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5.12 부처님오신날 4부 사회인사 초청법회
“늘 사람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서울 정토회관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하루 종일 법회가 열렸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이웃종교인들과 사회 인사들을 모시고 4번째 법회가 열렸습니다.

3부 법회 법문을 마친 스님은 4부 법회에 온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4시가 되어 맑은 종이 울리자, 먼저 스님이 만중생의 행복을 염원하며 초에 불을 밝히고 부처님 전에 향을 올렸습니다.

이어서 사회를 맡은 개그맨 김병조 선생님이 유쾌한 웃음과 함께 4부 법회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참석한 내빈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삼귀의와 수행문을 함께 낭독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앞으로 나와 부처님의 탄생하시던 모습이 기록된 경전을 내빈들과 함께 번갈아가며 읽었습니다.

다음은 헌화, 욕불 의식이 이어졌습니다. 모든 생명이 존엄함을 선언하시고 온 세상의 고통을 구원하고자 하신 부처님의 높은 뜻을 기리며 내빈들은 차례로 나와 부처님 전에 꽃을 올리고 아기 부처님을 씻기는 의식을 했습니다.

목사님, 신부님이 아기 부처님에게 청수를 붓는 모습은 종교 간의 화합이 무엇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헌화와 욕불 의식을 마친 분들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서 앉자 스님의 선창에 따라 발원문을 함께 낭독했습니다.

“이곳에 모인 저희들은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큰 뜻 다시 새기며
지금 이 땅에 그 뜻이 꽃피워지길
일심으로 발원하옵니다... (중략)

특별히 발원하옵나니,
춘궁기에 식량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지원되게 하여 주소서.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남북 간에 화해를 넘어
북미 간 북일 간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져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는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게 하여 주소서.

나아가 남북 간에 교류와 협력이 증대되어
평화적 통일의 숙원이 성취되게 하여 주소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동아시아 평화와 공동체로 발전되어
세계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게 하여
21세기 말에는 세계 문명의 중심이 되게 하여 주소서.”

이 시간에도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참석한 분들이 함께 발원한 이 마음을 잊지 마시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 뜻을 펼쳐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어서 법륜 스님이 앞으로 나와 인사 말씀을 했습니다. 스님은 사회 인사들에게 자신이 가진 지위, 권력, 부를 내려놓았던 부처님의 위대함을 들려주었습니다.

“오늘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저희 정토법당을 찾아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방금 부처님이 태어나신 모습을 함께 낭독했는데요. 참 아름답고 신비하죠?”

“네.”

“부처님께서는 정말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한 모습으로 태어나셨을까요? 종교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종교에서는 그 이유를 물으면 ‘부처님이니까 그렇다’라고 말해요.(모두 웃음)

그런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준으로 보면 부처님이라서 이런 모습으로 태어났다는 설명은 그분의 말씀과 맞지 않습니다. 이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부처가 되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운명론입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운명론을 부정하셨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이런 탄생의 모습이 그려졌을까요? 그분께서 훌륭한 삶을 사셨기 때문에 나중에 그것을 기록한 사람이 그분의 평생의 삶을 태어나실 때의 모습으로 상징해서 묘사한 겁니다. 이렇게 보는 게 그분의 가르침에 더 부합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면 그분은 우리와 똑같이 보통 사람으로 태어나서 자랐는데 어떻게 해서 고귀한 붓다가 되셨을까요? 물론 깨달음을 얻어서 붓다가 되셨다고 하지만, 그 깨달음의 길로 어떻게 마음을 내서 나아가게 되었을까요?

그분의 일생을 살펴보면 어릴 때는 보통 사람과 아무 차이 없이 자랐습니다. 그런데 12살 때 우리와 다른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왕궁에서만 살다가 아버지를 따라 왕궁 밖에서 열리는 농경제에 참여했는데, 그때 피부가 검고 다 떨어진 옷차림에 아주 고통스러운 얼굴로 일하는 농부들을 봤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왕궁에서의 풍요로운 삶이 본래 주어진 줄 알았더니 저 농부의 고통 위에 서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 그 농부가 소를 몰면서 쟁기질을 하는 것을 보고 ‘저 농부의 편리함이 소의 고통 위에 있구나’ 하고 알게 되었어요. 또 쟁기로 땅을 가니까 벌레가 나왔는데 그 벌레를 새들이 쪼아 먹는 것을 보고 ‘새의 삶이 저 벌레의 죽음 위에 있구나’ 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큰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나가 살기 위해서는 왜 하나가 죽어야 하고, 하나가 편리하기 위해서는 왜 하나가 불편해야 하며, 하나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왜 다른 하나가 불행해야 하는가?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한 길은 없을까?’

