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하루

2019.11.15~16 평화재단 창립 15주년 기념 심포지엄, 통일의병 임명장 수여식
“지금 여기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평화재단 창립 15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습니다.

두북 정토수련원을 출발한 스님은 오후 1시 30분에 서울 프레스센터 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2시부터 6시까지 평화재단 연구원 주관으로 ‘인도 태평양 전략과 한미동맹의 미래’를 주제로 여러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있었습니다.

제1마당에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와 국가 전략을 분석한 후 인도 태평양 전략에 대해 중점적으로 발표하고 토론했습니다. 제2마당에서는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방안을 중심으로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했습니다.

스님은 전문가들의 발표를 경청하며 때로는 메모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발표문을 꼼꼼히 읽어보기도 하며, 한반도 정세에 대해 조망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시간 동안의 긴 토론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앞으로 나와 닫는 인사를 했습니다. 프레스센터에 행사가 많아서 오후 6시까지는 반드시 마쳐야 해서 발표 내용을 들은 소감을 길게 말하지는 못했습니다.

“평화재단이 창립된 지 올해로 15년째가 되었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저희들이 나름대로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노력한 만큼의 결과는 썩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직도 한반도 평화라는 똑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습니다.

오늘 좋은 발표를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신 평화연구원 김형기 원장님 이하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좋은 발표를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평화재단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도움되는 일을 계속 찾아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큰 박수와 함께 심포지엄을 모두 마쳤습니다. 스님은 연단에서 내려온 발표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번 전했습니다.

11월 16일

오늘은 평화재단 통일의병학교 2기 임명장 수여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오전에 원고 교정을 비롯해 업무를 본 스님은 오후 2시에 임명장 수여식이 열리는 평화재단 3층 강당에 도착했습니다.

평화재단에서는 오전부터 통일의병학교 2기 워크숍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지난 9월 말부터 서울, 안산, 부산, 대전, 광주, 익산, 대구에서 통일의병학교를 이수한 98명이 참가했습니다. 오전에는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에게 ‘미중 전략 경쟁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강의, 오후에는 법륜스님에게 ‘통일의병이 나아갈 길’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통일 의병장 법륜스님을 모시겠습니다!”

영상으로만 만났던 스님이 단상에 오르자 참가자들은 뜨겁게 환영했습니다.

“오늘 주어진 강의 주제는 조금 구태의연하지만 ‘통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지금 한반도에서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면 저는 평화가 가장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다시 신(新) 냉전으로 간다면

지금 동아시아의 안보 질서가 급격히 바뀌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냉전 질서에서는 미국과 소련이 뒤에 있고, 그 앞에 일본과 중국, 남한과 북한이 팽팽하게 긴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팽팽하게 긴장이 되어 있을 때는 힘의 균형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수가 없어요. 다시 말해 냉전 속의 평화를 유지해 온 거예요.

그 속에서 우리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 의지해서 안보도 안전했고, 세계 최선진국인 미국의 기술을 받아들여 경제 성장도 이루었습니다. 또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이다 보니까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는 것을 어느 정도 용인해 주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미국과의 동맹은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많습니다.

그러다 소련이 무너지고 냉전이 해체되어 가는 해빙기에 중국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중국 개발’이라고 하는 경제적인 특수를 누렸습니다. 한국 경제는 벌써 20여 년 전에 정체기를 맞았어야 했지만 중국 개발 덕분에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에도 정체를 뚫고 계속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과 미국이 패권 경쟁을 하게 되면서 우리로서는 굉장한 어려움을 맞게 되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다시 신(新) 냉전으로 간다면 우리는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일본은 이 경쟁국면에서 확실히 미국 편에 섰어요. 러시아도 중국 편에 일단 섰습니다.

그런데 남한은 처지가 곤란합니다. 만약 남한이 한미일 동맹체제에 들어가게 되면, 북한은 자동적으로 북중러 동맹체제에 들어가기 때문에 신냉전 체제로 가게 되면서 한반도가 강대국간 경쟁의 최전선이 됩니다. 그러면 분단이 지속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한반도에서 분쟁이 계속 일어나게 될 겁니다. 강대국의 세력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지점이 한반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과거 100년뿐만 아니라 미래의 100년도 지금과 같은 불안정한 분단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됐을 때 우리의 경제적 진로는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의 두 배를 지금 중국에 수출하고 있어요. 만약 갈등관계 때문에 대중 수출이 막힌다면, 안 그래도 지금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데, 앞으로는 침체가 아니라 마이너스 성장 시대로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 vs 중국, 한국은 어떤 입장에 서야 할까요

