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2.2.경주정토회 정초순회법회, 법사단회의, 남산 산책

설연휴의 끝자락인 오늘은 정초 순회법회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10시에 첫 스타트로 경주정토회에서 법문할 예정이라, 스님께서는 일행에게 아침을 먹고, 법회에 가기전에 먼저 경주 남산을 가볍게 산책하자고 하십니다. 삼릉에서 포석정으로 가는 짧은 코스를 걷기로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저희 일행을 데리고 신라 55대 왕의 무덤인 경애왕릉을 지나 솔숲을 걸었습니다. 따뜻한 바람하며 완연한 봄이었습니다. 스님께선 먼지가 풀풀 나는 흙길을 보며 가뭄에 온도까지 높으니 걱정이네...” 하시는 겁니다


 

망월사쪽으로 가는 중간에 무덤들을 지나칩니다. 개인 무덤들인데, 스님의 어린 시절에는 이 무덤의 크기가 좀더 컸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작아진 것 같다고 하십니다. 무덤만이 아니라 모든게 어릴때보다 작아지게 느껴지는 건 사람이 컸기 때문입니다.   

겨울인데도 진한 초록색을 띠고 있는 대나무 군락을 지나갔습니다. 망월사를 대표로 몇 명이 참배하는 동안 스님께서는 표지판인 남산안내도를 보며 질문하는 법사님들에게 여러 코스에 대해 설명을 하셨습니다. 질문하는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대답을 준비하고 계신 스님의 모습이 다시한번 징하게 느껴진 순간이었습니다.

산책을 마치신 스님께서는 곧바로 경주정토회로 향하셨습니다. 경주 활동가분들은 일찍 오셔서 순회 법회를 여법히 진행하기 위한 리허설에 많이 분주했다 합니다. 경주정토회는 20066월부터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보살님들 몇 분이 모여 가정법회로 시작하여 20077월 시장인근 상가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이번 새 법당은 경주회원님들의 간절한 발원 끝에 작년 1127일 시장 인근의 깨끗하고 넓은 상가로 재불사를 했습니다. 지금도 주간법회는 인근 성동시장에서 보살님이 장사하시다 오셔서 진행하시고, 끝나면 다시 가셔서 장사하신다 합니다. 노보살님들도 많고 오랜 시간 전법을 염원하신 보살님들의 수고로움이 곳곳에 배여있는 법당이기도 합니다.

법당에 도착하니 신도 95명이 자리를 꽉 메웠고 바로 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정초기도를 할 회원들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지고 기도를 할 것인가에 대한 법문을 하시고, 나머지 시간은 몇 사람의 질문에 대한 설법하시는 즉문즉설로 마무리하셨습니다. 그 내용을 요점만 옮겨봅니다  

설 잘 쉬셨습니까? 세속에 사는 사람들이 조상에게 차례지내고 어르신들께 세배한 후 초삼일부터 설날을 맞아 부처님께 불공드리고 1년을 무사히 잘 지내도록 기도하는 것이 정초기도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 있지요?

시작할 때 아주 경건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시작하면 세속의 풍파가 아무리 많다 해도 한해를 무사히 잘 보낼 수 있습니다. 기도 한다고 오는 비가 안 오는 것도 아니고, 안 오는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부는 바람이 안부는 것도 아니지만, 기도를 해서 마음을 굳건히 다지게 되면 세상의 이런저런 비바람이 불어도 흔들림 없이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초기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설은 태음력으로 첫해의 시작을 태양력인 입춘에 가장 가까운 날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추울 것이지만 최고 추위는 지났습니다. 그래서 봄을 맞는 설을 한해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정초기도를 하게 되면 아직까지는 어려운 일들이 계속 있지만 옛날보다 더 심한 일들은 없고 나아질 것입니다. 그래서 3일간은 정초기도에 빠지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해서 고비를 넘겨야합니다."  

2014년 올해는 정토행자들이 제8차 천일결사를 시작하는 시작하는 뜻 깊은 한 해이기도 합니다.   

