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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전 컨벤션홀에서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반 졸업식 및 수계식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스님을 모시고 대전으로 출발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젯밤 필리핀에서 돌아오셨습니다.
비행기가 한 시간 연착되어 평화재단에는 밤 10시가 되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스님 오시기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있어, 약속을 다 마치고 새벽 2시경에나 잠자리에 드셨는데,
오늘도 하루 종일 졸업식과 수계식 일정이 잡혀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인도 일정 마치고
바로 필리핀으로 가셨다가 어제 입국하셔서, 오늘 불교대학 졸업식을 하고는 내일 바로 미국으로
출국하실 예정입니다.
대전 컨벤션홀에는 1,200여명이 졸업 가운을 입고 행사가 진행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말끔하게 차려 입은 서울정토회 대표 김환기 님이 마이크를 잡고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오전에는 스님의 졸업 법문이 가장 감동적이었고, 법문을 마치고 각 법당에서 준비한 장기자랑도
재미있었습니다.
스님 말씀은 언제 들어도 마음에 와닿습니다. 오늘 졸업한 졸업생들에게는 더 크게, 더 많이 와닿았겠지요?
“많은 종교들은 믿음을 중요시합니다. 불교에도 믿음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믿음보다
더 중요시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깨달음입니다. 불교에서는 어떤 이치를 가르칩니다.
자연의 이치, 생명의 이치, 마음 작용의 이치. 이치를 가르치기 때문에 법이라고 말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마, 법(法), 진리, 이렇게 말합니다. 이치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눈 있는 자 와서 보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눈이 있으면 와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누구든지 정신만 차리면 그 이치를 이해하게 됩니다.”
“우루벨라 가섭이 부처님께 절을 하면서 ‘이 분은 저의 스승이고, 저는 이 분의 제자입니다.
제가 이 분을 만나기 전에는 윤회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제가 이 분을 만나고 나서는 윤회의 씨앗을 버렸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즉, 천상에 태어나는 복을 구하다가 육도윤회를 벗어나는 ‘해탈, 열반’을 증득했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과 비슷한 것 같고, 세상 종교와 철학과 윤리도덕과 비슷한 것 같지만
사실은 이렇게 확연히 다른 면이 있습니다. 이것은 나를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동시에 타인을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우리 모두를 행복하고 자유롭게 합니다.
타인의 불행 위에 나의 행복을 쌓는 그런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스님께서 불교대학 과정에서 불교란 무엇인가? 부처님의 생애, 근본 불교, 불교 변천사의 의미와
경전반에서 공부하고 있는 경전들을 왜 공부하고 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소중한 자리에 함께 하게 된 분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스님의 졸업 법문 후에는 수원, 대전, 거제, 대구정토회 불교대학 졸업생들이 나와 장기자랑을 펼쳤습니다.
우리가 준비하고, 우리가 공연하고, 우리가 관객이 되어 박수를 칩니다. 그래서일까요? 더 재미있고,
더 신나고, 더 즐겁습니다. 주, 야간이 같이 모여서 연습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다들 준비를
신나게 한 것 같았습니다. 몸 놀림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도, 무대에 서서 옆 도반을 흘깃흘깃 쳐다보며
열심히 몸을 놀리는 연세든 거사님들의 몸동작이 더 재미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개근상과 정근상 시상식도 있었습니다. 정토회 불교대학을 개근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다른 절에는 우리처럼 졸업하기도, 수계받기도 까다롭지가 않습니다. 적당히 해도, 돈만 내도 졸업을 하고
수계를 받는데, 정토회는 인정사정이 없습니다. 정토회에서 가는 인도성지순례에 참석하느라 수업을 빠져도
출석에서 제외됩니다. 그만큼 수업 한 시간, 한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고, 또한 개근하기도
만만치 않음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전국 300강부터 시작해서 회에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개근과 정근을 하신 분들은 그만큼 열정이 많은 분들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지난 1년은 어떻게 보면 여러분 인생에 있어서 너무나 소중한 1년이었고, 어떻게 보면 쉽지 않은
1년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발심을 하고 입학할 때는 1천 4백여명이 입학했는데, 그 발심이 오래가지 못하고
중도에 허지부지되어 탈락을 하고, 졸업 비율이 60%가 채 되지 않습니다. 반타작을 한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중에 입학생의 절반이 탈락하고, 절반이 졸업하는 학교가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이 졸업이 소중한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보고 보충하면 안 되냐고 묻습니다.
지식을 위한 것이라면 그렇게 해도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경험하고 체험하고 함께 나누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졸업할 수 없습니다. 이런데서 여러분들의 졸업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스님의 이 말씀에 오늘 졸업하시는 분들은 더 큰 힘을 얻었을 것 같습니다.
