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7.10 두북 특위 회의, 금요 정기법회
“화를 없애는 근본치료법”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새벽에 농사일을 하고 저녁까지 두북특별위원회 회의를 했습니다. 저녁에는 온라인 금요 정기법회 생방송 촬영을 하고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예불과 기도를 드렸습니다. 새벽부터 창밖으로 구슬비가 내렸습니다. 스님은 우비에 장화를 신고 비닐하우스로 나갔습니다.

“벌이 없어서 참깨 수정을 해야 할 텐데...”

허리춤까지 자란 참깨를 둘러보고 스님은 3동으로 가서 풀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비옷을 벗고 계속 풀을 맸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풀을 다 뽑고 입구에 있는 풀을 뽑았습니다.

하우스 밖으로 나오니 물이 천천히 흐르는 수로가 보였습니다. 스님은 수로에 물이 잘 빠지도록 괭이로 깊이 파 물길을 열어주고, 수로 끝에 쌓인 흙을 치웠습니다.



비는 쉴 새 없이 내리고, 스님의 일도 끝이 없었습니다. 비닐하우스 사이에 크게 자란 풀을 뽑고, 여기저기 자란 풀을 계속 뽑았습니다.



“이제 딸기 모종을 옮겨 심으러 갑시다.”


이번에는 텃밭으로 가서 딸기 모종을 캤습니다. 특별한 계획 없이 심어둔 딸기 모종이 수십 뿌리로 번졌습니다. 스님은 대야 가득 모종을 옮겼습니다.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딸기 모종을 들고 수련원으로 가서 모종을 옮겨 심을 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수련원에 있는 밭은 이미 각종 작물로 가득 찼습니다. 스님은 수련원 한쪽 구석에 풀이 무성한 곳으로 갔습니다. 호미와 낫으로 풀을 베서 모종 심을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질퍽한 땅에 딸기 모종을 빠르게 옮겨 심었습니다. 우비를 입어서 비는 피했지만 땀으로 작업복이 다 젖었습니다.




빗물에 장갑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9시가 다 되어 울력을 마쳤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치고 10시 30분부터는 두북특별위원회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온라인 불교대학, 온라인 경전반 준비를 주제로 논의했습니다. 당장 9월부터 개강을 하려면, 온라인에 맞게끔 교과과정을 재편하고 진행자 교육을 빠르게 진행해야 합니다.

오후 3시까지 온라인 불교대학, 경전반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개원법회와 이후 일정을 정리했습니다. 회의를 마칠 무렵 한 분이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만약 내년에도 코로나가 확산되면 어떡하죠?”

“그러면 다수가 모이는 법회는 무조건 할 수 없어요. 코로나 핑계 대고 안 할 수 있으면 좋죠. 다수가 모이는 법회를 못하게 되면 좋은 점도 있어요. (모두 웃음)

코로나가 사라지면 세상이 좋아져서 좋고, 코로나가 있으면 지구 환경이 덜 오염되는 장점도 있어요. 정토회도 온라인에 대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는 좋은 점이 있어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게 수행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대응책을 마련하되, 상황이 바뀌면 또 거기에 맞춰서 사는 거예요.”

6시 30분에 회의를 마치고 스님은 잠시 원고 교정 업무를 본 후 저녁 7시 30분에 생방송 카메라 앞에 앉았습니다.

오늘은 금요 정기법회가 있는 날입니다. 1700여 명의 회원들이 생방송에 접속한 상태에서 정기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은 먼저 요즘 근황을 공유했습니다.

“오늘은 정토회의 정기법회 날입니다. 제가 있는 이곳 남부지방은 날씨가 매우 덥습니다. 장마철이라 비가 와서 시원했는데, 오후에 비가 멎으면서 지금 등에 땀이 줄줄 날 정도로 갑자기 더워지네요.

