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1.22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Cox’s Bazar) 로힝야 난민캠프 방문 2일째
“로힝야족 아이들이 상처 없이 자라기를...”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로힝야 난민캠프 방문 2일째를 맞이하여 JTS에서 제작한 가스스토브 10만 개를 로힝야족 난민들에게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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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S는 2017년 10월과 2018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콕스 바자르(Cox's Bazar) 로힝야 난민촌을 방문하여 식량과 모기장, 담요를 지원한 후 현지에 있는 UN기구 WFP로부터 시급한 연료문제 해결을 위한 가스버너 지원을 요청받았습니다. 이후 JTS는 10만 대의 가스버너를 주문 제작하였고, 바로 오늘(22일) 가스버너 전달식을 쿠타 팔롱 난민 캠프(Kutupalong Refugee Camp)에서 진행했습니다.

JTS가 지원한 가스버너는 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 3만 2천 여 대, 미국 JTS에서 2만 3천 여 대, 한국 JTS에서 4만 5천 여 대와 운송비를 지원받아 오늘 총 10만 대가 로힝야 난민촌에 전달되었고, 유엔 산하기관인 세계 식량계획(WFP)을 통해 가스버너 안전교육 수료 후 로힝야 난민들에게 순차적으로 배분될 예정입니다.

콕스 바자르(Cox’s Bazar)에 위치한 숙소에서 오전 10시 30분에 난민캠프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KOICA에서도 이미경 이사장을 비롯해 10여 명의 관계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차로 90분을 달려 12시에 행사장인 캠프 11 구역 안 LPG 분배장에 도착했습니다. 건물 안에서는 오늘 가스스토브를 전달받을 난민들이 WFP 활동가로부터 가스 안전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가스스토브 전달식은 함께 참여한 각 단체 대표들이 무대에서 차례대로 축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IOM(국제이주 기구) 대표, WFP 방글라데시 총책임자, KOICA 이미경 이사장, JTS 이사장 법륜스님, 방글라데시 난민 구호 국장 순서로 축사를 이어갔습니다.

“JTS와 KOICA가 지원해 준 가스스토브 덕분에 난민들이 더욱더 안전해지고,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고통을 해결하려면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 IOM 대표

“한국에서 아주 중요한 종교지도자인 법륜스님,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JTS 박지나 대표님의 노고로 이 사업이 시작되었고, WFP 피터 게스트의 협력으로 오늘 전달식이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겐 정말 필요한 협력이었습니다. 이곳은 예전에는 숲이었습니다. 나무를 연료로 쓰다 보니 지금은 숲이 없어졌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아주 멀리까지 나무를 구하러 가야 했는데, 이제는 그것을 안 해도 됩니다. 사람들은 매일 먹어야 합니다. 가스스토브가 제공되면 매일 요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분들의 삶이 정말 많이 개선될 것입니다. JTS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 WFP 방글라데시 총책임자

“10만 개의 가스스토브를 난민들에게 지원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로힝야족 난민들을 받아들인 것은 방글라데시 정부의 아주 담대한 결정이었습니다. 난민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1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한꺼번에 받아들이면서 방글라데시는 환경적으로 경제적으로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지원을 해주신 JTS, WFP, KOICA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난민들이 이곳에 있는 한은 이런 지원들이 지속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법륜 스님이 아이들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저희의 요청은 이 아이들을 잊지 말아 달라는 겁니다. 이 사람들이 국경을 넘기 전에 받은 상처는 여러분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이들이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 방글라데시 난민 구호 국장

각 단체 대표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법륜 스님은 가스스토브가 난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협력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오늘 행사를 계기로 아이들이 상처 없이 자랄 수 있도록 더욱더 함께 협력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살다 보면 그렇게 안 될 때가 있어요. 자연재해나 전쟁 같은 어떤 이유로 우리는 불의의 사고를 겪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서로 돕는다는 점입니다.

로힝야 사람들은 지금 자기 개인의 잘잘못과는 관계없이 이런 불행을 겪고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이렇게 서로 돕는다는 것이야말로 사람으로서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것이 모든 종교의 가르침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여러 난민촌을 방문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곳 난민촌이 그래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방글라데시 정부가 이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여준 덕분입니다. 방글라데시 정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둘째, WFP, IOM, UNICEF 등 UN 기구들이 이들을 잘 보살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 준 덕분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 많은 NGO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가스스토브 지원을 갑자기 요청드렸는데도 흔쾌히 지원해주시고, 오늘 이곳 난민촌을 직접 방문해주신 코이카 이미경 이사장님께 특별히 더 감사드리며,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저희 JTS가 가스 스토브를 제공하는 것은 어쩌면 작은 정성입니다. 이것이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정말 기쁩니다. 이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을 추진해주신 피터 게스트 WFP 소장님과 박지나 JTS 대표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모두 박수)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또 이것을 추진함으로 해서 작은 노력이 큰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 힘을 모아서 이들이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특히 아이들이 상처 없이 자라기를 바랍니다. 어떤 상황에 처하든 아이들이 배움의 때를 놓치게 되면 나중에 회복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충분한 영양 공급과 제 때에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우리가 함께 제공했으면 합니다. 이런 모든 준비를 해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석자 모두 큰 박수로 스님의 축사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이어서 가스스토브 10만 개 전달식을 가졌습니다.

