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7.7. 심양 요녕성 박물관

오늘은 동북아역사기행 마지막 날입니다. 4시 반에 백산의 숙소에서 출발하여 통화에서 아침시장을 구경하면서 식사를 하고 심양의 요녕성 박물관을 관람하는 일정입니다. 마지막 날이라 피곤은 쌓이고 긴장은 풀려서인지 차만 타면 자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통화의 아침 시장은 우리의 옛 재래시장을 연상시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 저마다 준비해온 오이, 호박, 과일, 옷, 떡, 생선, 고기, 살충제나 쥐약으로 보이는 것까지 온갖 것을 팔고 또 삽니다. 스님께서도 재래시장 한 편에 노점으로 마련된 노천 식당에서 따근한 순두부 한 그릇으로 아침식사를 간단히 떼우십니다. 처음 중국의 시장에 나와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터에 낯선 중국 음식 앞에서 머뭇거리던 참가자들도 스님의 스스럼없는 간소한 아침식사를 보고 용기를 내어 과감하게 중국 음식에 도전합니다. 순두부, 쌀국수, 물만두, 꽈배기, 쌀전병 등 값싼 음식들이 금새 식탁을 채우고, 호기심을 반찬 삼아 즐겁게 아침식사를 마쳤습니다. 약 1시간 가량 시장구경과 아침식사를 재미나게 하고 요녕성 박물관이 있는 심양으로 향했습니다. 시내에 이르기 전 스님께서 심양의 역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으로 이해를 돕습니다. 

인구가 천만이라는 동북아의 중심지 심양으로 들어서자 지금까지 차창 밖으로 봐왔던 풍경과는 전혀 다르게 마천루 즐비한 대도시의 모습이 펼쳐졌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중국의 급속한 변화와 그에 따른 한반도의 미래가 연상되어 지기도 합니다. 시내를 관통하자 요하문명 유물전이 열리고 있는 요녕성 박물관에 어느덧도착했습니다. 스님께서 차분히 요하문명에 대한 설명을 해주십니다. 스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황하문명보다도 1~2천년 앞선 요하 문명은 환웅의 배달문명으로 이어져 고조선-부여-고구려-발해로 이어진 사실을 독특한 무덤 양식이나 발달한 옥 문화 등을 통해 유추 해석할 수 있으나 우리에겐 유적과 유물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요하문명에 대한 공부를 끝으로 동북아워크숍 전체 일정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다른 일정이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심양공항까지 함께 오셔서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출국 수속을 마치고,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고 손을 흔들어 배웅까지 하시는 것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바쁜 일정 가운데에서도 4박 5일간 긴 시간을 함께 해 주신 스님께 참가자들은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동북아워크숍의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아직도 수천년 우리 민족의 역사는 바쁜 삶과는 거리가 먼 책 속의 이야기, 드라마 속의 스토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고구려의 성벽을 바라보며 우리 선조들이 피흘려 지켜낸 삶의 터전을 두 발로 딛고 서서, 그 유구한 겨레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머나먼 과거가 현재가 되고, 조상들의 고통과 희망이 민족의 자부심으로 되살아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압록강변을 따라 백두산을 향해 가며 바라본 북녘 땅의 뙤기밭, 가늘게 피어오르는 오두막집의 연기를 보며, 북한동포들의 처참한 현실을 가슴 아프게 깨닫게도 됩니다. 짧은 여행 속에서 발로 깨닫고 눈으로 되새긴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포부, 북녘 동포들의 고난의 행군을 이제 일상에서도 잊지 않으렵니다.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차근차근 통일의 밑돌을 놓기 위해 궁리하고, 많은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야겠다고 다짐합니다. ” <평화리더십아카데미 4기 여영학님의 소감문>

   

“4박 5일 동안 편안하고 울컥하기도 했고 정리도 되는 느낌입니다. 말로만 하던 ‘통일의병’이란 단어가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내 생활의 일부로 여겨질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고, 이후에 어떤 마음으로 활동을 해 나갈 수 있을지 정리가 되었습니다. 5년 전에 왔을 때는 중국에 대한 열등감과 무시하는 마음에서 모든 유적지, 역사의식에서 ‘내꺼’라는 마음, 우월감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며 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니꺼, 내꺼’가 아니라 ‘중국과 함께 새로운 동아시아의 문명을 만들 수 있겠구나’ 라는 배척하는 마음이 아닌 ‘함께’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스님께서 늘 말씀하시던 통합, 화합의 마음이 새겨져서 스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고, 15년 동안 북한동포돕기 하신 스님의 활동과 정성이 전해져서 북한동포들의 아픔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함께 들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희망으로 통일의 비전을 볼 수 있고, 이렇게 함께 선각자의 뒤에 따라 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함께 가는 분들이 있는 것만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중국이 점점 친근해지고, 북한동포들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고, 나날이 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하게 살겠다고, 스님께서 일러주신 공심을 잊지 않겠다고 마음을 내어 봅니다. 이번에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여성리더십아카데미 분들과 함께 가는 것에 대해서 기대와 설레임이 있었는데, 함께 하니 진짜 든든하고 참 좋았습니다. 통일의병 분들의 에너지, 간절함에서 배운 것들이 많았고, 세대를 아울러 함께 통일의병의 힘을 모은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공부와 여행을 이끌어 주신 법륜스님, 수고하신 스텝분들, 그리고 함께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새로운백년 청년학교 1기 이주현님 소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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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스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황하문명보다도 1~2천년 앞선 요하 문명은 환웅의 배달문명으로 이어져 고조선-부여-고구려-발해로 이어진 사실을 독특한 무덤 양식이나 발달한 옥 문화 등을 통해 유추 해석할 수 있으나 우리에겐 유적과 유물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gt;<br />정말 가슴깊게 잘 읽었구요~스님의 위대하신 말씀이나 행적들이,&lt;스님의 하루&gt;가 아니었더람 ,어떻게 우리에게 속속들이 알려지고 접해질 수 있었을까..감동 감탄을 하게 됩니다~마무리까지 정말로 멋있게 멋지게 글 장식해주신 수행팀님..앞서 고생하셨던 들국화님 두 분께 특별히 감사드리는 마음이에요~~*

2013-07-11 20: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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