알아차리고 조금씩 나아지는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야합니다. 이생에 부처님처럼 성불하면 좋지만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성인의 물길에 합류하는 수다원에는 꼭 이르러야 합니다. 여러분들 수행의 장애는 재가자라는 상에 있습니다. ‘중생이니 술 먹어도 돼. 성질내도 돼.’ 라며 자신을 합리화합니다. 수행자라는 가치관이 정확해야합니다. 이것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부처의 길을 갈 때 계율을 지켜야합니다  

불교인이라면 비불교인과 차이가 있어야합니다. 이번 3년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내가 변화하는 것입니다. 남편을 변화시켜서 덕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해서 좀 편해져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나한테 잘해줘서 편한 것은 바람 앞의 등불입니다. 그 사람이 변하면 도로아미타불입니다. 자기가 좋아서 나한테 잘해주는 것뿐입니다. 인간의 속성은 다 자기식대로 자기 좋은대로 살아가는 겁니다.

해탈하려면 내가 나를 편안케 하고 행복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고 이해해주고, 사랑받으려 하지말고 사랑해줘야합니다. 이것이 自利利他의 정신, 보살행입니다.

     

이 법은 참으로 위대한 법입니다.  

첫 번째는 내가 행복해야 합니다. 그것이 희망입니다.  그래서 이번 3년은 꼭 자기 수행의 정진을 하는 해가 되어야합니다.  

두 번째는 우리는 대승불교인입니다. 자신이 행복해서 나도 남도 좋아지는 것은 대승소승 따질 것이 없지만 대승 불교는 +알파가 있어야합니다. 불교세를 확장하는 것도 정토신자를 확장하는 것도 아닌, 측은지심으로 이 법을 알려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인연을 맺어줘야 합니다.  

세 번째는 환경오염으로 미세먼지가 있다면 모든 사람이 피해를 같이 볼 것이고 전쟁이 발발하면 같이 피해를 볼 것입니다. 그래서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명을 위해 환경을 더 이상 파괴해선 안됩니다.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되고 못 배운 어린이는 배워야합니다.   이런 재앙은 우리 수행자들이 막아야합니다 이것은 사회실천 활동입니다.  

잘못 생각하면 내 수행만 하면 되지라고 합니다. 이것은 이기심이며 부처님은 이기심을 버리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정진해서 희망이 생기듯 평화와 통일은 민족에게 희망입니다  

원이란 목표입니다. 목표를 이루기는 쉽지 않습니다. 가다가 넘어지고 뒷걸음질 치기도 하도 퇴굴심이 일어납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미끄러지면 다시 앞으로 나아갑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숙명의 천성(까르마)에 꾸준히 도전을 합니다자신에게도 행복하고  세상에도 유익한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법문 후 정진을 10분정도 하고는 법회 참석자 모두가 스님께 세배를 드렸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된 이 정초법회는 일반법회가 아닌 그동안 정토회를 다니며 정진하는 분들만 초청하여 정초에 발심하자는 의미로 두 시간 정도 진행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한분 한분의 가슴속에 정초를 경건히 시작하여 올 한해는 어려움이 있어도 굳건하게 무사히 지낼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경주법당에서 법문을 마치신 스님께서는 법당에서 준비한 공양을 드신 후 잠시 외부인사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두북으로 오셔서는 감나무 가지를 정리하고 마당의 돌을 정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어서 5시부터는 법사단과의 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내일은 포항, 영천, 김천, 구미에서 법문을 하실 예정입니다.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 오늘 경주정토회 정초순회법회는 포항정토회 이지은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전체댓글 3

0/200

봄선

글을 읽다보면 늘 함께 하시는 것 같아 좋습니다..._()_...

2014-02-04 11:45:50

주디

스님! 건강하셔요.<br />글쓰신분 정말 대단하십니다.<br />현장에서 느낀것처럼 글속에서 느껴집니다.

2014-02-04 10:00:54

이금양

감사합니다

2014-02-03 17:38:56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