난민들 한 분 한 분이 무대 앞으로 걸어 나오면 내빈들이 차례대로 가스스토브를 직접 건넸습니다. 법륜 스님, 배우 조인성 씨, 노희경 작가님을 비롯해 참석한 내빈 모두가 한 번씩 난민들에게 가스스토브를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JTS 박지나 대표님이 가스에 불이 들어오는지 직접 시연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레바를 돌리니 ‘탁’ 하고 가스스토브에 불이 들어오자 모두들 박수를 치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이어서 WFP 활동가가 체크카드와 지문 인식을 통해 신분 확인 후 구호품을 받아가는 전자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열악한 난민캠프에서 IT기술을 도입하여 체계적으로 구호물품을 분배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전달식을 모두 마친 후 WFP 물류 허브에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 WFP 피터 게스트 소장님이 이곳 난민들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 지원 계획에 대해 전체적인 브리핑을 해주었습니다.

오후에는 WFP가 난민캠프에서 운영하고 있는 식료품 가게를 방문하여 어떻게 구호품이 배분되고 있는지 직접 보고 자세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난민들이 식료품 가게에 발급받은 체크카드를 들고 가면 전자 장비로 신분 확인이 되고, 식료품 가게에는 18가지 식품이 진열되어 있어서 그중 원하는 것을 고르면 가격에 맞는 영수증이 자동 발행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식료품 가게도 1곳만 있는 것이 아니라 3곳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어서 더 나은 서비스를 갖추도록 서로 경쟁을 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JTS 일행이 방문한 쿠타 팔롱 난민캠프는 로힝야족 난민 88만 명 중 63만 명이 머무르고 있는 최대 규모의 캠프입니다. 다음은 쿠타 팔롱 난민캠프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뷰포인트로 향했습니다.

높은 언덕에 오르자 저 멀리 미얀마 땅에 솟아있는 산들도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수많은 난민들이 이곳에서 고향 땅을 바라보며 남겨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져 왔습니다.

언덕 위에서 난민캠프를 바라보고 있는 배우 조인성 씨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이틀 동안 난민캠프를 주욱 둘러보셨는데..."

"구석구석 다 둘러볼 수는 없었어요. 왜냐하면 난민들의 인권 문제 때문이에요.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많은 단체들의 구호활동 속에서 보호받고 있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속적인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 역시 난민들과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오늘 가스버너 10만 개가 로힝야족 난민 분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노희경 작가님에게도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처음 왔을 때는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좋았어요. 러닝 센터에 갔더니 아이들이 너무 밝았거든요. 그래서 ‘희망이 있다’ 싶었는데, 전체를 둘러보고 나니까 너무 난민들이 많은 거예요. 우리나라로 치면 서대문구를 지나서 마포구까지 온 것 같거든요. 그 정도로 난민촌의 규모가 너무 큰 것이 놀라웠어요. 구호단체의 지원이 지속적으로 가능할까 걱정돼요. 조금 전에는 싸이클론이 4월에 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곳이 다 수장이 될 수 있다고 하니까 앞이 깜깜해졌어요.
그런 와중에도 전 세계에서 지원이 계속 오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다시 희망이 생기고... 엎치락 뒤치락 계속 그러는 것 같아요. 마음이 복잡하고 착잡합니다.”

스님은 함께 해 준 배우 조인성 씨와 노희경 작가님에게 “수고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사이 여러 명의 아이들이 카메라를 보고 달려왔습니다.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WFP 방글라데시 총책임자인 리차드 리간(Richard Ragan)씨는 노희경 작가님에게 이곳 난민들 이야기를 토대로 드라마를 써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작가님은 “리간 씨가 협조만 잘해주신다면 문제없을 것”이라며 교감을 나누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난민캠프를 확장하여 새로 땅을 정비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기존에 오래된 난민캠프는 비가 오면 무너지기 쉬운 언덕에 세워져 있었는데, 가장 위험한 곳에 살고 있는 난민들부터 이곳 새로 정비한 땅으로 이사를 시킬 예정이라고 합니다. 난민들이 지금도 계속 넘어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확장 공사는 당분간 계속 진행될 것 같았습니다.

곳곳에서 포크레인이 평탄화 작업을 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축대를 쌓는 공동 노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곳은 물을 건널 수 있는 대나무 다리가 깔끔하게 놓아져 있었고, 어떤 곳은 배수로를 만들거나 계단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치밀한 계획 하에 주거 지역이 안정화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습니다.

새로운 확장 지역을 둘러보는 것을 끝으로 1박 2일 동안의 난민캠프 방문을 모두 마친 후 저녁 6시 30분이 다 되어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서는 JTS와 KOICA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서로 인사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일을 하게 된 사연은 각기 다양했지만, 로힝야족 난민들의 고통을 해결하자는 마음만큼은 한마음 한뜻이었습니다.

내일은 콕스 바자르 공항으로 가서 국내선을 타고 다카 공항으로 이동하고, 다카에서 다시 캘커타행 비행기에 탑승합니다. 캘커타에 도착하면, 스님은 수자타 아카데미로 향하고, 조인성 씨와 노희경 작가님은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하루 종일 이동하는 일정이네요.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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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데오

"무엇보다 오늘 가스버너 10만 개가 로힝야족 난민 분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유투브 검색에서 "행복한농장"을 검색하시면 "읽어 주는 법륜 스님의 하루"를 매일 매일 낭송으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구독 및 엄지척~~ ^^ ㅎ)

2019-12-26 08:07:56

알로까

가진 재물 많아도 남을 위해선 한푼도 쓰지 못하는 마음이 가난한 자들도 많은데, 노희경 작자님과 조인성배우님은 본인의 직업에서도 인정받는 능력자이신데다 이렇게 마음까지 넓고 부자라 베풀 줄 아는 분들이라는 게 놀랍고 감사하고 존경스럽습니다.

2019-02-01 11:03:43

이지은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로힝야 난민들이 국제기구를 통해서 좀더 나은 삶을 살수있다니 걱정스러움이 줄어듭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활동을 보냅니다.
또 조금이라도 지구적으로 난민이 발생하는덧은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2019-01-26 13: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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