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하루

2019.9.20 한국 귀국
“아버지가 자꾸 하나님을 믿으라고 해서 고민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미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워싱턴 D.C.를 출발하여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입니다.

새벽 기도를 하기 위해 법당으로 내려오니 스님이 조용히 앉아 명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오늘은 스님이 직접 향을 사르고 목탁을 잡고 예불을 집전했습니다. 스님과 함께 우렁찬 목소리로 예불을 하였습니다.

예불 후 스님은 현재 진행 중인 미주 정토회관 불사가 원만히 이뤄지기를 발원해 주었습니다.

“이 불사는 미주에 살고 있는 한국 교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외국어로 법을 전하는 도량을 만드는 불사입니다. 고통받는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이 불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곳이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보살님들께서는 옹호하여 주옵소서. 이 공간이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더불어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사라지고 평화가 도래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지금 미주 정토회관은 북미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현지인을 위한 전법 도량이 되기 위해 증축 불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한국인을 위해 수련실, 법당, 사무실, 활동가 숙소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외국어를 사용하는 현지인들에게도 명상과 깨달음의 장, 나눔의 장, 정토행자들의 교육연수를 이곳에게 하게 될 예정입니다. 아침 식사 후 공사 현장을 둘러본 후 미주 정토회관 전체 주변을 한 바퀴 걸었습니다.

오늘은 스님이 미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출발하는 날입니다. 짐을 꾸려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수속을 밟은 후 스님은 활동가들에게 _“그동안 수고가 많았다”고 격려한 후 “앞으로 불사를 원만히 잘 진행하라”_고 당부하면서 출국 게이트로 들어갔습니다.

14시간 30분을 비행하여 다음날 21일 오후 4시 5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 도착 후 곧바로 서초동 정토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서울 공동체 대중들이 먼 길을 다녀온 스님에게 삼배로 인사를 올렸습니다.

스님도 함께 삼배를 한 후 미국 방문 일정에 대해 간단히 공유해 주었습니다.

“미주 서부 쪽으로 일주일 동안 강연을 했고요. 미주 동부 쪽으로 일주일 동안 강연을 했습니다. 마지막 일주일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워싱턴 D.C.에 머물면서 낮에는 미국 국무성을 비롯해 한반도 전문가들을 만났고요. 저녁에는 강연을 했습니다.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서 강연을 했고,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 통역으로 강연을 두 번 했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는데, 다들 비행기 타고 와서 워싱턴 D.C.에 모였다고 해서 함께 나누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내일 입재식 때 뵙겠습니다.”

오늘은 이동 일정이라 강연이 없었습니다. 지난 18일 영어 통역 강연에서 있었던 즉문즉설 중에서 한 분의 질문과 스님의 대답을 소개해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My father lives in California. He is older. He is disabled. He is not very healthy. He is really strong in his faith in Christianity. He has a strong belief that President Trump is there because God has put him there. He is very ill and has almost died several times. I feel that his faith is what sustains him. On the other hand, when I go home, he asks me questions if I am saved and what I really believe. I find it really uncomfortable because I know what he wants me to say. I know that he is worried that I am going to hell. Also, he sends me stuff on social media about religion that isn’t really helpful. I this point, I am trying to be respectful, but I am trying to ignore. I want to know the best way to honor him and also to ensure that I don’t get frustrated.

(저희 아버지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연로하시고 건강이 안 좋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굳건하게 믿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병세가 깊어서 여러 번 거의 돌아가실 뻔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집에 가면 아버지께서는 제가 구원을 받았는지 제가 어떤 믿음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합니다. 그럴 때 아버지가 어떤 답을 듣고 싶어 하는지 알기 때문에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아버지는 제가 지옥에 떨어질까 봐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소셜 미디어에 올려져 있는 종교에 대한 여러 가지 글을 보내주는데 저에게는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아버지의 의견을 존중하는 동시에 무시하고자 합니다. 제가 불만을 갖지 않고 아버지께 존경과 경의를 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네, 한국에도 지금 이런 현상이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의 다수 노인들은 현재의 한국 정부가 북한에 나라를 가져다 바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나라가 곧 망한다고 해서 매일 노인들 수천 명이 태극기를 들고 데모를 합니다. 젊은이가 아니고 노인들이 지금 2년째 데모를 하고 있어요. 쌀값이 조금만 올라도 쌀을 전부 북한에 보내 버려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가짜 뉴스가 계속 돌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 사이에는 거의 대화가 되지 않고 있어요. 이것이 현재의 세계입니다.