스승에게 물어도, 부모님에게 물어도,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혼자서 사색하고 탐구하기 시작했어요. 동쪽 문으로 나가서 늙은이를 보고, 남쪽 문으로 나가서 병든 이를 보고, 서쪽 문으로 나가서 죽은 이를 보고 인생의 무상을 느꼈습니다. 이것을 ‘사문 유관(四門遊観)’이라고 합니다. 젊지만 늙음의 고통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건강하지만 병든 이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살아 있지만 죽은 이의 고통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은 태어난 환경으로 보면 상류층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의식 때문에 왕궁과 왕위를 버리고 가장 어렵게 사는 삶, 걸식하고 나무 밑에서 사는 거지의 삶, 구걸하는 수행자의 삶으로 스스로 내려왔습니다. 풍요로운 곳에서 태어나면 안주하기가 쉽고, 가난한 곳에서 태어나면 좌절하거나 분노로 저항하기가 쉬워요. 그래서 갈등이 생기죠. 그런데 이분은 풍요로운 곳에 있으면서 가난한 것을 이해하고 스스로 그 길로 내려왔습니다. 이것이 그분의 위대함입니다.

그분이 부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고행을 얼마나 했느냐가 핵심이 아니에요. 그분은 계급이 높지만 계급이 낮은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고, 젊지만 늙은이의 고통을 이해하고, 건강하지만 병든 이의 고통을 이해했습니다. 이런 자세가 세상의 진리를 보게 하는 출발이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오늘날의 불교는 이런 부처님의 모습과 너무나 상반됩니다. 절에 가면 ‘남의 아들은 떨어져도 우리 아들만 걸리게 해 달라’, ‘남은 장사가 안 돼도 우리 가게만 장사가 잘 되게 해 달라’ 이렇게 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다른 종교도 아니고 불교가 부처님의 이름으로 이런 신앙 자세를 갖는 것은 근원적으로 이분의 삶, 이분의 가르침과 어긋납니다.

이런 데서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서 그분이 당시에 가졌던 문제의식, 그분이 살았던 삶을 우리가 다시 한번 새겨보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이기심에 찌든 나머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하나도 양보하지 않으려고 해요. 자기의 견해를 고집하다 보니 대립과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뉴월에 찾아오는 보릿고개를 벗어난 지 반세기가 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주 WFP(세계식량계획) 발표에 따르면, 지금 북한은 식량 부족으로 인구의 40퍼센트에 달하는 1100만 명이 심각한 영양실조의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이런데도 우리가 남아도는 식량조차 그들과 나누려는 것에 인색하다면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게 아닐까요?

배부른 자가 배고픈 자를 염려해야 하고, 건강한 사람이 아픈 사람을 염려해야 하고, 배운 사람들이 배우지 못한 사람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특별한 성인의 가르침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그런 것 아닐까요? 어른이 어린아이를 돌봐야 하고, 젊은이가 늙은이를 돌봐야 하고, 건강한 사람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보살펴야 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닐까요?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저희 정토회에서는 북한의 식량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북한이 미사일을 쏴서 지금 사람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요.(모두 웃음)

그러나 제가 만난 그 배고픈 아이들이 미사일을 쏜 것이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미사일을 쏴서 그 배고픈 아이가 배 불러진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지원을 결정할 때는 아이가 배고파서, 탄광 노동자들이 배가 고파서 지원을 시작했잖아요. 그 문제가 아무런 해결도 안 됐는데 우리가 왜 이 일을 중단해야 합니까?

정치적인 문제들은 세상에서 늘 있는 일이니까, 우리는 늘 사람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 해요. 그래서 인도적 지원은 오직 이 두 가지만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첫째, 그들이 인도적 위기에 처했는가?
둘째, 우리가 지원하는 것이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는가?

오늘 각계각층에서 많은 분들이 오셨으니까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를 넘어서서,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만큼은 우리 사회가 인색하지 않은 도덕성을 갖추면 좋겠습니다.”

인색하지 않은 도덕성을 갖추자는 말씀에 내빈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스님은 이어서 참석한 내빈들을 소개해주었습니다.

“바닥에 앉아있어 일어나기가 어려우실 것 같은데 그냥 손만 드십시오.(웃음) 내년엔 기필코 의자를 준비하겠습니다.”

