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2.4. 마산, 내서, 함안, 김해, 창원법회

오늘은 정초순회법회 3일째 날입니다. 오전에 마산법당, 오후에 내서법당, 함안법당, 김해법당, 저녁에 창원법당을 차례로 방문하여 법문을 하셨습니다  

오전 10시 마산정토회에 들어서니 많은 활동가들이 각자 맡은 일을 분주히 하고 있고 법당에는 100여분이 스님의 법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정초기도 입춘기도의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늘 입춘인데 갑자기 춥네요. 봄을 맞는 날인데 한겨울을 맞는 것처럼 춥네요. 그런데 하루만 보면 춥지만 한 달쯤 길게 보면 점점 따뜻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틀 전에는 봄을 넘어 초여름처럼 더웠는데 늦추위가 불어닥친 것 같아요. 그러나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습니다. 나날이 봄은 오고 있습니다.

수행정진 또한 하루하루를 보면 여러 가지 일이 생겨 수행 안 하니만 못하다 반발이 생기지만 100일쯤 길게 보면 봄이 오듯이 행복이 옵니다. 3년을 보면 확연해집니다. 날씨는 해의 길이에 따라 점점 따뜻해지고, 점점 추워집니다. 그러나 수행은 정진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가짐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정성을 기울여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하기는 하는데 그냥 하면 변화가 미미하고 정성을 들이면 변화가 분명해집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남한테 묻는데, 남한테 물을 게 없습니다. 부지런히 했는데도 변화가 미미하다면 나는 무거운 돌을 굴리니까 잘 굴러가지 않는 것과 같고, 옆사람은 놀면서 하는 것 같은데도 잘 된다면 가벼운 돌을 굴리니까 잘 굴러가는 것과 같습니다. 내 업장이 무거운 돌과 같으면 처음에는 힘이 많이 들지만 구르기 시작하면 잘 굴러갑니다. 현재만 보고 효과를 점검하면 안 됩니다. 복을 많이 지었는데도 받는 복이 적다면 빚을 많이 내었다는 것이고 복도 많이 안 지었는데 받는 복이 많다면 빚을 내고 있는 중인 것입니다 
 
수행한다는 것은 늘 삶을 준비하는 것고 같아 준비된 사람이 수행자입니다. 지붕의 이엉을 잘 이어놨으니 비야 올려면 와라는 법구경의 말씀은 준비가 되어 있으니 두려워 할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준비가 되어 있다면 세상이 어지러워야 살맛이 납니다. 세상이 어지러워야 영웅이 납니다. 촛불도 깜깜하면 더 밝아 보입니다. 전기불이 없으면 별빛도 더 밝아 보이고 별의 숫자도 더 많아 보입니다. 보살은 세상의 혼란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준비된 사람에게는 혼란스러워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렇게 담담히 받아들이는 이것이 수행입니다. 한 해를 시작할 때 준비된 마음을 갖기 위해 입춘 겸해서 정초 3일 정진을 합니다.”  

그리고 지난 3년간 일반대중을 위해 강연준비하느라 스님 얼굴도 못보고 법문도 못들은 활동가들에게 우선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당부도 하십니다.  

올해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건데 오늘만은 우리 도반끼리 얘기를 나누어 봅시다. 찌그락째그락 소리도 나고, 이제 더 못하겠다 퇴굴심 나는 사람도 있고, ‘이놈의 절은 일만 시킨다 다른 절에 가야겠다.’며 신심이 떨어지는 사람도 있을 텐데, 한번 점검해 봅시다.  

등산 처음 가는 사람이 산을 잘 오를까요? 매일 가는 사람이 산을 잘 오를까요? (매일요.) 이처럼 하면 할수록 요령이 생기고 힘이 나고 신심이 나는 사람이 있고, 하면 할수록 지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치는 사람은 욕심을 내서 하기 때문입니다. 일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능력밖에 과하게 하거나 칭찬 받으려고 하거나, 성과 내려고 하기 때문에 지치는 것입니다. 수행은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만 하겠다 하는 사람은 수행이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니 8차에 입재해서 수행을 열심히 해야 되겠죠? 장애가 있는 게 좋습니다. 넘어 서면 새로운 세계가 열립니다. 꾸준히 해 나가는 게 필요하고, 뭐든지 맡아 해보는 게 필요합니다.”

   한 여성 질문자는 법당에서 일하면서 시기질투심이 나고 잘난척하는 자신을 보는데 겸손하면 되겠다 하는데도 잘 안된다고 질문을 합니다.

스님께서는 누가 잘하는 걸 보고 나도 사랑받았으면, 나도 칭찬 받았으면 하는 것은 질투심이 아닙니다. 칭찬받는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질투심입니다. 질투심은 나쁜 마음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질투심, 욕망, 분노가 동력이 될 때가 있으나 결과는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질투심 있다고 문제 되는 게 아닙니다. 질투심 있다는 걸 알고 극복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또 한 분은 수행을 하는데 분노가 올라온다고 질문합니다.

