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12월 12일 법륜스님의 하루(부산 특별법회)

어제 광주에서 법회를 마치고 해운대정토회에 도착하니 새벽 2시경이 되었습니다.
스님 오신다고 방을 따뜻하게 데워놓아서 저희들도 덩달아 편히 따뜻하게 잘 잤습니다.

스님은 아침 조찬 모임이 있었습니다. 한국JTS에서 북한에 밀가루를 보낼 때 영남제분에서 주로 보내고 있는데,
북한에 밀가루를 보낼 때 영남제분에서 이런 저런 많은 지원과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영남제분 밀가루를 생각하니 북한동포들이 떠오릅니다.
하루속히 남북관계가 진전되어서 밀가루가 굶주리는 북한동포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오전 10시에 해운대정토회에서 해운대정토회, 동래정토회, 사하정토법당 주간반 자원활동가들이 모였습니다.
대강연을 몇 번이나 한다고 정말 수고많았습니다. 홍보물 붙이고, 전단지 나눠주고, 좋은 일 했는데도
나쁜 일 하는 것처럼 불법홍보물 붙였다고 불려 가기도 하고 그랬죠
? 정말 수고많았습니다.” 하시면서
작년 청춘콘서트부터 올 해
300강까지 수고했다고 위로와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법문 마지막에, 우리가 일을 마무리하면서 어떤 자세로 생활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정리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

밖에 가서 희망세상 만들기 한다, 뭐 한다 하며 돌아다니다가 바람이 나서 절에 들어와 붕 떠서
일이 손에 안잡히고 그러면 안 됩니다
. 농촌 여성들이 밭에서, 논에서 열심히 일하고, 집에 들어와서
바로 밥하고 청소하고 그러지
, 논 일 했다고 밥 안 하고 그러지 않잖아요. 안팎이 없어야 됩니다.
붕 떠서 일손이 안 잡히고 그러면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들 심리가 그래요.
컴퓨터 하다보면 책이 안 잡히고 그러잖아요. 밖에 가서 뛸 일이 있으면 뛰고, 돌아오면 정진하고
그래야 수행자입니다
. 올 해 테스트를 해 보니 수행이 덜 되었어요. 오고감이 자유로워야 합니다.
 
타타가타라고 하지요. 여래(如來)라는 뜻입니다. 오고감이 자유롭다, 오고감에 걸림이 없다,
여여히 가고 여여히 온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여래(如來)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나를 여래(如來)라 불러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모델이고 지향점입니다.”
스님께서는 항상 저희들이 어떤 일, 어떤 위치에서도 수행을 놓치지 않도록, 수행자의 본분을 잊지 않도록
보살펴 주십니다
.

즉문즉설 시간에는 여러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불교대학에서 공부하는 분은 사생육도가 있는 지 궁금하다 하셨고,
어떤 분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씨의 단일화정신에 대해서 질문을 했습니다.
연세가 많은신 노부부는 불교대학 다니면서 많은 걸 느껴서, 깨달음의 장에 꼭 가고 싶은데 연령 제한 때문에
못 가고 있다며 왜
65세 이상은 못 가게 하는지를 꼭 스님이 오시면 묻고 싶었다며 질문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법문 후, 다같이 대강연 마지막에 불렀던 노래 뭉게구름 되리라를 다같이 손에 손을 잡고 불렀습니다.
스님께서는 그동안 수고하신 자원봉사자들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스님 얼굴도 환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얼굴도 환했습니다.

점심 공양을 하고 잠시 쉬었다가, 해운대 장산에 있는 폭포사로 산책을 갔습니다.
스님께서 요즘 매일 걸으시는데, 오늘 새벽에는 조찬모임도 있고 해서 걷지를 못해서 장산 폭포사 위에까지
산책을 하셨습니다
.

 

걸어가는 중에도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스님 얼굴을 알아보고 법륜스님이시죠?”하며
인사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어떤 아저씨 한 분은 스님을 스쳐 지나서 내려갔는데, 가다보니까
스님이 법륜스님이란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 헐레벌떡 다시 뛰어 올라오더니, “스님. 법륜스님이시죠?
스님 법문 듣고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하면서 스님 손을 잡고 좋아했습니다.

또 조금 더 걸어 올라갔더니 등산복 차림의 60세가 넘어보이는 자그마한 아주머니가 스님 앞에서
흠칫 놀라듯이 걸음을 멈추더니
, 스님을 두 팔로 바로 안습니다.
스님, 스님. 매일 아침마다 스님 만납니다. 너무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너무 은혜를 많이 입었고
가피를 많이 받았습니다
.”하면서 스님을 안고 또 안았습니다.
옆에 서있는데, 그 아주머니가 스님께 얼마나 감사해하는지가 그대로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스님께서 웃으시며 농담으로 "그래, 임자없는 몸이라고 아무나 안아도 된다는 거지?" 하셔서 많이 웃었습니다.
.
폭포사 위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서 허리 돌리기도 해 보고, 허리 펴기도 해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잠시 가지고 다시 내려왔습니다
.

폭포사 주지스님께서 차 한 잔 드시고 가라고 하셔서 잠시 차를 마셨습니다. 한참 바깥 일을 하다가
스님을 맞이한 순박한 촌아저씨같은 주지스님께서
스님. 다음에 오실 때는 미리 연락을 좀 주십시오. 안 그러면 반칙입니다.”하며 털털하게 웃으셨습니다.

