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5.24. 기장군청, 대구교사멘토링

스님께서는 오늘 아침에는 원고교정을 하시고 강연이 있는 기장군청으로 출발했습니다. 

오늘 강연에 앞서 오규석 기장군수님과 차담을 나눴습니다. 기장군은 군내에 고리원자력이 있어서 요즘 논쟁이 되는 원자력에 대한 이야기등을 나누었습니다. 



오규석 기장군수님의 인사말에 이어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결혼하려고만 하면 도망가는 자신, 또 남자가 여자관계가 복잡한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인 여성분, 가족의 희망이 좀 더 넓은 집을 짓는 것인데, 남편이 3재라서 고민인 분, 직장에서 3년을 만난 여자가 있는데, 그 여자가 같은 직장동료와 2년을 만난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직장에서 부딪히게 되면 불편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분, 딸이 일본에서 만난 인도인과 결혼하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분, 매사에 긴장하게 되고, 조그마한 일에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고치려고 하는데, 잘안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분, 신랑이 술을 많이 먹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인 분, 얼마전에 남자친구와 헤어져서 힘든 여대생, 아이가 학교에서 교칙을 어겨서 벌을 받는 과정에서 가출해서 걱정인 엄마등 다양한 분들이 각자의 고민을 내어놓고 답을 구하였습니다.

 

그중에서 시어머님이 수술 후 재발하여 2차 수술을 하셨는데, 시어머님이 너무 일욕심이 많으셔서 병원에서는 일을 못하게 하는데 밭에 자꾸 나가 일을 하셔서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 고민인 분의 질문에 대한 스님의 답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어머님께 일하지 말라고 하지마세요. 오래 사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는 것이 행복입니다. 평생 해 온 일인데, 그냥 하셔도 괜챦습니다. 병원에서는 의사니깐 말리지만 그냥 하시라고 하세요. 저녁에 "아야야" 하면 주물러 드리고, 아침에 호미 찾으면 내어 드리세요. 쓰러지면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간섭하지는 마세요. 

 

일하지 않고 누워 있는 것이 행복이 아닙니다. 어머님이 일을 하시는 것이 안스러워 도와드릴 수 있으면 도와드리고, 할 수 없으면 그냥 보기만 하면 됩니다. 그것에 너무 매이지 마세요. 내가 매이면 시어머니께 원망 하는 마음이 듭니다. ‘어머니 덕택에 저도 건강하고 좋네요’ 하고 일을 도와드리면 됩니다. 함께 하지 못하면 ‘어머님 죄송해요’ 하고 내 일 하면 됩니다. 어머님께 간섭하지 마세요. 늙으신 병든 부모를 고치려고 하지 말고 어머님께 맞추어 드리세요“ 라고 스님께서는 누구의 인생에도 간섭하지 말라고 다시 당부하십니다. 

기장 강연 후 점심공양을 한 후 스님께서는 계속해서 원고교정을 보셨습니다. 원고교정이 끝난 후 어제 오늘 함께 이동한 쁘리앙카 법우님의 질문에 답하셨습니다. 쁘리앙카 법우님이 지금 ‘인도불교 부흥운동’에 대해서 박사논문을 써야 하는데, 그와 관련해서 스님께 질문하고 스님께서 답 하셨습니다. 

이어서 저녁7시부터는 경북대학교에서 교사들을 위한 멘토링이 있었습니다. 대구, 경북지역 교사 약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참석자들이 모두 교사이다 보니 다른 사람의 질문을 함께 공감하고 자기의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갔습니다. 

교사로 일한지 올해 2년째 되는 여선생님은 학교에서 여러 가지 잡무로 수업외적 스트레스로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이러한 육체적 스트레스로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과 교실수업을 분리시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학교 다닐 때 교실 청소 했어요?(예) 그때, 공부와 청소를 분리시켜 주면 안될까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생이 공부만 해야지 왜 청소를 해야 하나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부하는 것에는 청소도 포함됩니다.  

가르친다고 할 때 꼭 가르치는 것만 할 수는 없어요. 가르치는 준비, 행정절차 등 어쩌면 그게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이 된지 2년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잡무라고 하면서 안하려고 하면 어떡해요? 

