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 제8차 천일결사 중 3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전북 장수 죽림정사에서 열리는 날입니다.
정토회는 개인은 행복하고, 사회는 평화로우며, 자연은 아름다워 살기 좋은 세상인 ‘정토세상’을 이 땅에 실현하고자 큰 서원을 세우고 1993년 만일결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오늘은 그로부터 22년째를 맞이하여 제8차 천일결사 3차 백일기도를 맞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스님께서는 지금 미국에서 세계 100회 강연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백일기도 입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귀국하셨습니다. 그만큼 중요성을 갖는 행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3차 백일기도 입재식은 석가여래부촉법 제68세이시고 기미년 3.1 독립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불교계 대표이셨던 용성진종조사님의 탄생 성지인 장수 죽림정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실내체육관에서 열려오던 입재식이 모처럼 야외에서 열리게 되어 가을바람을 시원하게 맞을 수 있어 새로웠습니다. 더군다나 용성조사님의 얼이 담긴 이곳에서 열리게 되어 더욱 뜻깊었습니다.
입재식에 앞서 아침7시부터 9시까지 스님께서는 정토회 법사단과 함께 회의를 하셨습니다. 법사단은 오랜만에 귀국한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드렸고, 스님께서는 세계 100회 강연의 경과를 공유하시면서 법사단에서 올린 몇 가지 안건들에 대해 의논하는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그리고 원고 교정 업무를 보시다가 입재식에 참석하셨습니다.
새벽부터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정토회 천일결사 입재자들은 오전 9시 40분 무렵 모두 죽림정사에 도착해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몸과 마음을 청정히 하며 입재식을 맞이했습니다.
서울제주 지부에서 638명, 강원경기동부 지부에서 467명, 인천경기서부 지부에서 362명, 대전충청 지부에서 305명, 광주전라 지부에서 238명, 대구경북 지부에서 467명, 부산울산 지부에서 677명, 경남 지부에서 322명, 공동체 및 해외파견 실무자 144명, 청년대학생 239명 등 총 3,620명의 정토행자들이 참석하여 죽림정사는 대웅전 앞마당, 뒷마당, 교육관, 기념관, 입구 등에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꽉 들어차 뜨거운 열기를 더했습니다. 사회자 김병조님의 소개로 각 지역 참가자들이 소개되자 백일 만에 만난 기쁨을 서로 나누며 반가운 마음으로 입재식이 시작되었습니다.
해운대정토회 대연 법당의 활동가들의 멋진 난타 공연으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는 ‘백일 간의 발자취’ 영상을 함께 보며 지난 백일을 돌아보는 훈훈한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어서 2차 백일기도 실천과제인 환경, 복지, 통일 실천 활동에 대한 결과 보고, 누구보다도 수행을 열심히 한 분의 수행담을 듣는 시간 등을 가지며 특히 열성적으로 활동한 영남권 활동가들의 모습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렇게 다채롭게 많은 활동이 있었지만, 특히 지난 8월26일부터는 세계 100회 강연이 시작되면서 스님께서 가시는 곳곳마다 감동적인 소식이 ‘스님의 하루’를 통해 전해졌는데, 현재까지 진행된 1강부터 46강까지의 모습을 담은 특별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 지난 8월26일부터 10월8일까지 진행된 세계 100회 강연 모습.
영상을 본 대중들은 하루 1000km를 달리며 세계 곳곳의 사람들을 만나러 간 스님의 그 여정에 많은 감동을 받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청년정토회 소속의 한 청년은 영상을 보고 나서 “108배 하는 것도 힘들어했는데, 스님께서 저렇게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니 부끄러웠다” 하면서 내일부터 아침마다 108배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합니다.