스님은 내빈들의 작은 불편함도 놓치지 않고 양해를 구한 뒤 내빈들을 소개했습니다. 우리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많은 분들이 자리했습니다.

이웃종교인으로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 천도교 박남수 전 교령, 김홍진 신부, 광야교회 안병길 목사님이 참석했고, 매헌 윤봉길 월진회 이우재 회장,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신낙균 전 문화관광부장관,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 김홍신 작가를 비롯한 사회원로들이 참석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조은희 서초구청장, 김종철 서울 서초경찰서장,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비롯한 국회의원, 구의원, 시의원 등 정치인 및 공무원들도 참석했습니다.

또 배우 김여진, 이희준, 조인성, 김우빈 님을 비롯한 배우들과 작가, 기자, 감독 등 방송연예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오셨고 이 외에도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연구기관에서 스님과 인연이 있는 많은 분들이 참석했습니다.

“제가 이십 대부터 선생님으로 모셨습니다.”

오래전부터 스님과 인연이 된 분이 많았습니다. 내빈 소개가 끝나고 경동교회 당회장을 지내신 박종화 목사님이 축사를 했습니다. 박종화 목사님은 스님과 20년 전부터 북한동포 돕기를 함께 해왔고 매년 부처님오신날 법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사회자가 실수를 하는 듯 목사님을 ‘박종화 스님’이라고 소개하자 모두들 크게 웃었습니다.

“성불하십시오.(모두 웃음) 오래전부터 법륜스님은 성탄절이 되면 늘 교회에 오셔서 성탄절을 축하해주셨습니다. 초파일이면 제가 와서 축하를 합니다. 제가 이웃종교를 대표해서 나왔다고 소개해주셨는데 이웃 종교가 아니지요. 형제자매 종교입니다.”(모두 박수)

목사님이 절에서 ‘우리는 형제자매 종교’라고 말하는 풍경이 참 훈훈했습니다. 스님과 목사님이 보여준 화합의 모습에 대중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목사님은 따뜻한 일화를 들려주며 힘 있게 말했습니다.

“불교는 정토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독교 말로 말하면 하느님 나라 만드는 것과 같지요. 함께 정토세상을 만듭시다.”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지는 중간중간에는 축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먼저 경동교회 집사인 테너 김홍태 교수님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청산은 나를 보고’, ‘내 마음의 강물’을 불러주었습니다. 사회자가 “단 하루 부처님 오신 날이면 찾아오는 초파일 신도이자 경동교회 집사”라고 소개하자 모두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제가 16년째 이 곳에서 노래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제가 두 번 노래를 했는데요. 3.1운동 10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용성스님의 곡을 부탁하시더니 이번에는 나옹 선사님의 노래를 하라고 하시네요. 가사가 참 좋으니 음미하며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 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다음은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5년 전 일이 생각납니다. 안국동에서 저는 참여연대를, 법륜스님은 정토회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저희들이 훨씬 잘 되는 줄 알았습니다.(모두 웃음) 저희가 건물도 더 크고 사람도 더 많았어요. 그런데 25년이 지난 지금, 저희들은 그대로인데 정토회는 이렇게 커져서 북한 사람들까지 챙기고 계시네요.

제가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성공하신 걸까.’ 그러다 고개를 들어보니 부처님이 계신 거예요. 부처님은 태어나시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천상천하 유아독존, 사람이 가장 존귀하고, 사람이 깨달으면 바로 부처다.’라고 하셨잖아요. 유럽에서는 세계 2차 대전에서 6백 만이 넘는 사람이 학살당하고 나서야 UN을 만들고 인권선언을 했는데 부처님께서는 2600년 전에 이미 선언하셨던 거죠. 저도 줄을 갈아타야겠습니다.(모두 웃음)

제가 깨달음의 장에 가서 많이 혼나고 또 많이 깨달았습니다. 서울시장으로 파견받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모두 박수) 그런데 세월이 지나니까 기억이 흐릿해지네요. 임기가 끝나면 백일출가도 가봐야겠습니다.”(모두 박수)

청중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시장님의 축사가 끝나고 사회자가 “박원순 정토회 법우님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라고 재치 있게 말해 대중은 또 한 번 크게 웃었습니다.

