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8.2. 실무자 안거 마지막 격려말씀, 한겨레 인터뷰 및 미팅

스님께서는 어제까지 진행된 실무자 안거에 대한 소감문을 보고서 오늘 아침 실무자들에게 앞으로 우리가 어떤 자세로 나아가야 하는지 정리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수련때 돌이킨 것이 일상생활에서는 잘 안된다고 하는데, 누구나 그렇습니다. 명상할 때 보면 서서 다닐때는 괜찮다가도 앉으면 다시 다리가 아픈 것과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늘 자신을 돌이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기를 잘 점검하려면 도반끼리 항상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함께 모여 자기성찰하고 상대가 수행적 관점을 놓치는 것 같은 것을 비판이 아니라 알려주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는 수행집단이지만 분위기는 일반 집단과 같습니다. 생활하다 스트레스 받으면 때로는 잡담하던지, 험담하던지, 자기 억압된 마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밖에서 보면 수행자이지만, 우리와 가까이 있는 대중들이 보면 우리문화가 수행문화로 아직 제대로 정착이 안되어 있습니다. 대중들이 볼 때 ‘실무자들이 사는 것을 보면 짜증내고 하는 것은 우리들과 비슷하지만, 끝날 때 나누기 하고, 돌아보고 자기를 체크하고 서로에게 격려되는 문화가 다르구나’ 하는 이런 문화가 정착 되어야 합니다. 부처님 계율에 법에 관계되지 않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즉문즉설할 때 연애도 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할 때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연애하면 된다는 것처럼 수행도 해야 하고 놀기도 해야 할 때 수행자로서 놀이문화를 어떻게 가질것인가이며 이런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술을 안먹는 계율이지만 설령 술을 한잔 먹는다고 해도 그것은 하나의 소재이고 우리들의 대화내용이 수행에 관계되는 이야기이거나 원력에 관계되는 이야기라면 이럴 때 술 한잔이 무슨 큰 문제가 되겠어요? 대중들이 볼 때 저사람들은 술을 한잔 먹더라도 늘 정진의 관점을 가지고 있구나하는 이런 것들이 정착될 때 대중들도 자기들과 같은 줄 알았는데, 역시 다르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평화재단의 경우 실력을 높여서 전문 연구가들을 뛰어 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세속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평소에는 하인처럼 허드렛 일하며 지낸다 하더라도 같이 어울려서 서로 함께 할 때 뭔가 다르구나하는 것이 도덕적 우월성을 가진 자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는 억압심리가 있습니다. 공식적 자리에서는 그런 문화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문화가 힘이 없습니다.



티벳불교의 장점은 서양사회에서도 자기를 지켰기 때문에 서양사람들이 티벳문화를 접근하고 존중합니다. 우리는 우리것을 버리고 서양사회에 동조해버려서 전파력이 없습니다. 우리가 세속에 있을 때 원칙을 지킴으로 해서 세속이 궁금해서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우리가 동화되기 때문에 결국은 우리가 세속을 동경하게 됩니다. 그래서 수행자의 삶이 속박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규칙을 정하고 통제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같이 있을때는 가능합니다. 세속에 가서 살아도, 세속과 어울려도, 집에서 부모님 간호하고 3년을 있다 와도 다만 가서 필요에 의해 있었을뿐이지, 세속은 있을 곳이 못되는구나하고 자각하고 돌아오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까지 안되니까 늘 힘들면 세속을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시집 온 여성이 늘 친정을 그리워 하면서 친청을 불사르지 못하는 것처럼 세속을 그리워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더 이상 개인이 아니라 밖에서 보거나 정토회 대중이 보면 정토회의 지도자입니다. 내가 무슨 정토회 지도자인가 하지만 밖에서는 여러분들을 정토회 지도자로 인식하게 됩니다. 지금 정토회를 구성하는 중심 멤버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 자기위치에서 우리의 문화가 어떤가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3년 계획을 세워서 법당을 수백개를 만들고, 일년에 깨달음의 장을 몇 명이나 했는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중심이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스스로에게 부족함이 있습니다. 우리가 늘 정진하는 문화. 일상 삶이 그런 관점을 꿰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통일에 대한 원이 있다면 누구를 만나든,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자리에 있던 그 관점에서 대화를 하고, 사람을 만나고 이런 것들을 이루어가게 되는데, 의식만 있으면 말이 강하고 사석에서는 원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역사나 사회가 변화하려면 내부로부터 변화가 없으면 설령 큰 성과를 냈다하더라도 결국 내부로부터 붕괴가 됩니다.

 

미얀마, 티벳불교가 아직 부처님의 법에 대한 큰 원칙을 지키고 있지만, 미얀마가 개발이 되었을 때, 티벳이 개발될 때에도 계속 유지가 될까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세속과 떨어져 산속에 있어 유지된 것은 확장성은 없습니다.  

우리가 잘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깊이 들여다보면 중심적 가치, 환경적 가치, 윤리적 가치가 딱 잡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사회에 유의미한 것도 많지만, 현재로서는 확장이 되면 분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많습니다. 나가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가치관의 측면에서는 분명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수행이라고 이름을 붙인다고 수행을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면에서 우리가 미래를 설계할 때 여러분의 삶의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분들이 낸 소감문을 읽어보면서 느껴진 것은 돌이켜졌는데, 실생활에서 돌아가면 잊어버리고 전전긍긍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버린다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주말등에는 서로 모여 차도 마시면서 자발적 수행의 모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함께 나누기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문화들이 형성되면 여러분들이 자각한 것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혼자서는 힘듭니다. 이런 문화를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의식입니다. 밑 마음에서 변화가 와야 삶의 변화가 오게 됩니다. 이런 수련을 통해서 자기 바닥마음을 가까이 접근하니까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은 일상에서는 어렵습니다. 여기서 본 것을 현상유지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을 일년 동안 할 일이고, 이것을 유지한 상태에서 정진을 하면 내년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수련을 하고 난 후 한달 만에 없어져버리니까 더 깊이 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장판 때 묻히는 것은 10-20년 했잖아요?(웃음). 혼자서 잘 자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하려면 도반들이 도와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열심히 정진하십시오.”

스승님의 가르침 잘 새겨서 더욱 더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스님께서는 실무자 안거의 마지막 격려 말씀을 해 주신 후 두북에서 서울로 향하는 길에 경주 남산 삼릉에서 포석정까지 잠시 산책을 하셨습니다. 가는 길에 스님께서 젊은 날에 활동할 때 머물렀던 망월사를 들러서 그때 도와주셨던 노보살님께 인사를 드리기도 했습니다.



오후 5시부터는 한겨레 신문과 개성공단문제로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현재 남북이 개성공단 중단문제로 서로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대화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것에 대해 스님께서는 우리가 민족통일을 위해 대화를 하는 것이라면 남북이 서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인터뷰하셨습니다.

 

이후에도 2번의 미팅이 있은 후 밤 10시가 넘어서야 하루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내일도 아침 7시 30분부터 종교인 모임을 시작, 전국 불교대, 경전반 담당자 워크샵, 천준위 회의등 모두 6번의 모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전체댓글 6

0/200

Snowy

That <a href="http://neufrh.com">addesrses</a> several of my concerns actually.

2013-09-18 06:12:45

Daniel

Wow! Talk about a posting <a href="http://riadkpzbryi.com">knnkciog</a> my socks off!

2013-09-16 09:46:24

Mohamed

Free knowledge like this doesn't just help, it promote dermaoccy. Thank you.

2013-09-15 17:22:27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