여러분도 지난 일주일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는 농사일을 하고, 오후에는 정토회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 법사님들과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여러분들과 생방송으로 법회를 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짧게 인사말을 한 후 곧바로 즉문즉설로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총 8명이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서면으로 질문한 분 4명, 영상으로 질문한 분 4명이 순서를 교차하며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분은 분노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분노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상담하면서 내면에 분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담에서는 분노를 대면하고 마음껏 표출해야 해소가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스님께서는 감정이 일어나는 그 순간을 알아차리라고 말씀하십니다. 둘 다 방법이 다를 뿐 같은 것일까요? 생각이 일어난 것을 알아차릴 때는 잠시 후에 호흡으로 돌아오게 되거나 다른 생각으로 바뀌는데, 분노를 알아차릴 때는 분노가 더 증폭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일을 하면서 잠시 회피하거나 억누를 때가 많습니다. 분노가 올라오는 즉시 알아차려서 흘려보낸다는 것은 어떤 건가요?”

“화는 어떨 때 날까요? ‘아이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는 화가 나지 않습니다.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 이런 생각이 들 때 화가 납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내가 옳다’ 하는 집착으로 인해 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내가 옳다고 할 것이 없다’

이것이 법의 진실입니다. 다름을 인정하면 화날 일이 없어집니다. 이렇게 본질을 보지 못하고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라고 생각하면 화가 나게 되는 겁니다.

화를 다스리는 응급치료법

그렇다고 화를 내면 싸움이 되니까 참게 됩니다. 물을 끓을 때 뚜껑을 덮어놓으면 압력이 올라가서 시간이 지나면 돌을 올려놓아도 뚜껑이 열리는 것처럼 화도 한 번, 두 번, 세 번 참게 되면 결국 터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참지 않을 수 없는 상황도 있어요. 옛날 여성들은 대들면 쫓겨나니까 참아야 했고, 어린 아이도 어른한테 참아야 했으며, 신분이 낮은 사람도 신분이 높은 사람한테 참아야 했습니다. 참으니까 엄청나게 압력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 보니 화병이 생기게 된 겁니다. 화병은 옛날 말이고 요즘에는 스트레스라고 부르죠.

스트레스를 받으면 뒷목이 당기고 머리가 아프며 눈이 침침한 증상이 생깁니다. 이때 응급치료는 막 욕을 하고 화를 내도록 해서 그 화를 풀어주는 겁니다. 병원에서 하는 치료법 중 하나는 남편한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화병이 생긴 사람에게 인형에 남편 얼굴을 붙여놓고 방망이로 때리면서 욕을 하도록 하는 거예요. 또 옛날 여성들이 빨래터에서 빨래 방망이로 빨래를 때리면서 시어머니와 남편 욕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푸는 한 방법이었습니다. 이런 방식들도 그 나름대로는 치료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심리 치료를 받으러 가면 화병이 난 사람은 우선 화를 풀도록 해줍니다. 이렇게 화를 풀면 뒷목이 당기거나 눈이 침침했던 증상들이 일부 없어집니다. 그러나 이건 응급 치료이지 근본 치료는 아닙니다. 응급 치료만 자꾸 하게 되면 화를 내고 풀고 하는 것이 계속 반복될 뿐입니다.

화를 없애는 근본치료법

그러면 근본 치료는 어떤 것일까요?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하는 겁니다. 사람은 서로 다르다는 것이 진실이에요. 내 입장에서는 내가 옳지만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 사람이 옳아요. 며느리 입장에서는 며느리 자신이 옳고,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시어머니 자신이 옳다고 합니다. 여당에게 물어보면 여당 자신이 옳고, 야당에게 물어보면 야당 자신이 옳고, 진보에게 물어보면 진보 자신이 옳고, 보수에게 물어보면 보수 자신이 옳다고 합니다. 남한한테 물어보면 남한 자신이 옳고, 북한한테 물어보면 북한 자신이 옳고, 미국과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게 인간 세상입니다. 그래서 갈등이 생기는 거예요.

