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실천

지회의 날
우리는 함께하는 도반입니다

2023년 9월 10일 일요일, 전북 장수 죽림정사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이곳에서 '전주지회의 날' 행사가 열립니다.



2차 만일결사 시작 후 광주전라지부 중 처음으로 전주지회에서 '지회의 날'을 진행했습니다. 기획단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54명의 전주지회 도반들이 참석했습니다. 가족을 만난 듯 반가워하며, 대웅전 뒤뜰에 마련된 행사장으로 이동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온 어린이 도반들이 더러 눈에 띄었습니다. 곽미정 님의 사회로 행사를 시작합니다.



죽림정사의 원장법사이신 보덕법사 님, 광주전라지부장 임정아 님, 전주지회장 고경희 님의 환영사가 이어집니다.



오전 일정은 청백전으로 진행됩니다. 모두가 흰색 계열의 상의를 입었고, 추첨으로 결정된 청팀은 JTS조끼를 덧입어 구분했습니다. 가벼운 국민체조로 몸을 풀어봅니다. 체조만 하는데도 "아이구야"하는 소리와 함께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청백전의 첫 게임은 '공든 탑이 무너지랴' 입니다. 큰 쟁반에 작업방석을 쌓아 넘어뜨리지 않고 재빨리 돌아오는 게임입니다.



두 번째 게임은 '날아라 고무신'입니다. 신발을 날려 손수레에 넣으면 1점을 획득합니다. 신발이 하늘을 날 때마다 큰 함성과 탄식이 오갑니다. 손수레 지기는 강대웅 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세 번째 게임은 '말 없는 발 천리'입니다. 3인 1조로 짝을 이루어 한 발을 옆 사람과 묶고 달리는 게임입니다. 서로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네 번째 게임은 고유의 민속놀이, 승부사들의 게임인 '제기차기'입니다. 청백팀의 모든 도반들이 제기를 차고, 그 수를 합산하여 승부를 내기로 했습니다. 한 개도 차지 못하는 도반부터 12개 이상 차는 도반까지 다양했습니다.


쉽게 승부가 나지 않아 재대결을 이어갔습니다. 김영자 님과 어린이 도반이 연신 "빵개였으면 좋겠네~" 주문을 외운 탓일까요.



다섯 번째 게임은 팀원 전체가 한마음으로 참여하는 '배달의 민족'입니다. 일렬로 서서 비치볼을 머리 위로 한 번, 좌측 옆구리로 한 번, 우측 옆구리로 한 번, 마지막으로 가랑이 사이로 통과시켜 빨리 반환점을 돌아오는 팀이 이깁니다.




여섯 번째 게임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치기'입니다. 새우등에 올라간 풍선을 터치하는 것은 아니고 완전히 터뜨려야 합니다. 새우처럼 휘어지며 깔깔 웃는 도반들이 보입니다. 너무 아파서 웃음이 나는 걸까요.






대망의 마지막 게임은 '피구'입니다. 기획단의 게임 설명에 따르면 공에 맞을 경우 '열반'하는데, 팀 전원이 먼저 열반하는 팀이 패합니다. 경기장은 제기차기 못지않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자, 누가 먼저 떠날까요.


여기저기서 '윽'소리와 함께 열반이 시작되었습니다. 날렵한 몸짓을 선보이다 너무 빨리 가는 분도 있습니다. 역시 열반에는 누가 먼저랄 것이 없습니다.



대립과 경쟁을 뛰어넘어 화합을 이룬 도반들이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모든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청백전은 청팀이 승리했지만, 승부를 내려놓고 진정 즐긴 이가 챔피언입니다.





도반들이 보시한 친환경 em비누와 em주방세제, 기도포와 스카프 등 각종 '붓다명품'을 추첨하여 나눠 가졌습니다. 단체 사진을 촬영하면서도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점심 공양은 각자 싸 온 도시락을 모둠별로 나누어 먹었습니다. '내 도시락'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음식은 이미 자리에 펼쳐졌고, '먹어도 되느냐' 물을 필요도 없이 모두가 모든 것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나니, 오후 프로그램인 장기 자랑 준비가 한창입니다. 죽림정사에 오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를 들러 연습 해온 모둠도 있습니다.




