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하루

2019.6.28 아시아‧태평양지구 정토행자대회 2일째
“생각이 다른 사람과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방콕 쿰파야쏘 리조트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구 정토행자대회 두 번째날 입니다.

오전 4시 30분에 기상해 5시부터 강당에 모여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했습니다. 스님도 대중과 함께 기도했습니다. 아‧태지구에는 개척지역이 많다 보니 스님, 법사님들과 함께 예불을 해본 것이 처음인 분들도 있습니다.

장소에 상관없이 어디서나 함께 모여 예불을 하고 기도를 하는 것이 감동스럽습니다. "청정한 사람이 있는 곳이 바로 그곳이 절이다"라는 서암 큰스님의 말씀이 다시 떠 오릅니다. 기도를 마치고 나니 바깥에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다 함께 예불에 사용한 방석을 치우고 다음 일정을 위해 책상과 의자를 옮겼습니다. 6시 20분부터 선주 법사님이 개편된 수행 법회와 경전반에 대해 안내를 하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한국은 이미 수행법회와 경전반을 개편했지만, 해외는 국내와 다른 조건들이 많아서 아직 개편한 내용이 자리를 잡고 있는 중입니다. 각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로 다르게 진행하는 내용이 부처님 법과 본래 목적에 맞는지 점검해보는 자리가 필요했습니다.

수행법회와 경전반 개편에 대한 논의를 한 후 간단히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아침 식사 후 법사님의 발표와 질의응답한 내용을 바탕으로 모둠으로 나누어 수행 법회를 시행하면서 지역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그리고 개편된 수행 법회를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했습니다.

잠시 휴식한 뒤 각 모둠별로 나와서 토론한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 지역별로 어려운 점과 다양한 의견을 나눠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이 앞으로 나와 발표 내용을 듣고 난 소감을 들려주었습니다. 해외에서는 정회원이 참석하는 수행법회와 포살을 어떻게 운영할지 스님의 경험과 생각을 들려준 후 정회원은 갈등이 있더라도 포살과 수행법회를 통해 늘 수행자의 관점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토회의 정회원이 되었다면 갈등하고 싸우면 안 됩니다. 만약 그랬다면 포살을 통해 정화를 해야 합니다. 갈등을 합리화하면 안 됩니다. 잘못을 할 수는 있지만 합리화하면 안 되고 수행자의 관점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갈등을 일으켰다 하더라도 포살을 통해 그 마음을 청정하게 한 후 대중을 만나야 해요. 그래야 대중이 여러분들을 귀의할 대상으로 삼습니다.

‘저분들이라면 믿고 따라도 되겠다.’

이렇게 신뢰를 주기 위해 포살을 하는 거예요. 포살을 할 때 일반회원을 넣어도 되느냐고 질문하는 것 자체가 포살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반증이에요. 이것은 일반회원들을 배려하는 게 아니라 무거운 짐을 지워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왜 수행법회를 개편하게 되었는지 이해하셔야 합니다. 정회원들이 수행자로서의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수행법회를 개편한 겁니다. 물론 수행법회는 일반회원들도 들을 수 있게 열려 있지만, 포살은 계를 받은 정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이제 한국에서는 일반 대중에게 전법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행법회를 운영하지 않아요. 개편된 수행 법회의 목적은 정토회의 정회원이 된 수행자들의 신심을 돋우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현실에서 수행법회가 전법의 용도로 더 많이 활용된다면 그에 맞게끔 해야 됩니다. 억지로 수행법회를 정회원 중심으로 바꿀 필요는 없어요. 우리는 단 3명이 오더라도 수행법회를 정회원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해도 되고, 정회원들끼리 별도로 법회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수행법회는 일반 대중을 위해 운영하겠다고 하면 법사단의 승인을 받아서 그렇게 해도 됩니다. 수행법회 운영은 법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법사단의 승인을 받고 결정해야 합니다.”

정리 말씀을 듣고 난 후 수행법회 운영에 대한 의문점들이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저녁 즉문즉설 시간에 더 질문하라고 한 후 오전 시간을 마쳤습니다.

법회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기 전 다 같이 모여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였습니다. 이어서 지역별로도 함께 사진을 찍으며 잠시 기쁜 시간을 가졌습니다.