이어서 대중들은 스님께 청법가를 부르며 지난 2차 백일기도 기간에 대한 회향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께서는 8차 천일결사가 새로 시작되면서 대부분 처음 맡게된 소임을 해내느라 교육도 많이 받아야 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해야 했던 대중 활동가들에게 먼저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유럽 순회 강연을 마친 소감과 북미 순회 강연을 다니고 있는 소회를 함께 나눠주시면서 이렇게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첫째,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근세 500년의 시기에는 확실히 유럽 전체가 훨씬 더 앞서 있었습니다. 역사를 보니 각 나라마다 한 번씩은 대부분 제국을 건설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같은 땅이라 하더라도 한 번은 이 나라 땅이 되었다가 한 번은 저 나라 땅이 되었다가 수도 없이 반복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니 옛날에 한번 우리 땅이었다고 지금도 그 땅이 내 땅이라고 생각하면 이 세상의 분쟁은 끝도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제국의 땅을 잃고 좁아졌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내부를 잘 살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꼭 영토가 넓고 인구가 많은 대국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굳이 할 필요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삶의 질이 좋은가 이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나라가 크면 클수록 궁궐을 크게 짓거나 교회당을 크게 짓거나 하느라고 백성은 굶어죽든지 말든 신경을 안 쓰게 되거든요. 반면에 나라가 작으면 큰 궁궐을 짓거나 큰 성당을 지을 필요가 없으니까 오히려 백성들에게 좀 더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유럽의 작은 나라들이 각각 독립을 하고 그 나라들이 오늘날 EU처럼 서로 연대하는 이런 방식이 오늘날 인류 문명이 실질적으로 발전하는 길이겠다 싶었습니다.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가 서로 싸우기 보다는 각 지역별로 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곳은 자치권을 더 많이 주고 국가 전체적으로는 외교, 통일, 안보만 관장하는 이런 방식이 사람들의 삶의 질을 훨씬 더 향상시킬 수가 있습니다. 그것이 통일에도 유리하고 우리나라 안의 내부 갈등을 해소하는 데도 유리하고 개인의 삶을 개선하는 데도 유리하겠다 싶었습니다.
공동체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서 유럽 또한 많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위에 오늘날의 공동체적인 복지국가를 만든 것이지 그들도 태어날 때부터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유럽은 과거의 우리보다 더 포악무도했던 것 같아요. 사람도 많이 죽이고 전쟁도 많이 했는데, 그런 과거의 경험을 반성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차이점은 반성인 것 같아요. 유럽의 국가들은 서로의 어리석음을 반성하고 협력 관계로 갔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진보와 보수, 남한과 북한이 원한 관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규모가 작다 하더라도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과 과거에 이미 저지른 일에 묶여있지 말고 반성을 통해 협력관계로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씀에 많은 공감이 갔습니다. 스님께서는 여러 나라를 다니시면서도 그 나라의 외형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새로운 통찰을 얻어내시는 것을 보며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그러면서 스님께서는 세계 100강을 하시면서 만난 많은 교민들의 고민을 듣고 느꼈던 소회도 함께 나누어 주셨습니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외국에 나간 사람들이 부럽죠? 그런데 외국에 나와서 사는 사람들은 불안감이 더 많습니다. 한국에서 살아도 불안한데 그 낯설은 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야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그리고 돈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유럽과 미국에 간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에요. 행복을 찾아서 외국에 왔는데 그래서 행복해졌느냐 물어보면 대부분 아니라고 대답해요. 여기 저기 장소를 옮긴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어디를 가도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혼자 사는 것이 불행하다고 해서 그럼 같이 살면 행복해지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같이 사는 것이 불행하다고 해서 그럼 이혼하고 헤어지면 행복해지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혼자 있으면 혼자 있어서 좋고, 같이 있으면 같이 있어서 좋은, 이 법을 증득할 때만이 행복을 만끽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한국에 사는 것을 너무 답답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교민들은 외국에서 오래 살다보니 한국에 와도 이방인 같고, 그 나라에서도 영원한 이방인 같다는 등 이런 정체성 때문에 힘든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교육시킬 때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외국 교육을 시키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면 영어는 잘할지 몰라도 평생 불행하게 살게 됩니다. 그리고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이 외국 유학을 가서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를 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유학생활이 힘들다고 하면 엄마가 오히려 “공부 그만하고 들어와라” 이렇게 얘기해 줘야 하는데 한국에는 엄마가 없는 것 같아요. 