이어서 서울 정토회관이 있는 서초구의 국회의원 박성중 님도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앞선 박원순 시장님의 축사에서 스님과 인연이 25년 됐다고 했는데 박 의원님이 경쟁하듯 “저는 법륜스님과 안 지 26년이 됐습니다.”라고 하자 모두 웃었습니다. 또 “정토회가 참 조그마하게 출발했는데 지금은 남북통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굉장히 존경스럽습니다.”라고 한 뒤 불교의 우수함에 대해 말했습니다. 사회자가 박 의원님의 축사 끝에 “곧 출가하실 것 같습니다.”라고 하자 또 한 번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유쾌한 축사에 이어 국악인 방수미 님과 고수 김태호 님의 흥겨운 국악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전북 전주에서 올라온 소리꾼 방수미입니다.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 시간이 제가 생방송을 하는 시간인데요. 평소에 법륜스님을 너무 존경해서 방송을 사전에 녹음해두고 왔습니다. 참고로 저는 기독교가 모태신앙입니다. 할아버지, 오빠들이 목사님이세요.(모두 웃음) 경계 없는 삶을 살아보려고 왔습니다. 자주 불러주시기 바랍니다.”

재미나게 인사를 나누고 방수미 님은 심청가 중 심봉사가 눈 뜨는 대목을 들려주었습니다. 덩더꿍 북소리와 함께 구성지고 애절한 소리가 흐르자 대중도 ‘얼씨구! 좋다!’하며 어깨를 들썩였습니다. 신명나는 공연이 끝나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스님도 일어나 고마움 마음을 표현하며 악수를 했습니다.

다음은 서울 정토회가 있는 서초구의 구청장 조은희 님이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조은희 구청장님도 질세라 “서초구와 정토회가 인연 맺은 것은 27년 정도 됐습니다.”라고 말해 모두 웃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사실 기독교 신자인데요. 목사님, 신부님, 천도교 교령님도 계시고 많은 기독교인이 참석한 것을 보고 반가웠습니다.”라며 “부처님의 자비한 마음을 새겨서 작은 도랑에도 달빛이 비치듯 구민 한 분 한 분을 부처님 모시듯 하겠습니다.”라고 하여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마지막 축사는 김홍신 작가님이 해주었습니다.

“부처님은 인간 세상뿐 아니라 천상의 스승이라고 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두가 스승이어야 마땅합니다. 다만 우리가 남에게 스승으로 보이는지 부처님 앞에서 더 깊게 생각해보아야 하는 날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산, 굽이치는 강물을 보고 경탄하면서 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기 자신에게는 경탄하지 않을까요? 자기 자신을 아끼고, 남에게 스승이 되는 부처님을 닮아가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공연은 특별했습니다. 이주노동자를 돕는 JTS 안산 다문화센터의 마하위하러사원 문화팀의 공연이었습니다. 스리랑카에서 온 이주노동자와 유학생 7명이 인도에서 스리랑카로 부처님의 치아사리가 전해진 이야기를 음악극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생소한 전통의상과 전통악기, 알아들을 수는 없는 노랫말이었지만 대중은 마음을 열고 음악극을 즐겼습니다.

스리랑카 문화팀의 축하공연을 끝으로 4부 법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이어서 기념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내외빈의 얼굴에 부처님을 닮은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사진 촬영 후에는 2층에서 정토회 상주 대중과 봉사자들이 이틀 동안 정성껏 준비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음식은 정갈하게 담겨있었고 꽃도 예쁘게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밥상 곳곳에서 정성이 가득 묻어났습니다. 스님은 차례차례로 내빈들을 찾아 “많이 드세요.”하고 인사를 나눈 뒤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정성스러운 밥상 위에 굶주리는 사람들이 겹칩니다. 2008년 북한동포돕기를 하며 몸소 단식을 실천했던 스님의 모습도 겹칩니다. 우리는 이토록 쉽게 배불리 먹을 수 있는데 옥수수죽 한 그릇 먹지 못하는 북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햇살이 어느 땅이든 가리지 않고 고루 비추듯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굶주림에서 벗어나면 좋겠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저녁까지 네 번의 법회에서 스님은 내가 배부를 때 배고픈 이의 고통을 생각하는 것이 붓다가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저녁 7시에는 청년들을 위한 법회가 열렸습니다.

전체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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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감사합니다!!!

2019-06-06 23:07:40

정지나

늘을 상황 상태가먼저가 되어갑니다
다시 살피고 살핍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19-05-22 22:40:50

임무진

내가 부처입니다. 소중히 여기고 경탄합니다

2019-05-22 22: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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