폭포사에서 내려와 동래정토회로 이동했습니다. 동래정토회에서는 직장다니는 부산지역 야간반
자원활동가들을 위한 법회가 잡혀 있었습니다
. 정성껏 준비해 주신 저녁 공양을 스님께서도 맛있게 드셨습니다.

잠시 후에 연세 많으신 할머니 3분이 스님을 찾아오셨습니다. 그 중 한 분인 한복순 할머니가
스님께 보시금을 드린다고 일부러 찾아오신 것입니다
.

 

한복순 할머니는 29살에 첫 아기를 등에 업고 부전시장에서 멸치를 팔기 시작했다고 하십니다.
43
년간 멸치와 건어물을 시장통에서 팔았는데 이제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서 시장일을 정리하면서
법륜스님같이 좋은 일도 많이 하고 훌륭한 큰스님께 보시를 해서 회향해야 되겠다 싶어서 천만원 봉투를 들고
직접 스님이 계신 동래정토회로 찾아오셨습니다
. 43년간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나서 511분 첫 지하철을 타고
시장통에 나가 오후
5-6시까지 일을 했다고 하십니다. 북한어린이들을 위해 써 달라며 소중한 봉투를
스님께 내밀었습니다
.

할머니의 모습이 참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스님께서 감사하다며 손을 꼭 잡아드리니,
큰스님을 이렇게 뵙게 되어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며 오히려 스님께 인사를 하십니다.
가슴 따뜻한 순간이었습니다. 스님께서 할머니들 잘 모셔드리라고 해서 할머니 손을 꼭 잡고
동래지하철역까지 모셔 드렸습니다
. 스님을 직접 만나서 행복하다 하시며
환하고 기쁜 얼굴로 돌아가시는 할머니의 시원찮은 걸음걸이를 바라보며 또 하나의 큰 배움이 있었습니다
.

7시에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퇴근을 하고 오는 사람들이 많아 시간이 갈수록 공간이 꽉꽉 채워졌습니다.
4
층 법당이 꽉 찼습니다.

 

법회를 시작하면서 스님께 감사하다며 꽃다발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싱싱한 꽃이 오늘 참가한 사람들마냥 아름다웠습니다. 스님께서 그동안 수고많았다며 수행자로서
어떤 자세로 모든 일에 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
이어서 즉문즉설 법회가 진행되었는데, 질문이 많았습니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단체에서 통일 관련한 분과를 만들고 싶은데 뜬구름 잡듯이 아직 확실히 통일에 대한
내용이 잡히지가 않는다는 질문자에게 먼저 질문자가 통일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생기게 된다며 먼저 자기 공부부터 하라고 간단 명료하게 답을 해 주셨습니다
.
해가 바뀌면 42살이 된다는 여자분은 일찍 퇴직을 해서 세상에 쓸모있는 삶을 살고 싶은데
어떻게 이런 인연을 만나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 직장에 다니면서 퇴근후나 주말에
이것 저것 여러 가지를 해 보면서 직장과 양립하다가
, 사명감이 들거나 좋아하는 일이 생겨
직장과 함께 양립해 나가기가 어려울 때 직장을 그만두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공상이고 욕심이라
금방 후회하게 된다며 직장 다니면서 쓸모있는 삶을 위한 일을 찾아보라고 권하셨습니다
.

 

아내와 이혼 소송에 들어간 남자분은 아이들을 당연히 본인이 키운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이 양육을
부인에게 맡기는 게 나은지 스님께 물었습니다
. 스님께서 당연히 아이들은 엄마가 키우는 것이 낫다고 하시면서,
아이들은 이혼을 원하지 않을 것이니 부인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마음을 내려놓고
같이 사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라고 권하셨습니다
.
이번 대선에서 진보적이지 않은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는 어떻게 마음가짐을 가져야하는지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 스님께서 역사라는 것은 실패하면 실패한 위에서 또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실패하면 그 이튿날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수행자의 자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법회를 마치고, 스님께서 수고하신 한 분 한 분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잡아주며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오늘로써 특별법회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서울, 경기, 강원지역은 주간반은 20일 기도회향 때와 
21
일날 동지법회 때, 야간반은 21일 동지법회 때 서울정토회관에서 스님 법문이 있으니,
그 때 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스님의 300강은 1129일날 끝이 났는데, 오늘 특별법회가 마무리되면서
전체적으로 완결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 마지막까지 마음을 써 주신 스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내일 스님 일정은 거의 평화재단에서의 내부 일정이시고, 저녁에는 그동안 수고한 김제동씨의 콘스트에
격려 방문을 하실 예정입니다
. 짧게라도 내일 소식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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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상으로 보지말라 하셨는데...앞 보습은 두눈이 부시어 애경심이 절로나고, 뒷모습은 아련한 여운이 남아 끊이질 않는 존경심이 납니다...모두 스님의 진정성이 걸음걸음마다 이어지기 때문인가봐요...^()^

2012-12-15 13:04:18

환희심

네.. 저도 임자없는 스님 맘껏 안아드리고 싶어요... ^^

2012-12-14 15:01:46

신동영

부산에 오실줄 미리 알았으면 저도 찾아가 즉문즉설을 들을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얼마전 부터 스님의 말씀으로 제 삶의 가치관이 변화게 되었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2012-12-14 14: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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