이런 현상은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나라와 나라 사이, 종교와 종교 사이의 갈등이 심했어요. 왜냐하면 각자가 고립되어 살았기 때문에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지역에 따라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어요. SNS가 생기면서 전 세계에 있는 같은 세대끼리 정보를 공유합니다. 한국의 아이돌 그룹 BTS 알죠? 전 세계의 젊은 친구들과는 BTS 음악도 공유하고 서로 소통을 하고 사는데, 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 할아버지나 아버지 하고는 대화가 안 됩니다. 한 집에서 살아도 이야기 나눌 게 없어요. 같은 방에 앉아서 전부 다른 SNS만 보고 있어요. (모두 웃음)

미국 헌법에는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어요. 아버지의 신앙을 존중해야 합니다. 내 생각을 기준으로 ‘옳다’, ‘그르다’ 단정하지 말고, ‘아버지는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을 구한다고 믿으시는구나’ 하고 인정하면 돼요. 아버지가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 아버지의 믿음이 다를 뿐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존중한다’라는 말은 나와 다름을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나도 내 신앙이 있기 때문에 아버지의 신앙에 무조건 동조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 돼요. 이 상황을 아주 적절히 표현하는 말이 영어에 있는데, 그게 ‘No, Thank you’입니다. (모두 웃음)

아버지가 하나님을 믿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나를 위해서 하신 말씀이기 때문에 고마운 일이에요. ‘Thank you’인 거죠. 그런데 나는 하나님을 믿고 싶지 않으면 ‘No, Thank you’라고 말하면 됩니다. 그래서 아버님께 ’No, Thank you’라고 말해 보세요. 이렇게 다름을 인정하면 돼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 신체가 굳어집니다. 유연성이 떨어지고 부서지기가 쉬워요. 그것처럼 인간의 사고 체계도 나이가 들면 굳어집니다. 그래서 늙으면 보수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육체의 늙음만 인정할 것이 아니라 사고가 굳어지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고 그냥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따라 배우기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에요. 즉 모방하는 성질이 있어요. 반면 노인의 성질은 변화가 어렵다는 겁니다. 이해력도 떨어져요. 그래서 어른과 같이 살 때는 젊은 내가 어른에게 맞춰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예’ 하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라는 말의 뜻은 그 말이 맞다는 뜻이 아니라 ‘당신의 그 마음을 저도 이해합니다’라는 듯이예요.

아버지가 교회에 나오라고 하면 ‘예’ 하면 됩니다. '예’ 하고 나서 당일에 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가면 돼요. 왜냐하면 나에게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에요. ‘왜 교회에 안 왔니?’ 이렇게 물으시면 ‘Sorry’ 이렇게 말하면 돼요. ‘다음에는 나올 거지?’라고 물으시면 ‘예’ 하면 돼요. 또 가기 싫으면 또 안 가면 돼요. 이렇게 아버지에게 맞추면 돼요. (모두 웃음)

무조건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아버지가 물었을 때 그 자리에서는 ‘No’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이것은 거짓말과는 성격이 달라요. 어른들이 물어보는 이유는 동조해주기를 원하는 거지 진짜 그렇게 할 것이냐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맞춰가면서 부드럽게 살아가는 것이 나이 든 부모와 함께 사는 지혜입니다.

앞으로는 아버지가 뭐라 해도 ‘예’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행할 것인지, 행하지 않을 것인지는 내가 결정하면 됩니다. 아버지가 문제를 제기하면 ‘죄송합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이렇게 지내면 갈등이 생기지 않아요. 그런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죠. ‘예’ 하고 입에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아요. ‘상대가 틀렸는데 왜 내가 ‘예’라고 해야 하느냐’ 이런 생각이 자꾸 듭니다. 맞고 틀리다는 관점에서 보려고 하면 안 돼요. 그냥 그분의 마음을 받아들이면 돼요. 그렇게 해서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좋은 관계를 맺으세요.

이것은 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겁니다. 만약 갈등을 일으키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돌아가신 뒤에 내가 괴로워집니다. ‘아! 그때 좀 맞춰드릴걸’ 하는 후회가 생겨요. 이런 미래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 ‘예’라고 하라는 거예요. 나를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겁니다. 나를 위하는 일인데 못 할 이유가 없잖아요.”

“제가 ‘예’라고 했을 때, 제가 하기 싫은 많은 일들을 계속하라고 요구하실 것 같아 걱정돼요.”

“계속해서 ‘예’ 하시면 돼요. 가끔가다가 ‘No, Thank you’ 하면 되고요. (모두 웃음)

그런데 그것은 아버지가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내가 미리 걱정하는 겁니다. 실제로 아버지가 요구할지 말지는 질문자가 알 수 없어요. 아버지가 몇 가지나 더 요구할지 계속 ‘예’ 하고 해 보세요. 절대로 100가지는 안 넘을 겁니다. 50개도 넘기 어려워요. 어쩌면 10개도 안 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질문자가 미리 걱정하는 거예요. 실제로 해보면 아무 문제도 없어요.

예를 들어, 아버지가 ‘소를 지붕에 올려라’라고 얘기했을 때, 우리는 대부분 ‘소를 어떻게 지붕에 올려요?’라고 대답할 거예요. 그래서 갈등이 생기는 겁니다. 그럴 때는 일단 소를 몰고 지붕 밑까지 끌고 와서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아버지, 저는 소를 지붕에 올릴 수가 없으니 아버지가 올려주세요.’

이렇게 접근하면 이 문제는 해결됩니다. 그러니 아버지에게 계속 ‘Yes’라고 한 번 해보세요. 아버지는 절대로 아들에게 손해 나는 일을 하지 않을 겁니다. 아버지를 믿어 보세요.”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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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나

그저,yes! 그리고 빙긋이 스마일
감사합니다 꾸벅^^,

2019-11-14 21:33:50

정지나

그저,yes! 그리고 빙긋이 스마일
감사합니다 꾸벅^^

2019-11-14 21:33:21

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과 참가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_^

2019-10-27 14: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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