오전 시간을 마치고, 영남권 졸업생들이 스님과 법사님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행사 진행측에서 준비를 참 많이 했구나 싶었습니다. 척척 손발이 맞고, 대중들이 헷갈리지 않게
사진찍는 순서들이 잘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수계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수계식은 언제해도 설레이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이름을 받는다는 것, 새로이 불자로서 태어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수계받는 것이 아닌데도, 저도 같이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하시고, 누구의 꼬임이나 권유나 다른 사사로운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스스로
‘나도 이 거룩한 길에 참여해서 부처의 길로 나아가겠다’ 이렇게 원을 세우고 출발하는 것이 수계입니다.
수계라고 하는 것은 내가 ‘내 인생의 목표가 부처되는 것이다.’라는 것을 맹세하는 의식입니다.
‘오늘부터 인생의 최고 목표가 대통령되는 것도 아니고, 재벌 되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고, 부처되는 것입니다. 그 길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안할 것이고,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 이렇게 맹세를 하는 것이 수계식입니다.”
먼저 법사님들이 스님으로부터 연비를 받고, 이어서 법사님들께서 오늘 수계받는 모든 대중들에게
연비를 하셨습니다.
오늘 불교대학 졸업생 821명이 수계를 받았습니다. 스님께서 수계의 의미와 법명의 의미에대해서도
자세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한 명 한 명에게 법명을 설명해 줄 수가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법명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법명 중에 ‘일(日), 월(月), 광(光)’이 들어가는 사람은 수행을 더 많이 하고, 전법을 많이 해야 합니다.
법명 중에 자(慈), 비(悲), 공(功), 덕(德)자가 들어가면 보시를 하고, 봉사를 하고, 중생을 많이
보살펴야 합니다. 무량덕(無量德), 이런 법명은 한없이 베풀어야 합니다. 누가 달라고 하면 차비밖에 없으면
차비를 주고 자기는 걸어가야 합니다. 베풀고 베풀어도 끝이 없어야 합니다.
법명에 향(香)자가 들어 있다 하면 이런 법명은 계율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보통 사람은 술 한 잔을 먹어도
이런 사람은 먹으면 안됩니다. 법명에 금강(金剛)이 들어있는 사람은 금강은 변하지 않는 것이니까
남편이나 아내를 바꾸면 안 됩니다. 종교도 바꾸면 안되고, 종파도, 절도 바꾸면 안 됩니다.
청련화(淸蓮華), 홍련화(紅蓮華)는 연꽃을 말합니다. 벽화같은데 보면 연꽃이 부처님이나 보살님을
받들고 있는 것 보셨죠? 이런 법명을 받은 사람은 부처님을, 스님을 잘 시봉을 해야 합니다.
혜등명(慧燈明)은 '지혜가 등불처럼 빛나라'는 이야기니까, 수행정진을 많이 해서 지혜가 밝아져야 하고,
그 밝은 지혜로 전법을 많이 해야 합니다, ‘진실행(眞實行)이다’ 하면 ‘진실여래불’처럼 행하라,
이런 불명을 받은 사람은 거짓말 하면 안 됩니다. ‘청정안(淸淨眼)’이라 하면 이런 사람은
‘깨끗한 눈, 맑은 눈’이란 말입니다. 맑은 눈은 보는데 걸림이 없어야 합니다.
청정안은 무애안(無碍眼)과 같은 뜻으로 보는데 걸림이 없는 사람을 말합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법명받은 모든 분들이 법명처럼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이 공덕이 북한동포와 조상영가에게 회향되기를, 특히 북한동포들에게 회향되어
배고픔과 추위로 굶어죽거나 얼어죽지 않기를 발원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나서는 중부권과 수도권 사진을 찍었습니다. 영남권과 중부권을 나누고,
바로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사전 브리핑한 것까지 잘 진행이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행사를 마치자마자 바로 서울로 향하셨습니다. 서울에 오니 폭설이 내리고 있어 도로변에는
눈이 쌓이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무리가 되셨는지, 몸이 좀 불편하다 하시며 서울까지 오는 동안
내내 휴식을 취하셨습니다. 서울에서 스님을 기다리는 손님이 있어, 오늘도 스님의 밤은 짧을 것 같습니다.
내일 스님께서는 이른 새벽에 법사님들과 회의를 하고, 10시 15분 비행기로 미국 워싱턴으로
이동하실 계획입니다. 미국에서는 해외정토행자대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미국에서의 스님의 하루도 계속 이어질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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