어디를 가든 본 업무외의 업무가 있어요. 연극을 배우러 극단에 가면 연극은 안 시켜주고 무대장치하고 포스터 부치는등 이런일만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한 5년은 그렇게 하면서 배워갑니다.



내가 선생이지, 커피 타는 사람인가?하고 그런 식으로 살면 살기 힘듭니다. 이것은 서양적 사고방식인데, 상대가 나이가 좀 많고 하면 커피도 타 주고 부탁도 좀 들어주고 하는게 좋습니다.  

스님들도 절에 들어올때 도 닦으러 왔지 밥하러 왔나요? 그런데도 한 3년은 밥 하는 것만 시킵니다. 지나고 보면 그게 다 공부입니다.  

그런것에서 스트레스 받아서 아이들에게 푸니까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나요? 첫해에는 교사가 되면 가르치는 것이 20%, 다른 업무는 80%. 그 다음에는 가르치는 것이 30%. 이렇게 한 5년 넘어야 절반쯤 가르치는 업무가 온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질문자가 스님의 답을 이해했는지 밝아진 목소리로 “네. 명쾌하십니다.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스님께서는 “학교에서 서무 업무로 일하는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학교선생님들로부터 차별받는다고 합니다. 수업외 일을 잡무라고 생각하면 선생들은 자기도 모르게 청소하는 분들이나 다른 사무보는 사람들을 차별하게 됩니다.  

절에 스님들은 원래 평등합니다. 스님들 간에는 평등한데, 그 외 다른 사람에게는 차별이 심합니다. 아랫사람 대하듯 합니다. 제가 부목살 때 보면 주지가 나를 사장과 종업원, 주인과 종처럼 대합니다. ‘아, 이게 그리스의 민주주의구나.’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민들 사이에선 민주주의가 이루어지지만 그 외 나머지 90%의 사람들은 노예로 차별을 했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자기가 차별받는 것만 생각하지, 자기가 차별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식이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동남아에서 온 이주 여성들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식이 없습니다. 가해자는 가해의식이 없으나 피해자는 그것을 다 기억합니다.  

여러분도 피해자인 것 같지만 사실은 가해자의 위치에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도 선생님의 말에 감정이 실렸을때는 그 상처를 오래 기억합니다. 제가 올해 만60살이라고 그동안 나한테 상처 받은거 있으면 다 얘기해봐라 사과할게 그랬더니 모두들 야단맞은 것을 다 꺼냅디다. 여태 가르쳐 준 공은 말 안하고.(웃음) 

우리는 다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생님으로서의 상처를 입을수도 있고 또, 아이들에게도 나도 모르게 상처를 줄 수 있고, 다른 직원들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조심해서 살라는 게 아니라. 무심코 하는 말에 내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잡무라고 하는 것이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이긴 하지만. 업무는 가르치는 것이나 공부하는 것이나, 청소하는 것이나, 서류 꾸미는 것이나 모두 같은 업무이지 어떤 것은 업무고 어떤 것은 잡무가 아닙니다. 선생님은 가르치는 게 본분인데 다른 것이 많다면 교장선생님께 계속 건의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일을 해 나갈 때 어떤 한가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딸린 여러 가지를 모두 하나의 업무로 보고 가볍게 해 나가도록 다시 정리해주셨습니다.

 

오늘도 2시간 30여분에 걸쳐 진행된 강연과 사인회를 마치고 서울로 이동하셨습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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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후

저도 읽고 싶네요

2013-06-02 20:16:27

최미숙

세상에 공부거리 아닌것이 없네요 제주변에 일어나는 모든것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2013-05-28 16:40:57

떡떡맘

저는 학교에서 행정업무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스님의 말씀에 너무나 공감하며 감사합니다. 큰힘이되고 위로가 되네요. 선생님들 강의하실때 기회가 되시면 위에 하신말씀들 꼭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행정업무가 잡무라고 생각하시는 선생님들과의 갈등해소에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2013-05-27 11: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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