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하루

2019.10.6. 행복시민캠프
“친정, 시댁에서 자꾸 도와달라고 해서 힘들어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청주에서 행복시민캠프가 열리는 날입니다. 행복학교는 법륜 스님의 행복 메시지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행복을 이야기하고 소통하며, 지금 이 순간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보는 곳입니다. 오늘은 행복시민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이 모두 모여 스님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제 강원 삼척 신남마을에서 태풍 피해복구 긴급 구호활동을 하고 봉화 정토수련원에서 묵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예불과 108배,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아침을 든든히 먹었습니다. 스님은 오늘도 앞치마를 둘러맸습니다. 그릇을 깨끗이 닦아먹지 않은 사람은 설거지대 앞에서 되돌아가야 했습니다.

정토회 대중은 다시 삼척 신남마을로 가서 태풍 피해복구 작업을 합니다. 아침 6시, 삼척으로 떠나기 전 주차장에 모였습니다. 큰 원을 그리며 빙 둘러선 대중들은 스님에게 한 말씀을 청했습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간단한 소감과 함께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렇게 국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오늘 저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함께 끝마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몸이 고단하다고, 일이 하기 싫다고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벼 한 포기를 세우든지, 그릇 하나를 씻어주든지, 내 힘이 닿는 대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 이런 자세로 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무리해서 일하지는 마시고요.

내가 다 해줄 수 있다는 착각도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시간이 다 되면 가야 합니다. 또 몸이 아프면 쉬어야 하고요. 꾀를 부리는 것과 능력껏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 일에 너무 집착을 하면 몸에 무리가 가서 다음 일을 그르치게 됩니다. 그렇다고 꾀를 부리게 되면 마음이 괴롭습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되 무리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해나가시면 좋겠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실수가 있을 수 있어요. 분배가 잘못되기도 하고, 일의 순서가 안 맞기도 합니다. 그러면 마음에서 분별이 일어납니다. 분별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일어나지 말라고 해서 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분별이 일어날 때 ‘아, 이건 내 분별이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어제 마음 나누기 시간에 한 행자님이 분별이 났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자신에게 분별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것은 굉장히 잘하셨어요. 둔해서 못 알아차리는 사람도 많거든요. 그러나 그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면 수행의 관점을 놓친 겁니다.

‘나에게 이렇게 분별이 일어나는구나.’

항상 이런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분배가 잘못되었을 때 ‘다음에는 어떻게 분배하면 좋을까’ 이렇게 연구하는 것과 남을 탓하는 것은 성격이 다릅니다. 남을 탓하면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고, 연구를 하게 되면 개선되어 발전이 생깁니다. 분별을 일으킨 것이 오히려 발전의 계기가 됩니다.

분별을 일으킨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거기에 집착하지 않으면 괴로움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작업을 많이 하면 할수록 마음공부가 더 잘 됩니다. 작업을 더 잘하려고 해야 분별이 일어나고, 문제점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분별이 안 일어납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마음이 편안한 것은 짐승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게 아니에요. 가만히 있는데 무슨 마음의 불안이 생기겠어요? 야수에게 쫓길 때 짐승은 불안하지만 사람은 불안함이 없어야 사람이 짐승보다 낫다고 할 수 있잖아요.

일을 잘하려고 하면 분별이 일어납니다. 분별이 일어나는 가운데 그 분별을 알아차리고 거기에 집착하지 않으면, 괴로움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발전의 계기도 됩니다. 이렇게 공부의 계기로 삼아서 오늘 작업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시기 바랍니다.

마음 나누기를 할 때도 ‘이런 분별이 일어났는데, 알아차리니 그 분별이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해야 공부에 진척이 생깁니다. ‘이런 분별이 일어났다’ 이것만 갖고는 발전이 없습니다. ‘저는 아무런 분별이 없었습니다’라고 할 때도 진짜 분별이 없었는지, 분별이 일어났는데도 못 알아차렸는지, 잘 살펴야 합니다. 이렇게 태풍 피해 구호활동을 마음공부의 기회로 삼아서 일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중은 스님의 말씀을 명심하고, 모두 삼척으로 향하는 차에 올라탔습니다. 모두가 떠나고 난 뒤 스님은 행복시민캠프가 열리는 청주 상당구청으로 향했습니다.