점심식사로 태국 음식을 먹었습니다. 방콕 정토회 총무 황소연 님이 점심식사로 나온 태국 음식에 대해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어떤 음식인지 설명을 듣고 나니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점심식사 후에는 총 네 개의 모둠으로 나뉘어 나누기를 했습니다. 오후 5시까지 정토회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 또 삶 속에서 느낀 것들을 충분히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스님은 밀린 업무도 하고 휴식도 취하였습니다.

어느새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토론하고 나누기하고 웃고 울다 보니 밥 먹는 시간이 금세 돌아왔습니다.

태국 음식 특유의 매콤한 맛과 코코넛 밀크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진 반찬, 그리고 잘 익어 달콤한 열대과일까지 입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도반들과 담소를 나누며 맛난 음식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5시 45분입니다. 6시에 시작하는 다음 일정에 늦지 않게 서둘러 강당으로 모였습니다.

오후 6시부터 스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이 먼저 밝게 웃으며 안부를 물었습니다.

"행자 대회를 갔다 오면 얼굴 살이 쏙 빠져야 하는데 이렇게 잘 먹고 가면 가족들에게 ‘미안합니다’ 하고 며칠 죽어 살아야겠어요. (모두 웃음) 식사, 숙소, 환경 모두 만족스럽죠?”

“네!”

모두 웃으며 소리 높여 대답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지난 5월 북한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스님은 먼저 ‘북한에 옥수수 1만 톤 보내기 특별 모금 캠페인’에서 목표했던 1만 톤을 모두 모금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습니다. 모두 박수를 치며 기뻐했습니다.

“유엔 발표에 따르면 북한에 부족한 식량이 136만 톤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가 보내는 옥수수는 아주 적은 양이지만 식량이 부족해서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들에게는 요긴하게 쓰일 거예요."

이어서 스님은 북한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스님이 북한 방문 일정을 마치면서 함께 했던 북한 관리들에게 _“이제 제가 가고 나면 그동안 밀린 업무 정리하느라고 바쁘겠어요”라고 했더니 “아이고 스님, 업무고 뭐고 잠부터 자야겠습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한이고 북한이고 저를 따라다니는 사람들은 다들 잠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_라고 해서 모두 웃었습니다.

북한의 사찰 사진을 보며 우리 절 모습과 같은 것을 보며 찡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영상에 나올 때는 모두들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북한에 다녀온 이야기를 듣고 바로 활동에 대해 묻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토론하면서 의문이 많이 풀렸기 때문에 질문할 게 없으면 어제 못 논 것 마저 놀아요."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 스님에게 활동가들은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그중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봉사하기 힘들다는 분의 질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저는 불교대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지역은 2017년에 기획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기획 법회를 시작한 분은 즉문즉설을 들어서 본인의 삶이 윤택해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즉문즉설을 전하려고 해요. 그런데 저는 한국 정토회의 불교대학이나 천일결사 같은 것에 관심이 더 많았어요. 제가 갈증이 있다 보니 혼자 스님의 하루며 정토행자의 하루부터 시작해서 월간 정토도 구독해서 보고, 문경에도 가끔씩 갑니다. 이러다 보니까 처음엔 그 분과 같이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 격차가 너무 많이 생겨서 답답했어요.

어디 가서 얘기를 해도 늘 담당자를 통해서 의견을 내야 하니 의견을 말할 곳이 없었습니다. 이런 신생 법당 같은 경우에는 리더 역할을 맡는 사람이 힘든 일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소통할 수 있도록 보완이 되면 좋겠습니다. 담당자를 두 명 정도로 늘려서 의논해서 하도록 하는 것도 좋겠고요.

