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2.27 대구시 의사협회 마스크 전달
“대구시 의료인 여러분, 힘내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시를 방문하여 대구시 의사협회에 마스크 5000장을 기증했습니다.

비가 그치고 날이 화창하게 개었습니다. 두북 정토수련원에 있는 산수유 나무에는 꽃이 활짝 피어 봄소식을 알렸습니다.


방송에서는 연일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의료용 마스크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돈이 있어도 마스크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대구시 의사협회 회장님이 방송에 나와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원래 오늘은 행자님들과 경주 남산을 산책 갈 예정이었는데, 이 방송을 보고 스님은 급하게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대구 의료진들에게 마스크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에서 JTS 실무자가 마스크 5000개를 싣고 운전해서 내려왔습니다. 스님도 대구로 향했습니다.

대구 시내에 들어서자 도로변에 가게들이 거의 다 문을 닫았습니다. 늘 정체가 심하던 대구역 앞 사거리에도 차량이 몇 대 보이지 않았습니다. 텅 빈 도시를 보니 코로나19로 인한 대구시민들이 어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구시 의사협회에 도착하기 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 수성 법당을 방문했습니다. 법당은 당직자를 한두 명을 제외하고 인기척도 없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손세정제로 손을 씻은 다음 법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다들 잘 지내세요?”

“정토회 회원들도 법당에는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어제까지 총무님 혼자서 법당을 지켰습니다.”

3일 전에 두북에서 향존 법사님을 통해 전달한 마스크가 당직실에 잘 도착해 있었지만, 아직까지 찾아가지 않은 마스크가 많았습니다.

“법당에 회원들이 안 나와서 마스크도 아직 전달을 다 못했습니다.”

“조금만 힘을 내세요.”

법당을 지키고 있는 당직자를 격려한 후 대구시 의사협회로 이동했습니다.

대구시 의사협회 김성우 사무처장님이 건물 앞에서 스님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각 병원마다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난리였는데, 정말 잘 쓰겠습니다.”

“원래는 대구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지원하려고 했었는데, 의료인들조차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해서 의료인들에게 먼저 마스크를 전달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KF94 의료용 마스크입니다.”


“JTS에서 지금 마스크 5000개 받았다고 했더니, 각 병원에서 아마 5분 이내에 와서 찾아가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네. 수고가 많으십니다. 저희들도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마스크는 한 박스에 1000개씩 총 5개의 박스를 전달했습니다.


의사협회 사무처장님은 거듭 JTS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대구시는 27일 기준으로 113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전체 1766명의 64%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스님은 사무처장님에게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지 물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신천지 교회에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을 때 초기에 막았어야 했는데, 신천지 교인들이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있는 다른 교회로 이동하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청도 대남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그 병원 전체가 다 감염되었거든요.”

“코로나19가 이렇게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신천지 교인들도 조심했을 텐데, 그들도 이것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며칠 사이에 이렇게 전염이 된 게 아니라 전염이 되기 시작한 건 한 달도 넘은 것 같거든요.”

“가급적 지금은 외출을 삼가시고,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하셔야 합니다. 손세정제로 항상 손을 씻어야 해요. 건강한 사람은 감기처럼 지나갈 수도 있는 병인데, 약한 사람은 큰일이 나는 거죠.”

“이럴 때는 혼자 사는 스님들이 제일 좋은 조건이네요. 절에는 관광객도 못 오게 한다고 하거든요.”

“이제는 확산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감기 치료하듯이 그렇게 해야 할 거예요. 확진자가 몇 명 안 될 때는 동선을 파악해서 차단을 하려고 했지만, 지금 확진자가 천 명이 넘는데 그 사람들의 동선을 어떻게 다 파악합니까. 차단은 어렵고,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하고, 계속 치료를 해야죠. 상황은 암울합니다. 치료제가 나오려면 최소 1년은 걸려야 하거든요.”

“병이 있거나 노약자들은 특히 조심해야 돼요.”

“청도 대남병원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온 이유는 전부 중증 환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몸이 약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때 위험한 겁니다.”

대화를 나누던 중 마스크가 도착한 지 5분도 채 안 되어서 다른 병원에서 응급차를 타고 마스크를 받으러 왔습니다.

1분이 지나자 또 다른 병원에서 마스크를 받으러 왔습니다. 다급한 상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산한 대구시내를 통과해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두북 수련원에 도착하자마자 목공소를 설치할 공간을 살펴보았습니다. 재활용 유통 사업을 이곳에서 시작하게 되면 물품 수리도 이곳에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어있는 이 창고를 목공소로 쓰면 좋을 것 같아요. 컨테이너는 어디에 두면 좋을까요?”

“컨테이너는 너무 낡고, 창문도 없고, 사용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요. 수리비가 더 많이 나올 겁니다.”

“창문이 없으면 비닐을 덮어서 쓰면 돼요. 수리가 필요하면 기술이 있는 봉사자를 알아봅시다.”

낡은 컨테이너가 버리기 아까운 스님은 겨우 실무자를 설득했습니다.

행자님들에게는 다음에 경주 남산에 산책을 가자고 양해를 구하고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비닐하우스 옆에 있는 컨테이너와 그 주변에서 나온 폐자재들을 고물상으로 전달한 후 비닐하우스를 추가로 더 지을 수 있을지 실측도 하고, 모종을 둘 구역도 준비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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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_^

2020-05-29 16:10:37

혜덕 정희도

스님 감사합니다.

2020-03-07 11:59:52

황영희

대구시민 힘내세요~
의료인봉사자님~
고맙습니다

2020-03-05 06: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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