장대비가 내리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햇살이 따뜻하고 바람은 선선합니다.

행복시민캠프는 행복학교를 수료하고 행복시민 과정을 마친 110여 명이 모였습니다. 행복학교를 수료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열리는 행복캠프는 여러 차례 열렸지만 행복시민캠프는 처음입니다. 행복시민 과정을 이끈 진행자 100여 명 까지 함께 해 2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양평 행복학교 시민걸즈의 잔잔하고 감미로운 환영 공연으로 행복시민캠프를 시작했습니다.

영상으로 행복시민이 만들어진 과정을 돌아보고 일산 행복시민 최재현 님에게 행복시민이 된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저는 행복학교와 행복시민 과정까지 1년 3개월 참가한 저는 천주교 신자입니다.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때마다 매번 ‘법륜스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돌보아주십사’하고 기도드립니다. 법륜스님을 처음으로 뵌 곳도 성당입니다.

직장문제로. 집안문제로. 개인적인 문제로 행복하고자 행복학교를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그때와 달라진 상황은 없습니다. 직장도 여전히 같은 곳을 다니고 있고 아이들도 남편도 그대로입니다. 성당도 여전히 빠지지 않고 다니고 있고요. 그러나 저는 변했나 봅니다.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행복시민 과정에서 정치, 경제, 사회, 역사공부가 어렵기도 했습니다. 투표도 잘해야 하고, 환경을 생각해서 일회용품도 안 써야 하고, 욕심도 버려야 하고 할 일이 참 많더군요. 시의원과 만날 때 질문을 미리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정치와 일상이 아주 밀접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한 표 한 표로 인해 우리나라가 바뀌겠다는 확신도 들었습니다. 또한 동네 역사탐방 덕분에 25년간 살고 있으면서도 몰랐던 우리 동네의 자랑스러운 역사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한 단계 성숙한 시민이 된 저를 만났습니다.”

최재현 님은 뿌듯한 표정으로 직접 시청에 청원을 하고, 답변을 들어본 경험도 이야기했습니다. 객석에 있던 행복시민들도 공감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한 분 한 분에게 행복시민 과정 수료증과 행복시민 약속이 적힌 목걸이를 전달하고, 악수를 했습니다.

“나는 행복시민입니다.

일상의 행동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나부터 행복하기 위해 행복연습을 합니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복실천을 합니다.
행복으로 미래문명을 열어갑니다.”

행복시민 목걸이를 달고 무대 위에 참가자 110여 명이 모두 섰습니다. 객석에는 진행자만이 남았습니다. 진행자들은 무대를 바라보며 참가자들에게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무대 위에서도, 무대 아래서도 서로를 향한 고마운 마음이 눈물방울이 되어 떨어졌습니다.

행복시민들은 다시 객석으로 내려가고 스님이 무대에 남아 행복시민이 된 것을 축하해주었습니다.

“먼저 행복시민 과정을 무사히 졸업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모두 박수)

스님의 축하 인사에 다들 큰 박수로 환호했습니다.

“사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오기 전에 조금 망설여졌어요. 왜 그랬을까요?”

“......”

“어제 하루 수해 복구 지역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왔는데, 조금 더 일하고 싶다는 집착이 생겼어요. 그래서 ‘오전에는 수해 복구를 더 거들어주고 오후에 오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는데 행복시민 수료식이 미리 잡혀 있어서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러 왔습니다.

이 자리에 오는 게 썩 내키지 않았던 이유

며칠 전 찾아온 18호 태풍 미탁으로 인해 삼척시와 울진군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 피해가 컸습니다. 특히 삼척시 원덕읍 신남리에는 산사태가 일어나 피해가 커서 정토회에서도 긴급구조단을 꾸려서 수해 복구 작업을 하러 갔습니다. 가보니 산에서부터 밀려내려온 토사가 집 안까지 들어와서 지붕까지 모래가 차 있었습니다. 태풍으로 인해 물에 지붕까지 잠긴 집은 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토사가 집안을 가득 메운 모습은 저도 처음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모래를 퍼내는 일이 보통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포클레인으로 길에 있는 모래를 퍼낸 다음에 방안에 들어간 자갈과 모래를 또 퍼내야 합니다.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비가 보슬보슬 내려서 비를 맞으면서도 작업을 잘했는데, 오후에는 장대비가 내리는 바람에 지붕이 무너지거나 2차 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고 해서 작업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복구 작업에는 군인 170명과 정토회 자원봉사자 110명이 함께 작업을 했는데, 결국 어제 오후에는 장대비 때문에 작업을 하지 못했어요. 오늘 아침에는 새벽 3시 반에 일어나서 예불한 후 아침 식사도 평소보다 이른 5시 반에 먹고 복구 작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으로 떠날 때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어요.