그리고 두 번째 고민은 마음의 괴로움입니다. 그 분과 서로 의견이 너무 다르다 보니까 갈등을 지혜롭게 잘 풀지를 못해요. ‘나쁜 사람도 없고 좋은 사람도 없고 다만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이 있으니,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또 상대가 가진 장점들을 잘 활용해서 좋은 방향으로 써먹어야지.’ 이론은 이렇게 생각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의견 충돌이 있다 보니 실천이 어렵습니다. (웃음) 이렇게 각질처럼 쌓여서 잘 안 닦이는 때 같은 내 마음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가 고민입니다.” (모두 웃음)

“국내와 해외 모두 정토회 활동을 해보면 개척할 때 잘하는 사람이 있고 개척된 것을 유지·발전시키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개척할 때 잘하는 사람이 유지 발전까지 잘하는 경우는 좀 드물어요. 개척할 때 그 사람이 없었으면 개척을 못할 만큼 적극적이었는데, 개척된 뒤에 유지·발전하는 과정에서는 그 사람 때문에 유지·발전이 도무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나중에는 유지·발전에 장애가 되더라도, 우리는 개척을 한 사람의 공로를 기억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 사람이 없었으면 우리가 시작도 못했을 테니까 그 공로는 늘 생각해줘야 해요.

그러나 어느 정도 사람이 모이게 되면 합리적, 민주적으로 의논해서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정토회는 합리적, 민주적 절차를 거쳐 운영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분은 늘 자기 식대로 운영을 해왔기에 의논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중간에 역할 분담을 서로 달리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도 처음에 ‘즉문즉설이라도 사람들한테 알리자’라고 시작한 사람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만날 수 있었어요. 그 사람이 누군지 저는 모르지만 질문자의 얘기만 들어보면 그 사람은 지금 정토회에는 큰 관심이 없고 다만 즉문즉설이 너무 좋아서 이걸 사람들이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이 가톨릭 신자거나 다른 절에 다니고 있어도 즉문즉설 듣고 법을 전하는 건 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데 질문자처럼 ‘정토회 수행자가 되는 이 법을 좀 체계적으로 전하려면 불교대학도 운영해야 하고, 경전반도 운영해야 하고, 정회원도 돼야 한다. 그러니 우리 지역에 정토회 지부를 하나 만들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하고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정리하자면 우리는 처음 시작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길 수밖에 없고, 누구든지 총무를 맡으면 견해가 다른 것을 조정은 해주지만 임기 내에는 총무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월급 주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이렇게 일하는 거예요. 그러니 일단은 총무의 임기 내에는 다른 사람이 총무의 의견에 좀 맞춰줘야 합니다. 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좀 맞춰주고, 그게 너무나 큰 장애가 된다면 다음 임기 때 총무를 맡는 사람을 바꿔서 그때 가서 실현하는 게 좋겠다는 게 정토회의 입장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그런 견해는 좋아요. 그러나 소통하는 체계를 두 개로 두는 건 안 됩니다. 그런 건의는 자유롭게 해도 되지만 분별심으로 하면 안 돼요. 자기가 불편해서 건의하는 것이라면 건의가 아니라 수행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러나 ‘아, 이게 지금 여기만 묶여 있는데 이걸 다른 방식으로 해보면 더 잘될 수 있겠다’ 이런 건 건의를 하면 좋죠. 건의는 기존 총무나 담당자한테 얘기를 하는 게 1차적입니다. 정토회는 이런 절차가 있습니다. 무조건 윗사람에게 맞춰야 하는 게 아니라 1차로 건의를 해요. 일반회원이라면 팀장한테 얘기해야 하겠죠. 그런데 팀장이 그걸 안 받아들이면 다음으로 총무한테 얘기할 권리가 있습니다. 총무한테 얘기했는데 안 받아들이면 지구장한테 얘기할 권리가 있고, 지구장한테 얘기했는데 안 받아들이면 사무처장한테 얘기할 권리가 있고, 사무처장한테 얘기해도 답이 없으면 정토회 대표한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대표한테 한다는 건 대의원회로 바로 올라갈 사안이 된다는 뜻이에요.