진실은 나와 너는 서로 다르다는 겁니다. 믿음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견해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릅니다. 다르다고 인정하면 갈등이 일어날 게 없어요. 그런데 우리의 사유 체계는 늘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에 항상 자신이 옳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상대방이 그른 게 됩니다.

서로 다르구나

응급 치료가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라면, 근본 치료는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르다는 점을 늘 인정하고 있으면 화가 일어날 일이 없어요. 자신도 모르게 내가 옳고 상대가 그르다고 생각하는 순간 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만약 화가 확 일어났다면 ‘내가 사로 잡혔구나’ 하고 빨리 알아차리면 됩니다. 그런데 내가 옳다는 생각을 계속 붙잡고 있으면 화가 점점 커집니다. 화가 나는 이유는 상대 때문이 아닙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서 내 의견만 주장하고 있었구나’

이렇게 관점을 탁 돌려야 화가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너무 흥분해버린 상태에서는 아무리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해도 이미 압력이 크기 때문에 화가 가라앉지 않습니다.

화가 일어나려는 찰나에 자신이 놓쳤음을 알아차리면 화는 금방 가라앉습니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한 사람은 우선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제가 말하는 이 수행은 근본 치료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보왕삼매론에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도웁게 되나니’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 뜻은 이해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제게 억울한 누명을 씌운 상대가 원망스럽습니다.
  • 시어머니와 12년째 같이 살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저를 돈 벌어오고 자식 키우는 존재로 생각합니다. 임신 때 받았던 상처까지 되살아나 너무 서운해요. 시어머니와 어떻게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
  • 코로나 및 회사 사정으로 최근 업무량이 늘어나 퇴근 시간이 늦어졌습니다. 일을 잘하면 그나마 다행일 텐데, 일을 못해서 상사에게 구박까지 받아요.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 스님께서 정토회원들은 ‘돈거래, 상거래, 연애’는 금지라고 하셨습니다. 정토회원이 운영하는 사업체를 이용하는 것도 안 되나요?
  • 오빠는 일명 태극기 부대라고 불립니다. 몇 달 전에 가족이 모인 카톡방에 우리나라가 공산화되고 있다고 하기에 제가 그럴 일 없다고 썼어요. 그 이후로 오빠가 저는 물론이고, 제 아이들 전화도 안 받아요.
  • 정토회는 수행공동체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당에서 종교 행사인 백중, 동지, 정초기도, 천도재 등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행사를 없애면 어떨까요?
  •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관계 해결에는 더 유리한 면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재선이 쉽지 않을 것 같고 어렵사리 되더라도 북미관계를 해결할 추진력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만약 민주당이 정권을 잡게 되면 또다시 역사적인 후퇴를 하게 될까봐 걱정됩니다.

영상 질문과 서면 질문이 번갈아가며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가운데 금세 1시간 30분이 지나갔습니다.

“오늘 대화가 많이 길었네요. 오늘 법회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주 법회 일은 백중기도 입재일이기 때문에 백중의 의미가 무엇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스님은 합장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한 후 법회를 마쳤습니다.

생방송이 끝나고 스님은 곧바로 짐을 챙겨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앞으로 5일간은 서울에서 일정이 계속 이어집니다. 내일은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 경전반 졸업식, 두북 특별위원회 결과 공청회가 있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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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나

지금 사로잡혀있는 감정은 무엇일까???
순간 살펴봅니다 역시 내가 옳다입니다
그래서 원망과 짜증이 함께 일어납니다
그냥 상대와 나는 다를뿐!!! 다시 넘어졌습니다
툭툭 털며 벌떡 일어납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20-07-23 21:12:55

서은정

화가 나는 이유는 상대 때문에 아니고, 내가 상대와 다르다를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면에서 일어나는 것이였습니다. 만약 화가 확 일어나면, 내가 또 사로잡혔구나하고 인정하고 빨리 알아차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2020-07-15 19:14:11

선주행

다름을 인정해라.늘 새기고 살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2020-07-15 10: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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