이런 행사도 수해 지역 근처에서 하는 건 어떨까요? 그러면 행사는 간단하게 하고, 다 같이 모여서 복구 작업을 할 수 있잖아요. (모두 웃음)

지난 3일에는 대규모 집회가 광화문에서 있었다고 하고, 지난 5일에는 서초동에서 또 대규모 집회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이런 수해 지역에 와서 집회도 하고 같이 복구 작업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모두 박수)

제가 SNS에도 수해 복구 작업 같이 하자고 올렸는데, 평소에는 ‘법륜스님’하면서 좋아하는데도 정작 일손이 필요한 곳에는 별로 안 왔어요. (모두 웃음)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지금 복구 작업을 조금이라도 더 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썩 내키지 않았던 거예요.

행복시민이 되는 조건

행복시민이 되려면 주변 환경이 어떻든 자기 마음을 항상 행복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자기 욕구, 좋고 싫음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예요. 여러분이 행복시민이 되려면 이것이 기본으로 되어야 합니다. 이것조차 되지 않으면서 정의를 주장하면 과거 운동권에 지나지 않습니다.

반면 이것만 된다고 해서 행복시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쟁이 나는데도 명상만 하고 옆 사람이 성추행당하는데도 외면한다면 그것은 행복시민의 자세가 아닙니다. 사회적인 정의감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인류애와 지구애가 있어야 합니다. 지구애라는 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고, 인류애라는 건 비록 나는 불교를 믿고 기독교를 믿더라도 무슬림 아이들이 굶어 죽고 있다면 마땅히 도우려고 하는 자세입니다. 설령 불상을 대량으로 파괴하는 탈레반이라고 하더라도 그들이 굶어 죽는다고 하면 식량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것이 인류애입니다.

나라 안에서는 애국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애국심이 지나쳐서 외부에 적을 만들고 배척하는 방식은 옳지 않습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한국에 오지 말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일본 사람들과 만나서도 화기애애하게 함께 이야기할 수 있고 지구를 위해, 인류를 위해서는 공동으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일본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일본 사람들의 문제라기보다는 일본 국가 지도자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일본 사람을 미워하면 안 됩니다.

동시에 일본의 국가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는 일본 여행을 안 가는 실천적 행동도 필요합니다. 맥주를 마시더라도 일본 맥주는 자제하는 실천 행동도 효과가 있습니다. 요즘 우리 국민들이 아주 잘하고 있어요. 하지만 일본 사람을 배척하거나 배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그들의 잘못된 국가 정책에 대해 행동을 취하는 것입니다.

누구를 만나든 지구 환경을 이야기할 수 있고,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람을 미워하면 안 됩니다. 태극기를 들고 시위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안 들어도 그들이 거리에서 쓰러지면 도와주어야 합니다.

행복시민은 이유를 막론하고 본인이 행복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자기 마음을 행복하게 가꾸어야 합니다. 나아가 세상이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행동을 해야 합니다. 성인이 되라는 것이 아닙니다. 길가에 쓰러진 사람이 있으면 일으켜 세워주고, 굶주린 자가 있으면 먹을 것을 주고, 위험한 곳에 아이가 있으면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주고, 아무리 내가 바쁜 일이 있어도 누군가 교통사고를 당하면 병원에 데려다주는 도덕성은 갖추어야 합니다.