아이는 힘들다고 하는데 엄마는 계속 “더해라” 재촉하니 부모의 기대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자기 남편을 보거나 자기 아내를 보거나 자기 자식을 볼 때 너무 돈과 출세의 관점으로만 보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까이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에게 고통을 주는 사이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첫째, 오늘 우리가 하고 있는 정토회의 활동, 즉 어떻게 마음을 스스로 행복하게 가질 것이냐 하는 것은 모든 인류가 갖고 있는 큰 과제입니다. 둘째, 그런 마음의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벌어야 된다든가, 지위가 높아져야 된다든가 할 필요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런 것들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면 과소비로 인한 소비주의를 치료할 수가 있고, 소비주의를 치료하면 환경문제를 해결할 희망도 발견할 수 있고, 화내거나 미워하는 것을 치료할 수 있으면 분쟁과 전쟁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토회의 활동이 한국 안에서도 확산되어 가지만, 언어와 몇 가지 문제만 해결이 되면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지금 세계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불교는 명상하는 것 이런 정도이지 마음의 평화가 어떻게 사회적인 실천과 일치해가는가 이런 것은 아직 생각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러분들이 정토회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것은 한국에서만 앞서가는 것이 아니고 전 세계에서 제일 앞서가는 문명입니다. 워낙 평범한 단어로 일상적인 문제를 갖고 얘기를 하니까 철학적으로 어느 정도 높은 수준의 얘기인지, 문명적으로 어떤 흐름에 있는지, 여러분들이 감을 제대로 못 잡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정토회에서 공부하는 이것은 현대 문명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현대 자본주의 문명은 욕망 충족의 문명이여서 끝없이 욕망을 키우고 다시 그것을 채우는 문명입니다. 그래서 부작용이 굉장히 많습니다. 현재 여기에 대한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태입니다. 또한 이론은 나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사람이 직접 경험해서 체험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2600년 전에 부처님이 내어 놓은 처방이긴 하지만, 여기에 기초해서 이것을 새롭게 현대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비록 2600년이 지났다 하더라도 붓다는 왕궁에서 살면서 고뇌했잖아요. 가난한 상태에서 고뇌한 것이 아니라 왕궁에서 살면서 고뇌했다는 것은 오늘날 물질문명이 풍부한 현대인이 고민하는 것과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에, 붓다가 발견한 처방은 현대인이 갖고 있는 고뇌를 해결하는데 가장 큰 실마리가 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근본 불교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현대적인 처방이 되는, 정법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생활불교이고 가장 쉬운불교이고 가장 현대불교가 될 수 있는, 이런 새로운 지평을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방향과 관점을 잘 잡아야 하고, 둘째, 우리가 그것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정토회는 현재 방향은 잘 잡은 것 같아요. 이제 남은 것은 확산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이 실천을 통해서 자기 삶이 바뀌어야 합니다. 최고의 전법은 삶이 바뀌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유튜브로만 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고도 자신의 삶이 바뀐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바뀜으로 해서 그의 가족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파워입니다. 그러니 첫째, 수행정진을 더 하셔야 합니다. 일단 자기가 먼저 행복해져야 합니다. 그래야 확산하는데도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수행은 하지 않고 일만 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됩니다. 둘째, 자기 정진을 이웃에 회향해야 합니다. 남의 인생에 간섭하라는 것이 아니라 인연을 맺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조금 더디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우리의 이 좋은 법은 빠른 속도로 확산이 되게 됩니다. 2600년 전에 나타났던 부처님의 법이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꽃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암울한 일제 시대에 또 조선조 500년 동안 불교가 탄압 받은 그 척박한 시기에 세상의 비난을 받아가면서도 외롭게 혼신의 힘을 다해 불법을 새롭게 하고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용성진종조사의 유훈을 오늘날 우리가 실현해내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용성진종조사께서 100년 전에 한 발원을 100년 후인 오늘날 우리가 다시 이어서 그 원을 이제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그런 원을 함께 세워보았으면 합니다.”
정토회에서 하는 수행, 보시, 봉사활동이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앞선 문명이라는 말씀에 대중들 모두 큰 박수를 쳤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듣고 천일결사 기도 입재를 한지 3년이 되었다는 한 주부는 “정토회에 나가서 봉사활동 하는 것도 귀찮고, 아침마다 108배하는 것도 귀찮았는데,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내가 하는 이 활동에 자긍심이 느껴지고 새로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다” 며 기뻐했습니다. 그래서 이 말씀을 듣고 곳곳에서 큰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더군다나 용성조사의 유훈을 100년 지난 지금 다시 실현해내는 의미가 있다고 하니 이곳 죽림정사에서 이런 스님의 법문을 듣게 된 것이 더욱 뜻깊게 다가왔습니다.