건의했는데 안 된다고 바로 포기하면 안 돼요. 그런데 이 과정을 중간에 빼먹고 넘어가면 안 됩니다. 그래서 반드시 건의를 할 때는 어떤 절차를 거쳐 올라왔는지 보여주는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첫 번째로 ‘제가 이런 제안을 총무한테 언제 했는데 언제까지 답이 없었고 이런 의견 차이가 나서 안 됐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이건 위에서 좀 검토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면 총무한테 올린 건의안에 그 건의한 결과까지 첨부해서 지구장한테 올려야 하고, 지구장에게서 답이 없으면 지구장에게 올렸던 서류까지 첨부해서 행정처장한테 올려야 해요. 행정처장이 답이 없다면 그것까지 붙여서 대표한테 올리면 그게 대의원회로 들어갑니다. 대의원회에서 ‘이 건은 어렵다’라는 결론이 나면 그 건의는 더 이상 안 되는 거예요. 대의원회가 정토회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니까요. 대의원회에서 안 된다고 하면 ‘아, 이게 아무리 좋은 의견이라 해도 현재는 정토회 공식입장이 되기 어렵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 돼요. 그런 경우에는 1년쯤 쉬었다가 다시 건의 절차를 처음부터 밟으면 돼요. (모두 웃음) 그런데 내가 총무한테 얘기했는데 안 된다고 해서 바로 포기해 버리는 것은 올바른 자세는 아니에요. 내가 보기에 이게 꼭 필요한 일이고 정말로 개선돼야 할 일이라면, 이런 절차만 밟아주면 계속 건의해도 괜찮습니다. 이건 행정적 시정 절차를 설명드린 거예요.

그다음에, ‘이것 때문에 내 마음이 불편하다’고 할 때 그 불편함을 상담하는 것은 법사의 역할입니다. 이걸 시정하자고 건의하는 것은 행정절차를 밟아야 하고, 이로 인해서 아까 질문자가 얘기했듯이 마음이 불편하다면 법사에게 연락해야 해요. ‘이걸 총무한테 얘기해도 안 되니까 제가 요새 총무 꼬락서니도 보기 싫고, 정토회도 나가기 싫고, 힘들어 죽겠습니다’ 이건 건의가 업무의 핵심이 아니라 내가 지금 이걸로 인해서 심리 상태가 괴롭다는 얘기잖아요. 그럴 때는 법사에게 연락해야 해요. 그러면 법사는 이 업무를 결정해주는 게 아니라, ‘그런 심리가 불편할 때 어떤 관점에서 당신의 심리를 안정시켜야 하느냐’ 하는 측면에서 얘기를 해주게 됩니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런 건의가 있었구나’ 하는 걸 법사가 알게 될 수도 있겠죠. 그러면 그 건은 행정 쪽으로 이관을 시킵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있는데 이걸 알고 있습니까’라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행정 쪽에서 ‘알고 있지만 그 건은 현재 안 된다고 해서 안 받아들였습니다’ 이럴 수도 있고, ‘아, 몰랐습니다. 그런 건의는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할 수도 있겠죠. 후자가 되면 건의 내용을 행정 쪽으로 넘겨서 ‘우리가 봐도 상당히 합리적인 건의 같은데 검토를 해주세요’라고 요청하게 됩니다. 이런 절차가 있어요.

저와 정회원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요. 한국에서는 정초에 이런 정토행자대회를 하잖아요. 그러면 이런 건의를 많이들 하고 제가 의견을 내줍니다. 제가 할 역할은 그 업무를 결정해주는 게 아니라 그 건으로 인한 불편한 심리를 안정시켜주는 것이에요. 그런데 얘기를 나누다 보면 그 업무에 대해서 저도 공감할 만한 내용이 나와요. 그러면 국장님처럼 그 자리에 함께 있던 행정처 관계자가 듣고 적어갑니다. 그걸 가지고 회의 절차를 거쳐야 시정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건의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법륜 스님한테 건의했을 때 법륜 스님이 괜찮은 건의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시행이 안 돼요?’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모두 웃음) 그건 안 맞는 얘기예요. 행정은 엄격하게 구분이 돼 있습니다. 심리가 불편한 것은 법사의 일이고, 시정되어야 할 건을 담당하는 것은 행정이에요. 아까 질문처럼 ‘불교대학 담당이 경전반 담당도 겸임할 수 있느냐’ 이런 건 행정적인 일이에요. 그것 때문에 불편하다면 제가 담당이고요. ‘경전반에 담당자가 없을 때는 불교대학 담당이라도 겸임해서 맡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정식 건의가 들어오면 그건 행정 쪽에서 처리합니다.