비밀리에 연습을 거듭하는 모둠도 있고, 생전 처음 둘러보는 반짝이에 심호흡하며 자신을 내려놓고 있는 도반도 있습니다.


장기 자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사회는 '센스제일' 강동주 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전주지회에는 7개의 모둠이 있습니다. 전주의 효자모둠, 송천모둠, 완산모둠, 덕진모둠이 있고, 익산모둠, 군산모둠, 정읍모둠까지 일곱 모둠입니다.


귀여운 어린이 도반이 함께한 효자모둠의 순서가 끝나고, 죽림정사에 사무장으로 파견 나온 최선희 님이 축하공연을 해주셨습니다.

다소곳한 그녀, 과연 무슨 춤이라도 출 수 있을까요.


걱정과는 달리 이미 오래전에 나를 버린 듯한 화려한 몸짓에 급기야 관중이 난입하며 축하 공연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음악이 시작되자, 인간 최선희는 죽고 나비만 펄럭였다'고나 할까요.


정토회의 혼을 보여준 두 사람을 뒤로하고, 장기 자랑이 계속됩니다. 완산모둠은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을 '정토 내게 행복을 주는 수행'으로 개사해 준비했습니다.



익산모둠은 '곰 세 마리'를 개사했습니다. 커다란 아빠 곰들의 깜찍한 춤이 돋보입니다.


군산모둠은 몸빼바지와 고무장갑으로 울력 준비를 마쳤... 아니 오늘은 농사 대신 도반들의 웃음을 지으러 왔습니다.



송천모둠은 트로트를 준비했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커서, 이들에게 결코 태클을 걸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진모둠은 반짝이는 의상과 아모르파티를 준비했습니다. 흥이 오르자, 음악과는 상관없는 춤이 펼쳐집니다. 나를 버리랬더니 여기서 진정한 나를 만난 것입니다.




장기 자랑의 마지막 순서는 전주지회 담당법사이신 명일법사님의 정읍모둠입니다. 오늘은 법사가 아니라 도반 손미옥으로 오셔서 '홀로 아리랑'을 선보입니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잔잔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장기 자랑을 마치고 간단한 경품추첨과 닫는 나누기가 있었습니다. 전주지회의 이날 명심문은 '우리는 함께 하는 도반입니다'였습니다.

명심문을 만든 이윤정 님
▲ 명심문을 만든 이윤정 님

"아난다여, 좋은 친구와 사귀는 것, 좋은 동료와 사귀는 것, 좋은 동료와 사귀는 것은 청정한 삶의 전부에 해당한다네. 좋은 친구와 사귀고, 좋은 동료와 사귀고, 좋은 도반과 사귀는 비구가 여덟 가지 고귀한 길을 익히리라는 것은 자명하다네."

집에서 홀로 수행할 때는 도반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내 이웃의 누가 아픈지 기쁜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내 아이'라는 명심문도 와닿지 않고,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말도 와닿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우러져 있으면 도반의 눈을 통해 나를 볼 수 있습니다. 내 것을 고집하지 않고 나누어 먹게 되고, 나를 버려 도반의 함박웃음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지회의 날 행사도 커다란 수행이었습니다. 우리는 수행을 마치며 불자들의 네 가지 큰 서원, 사홍서원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모둠별로 마음 나누기를 하고, 죽림정사 전체를 청소했습니다.





이제 함께 한 도반들과 아쉬운 작별을 합니다.
우리는 다시 만날 것입니다.

2023년 9월 10일, 전주지회의 날
▲ 2023년 9월 10일, 전주지회의 날

▲ 영상_배기숙 님 제작


글·사진_이승준(광주전라지부 전주지회)
편집_김난희(강원경기동부지부 원주지회)

전체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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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엽

보기 좋네요. 부럽습니다. ㅎ

2023-10-05 11:56:56

임애림

신명난 한 판이었네요. 최강전주 늘 응원합니다

2023-10-04 12:59:34

윤영실

대단했네요. ^^ 잘 봤어요.

2023-09-23 13: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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