이어서 점심시간이 되어 물빛 공원으로 건너가 각자 싸온 도시락을 지역별로 앉아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물빛 공원에는 환경상품을 판매하는 부스, 스님의 이번 유럽 강연 사진을 전시하면서 영문책을 판매하는 부스, 신규입재자들을 위해 절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부스, 백일출가를 소개하는 부스 등 다양한 부스들이 마련되어 점심시간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 문화사업부에서 준비한 세계 100회 강연 사진이 전시된 부스
즐거운 점심시간을 마치고 오후 행사를 시작하며 대전정토회 둔산법당과 부천정토회 광명법당, 대구경북 새물팀의 흥겨운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한껏 무르익은 분위기를 뒤로 하고 신규 입재자 결의식이 여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신규입재자들은 정토회 법사단으로부터 108 염주를 하나씩 받고 오늘부터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수행정진하고, 가난한 나라 어린이를 위해 하루 천원씩 보시하며, 하루 한 가지씩 선행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신규 입재자들에게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면서 이렇게 격려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오늘부터 기도를 해보겠다고 마음을 탁 내셨는데, 처음 마음을 낸 이때가 곧 깨달음을 이룰 때입니다. 오늘 낸 초심을 그대로 끝까지 가져가면 부처가 된다 이런 뜻입니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수행을 하지만 성불하지 못할까요? 초심을 지키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늘 수행 정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중간에 멈출 이유를 대면 안 됩니다. 몸이 아프니까, 늦게 일어났으니까, 오늘 바쁘니까, 여행 중이니까, 이렇게 이유가 없어야 합니다. 기도하기로 했으니까 그냥 해야 합니다.
따르릉 하면 싹 일어납니다. 따르릉 할 때 ‘일어나야지’ 하는 것은 벌써 일어나기 싫다는 것이 됩니다. 따르릉 할 때 벌떡 일어나버리세요. 스님이 세계 100강을 하기로 했으면 아파 죽든지 말든지 하기로 했으니 어떻게 한다? 그냥 하는 겁니다. 스케줄 따라 그냥 다니는 겁니다. 그런 것처럼 오늘부터 수행정진 하기로 했으면 ‘그냥 한다’ 이렇게 마음을 먹으세요. 몸이 아픈 날도? 한다. 초상이 난 날도? 한다. 여행가는 날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몸이 죽을 것 같아도 기도를 하면 몸이 저절로 거기에 따라 갑니다. 기도하다가 죽었다는 얘기는 아직 전혀 들어보지 못했어요(청중들 웃음).
다만 하기로 했으니까 할 뿐입니다. 하루에 한번만 기도하면 됩니다. 일어나보고 안 죽었으면 합니다. 일어나보니 죽었으면 안 해도 돼요. 얼마나 쉬워요? 살아있는 기념으로 한번만 하세요. 아침에 일어나보고 ‘어, 살았네. 기념이다’ 하고 한번 하고, 다음날 아침에 눈 떠 보고 ‘어, 살았네’ 하고 또 한 번 하고, 이렇게 하면 저절로 됩니다. 특별한 방법이 필요 없습니다. 눈 떠보고 살았으면 하고 죽었으면 안 해도 됩니다. 그렇게 하면 저절로 백일이 지나고, 천일이 지나고, 만일이 지나버려요. 이렇게 백일을 기도하면 내 모습을 좀 알게 되고, 천일을 기도하면 내가 조금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만일을 기도하면 세상이 좀 바뀌게 됩니다. 이렇게 자기 운명을 바꾸고, 내가 사는 세상도 바꿔나가는 ‘상구보리 하화중생’ 하는 정진을 부지런히 해나가시길 바랍니다.”
신규 입재자들 뿐만 아니라 기존 입재자들도 어떤 마음으로 기도해야 하는지 다시 되새기면서 처음 입재할 때의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는 다짐을 할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스님 법문 중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여 장내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비를 피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당황스런 상황이 되었는데, 스님께서는 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여하게 3차 백일기도를 시작하는 입재 법문을 곧바로 이어서 하셨습니다. 대중들도 스님의 여법한 태도를 따라서 그냥 비를 맞기도 하거나, 모자를 쓰거나, 준비한 우선을 펴면서 스님의 입재 법문에 끝까지 집중했습니다.
“왜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괴로움이 따를까요?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받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괴로운 이유는 사랑을 못 받아서가 아니라 사랑을 안 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답답한 것이지 이해를 못 받아서 답답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알고 있습니다. 이 마음 작용의 이치를 아는 것을 ‘견도’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법문을 듣고 이치를 알아야 합니다. 이치만 알아도 해결되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치를 알아도 해결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법문을 듣고 아이한테 잔소리를 하지 말아야지 알게 되었지만 꼴만 보면 잔소리가 튀어나오게 됩니다. 이것은 습관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습관은 무의식이기 때문에 의식이 모르는 상태에서 저절로 나와 버립니다. 습관화 된 것은 깨어 있어서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되니까 반복해서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수도’ 라고 부릅니다. 이치는 알았는데 실천이 잘 안 되는 것은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합니다. ‘또 잔소리를 했네’, ‘또 화를 냈네’ 이렇게 또 참회하고 도전하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에서부터 탁 됩니다.
