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1.18. 석가족 명상수련 1일째
“명상을 할 때 중요한 세 가지”

안녕하세요. 스님은 오늘부터 상카시아에서 2박 3일 동안 석가족을 위해 명상수련을 안내합니다.

어제 델리 한국문화원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마치고 밤 8시 40분에 상카시아로 출발했습니다. 도착예정시간은 새벽 3시입니다. 복잡한 델리 시내를 빠져나가는 동안 스님은 감기 몸살이 심해서 맨 뒷자리에 누워서 가고, 나머지 일행은 앉은 채로 잠이 들었습니다. 밤 12시 30분, 차가 갓길에 섰습니다. 바퀴 한 쪽이 퍼졌습니다. 차 밖으로 모두 내려야 했습니다.

운전기사와 조수가 내려 타이어에 바람을 불어넣고 교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타이어를 갈 만큼 차를 들어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타이어를 빼서 새 타이어를 끼우기가 어려웠습니다. 타이어를 끼우려고 아래 흙을 파내다가 차가 더 꺼져버렸습니다.

돌을 주워다 받쳐보고, 흙을 파보고, 차를 밀어보고 온갖 시도를 하다가 1시간이 지나 도로 정찰요원이 나타났습니다. 비상등도 켜주고 비상봉도 세워주고 자신들의 차 안에서 기다릴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차가 퍼지고 한 시간 반 후에 서비스센터에서 장비를 가지고 출동해주어서 두 시간 만에 겨우 타이어를 갈았습니다. 언 발을 동동 구르다 안심하며 차에 올랐습니다. 난방이 안 되는 차 안에서 침낭을 두르고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이미 새벽 3시가 가까웠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습니다.

차는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안개 속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6시에 또 차가 멈췄습니다.

“안개가 너무 심해서 못 가겠어요.”

주유소에서 1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어제 인도에서 출발한 성지순례객들이 한국에 잘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한국보다 가기 어렵네.”(모두 웃음)

12시간만인 아침 8시 40분이 되어서야 상카시아 담마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담마센터 입구에는 성지순례객들에게 나누어주었던 꽃목걸이가 아직 시들지 않은 채 걸려있었습니다.

“저는 몸이 안 좋아서 명상수련 시작 전까지 좀 쉬겠습니다.”

스님은 감기가 걸린 채로 밤새 난방이 안 되는 차를 타고 와서 감기가 더욱 심해졌습니다. 담마센터에서 휴식한 후 명상수련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명상수련은 인도인 석가족을 위해서 열렸습니다. 담마센터 바로 옆 인도 스님인 다르마팔라 스님이 운영하는 절에서 진행했습니다. 석가족 봉사자들, 한국인 활동가들이 함께 수련을 준비했습니다. 인도JTS 사무국장 보광법사님이 총괄하고, 석가족 청년회 회장 수바스지가 실무 총괄을 맡았습니다. 수바스지는 수련 바라지를 하고, 수바스지의 아내는 명상수련에 들어갔습니다.

3시부터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상카시아 인근 인도인 스님들과 차로 두 시간 거리의 이타와에 사는 석가족들이 참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접수를 하고 명상 자리와 방을 배정받았습니다. 휴대폰, 지갑, 필기구, 장신구도 반납했습니다. 목, 팔, 발에 장신구를 주렁주렁 달고 있었던 석가족 여성들은 장신구도 빼야된다고 하자 놀란 눈으로 웃으며 장신구를 하나하나 뺐습니다.

실무총괄 수바스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원래 계획은 150여 명이었는데 참가신청서를 낸 사람은 50여 명이었습니다. 오늘 참가한 사람은 남자 17명, 여자 10명으로 총 27명이었습니다. 보광법사님이 스님께 물었습니다.

“스님, 수련을 취소하는 게 어떨까요?”

“처음이라 그러니 계획대로 진행해봅시다.”

적은 인원이지만 명상수련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접수를 마친 참가자들은 묵언을 하고 남자, 여자로 나뉘어 명상홀로 들어갔습니다.

4시 30분부터 공간 사용, 수련 규칙 등 안내를 시작했습니다.

“수련 중에는 일체 묵언합니다. 주어진 음식 외에 간식을 먹지 않습니다.”

저녁 식사는 감자 한 알과 따뜻한 우유입니다.

저녁을 먹고 6시 20분부터 본격적으로 명상수련을 시작했습니다. 명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스님이 명상하는 법에 대해 안내했습니다.

“먼저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인 담마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상가에 귀의합니다.”

스님은 삼귀의를 한 후 눈을 감고 명상하듯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쁘리앙카지가 통역을 했습니다.

“명상은 모든 고뇌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져서 마음의 상태가 고요함에 이르는 것입니다. 명상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합니다.

첫째,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 합니다.
둘째, 마음이 한 곳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셋째, 그 집중된 것에 대하여 뚜렷한 알아차림이 유지돼야 합니다.