1%가 만드는 더 나은 세상

대한민국 국민 중 1%만 이런 생각을 갖고 살아도 대한민국은 좋아집니다. 이 1%의 시민으로 인해서 세상이 좋아집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건 불국사 축대를 봐도 알 수 있어요. 군데군데 축대가 제대로 서 있으면 주변에 있는 돌은 아무렇게나 쌓아도 괜찮습니다. 돌 하나하나를 다 다듬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오늘 여러분들은 기둥과 같은 그런 행복시민이 된 것이니까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내가 비록 돈은 적더라도, 얼굴은 잘 생기지 않았더라도, 집은 작더라도, 학벌은 부족하더라도, 지위는 낮더라도, 그런 것이 뭐 그리 중요해요. 회사에 가서도 ‘나만큼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 봐!’ 할 정도로 자부심이 있어야 합니다. ‘사장님이 나보다 돈은 많고 학벌은 좋을지 모르지만 행복한 건 내가 더 행복하다’ 하는 자부심이 있어야 하고, ‘사회 정의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은 내가 더 낫다’ 하는 자부심이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 오늘 행복시민이 되신 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모두 박수)

수료식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각자 싸온 도시락을 펼쳐놓으니 풍성한 한 끼가 되었습니다. 스님도 도시락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김치와 장아찌뿐이지만 스님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후에는 진행자와 참가자가 함께 만든 축하 공연으로 시작했습니다. 경기 김포 장기 행복학교에서는 경쾌한 탭댄스를, 대구 동구 방촌 행복학교에서는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 맞춰 신나는 율동을 보여주며 행복시민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이어서 천혜경 님의 진행으로 토크쇼 ‘행복시민 톡톡’이 시작되었습니다. 행복시민 두 분을 무대로 모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행복학교에는 사랑의 공기가 떠다닙니다.”

행복시민 과정을 마친 소감을 말하는데 목소리에 울음이 묻어납니다. 감동의 눈물이었습니다. 미워하던 남편을 이해하게 되고, 외톨이가 세상 속으로 나왔습니다. 행복시민의 가장 큰 변화는 내 인생의 주인일 뿐만 아니라 이 사회의 주인으로 거듭난 것이었습니다. 객석에서도 함께 손수건을 적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사전에 받은 질문지를 추첨하여 참가자들의 인터뷰도 해보았습니다.

“행복시민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은 수업 주제는 무엇이었나요?”

  • 헌법 전문을 필사하고 읽어보면서 울컥했어요.
  • 직접 행복학교를 진행해보는 거요. 진행자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위대한 자리였어요. 실습을 해보며 나도 위대한 사람이 되는 거구나. 행복이 피부로 와 닿았어요.
  • 역사기행을 직접 기획해서 다녀온 것이요. 아줌마들끼리도 화합이 잘 된다는 걸 느꼈어요.(웃음) 직접 기획을 하니까 각자 책임감 있게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어요.

행복시민 과정을 하고 난 후 변화한 나의 얼굴도 그려보았습니다. 밝아진 얼굴이 도화지 속에 담겼습니다.

“너무 많이 웃어서 주름이 자글자글 해졌어요. 그래도 예쁜 주름이 많이 생겼어요.”
“행복해졌어요. 이 그림처럼 이가 두 개만 남을 때까지 행복학교 다닐 거예요.”

이어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이 이어졌습니다. 무대에 오른 스님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제 제가 퇴장해도 되겠습니다. 법륜스님 분신이 이렇게 많이 생겼네요.”(모두 웃음)

이어서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총 7명이 질문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친정과 시댁에서 자꾸 도와달라고 해서 힘들다는 질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친정과 시댁에서 자꾸 도와 달라고 해서 힘들어요

“행복시민 과정을 공부하고 나니 짜증도 줄고 고민도 어느 정도 해결됐는데, 자꾸 친정이나 시댁 쪽에 일이 터지니까 정신적으로 피곤합니다. 시어른이 계속 아프셔서 수술을 받으셨거든요. 저희 신랑에게는 누나와 여동생이 있지만 혼자 아들이니까 계속 병원에 모셔다 드려야 하고, 제사도 제가 지내야 해서 힘들어요. 아이들도 11살, 6살짜리가 둘 있거든요.