그렇게 해서 이제 짜증이 안 난다, 또는 짜증이 나더라도 짜증이 날 때 탁 알아차린다, 또 설령 짜증을 냈다고 하더라도 금방 알아차리고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렇게 되면 이것이 더 이상 나한테 괴로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경지가 되면 이것을 ‘무학도’ 라고 부릅니다. 법문을 들어서 ‘견도’를 터득하고, 꾸준히 연습을 해서 ‘수도’를 닦는다. 그래서 법륜 스님 얘기가 아니라 나의 체험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세상이 어떻든 우선 나부터 행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우리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까지도 행복하도록 우리가 만들면 나의 행복 또한 더 커집니다. 이 법이 정말 좋으면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가정 먼저 전하고 싶어집니다. 성인 군자만 남을 위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심성 안에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이 들어 있습니다. 이것이 이뤄져야 행복이 더 커집니다. 인간의 심리에는 맛있는 것을 혼자 먹고 싶은 악성과 나눠먹고 싶은 선성 두 가지가 있는데, 악성을 가지면 그 기쁨이 순간에 그치고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선성이 작용할 때는 전체가 항상 좋습니다. 가만히 자기 심리를 관찰해 보면 ‘아, 남을 돕는 것이 나한테 좋은 것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웃을 도우면 복을 받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할 때 자신의 기쁨도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토회에서는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수행’과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보시’와 ‘봉사’를 함께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가꿔나갔으면 합니다.”
자기 체험이 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과 나의 행복을 위해서도 이웃을 돕는 활동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행복의 길을 더 자세히 안내해 주려는 스님의 마음이 전해져서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용인정토회 용인법당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인도춤 쁘레무를 보며 8차 천일결사 3차 백일기도의 힘찬 출발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김은숙 행정처장님으로부터 3차 백일 동안의 실천과제에 대한 안내를 들었습니다. 첫째, 모둠원들과 함께 한 달에 한번 기획법회 열기와 둘째, 환경, 복지, 통일을 위한 실천 활동을 각각 한 번씩 하는 것이 실천과제로 발표되었습니다. 전국의 400개의 모둠이 3번씩만 기획법회를 열어도 1200회의 법회가 열리게 된다고 상상하니 그 힘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스님께서는 전 세계를 다니시며 115회 강연을 하시고, 대중들은 전국 방방곳곳에서 1200회의 법회를 열며 행복을 전할 상상을 하니 가슴이 뛰고 기쁨이 솟아나는 기분이 듭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행복도 1위가 되는 그런 나라가 되길 꿈꿔봅니다.
스님께서는 마지막으로 “세계 115강을 포기하지 않고 기어서라도 꼭 다 하고 오겠다” 하시며 “그러니 여러분들도 정진하세요. 매일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강연을 할 테니 여러분들도 매일 매일 기도를 빠지면 안됩니다” 라고 당부하시니, 참석한 많은 대중들도 스님의 이 간절한 원에 감동을 받고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며 각자의 다짐을 하나씩 세웁니다. ‘매일 아침 108배하는 것이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스님처럼 하루에 한 도시씩 강의하는 것보다는 쉽지 않겠느냐’ 하며 모두들 백일기도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굳건히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세계 100회 강연 중에도 입재식 법문을 하기 위해 먼 길을 오신 스님께 청중들은 다시 한 번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토회 이기혜 대표님의 인사말을 끝으로 산회가를 함께 부르며 오늘 입재식 행사를 모두 마쳤습니다. 스님께서는 비가 오는 와중에도 법문을 끝까지 들으며 수행, 보시, 봉사하는 삶을 다짐한 대중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대중들이 죽림정사를 다 빠져나갈 때까지 무대 위에서 계속 손을 흔들어 주셨습니다. 대중들은 손을 흔들며 눈을 맞춰주시는 스님을 보며 많이 기뻐하였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 속에서도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다시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오랜만에 전국의 정토행자들이 모두 모여 나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가슴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 입재식을 마치고 행사를 주관한 행정처 집행부 상근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스님께서는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서울로 이동하셔서 저녁8시부터 평화재단에서 회의를 하셨습니다. 늦게 까지 회의를 하시며 각종 현안 업무들을 점검 하신 후 일정을 마무리 하셨습니다.
내일은 다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11시간 비행기를 타고 미국 워싱턴D.C로 가십니다. 워싱턴D.C 공항에 내리자마자 휴식을 취할 여유 없이 곧바로 필라델피아로 차로 이동하셔서 세계 100회 강연 중 47번째 강연을 필라델피아에서 열게 됩니다. 내일은 필라델피아에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 지난 날짜 소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