그동안 우리는 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어요. 미국은 우리에게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미사일 방어(MD) 체제에 한국이 들어와야 한다고 계속 요구해 왔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는 지금보다 압박이 더 심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안 들어갔죠. 김대중 정부만 안 들어간 게 아니에요.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때도 버텼습니다. 국가 지도자가 되면 누구도 여기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우리의 국익이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지소미아(GSOMIA,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도 계속 버티다가 박근혜 정부 때 무너진 거예요. 그러다가 지금은 중거리 미사일 제한이 풀리면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했지만 한국이 거절하고 있죠. 그러나 사드 배치는 MD체제에 한 발을 들인 것과 같습니다. 아직은 한국이 미국의 MD체제에 완전히 발을 들이지는 않았어요. 미국 입장에서는 일본은 확실하게 자기편에 섰는데 한국은 엉거주춤하니까 조금 기분이 나쁘겠죠. ‘한국을 과연 믿을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들 법도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미국 편에 서는 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에요. 전에는 한국과 미국의 이익이 일치했다면 지금은 한국과 미국의 이익이 적어도 한반도에 있어서는 딱 일치하는 게 아니에요. 미국은 반중 입장을 취할 수 있지만 우리는 반중 입장을 취하면 손실이 생깁니다. 중국 편을 40퍼센트 들고, 미국 편을 60퍼센트 정도 들어서 미국 편에 좀 더 서는 것은 가능하지만, ‘저쪽은 버리고 이쪽에만 서라’ 이런 요구는 한국으로서는 선뜻 선택하기가 어려운 문제예요. 이렇게 이해관계가 서로 다릅니다.

미국이 한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한국이 갖는 이런 특수성을 이해해줘야 하는데, 미국은 ‘일본은 우리 편에 딱 서는데 너희는 왜 어중간하게 있느냐’라고 불평을 합니다.

미국은 박근혜 대통령 정권 초기에 한국이 중국 쪽에 경도된다고 봤습니다.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국의 전승 70주년 기념대회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가하는 모습을 보고 그 이후에 미국은 엄청난 압박을 가했습니다. 결국 지소미아를 합의하고, 사드(THAAD, 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하는 것까지 가게 됐습니다. 전승절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사드 배치도 안 해야 하는데,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서 중국 요구도 하나 들어주고, 사드 배치를 해서 미국 요구도 하나 들어준다는 게 결과적으로는 양쪽으로부터 척을 지게 되었습니다. 사드 배치 때문에 중국과는 완전히 갈등 관계가 되었고, 전승절 행사 참석 때문에 미국에게서는 완전히 불신을 당해서 양쪽 다 놓치게 된 겁니다. 보수 정권이라고 마냥 미국이 우호적으로 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이 우리가 현재와 같은 갈등관계에 놓이게 된 배경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지금 이렇게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어떻게든 남북관계를 풀어야만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서 하수인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 100년은 우리가 늘 그 중간에 끼어 있었어요. 더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가 중국의 속국으로 있을 때 일본이 청일전쟁을 해서 우리를 빼냈어요. 시모노세키 조약에서 일본이 ‘조선을 독립국으로 한다’라는 내용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조선을 독립국으로 한다’라는 말에는 일본이 조선을 차지하려고 중국에서 빼냈다는 뜻이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도망을 갔더니 일본은 러일전쟁을 일으켜서 러시아를 밀어내고 조선을 완전히 독식했습니다. 거기에 제일 협조한 나라가 미국이었어요. 가쓰라-테프트 협약(Taft–Katsura agreement)을 맺어서 일본이 조선을 차지하는 것을 인정해주었습니다. 그러다 1945년 2차대전 후에는 일본 본토는 미국이 관할하고, 만주는 소련이 관할하고,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이 서로 차지하려다가 38선을 그었습니다. 결국은 소련과 미국이 반반씩 나눠가졌고, 각자 자기네 이익을 대변하는 정권을 내세워서 한국 전쟁까지 치르고 오늘에 이르게 된 겁니다.

100년 만에 다시 비슷한 상황에 처한 한반도

그러면 미국이 중국과 다시 패권 경쟁을 벌이는 지금은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남한은 미국이 확실하게 장악하고, 그 대신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제거에만 협조해 준다면 중국이 북한을 관할해도 좋다는 내용의 타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지금은 세 번째로 강대국이 한반도를 나눠먹는 상황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일부에서 초안이기는 하지만 북한 분할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을 나눠서 북한의 남쪽은 미국이 가지고, 북쪽은 중국이 가지고, 러시아와 접경지역인 함경도 동쪽은 러시아가 가진다는 내용이에요. 이렇게 북한을 분할 점령해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이 중국에서 제기되어서 한때 시끄럽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런 협상이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해서 북한을 분할하자는 제안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거예요. 이런 게 바로 역사의 불행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100년 전과 같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강대국의 세력 분포가 바뀌면서 한반도에 유동적 국면이 찾아왔습니다.