또 친정에는 언니 오빠들이 다 있는데도 엄마가 매일 전화 와서 저한테 하소연하고, 돈이 없다고 도와달라 하고, 심심하다고 놀아 달라 하니까 제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에요. 엄마가 귀도 잘 안 들리셔서 제가 큰 소리로 얘기해야 하거든요. 저는 편안하게 있고 싶은데 편안하게 있을 수가 없어요. 자꾸 이렇게 할 일이 많아지니까 자꾸 짜증이 나서 애들이 피해를 보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법륜 스님만 보면 뭘 물어보려고 해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데도 옆에서 같이 볼일 보다가 ‘법륜 스님 아니세요.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이럽니다. (모두 웃음)

한 번은 목욕탕에 간 적이 있어요. 피곤해서 사우나에 들어가 앉아 있는데 앞에 앉아 있던 남자가 ‘법륜스님 아니세요?’ 하길래 제가 그렇다고 하니까 거기서 옷도 벌거벗은 채로 삼배를 드리겠다고 하는 거예요. (모두 웃음)

반갑다고 사진 찍자고 하고, 심지어 팔짱까지 끼는 분도 있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그러시는 거겠죠. 그런데 그게 다 제가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니까 그런 것 아닐까요?”

“네.”

“제가 도움이 되는 존재가 아니면 사람들이 저한테 이렇게 물으려고 할까요? 그것처럼 어머니가 질문자에게 자꾸 전화하고 이야기하자는 것은 질문자의 심성이 좀 괜찮다는 이야기입니다. 자꾸 돈 달라고 한다는 것은 질문자가 좀 잘 산다는 이야기예요. (모두 웃음)

시어른을 병원에도 좀 모셔다 주고, 돈도 좀 드리고, 전화도 좀 받아 주면서 사는 게 나을까요? 성질이 고약해서 전화도 안 오고, 가난해서 도와 달라는 소리도 안 듣고 사는 게 나을까요? 둘 중에 어느 쪽이 낫겠어요?”

“도와 달라는 소리를 듣고 사는 것이 낫죠.”

“그래서 아무 문제가 없어요. 질문자한테 전화하고 도와 달라는 건 질문자가 좀 산다는 얘기예요. 질문자가 아무것도 없이 거지로 산다면, 전화해서 도와 달라는 부모나 형제나 친구는 없을 거예요. 그게 귀찮으면 가난하게 살면 되고요. 질문자가 지금 그런 부탁들이 귀찮다는 것은 가난해지고 싶다는 얘기와 같아요. 그러면 저한테 재산을 다 주고 가난하게 살아 보세요. 절대로 전화가 안 올 거예요. (모두 웃음)

전화 안 온다는 것은 전화해 봐야 그 사람한테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이고, 전화를 자꾸 한다는 건 도움이 된다는 거예요. 길을 가다가도 저를 보면 물어보려고 하거나 껴안으려고 한다는 것은 자기들한테 제가 도움이 된다는 얘기예요.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는 게 나아요? 아니면 도움이 안 되는 존재가 나아요?”

“도움이 되는 존재가 나아요.”

“그래서 지금 뭐가 문제예요? 제가 듣기에는 질문자가 자기를 자랑하는 소리처럼 들려요. ‘나는 우리 형제 중에 좀 산다, 그래서 형제들이 다 있는데도 우리 부모님이 나한테 부탁한다’ 이렇게 지금 자랑하는 것 같네요.”

“그건 아닌데요. 다른 형제들은 부모님 전화를 귀찮다고 안 받거든요.”

“성질이 안 좋으니까 그런 거예요. 질문자도 귀찮으면 전화를 안 받으면 되죠.”

“저는 좀 찔리고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그렇다면 부모님을 위해서 전화를 받는 건가요? 내가 마음이 안 좋아서 전화를 받는 건가요?”

“저를 위한 거네요.”

“그러니 부모님을 탓하면 안 되죠. 전화를 안 받으면 내가 마음이 찔리니까 전화를 받는 것이지 부모님을 위해서 전화를 받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시아버지가 병원에 가자고 해도 안 데려다주면 되죠. 안 데려다주면 질문자 마음이 좀 찔리겠죠. 그래서 시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시아버지를 모시고 가는 거예요. 쉽게 말해서 자기 좋아서 한다는 말이에요. 어른들이 하자는 대로 안 해도 돼요. 그런데 왜 질문자는 할까요? 마음이 찔리니까 하는 거예요. 다시 말해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예요.”

“네, 말씀 들어보니까 그렇습니다.”