그러니 이 두 가지는 구분해야 하고, 위에 건의사항을 얘기했는데 안 됐다고 해서 바로 포기하면 안 돼요. 정토회는 언제든지 가장 밑에 있는 건의가 제일 위에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있지만, 반드시 절차를 거쳐야 해요. 중간 절차를 빼먹지 말고요. 그러면 건의는 언제든지 해도 됩니다.

그리고 직할로 바로 건의할 수 있는 이런 자리가 1년에 한 번씩은 있습니다. 제가 참여해서 이렇게 직접 건의를 들어요. 이 건의를 스님이 접수해서 결정하는 건 아니고, 함께 있던 행정처의 지구장이나 국장님이나 담당 같은 분들이 듣고 받아들여서 의논하고 시정하는 길이 있습니다. 또 법사님들이 듣고 필요하다면 행정처에 이관해서 조정을 해드리고요.”

“네. 감사합니다.”

스님은 ‘개선하는 것은 좋으나 평정심으로 의견을 내야 하고, 어떤 경우에도 마음이 불편하면 내가 수행적 관점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정토회에서는 가장 아래에서도 제일 위까지 건의를 할 수 있는데 절차를 거쳐야 하고, 꼭 필요한 일이라면 의견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불편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은 법사의 일이지만,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은 회의절차를 거쳐 행정적으로 처리되어야 하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불교대학생들이 정회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 공간을 빌려서 법회를 하다가 법회에 나오는 사람이 많아져 아예 공간을 하나 얻으려고 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공간을 마련해야 할까요?
  • 중국은 점점 더 종교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정토회는 종교단체가 아니라 수행공동체이지만 외부에서는 종교단체로 오해를 합니다. 이것을 염려해서 조심해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상해에서 열리는 즉문즉설도 조용히 홍보했는데 어떻게 조선족들이 알고 신청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 교민만 참여할 수 있다고 안내했더니 무척 불편해하셨습니다. 정토회에서 배운 것과 현실에서는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정토회에 원칙이 너무 많아서 답답해요.
  • 정토회 활동 16년 차, 총무 소임 6년 차입니다. 초기에는 원칙적이고 추진력이 있었는데 요즘은 회원들의 눈치를 보게 돼요.
  • 봉사를 하며 물러나는 마음이 들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 2차 만일에는 외국인 전법을 시작한다고 했는데,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적 문화와 불교적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실 건가요?
  • 불교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정토회에 잘 적응을 못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타고난 성향이란 것이 있나요?
  • 웹툰을 좋아하는데, 웹툰을 보다가 늦게 자거나 회사에 지각하는 일이 생깁니다. 어떻게 통제해야 할까요?
  • 사회를 바꾸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법을 바꾸는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토회에서도 법, 제도를 바꾸는 행동을 해도 되나요? 이것이 정토회의 수행 원칙에 어긋날까요?
  • 저는 스님께서 아이가 3살이 될 때까지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고 한 말씀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직장을 다닌다고 아이를 직접 키우지 못했어요. 그래서 대신 제가 데리고 있는 직원들이 아이를 낳으면 3년 유급휴가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직원들은 오히려 경험 있는 할머니가 키우는 게 좋다며 복귀하겠다고 해요. 심리가 안정되고 연륜 있는 사람이 키우는 게 더 낫다고 하는데, 어떤 게 더 나을까요?

즉문즉설을 마치니 3시간 40분이 흘러있었습니다. 약 20분 정도 시간이 남아서 각자 무슨 일을 하는지 소개했습니다. 10시가 되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주신 스님에게 대중은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깊어가는 마지막 밤이 아쉽기만 합니다. 내일은 3일째 아‧태 행자 대회를 하고, 저녁에는 태국 스님들과 만나 즉문즉설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내일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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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_^

2019-07-31 13:34:40

박진자

‘개선하는 것은 좋으나 평정심으로 의견을 내야 하고, 어떤 경우에도 마음이 불편하면 내가 수행적 관점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는 점 명심하겠습니다. 귀한 글과 사진에 깊은 감사드립니다_()_

2019-07-07 20:31:04

무지랭이

감사합니다~^^

2019-07-04 20: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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