스님께서는 수행을 해서 없던 분노가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수행함으로써 있던 분노를 인지하게 된 것입니다. 내안의 분노의 양은 수행한다고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인지가 늘어난 것입니다. 분노의 양이 1000인데 1000을 인지하면 더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첫째는 인지를 해야 합니다. 내꼬라지를 인지하려면 100일은 해야 자기를 알게 됩니다. 고치지는 못해도 알기만 해도 수행에 도움이 됩니다. 100일 동안 해보면 거꾸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 생긴 게 아니라 인지하지 못하던 걸 더 인지하게 된 것입니다. 정진하고 일하고 수모받고 발작하는 걸 통해 자기 상태를 알고, 드러내고 알아가고 분노의 바람을 빼가야 합니다. 내 자신을 알아야 남에 대한 이해심이 깊어지고 나도 개선이 됩니다  

두번째는 꾸준히 정진해 나가야 길게 보면 좋아집니다. 병도 약을 꾸준히 먹어야 낫듯이, 고치려면 1000일은 해야 합니다.”고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내 고향 남쪽 바다~로 시작하는 가고파 노래를 연상시키는 파란 바닷물을 바라보며 내서읍으로 향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지난 1227일 개원한 내서법당이 위치한 지역의 현황, 법당에 나오시는 분들의 현황을 자상하게 물어보셨습니다. 법당을 내었으니 기도하여 업장을 닦고, 불법을 공부하여 지혜를 증득하고, 사회에 필요한 환경, 통일, 구호 등을 실천하여 내 삶이 주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진실한 법당이 되기를 당부하셨습니다  

한 분이 3년 가정법회후 법당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안되고 의견이 묵살되는 느낌을 받으면서 물러나는 마음이 든다고 질문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삐질만 합니다. 또 마음에 부담이 되겠어요. 그런데 업대로 사는 중생으로 살려고 부처님 법 믿었어요? 업을 이겨 볼려고 부처님 법 믿었어요? (이겨보려고요.) 그렇다면 원을 세우기를 '비바람이 몰아쳐도 이겨내겠다.'고 해야 하고 이렇게 마음을 낸 사람이라면 이만한 정도는 감당해야 합니다. 절에 와서 삐진 거 바뀌면 집에서 남편에게 삐지는 것도 바뀝니다. 그러면 내가 번 돈 내서 법당 월세를 내더라도 그만한 값어치가 있습니다.”고 초발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고, 한편으로는 서운한 마음도 받아주셨습니다  

스님께 이러저러한 불편한 마음을 그대로 툭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함안 법당은 아직 개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법당을 마련하면서 불편했던 마음들을 내어 놓고 스님께 질문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법당 마련하기까지 가정법회하고 그동안 수고하신 점을 치하하고,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상황이 바뀌는 속에서도 잘 되도록 해야 한다며 원인을 안 밝혀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수행자의 자세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법당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러저러한 불편한 일들을 들으면서 내가 먼저 왔다, 내가 법당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조금이라고 집착이 있으면 서운한 마음이 들고, 점점 괴로워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릉이 있는 불교의 산실인 김해법당을 찾았습니다. 2012523일 개원하여 도반들과 친밀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열심히 기도 정진하는 법당으로 자리를 잡아 뚜벅 뚜벅 나아가는 중이랍니다. 김해법당에 올라가니 신발 놓을 곳이 없어 한 보살님이 계단에 신발정리를 해 주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오늘은 약 80여분이 오셨는데 법당에 자리가 모자라 복도에도 앉았습니다. 

스님께서는 정초기도로 시작해서 한 해를 맞습니다. 기도를 하면 장애가 안 일어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장애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올해는 7차 회향후 8차를 맞는, 지난 3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3년을 대비하는 해로, 8차에 입재하여 빼먹지 않고 끝까지 해봐야지 하는 원을 세워서 해 봅시다고 당부를 하고, 몇 분의 고뇌에 찬 질문에 자상한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그중 한 질문자는
5년 전 남편과 2년간 별거하다가 지금은 남편한테 숙이고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학교선생님으로 근무중인데, 술중독입니다. 이런 남편을 자식한테 맡기고 한국코이카자원봉사를 하고 싶었는데 못했습니다. 가도 되나요?”라며 자신의 고민을 내어놓았습니다.

    

스님께서는 술을 먹고 취하지 말라고 경전에 나옵니다. 농부가 참으로 막걸리 한잔 하는 것은 식사대용으로 먹나요? 흥분하는 마약으로 먹나요?(식사요) 식사대용으로 먹는 것은 마약이 아닙니다. 술을 한컵만 먹어도 쓰러지는 사람도 있고, 술을 한댓병을 먹어도 구애를 안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편이 직장 다니면서 술을 먹고도 괜찮으면 식사라고 보고 그냥 두세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잖아요.