“아무도 질문자를 괴롭히는 사람은 없어요. 그 사람들은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거예요. 비는 그냥 올뿐인데, 소풍 가는 날에 비가 오면 싫은 것이고, 곡식을 심어 놓고 비가 오면 좋은 거예요. ‘비가 와서 좋다’, ‘비가 와서 싫다’ 이렇게 말하지만 비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어머니는 그냥 전화해서 자기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는 거고, 나는 그게 싫으면 안 하면 되고, 내가 좋으면 하면 되는 거예요. 어머니를 나무랄 필요는 없어요.”

“그런데 친정 엄마는 제가 애들을 보고 있는 데도 그냥 자기랑 놀아 달라고 하고, 애들은 또 저랑 놀자고 하거든요.”

“법륜 스님도 마찬가지예요. 이 사람도 묻고 싶어 하고, 저 사람도 묻고 싶어 하고, 지금 서로 손 들어서 물으려고 하잖아요. 그게 뭐가 문제예요?”

“그런데 저는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엄마는 ‘또 애들하고 놀고 있냐?’라고 하면서 ‘여기 와서 엄마나 좀 들여다보지’ 하면서 짜증을 막 내는 거예요.”

“짜증을 내면 그 말을 좀 들어주면 되지요.”

“아, 네.”

“그냥 ‘엄마가 나하고 놀고 싶어서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좋은 일이에요.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식을 귀찮게 생각하는데, 질문자의 엄마는 자식하고 놀고 싶다니까 좋은 일이에요. 그러나 나는 그게 싫다면 ‘No, Thank you’라고 하면 돼요.

‘저와 놀아 달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저는 지금 제 아이들과 놀아야 합니다. 엄마도 엄마 아이하고 놀고 싶죠? 저도 제 아이와 놀고 싶어요. 엄마 애는 다 컸고, 제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엄마가 필요해요.’

이렇게 약간 유머 있게 말해 보세요. 적당하게 변명을 하고 웃으면서 얘기하면 돼요.”

“네,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의 재미있고도 지혜로운 해결방안에 질문자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습니다.

“세상이 원하는 걸 내가 다 해 줄 수 없고, 내가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도 없어요. 늘 이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약간 과대망상 증세가 있어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있다고 착각을 하기 때문에 원하는 것이 안 이루어지면 성질을 냅니다. 또 남이 원하는 걸 자기가 다 해 줄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어떻게 남이 원하는 것을 다 해줄 수가 있어요? 전지전능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해 줄 수 있는 건 해 주고, 못 해 주는 건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살아야 해요. 사람들의 부탁을 좀 가볍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냥 그 사람들은 그게 필요하다는 거예요. 아무리 형제나 친한 친구가 찾아와서 부탁을 해도 다 해줄 수가 없어요.

경찰이 도둑놈을 잡으려고 하는데 아무리 해도 도둑놈이 안 잡혀서 ‘관세음보살님, 저 도둑놈 좀 잡게 해 주세요’라고 빌면 관세음보살님이 도와주시겠죠. 반대로 도둑놈도 경찰이 따라와서 잡힐 것 같으니까 ‘관세음보살님, 제가 경찰에 안 잡히게 해 주세요’라고 빌면 관세음보살님은 그를 도와줍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도와주는 게 말이 안 된다. 이 사람을 도와주면 저 사람이 안 되고, 저 사람을 도와주면 이 사람이 안 되지’라고 생각할 겁니다. 해결책은 관세음보살이 도둑으로 화현 해서 경찰한테 잡히면 됩니다. 그러면 경찰도 도와주고, 도둑놈도 도와주고, 양쪽을 모두 도와주게 됩니다. 경찰은 도둑놈을 잡아서 좋고, 도둑놈은 경찰에게 안 잡혀서 좋아요. 대신 관세음보살님이 좀 고생을 해야 해요. 그래서 중생의 요구에 수순 하려면 희생이 좀 필요합니다.”