‘강대국의 편 가르기 정책에 휘말려서 우리가 분할될 것인가? 아니면 남북관계를 풀어서 강대국의 편 가르기 정책에 휘말려들지 않고 우리의 독자적인 생존권을 만들어나갈 수 있겠는가?’

지금 여기에 국가의 미래가 걸려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잘 풀면 분단된 남북이 하나는 중국, 하나는 미국의 세력에 들어가는 상황을 피할 수 있어요. 완전한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북이 하나의 공동 운명을 가진 수준으로 통합이 된다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통일코리아를 누가 가지느냐가 아시아의 패권 경쟁에서 승패를 좌우하게 될 거예요. 통일코리아가 미국 쪽으로 기우느냐, 중국 쪽으로 기우느냐가 굉장히 중요해질 겁니다.

그러면 중국과 미국이 우리한테 구애를 하게 되겠죠. 지금 동남아 국가들에게는 중국과 미국이 서로 앞다투어 구애를 하잖아요. 처음에는 중국이 우리에게도 구애를 했지만 사드를 배치하면서 구애가 아니라 협박으로 바뀌어 버렸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나라는 미국으로부터도 쳐내지고, 중국으로부터도 쳐내진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약간 쳐내는 제스처라고 할 수 있죠. 중국도 사드 배치 때문에 우리를 쳐내고 있습니다.

양쪽으로부터 줄다리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우리는 놓쳐버린 거예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지정학적으로 굉장히 유리한 국면에 놓여 있었지만, 지난 10년간 잘못 대처하는 바람에 오히려 기회를 놓치고 지금은 양쪽에 차이며 쩔쩔매는 수준이 된 겁니다. 국가를 잘 경영하지 못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통일을 향해 나아간다면 상황을 바꿀 수 있어요. 완전한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북 간의 이해를 증진시킬 수는 있잖아요. 협력만 할 수 있어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반반 갈라져서 서로 배척하고 욕하는 게 아니라, 서로 협력해서 공동대응을 한다면 지정학적 위치의 이점을 지금이라도 다시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은 평화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미래의 국가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통일을 힘으로 밀어붙이면 결국 중국이 개입해서 문제를 풀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러니 남북 간에 합의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중국이 개입할 여지가 적어집니다. 그래서 경제적인 통합부터 우선 추진하되 정치적인 것은 당분간은 따로 가는 1국 2체제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가 북쪽에서 민주화 과정을 거치든지 무슨 변수가 생기면 그때 가서 또 다른 선택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서로의 체제를 인정한 위에 협력하는 길 밖에 없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이 서로 이해하려면 서로를 비난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북한에서 남한을 비난해도 여기에 남한이 맞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맞대응을 해서 우리에게 돌아올 이익이 별로 많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북한도 좀 자제를 해야 해요. 국제적으로 이 문제를 풀려면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채로는 어렵습니다. 물론 북한 입장에서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싶겠지만, 핵무기는 국제적으로 금지품목이다 보니 문제 해결이 쉽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을 해주는 대신 핵무기를 없애겠다는 것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남북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남북 간에 신뢰를 어느 정도 구축하고 난 다음에 사실상의 통일로 나아가야 합니다.

둘째, 남북관계를 푼 다음에는 바로 일본과의 관계를 풀어야 합니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부의 규모가 거의 18조 달러에 달합니다. 중국은 13~14조 달러 규모예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남북한을 합쳐봐야 1조 5천억~6천억 달러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지렛대 역할을 하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일본은 4조 수천억 달러 규모입니다. 만약 한일 간에 협력한다면 경제력을 합쳤을 때 대략 6조 달러 규모가 되니까 중국의 절반에 가깝고 미국의 3분의 1에 가깝습니다. 그러면 미중 사이에서 지렛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 속에서 우리의 국가 이익을 생각한다면, 최대의 적대세력이었던 북한이 미래의 발전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협력해야 할 상대가 됩니다. 북한 다음으로 적대관계인 일본과도 협력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북관계를 풀기 전에 일본과 군사협력 관계를 맺는 것은 민족적 감정 때문에 국민 정서에 어긋납니다.

그러니 남북관계를 먼저 풀고, 그다음에 일본과의 관계를 푸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미국과 중국도 한반도에서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대만이나 남중국해로 갈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적어도 한반도에서는 협력관계로 가기 때문에 한반도의 평화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세계 평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의 번영은 아시아의 번영이 되고, 이는 곧 세계 문명의 중심이 아시아권으로 올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 줍니다.