(코이카를 통해 자원봉사 하고 싶습니다) 가고 싶으면 가야죠. (자식이 원망할까 봐요) 그러다 남편이 문제가 생겨 자식이 원망하면 받아야죠. 내하고 싶은대로 하면 과보가 있습니다. 가고 싶으면 가면 좋은데 간 후에 남편이 문제가 생겨 자식이 원망하면 미안하다고 하면 되고 그래서 밉다고 안보려고 하면 안봐야 합니다. 욕심이라는 것이 그런 것입니다. 복을 안지어놓고 복 받을려고 하고, 돈을 빌려놓고 안갚을려고 하면 안됩니다.” 라며 답을 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원법당으로 향했습니다. 201141일 개원하여 천일결사정진을 하고 있으며 창원법당은 작은 집인 동읍 정토법회도 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새해 인사와 더불어 정초기도를 시작으로 한해를 정진으로 잘 해 나가라고 격려를 해주시면서 법회를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그동안 책임을 맡고 활동을 해 온 분들을 한분한분 소개하고 인사한 후에 질문을 받았습니다.

    

남편이 활동하는 것에 대해 싫어하는데, 나름대로는 숙인다고 하는데 남편은 그렇게 보지 않고 강경하게 나와서 고민인 분, 불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는 분, 이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후 향방은 어떤지 궁금해 하시는 분, 아이들이 너무 많이 싸워서 고민인 분, 남편과 함께 학원을 운영하는데, 모든 것을 남편에게 허락받고 해야 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화병이 생긴 분, 아들이 이기적이고 부정적이고 다혈질이라서 고민인 분, 엄마가 결혼을 반대해서 고민인 분, 알콜중독인데다가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분들이 질문을 하여 스님께 답을 구했습니다.  

스님께서는 한분 한분 자상하게 답을 해주셨습니다.

그중에서도 남편이 활동하는 것에 대해 싫어한다는 질문에 대해 많은 활동가들이 공감하는 질문인 것 같아서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  

스님께서는 활동도 하고 남편도 좋아하는 그런 둘 다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출가하실 때 부처도 되고 아버지 따라 왕도 되고 이렇게 모두 다 하지는 못했습니다. 남편은 당연히 집에서 애들 잘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잘 해라고 돈 벌어다 주는데, 그렇지 않고 절에 가 있으니 당연히 불만이 있습니다. 우리가 식사할 때도 비싼 집에 가면 서비스를 기대하고 서비스가 좋지 않으면 항의를 당연히 합니다. 남편이 화 내고 짜증낼때 당연히 화 내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면 숙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숙여집니다.

근데 가게 주인도 손님이 지나치게 행동을 하면 장사를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기 주장을 합니다 그게 인생사입니다. 그만두고 집에 가만히 있으면 행복한지 안한지 생각해보면 됩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습니다.  남편이 요구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두탕을 뛰려면 본인이 바빠야 합니다. 두탕 뛰려면 어느 한쪽에 소홀할 수밖에 없으니 욕도 좀 듣는 것이 당연합니다. 남편에게도 욕좀 들을 만하면 듣고 법당에서도 욕 들을 만하면 좀 듣고 두가지 재미를 다 보려면 욕도 좀 듣고 또 부지런 해야 합니다. 두가지 재미를 다 보려면 힘이 들어야 합니다. 저는 행복한데 남편이 안 행복하잖아요.

(남편이 때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때리면 맞으면 되지요. 맞고 죄송합니다 하면 두 대만 맞으면 손이 내려 갑니다. 맞고도 밤에 껴안아주면 남편이 더 이상은 안나갑니다. 맞고도 미안해 할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수행이 성공하는 것입니다. 집에만 있으면 수행이 안되고 집을 나올 형편도 안되니 인욕을 해야죠. 내가 하고 싶은 정토회 활동도 남편이 다 벌어주어서 가능하니 스폰서다 생각하면 남편이 고맙게 생각됩니다.” 라며 조언을 해주시면서 수행자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셨습니다.  

이렇게 창원법회를 끝으로 오늘 모두 5(마산, 내서, 함안, 김해, 창원)의 법회를 마쳤습니다. 하루 5곳을 하다보니 약간 늦게 도착하는 지역도 있었고 스님께서는 저녁을 차안에서 간단히 요기하는 정도로 하실 수 밖에 없었지만, 다들 반가워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내일은 해운대, 기장, 밀양, 동래에서 법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 오늘 법문 정리는 창원정토회 이영숙님이 해주셨습니다.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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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자

마산, 내서, 함안, 김해, 창원정토회에서 <br />불교대학 모집중입니다<br />마산 055-247-8991<br />내서 055-714-8228<br />함안 070-8840-8991<br />김해 070-4015-6557<br />창원 055-284-0101<br />많은 참석바랍니다

2014-02-06 17:53:55

아여주

무거운 돌은 굴리기 어럽지만 한번 굴러가면 더 빨리 굴러간다는 말씀에 힘이 납니다. 내 업장이 무거우니 멈추지 말고 계속 밀어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02-06 16:54:14

주디

스님의 하루<br />매일 매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br />글쓰신분 감사합니다.

2014-02-06 10: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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