먼저 여러분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십시오. 긴장하지도 말고, 잘하려고 애쓰지도 말고, 안 되니까 그만둬야겠다며 물러서지도 말고, 그냥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갖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콧구멍 끝에 집중합니다. 지금 마음을 콧구멍 끝에 집중해보십시오. 내가 숨을 쉬고 있나, 숨을 안 쉬고 있나 한번 확인해 보세요. 확인해 보면 ‘숨을 쉬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숨이 들어오기도 하고 숨이 나가기도 합니다. 숨이 나갈 때 나가는 줄 알아차리고 숨이 들어올 때는 들어오는 줄 알아차립니다. 바깥의 소리에 마음을 빼앗기면 숨이 들어오는지 나가는지 모르고 호흡을 놓치게 됩니다. 경전에 보면 ‘바깥에서 천 개의 벼락이 쳐도 꿈쩍하지 않고 다만 호흡을 알아차린다’고 나옵니다.

몸에서 일어나는 이런 저런 감각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아야 합니다. 다리가 아프다든지, 어디가 가렵다든지, 이런 데에 마음을 빼앗기면 안 됩니다. 졸음에 마음을 빼앗겨서도 안 됩니다. 과거 생각이나 미래 구상에 마음을 빼앗겨서도 안 됩니다. 밖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든, 몸에서 어떤 감각이 일어나든, 졸음이 오든, 머릿속에서 과거의 생각이나 미래의 생각이 떠오르든, 거기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오직 마음을 코끝에 집중해서 숨이 들어오고 숨이 나가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만약에 나도 모르게 놓쳤다 하면 ‘놓쳤구나’ 하고 알아차리고 다시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놓쳤다고 ‘실수했다, 잘못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놓쳤으면 ‘놓쳤구나’ 하고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먼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고 마음을 콧구멍 끝에 집중해서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놓치면 ‘놓쳤구나’고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이렇게 꾸준히 해나갑니다. 처음에는 자꾸 놓치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알아차림이 길어집니다. 먼저 해보고 또 어떤 어려움이 생기면 그때 가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자세는 왼발을 오른발 위에 올리든 오른발을 왼발 위에 올리든 먼저 반가부좌를 합니다. 그리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읍니다. 오른발을 왼발 위에 올려 앉을 때는 오른손을 왼손 위에 올립니다. 반대로 왼발을 오른발 위로 올려 앉을 때는 왼손을 오른손 위로 올립니다. 허리를 꼿꼿이 펴고 눈을 편안하게 감습니다. 몸에 긴장이 들어간다면 긴장을 풉니다.

그리고 마음을 콧구멍 끝에 집중해서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놓치면 다시 합니다. 조금 된다고 들뜨지 않고, 조금 안 된다고 좌절하지도 않고, 그냥 꾸준히 해나갑니다. 죽비를 세 번 치면 명상을 시작하고 죽비를 세 번 치면 명상을 마칩니다.

죽비를 세 번 치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법당 안을 천천히 걷습니다. 걸을 때는 자기 동작에 깨어있습니다. 왼발이 나갈 때는 왼발이 나가는 줄 알고, 오른발이 나갈 때는 오른발이 나가는 줄 압니다. 일어설 때는 일어서는 줄 알고, 걸을 때는 걷는 줄 알고, 움직일 때는 움직이는 줄 알고, 설 때는 서는 줄 알고, 앉을 때는 앉는 줄 압니다. 이렇게 자기 동작에 깨어있습니다. 앉아 있을 때 죽비를 세 번 치면 호흡을 알아차리고, 죽비를 세 번 치면 가부좌를 풀고 조용히 걸으면서 동작을 알아차립니다.”

설명을 마치고 스님은 죽비 세 번을 쳤습니다. 스님의 안내대로 참가자들은 가부좌를 하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명상에 들었습니다.

인도인들이 처음하는 명상이라 30분 명상을 하고 10분 포행을 했습니다.

“잠시 포행 합니다.”

다시 명상을 했습니다.

“자세를 바로 합니다. 가부좌를 하고 두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눈을 지긋이 감습니다. 마음을 콧구멍 끝에 모아서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놓치면 다시 알아차립니다. 바깥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더라도, 몸에서 어떤 감각이 일어나더라도, 졸음이 오더라도, 어떤 생각이 떠오르더라도 거기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오직 콧구멍 끝에 집중해서 숨이 들어올 때는 들어오는 줄 알고, 숨이 나갈 때는 나가는 줄 알아차립니다. 놓치면 놓쳤구나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꾸준히 해나갑니다. 긴장하지도 말고, 잘하려고 애쓰지고 말고,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한 상태에서 다만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기침이 나고, 다리가 아프고, 방구가 나오고, 바깥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음을 빼앗길 거리는 많지만 계속 호흡으로 돌아오는 연습을 했습니다.

첫날 수련은 밤 9시에 마쳤습니다. 명상을 마치고 나오니 온통 깜깜해져있었습니다. 내일은 새벽 5시에 일어나 5시 20분부터 명상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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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숙

스님께서 많이 편찮으시다니 제 마음도
몹시 불편합니다
스님께서 편찮으신데 왜 내가 불편할까?
스님 께서 오랫동안 저희 곁에 계셔
주시길 바라는 욕심 때문 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부디 빨리 회복 하시길 빕니다

2020-02-01 05:37:11

한추영

명상에 대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상에 관심 둔지 삼십년이 다 되어 가는데 힘들면 포기하고 회의가 들어서 아직도 제대로 해본적이 없습니다. 스님 말씀을 읽다보니 다시 발심이 생기네요. 감사합니다.

2020-01-24 12:45:19

이원우

스님 고맙습니다.
감가 빨리 나으시고 건강하세요.

2020-01-23 08: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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