통일의병이 해야 할 일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에 적대적이지 않고, 미국과도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이것은 인류 공영에도 좋고, 한국은 물론 주변 모든 나라들에게도 이익이 됩니다. 그래서 통일은 우리의 발전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다만 현재 우리가 놓인 조건 속에서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정치군사적으로 완전히 통일되는 형태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완전한 통일을 지향하면 오히려 남북 간에 평화마저도 유지되기 어려워져요. 그래서 우리가 ‘통일’이라는 용어를 쓸 때는 우선 경제적인 통합이라는 뜻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경제적인 통합만으로도 북한이 보유한 자원과 노동력이 남한이 보유한 자본, 기술력과 결합하면 공동 번영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중동에서 에너지원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북방에서 안정된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국가발전계획을 세운다면 통일은 절대로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살아생전에 이런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광경을 볼 수도 있을 거예요. 남북이 협력해서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중국이 계속 번영을 추구한다면 함께 번영하면서 100년은 기다려야 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에 분열이 발생한다면 어쩌면 여러분 당대에 우리에게 큰 꿈이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준비된 자만이 그런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지, 평소에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어요.

이렇게 통일에 대해 장기적 안목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지금처럼 그저 남한에만 안주하고 주위를 적대관계로만 보는 입장에서 벗어나서 국가의 미래를 100년 정도까지 내다보고, 내 세대만 생각할 게 아니라 내 자손 세대, 그다음 세대까지 이어서 꾸준히 추진해갈 수 있는 통일정책을 입안해야 해요. 그런데 진보든 보수든 정권을 잡으면 딱 자기 정권 동안에 뭐든지 다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한꺼번에 뭘 하려다가 뜻대로 안 되면 남북관계는 순식간에 적대적으로 흘러가 버립니다.

그래서 정쟁에 좀 덜 휩쓸려야 해요. 민주주의 사회인 이상 우리 사회 안에는 진보와 보수가 공존할 수밖에 없는 걸 어떡하겠어요? 그러나 국가발전을 위해서라면 100퍼센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만 60퍼센트라도 협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비록 견해는 다르지만, 국가발전을 위해 평화와 통일이라는 문제에서만큼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자.’

이런 취지로 통일의병이 만들어진 겁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강의 대여섯 번 듣고 속성으로 통일의병이 되어서 과연 의기투합하는 통합이 될까요? (모두 웃음)

얼마 전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일처럼 국내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찬반이 갈라지면 국가적인 큰 그림을 못 그립니다. 우리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갈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 해요. 그러니 여러분이 조금 더 넓고 깊게 보시면 좋겠습니다.

정치 현안만 놓고 보면, 여러분 개인은 진보 쪽에 설 수도 있고, 보수 쪽에 설 수도 있고, 야당 쪽에 설 수도 있고, 여당 쪽에 설 수도 있습니다. 이건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어느 쪽을 택하든 상관이 없어요. 그러나 여러분이 통일의병이 되었다면 국가적인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국내 문제에 너무 천착하면 큰 역량을 발휘하지 못해요. 정치세력의 하수인 노릇밖에 할 수 없습니다. 정파적인 놀음밖에 안 돼요. 그러니 통일의병 여러분들은 조금 더 넓은 시야와 포용성을 갖추어서 활동해나가면 좋겠습니다.” (모두 박수)

이어서 스님은 통일의병학교 제2기 수료생 한 명, 한 명에게 통일의병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선배 통일의병들은 크게 박수를 치거나, 후배들을 사진에 담느라 바빴습니다.



임명장을 모두 받은 뒤 새로운 통일의병들은 씩씩하게 통일의병의 다짐을 낭독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평범한 시민이 통일시대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통일은 더 이상 정치인이나 전문가들의 몫이 아니다.
우리가 바로 통일의 주역이다...(중략)”

마지막으로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통일 의병! 의병! 의병!' 을 힘차게 외쳤습니다.

통일의병들은 질의응답과 축하하는 시간을 이어가고 스님은 문경 수련원으로 출발했습니다. 내일 새벽 6시부터 정토불교대학 학생들을 위한 졸업수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일은 문경에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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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남북관계악화에 선심성 포퓰리즘정책에 포용도 정의도 공정도 없이 내로남불만을 대놓고해대는 이번정부가 이명박근혜정부보다 더싫습니다 진짜!!!!!!!!!!!!!!!!!!!!!!!

2019-11-19 04:51:12

운정

우리 후손들에게 살만한 대한민국을 제대로 만들어 물려주고 싶습니다. 새로운 백년이 희망찬 미래가 되길바랍니다. 언제나 평화가 깃든 대한민국을 그려봅니다.

2019-11-18 15:31:12

송미해

통일의병이 만들어진 취지를 잘 이해했습니다.
나라가 발전 하는데 도움 되도록 나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9-11-18 1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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