살려는 여성분들의 마음을 예전에도 알긴 했지만, 요즘 새삼스럽게 더 이해가 됩니다. (웃음)

시골에서 농사지으면 얼굴이 햇빛에 그을리고 여기저기 벌레에 물리는데, 텔레비전에는 맨날 예쁘고 하얀 얼굴에 날씬한 사람들이 나오니까 드라마를 봐도 기분이 나쁠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농사일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드라마를 만들 때 농사짓고 노동하는 일반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좀 많이 반영해서 만들면 좋겠다’

대부분의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이 1%도 안 되는 서울의 재벌집, 부유층, 인기 많은 연예인을 소재로 하니까 현실성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여러분은 텔레비전에서라도 그런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 나은가요? (웃음)

즉문즉설을 해보면, 남편은 나이 들어서 고향으로 귀농하겠다고 하고, 아내는 죽어도 안 가겠다고 해서, 집안 갈등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농사일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도, 막상 와서 일을 해보니 가장 큰 문제가 풀을 뽑는 것과 벌레에 물리는 거예요.

풀은 베도 베도 끝이 없고,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습니다. 옛날에 동네 할머니가 이런 얘기를 한 걸 들은 적이 있었어요. 어떤 분이 밭에 제초제를 뿌리면 식품에 제초제가 남아서 건강에 해롭다고 하니까, 옆에 있던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어요.

‘음식에 남은 제초제 먹고 죽는 것보다 밭에서 풀 뽑다가 밭고랑에서 엎어져 죽는 게 더 빠르다’

예전에는 우스개 소리로 들었는데, 농사를 지어보니 정말로 풀이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벌레예요. 아침에 밭에 나오면 얼굴에 그물망을 치고 일을 해야 할 만큼 모기나 벌레가 얼굴에 달려듭니다. 벌집 건드렸을 때 벌들이 달려드는 정도로 달려들어요. 그런데 농사를 지으려면 이 문제는 해결할 길이 없어요.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농사짓는 게 힘들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에요.

‘컴퓨터 보는 게 정말 힘드시면 이곳에 내려와서 농사를 지어 보세요.’ (웃음)

이 얘기를 드리고 싶어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마지막으로 200여 명의 참석자 중 몇 분의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처음에 스님께서 ‘정토회 오기 전에 원래 힘들지 않았냐’ 하실 때 ‘아, 맞다’ 싶어서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제가 정토회 활동을 하면서 예전보다 많이 행복하게 살고 있거든요. 그걸 잊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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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은 스님의 답변을 듣고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스님도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마지막에 ‘스님과의 대화는 결정사항이 아니다’라고 얘기하신 것에서 위안을 받았습니다. 어떤 회원들은 스님이 말씀하셨는데 왜 그러냐고 문제 제기를 하셨거든요. 오늘 이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어떤 회원이 그런 문제를 제기하면 이렇게 대답하세요.

‘법륜 스님은 아무런 결정권이 없는 사람이에요. 법륜 스님은 정토회에서 법문 하는 것을 맡고 계시지, 정토회 운영에는 아무런 결정권이 없습니다’

이렇게 딱 부러지게 얘기하시면 됩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그리고 참석자 모두가 모니터 속에 빼곡히 얼굴을 내민 채 손을 흔들며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예전처럼 계단 위에 줄을 서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모니터 화면을 캡처하는 순간 저절로 단체 사진이 만들어졌습니다.

스님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방송실을 나와 스님은 곧바로 작업복을 갈아입고 밭으로 향했습니다.

배추 심기

텃밭에 다 자란 깻잎, 상추를 뽑아내고 다시 김장 배추를 심었습니다. 빈 땅에 거름과 부엽토를 뿌리고 삽으로 잘 섞어주었습니다.

거름을 잘 섞은 다음 두둑을 만들었습니다.

“작년에 이쪽은 가로로 두둑을 만들었는데 올해는 세로로 만들어 봅시다. 해가 이쪽으로 비치니까 그게 더 좋겠어요.”

삽으로 땅을 높이고 레기로 잘 다듬었습니다. 커다란 팥시루떡을 펼쳐놓은 것 같은 두둑이 뚝딱 만들어졌습니다. 고슬고슬한 흙 위로 땀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두둑을 만든 후 비닐을 씌워주었습니다.

비닐을 다 씌우고 배추를 심었습니다.


배추를 다 심고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딸기 잎이 무성하던 땅에도 배추를 심기로 했습니다. 딸기 뿌리는 두고 줄기만 벴습니다.

“딸기는 내년 봄에 열매를 맺을 거니까 뿌리만 살려두고 사이사이에 배추를 심어야겠어요.”

스님은 손바닥만 한 땅도 놀게 놔두지 않았습니다.

“딸기 모종을 어떻게 하지?”

딸기 줄기를 베다가 딸기 모종이 한 다발 나왔습니다. 스님은 빈 땅을 찾아 서성거리다 국화 뒤에 풀이 무성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풀을 베고 딸기를 옮겨 심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화에 지지대를 세우고 줄로 묶어주었습니다. 풍성하게 자란 국화 줄기가 땅으로 처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작업복이 온통 땀에 젖은 채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저녁에도 일을 해야 농사에 진척이 있네요.”

사용한 도구까지 정리하고 나니 해는 이미 산 너머로 지고,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조금씩 해 지는 시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스님은 땀을 씻어내고 업무를 본 후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부터 이틀 동안은 하루 종일 전국대의원회의가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릴 예정입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정토회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대의원회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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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여래심

첫 온라인 경전반 입학식~
몇 시간 스크린 앞에 앉아 동참하며 적응하느라 몸과 맘이 불편하였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2020-09-17 20:46:10

들꽃

힘들다 생각들때 빠르게자라는 잡초, 달려드는 벌레를 견뎌내야하는 농사일을 생각하겠습니다.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2020-09-01 21:36:55

무소유

잡초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잡초가 마음속 번뇌와 같다고 느껴지네요

2020-08-31 17: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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