행복시민이 되고 난 다음에 해야 할 일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행복시민이 되고 난 다음에 해야 할 일

“행복시민 과정이 끝나고 오늘 캠프에 왔어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행복시민 과정 이후에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좋은 질문이에요. 행복 시민이 된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더 배우는 것도 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 가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욕심쟁이라서 계속 배우려고만 해요. 지금까지는 여러분들이 기어 다니지도 못하고 뒹굴고만 있었기 때문에 좀 기어 다닐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벌써 날아갈 꿈을 꾸고 있어요. 기어 다니지도 못하다가 이제 걷는 수준이 된 것이니까 지금 여러분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행복학교를 여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처음 행복학교를 접했을 때와 같이 기어 다니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어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이 행사를 진행하신 분들보다 여러분들이 앞으로 진행을 더 잘할 거예요. 왜냐하면 여러분들 모두 행복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본인의 모습들 잘 알죠? 거기에 머물러만 있으면 안 돼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그걸 극복했잖아요. 처음에 행복학교 왔을 때 ‘이거 사이비 아니냐’ 하고 의심이 많았죠?”

“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이야말로 처음 행복학교에 온 사람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잖아요. 그분들은 여기 오고 싶은 마음도 있고, 또 약간 의심 가는 마음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내가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내가 이해해주고 수용해 줘야 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저도 그렇게 어려웠습니다’

이렇게 수용해 주는 겁니다. 그러나 수용만 해준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에요. 내가 이것을 극복한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해서 조금 좋아졌습니다. 전에는 화를 하루에 10번 냈는데, 아직도 화를 내지만 요새는 절반쯤 줄었습니다.’

이렇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내가 얻은 이 행복을 나눠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이 행복학교 진행자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혼자 공부할 때 보다 이것을 전파하고 진행하는 일을 하면서 자신들의 행복이 더 늘었다고 해요. 그 전의 자기 행복은 얻어먹는 행복이었어요. 스님한테서 받아만 먹는 행복이었습니다. 그런데 행복학교를 진행하면서 그 행복을 남한테 나누어 주는 일을 하다 보니 자기가 완전히 체험하는 행복을 경험하게 된 겁니다. 여러분들도 배우려고만 하지 말고 가르쳐주는 일을 한 번 보세요. 선생님한테 배울 때는 다 아는 것 같은데 가르치려면 잘 안 돼요. 금방 공부해서 준비해온 것도 말하다 보면 또 잊어버려요. 그런데 가르치는 일을 해보면 진짜 배우게 됩니다. 왜냐하면 자기 경험이 안 되면 가르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기 경험이 안 되면 진행할 때 막히게 돼요. 그래서 누가 자꾸 물으면 힘들어요.

그러나 자기 경험이 있는 사람은 힘들지 않습니다. 첫째, 공감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고, 저도 그렇게 어려웠습니다. 저도 죽을 뻔했어요.’

이렇게 얘기해 줄 수가 있는 겁니다. 둘째, 내가 행복학교를 만나 좋아진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해요. 하나는 공감하고 고통을 같이 느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통을 극복한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여줘서 그 사람들이 훨씬 더 희망을 갖고 임할 수 있게 해주는 겁니다. 첫째, 이 행복을 나눠주는 것이고, 둘째, 나눠주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불확실했던 것들을 확실하게 체험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자기 스스로 배워 가는 거예요. 매번 남에게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 행복을 남들에게 나누어 주다가 자신의 체험이 깊어지는 겁니다.”

행복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습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행복학교를 어떻게 주변에도 전할 수 있을까요?
  • 어떻게 하면 통일이 될까요?
  • 제가 막내라 남편도 친정에서 막내 취급을 받는데 남편이 친정에 가기 싫어해요.
  • 24살, 21살 딸들에게 어떻게 정서적 안정을 줄 수 있을까요?
  • 16년 키운 반려견이 죽었어요. 부모님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이 잘 안 내려놓아져요.

즉문즉설을 끝으로 행복시민캠프를 마쳤습니다. 마지막으로 밖으로 나와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앞으로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행복시민입니다. 내일은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 영화 연극 예술인들을 위한 즉문즉설이 열립니다. 스님은 청주에서 서울로 향했습니다.

전체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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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과 참가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_^

2019-11-18 00:44:35

김정임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감사합니다

2019-10-11 21:52:24

전현숙

꽤를 부리는 것과ㆍ 능력것 하는것은 다르다
깊이 새기면서 ㆍ잘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2019-10-11 11: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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