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실천

주1일봉사
유리창이 없어졌나 깜짝 놀랐죠?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니 예전처럼 가까이서 도반들의 숨결과 온기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도반도 만나고 정토사회문화회관도 쓸고 닦는 일석이조의 효과! 정토사회문화회관이 하루빨리 일상적인 우리의 으뜸절이 되는 날을 소망하며 도량청정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사전안내 받는 모습
▲ 사전안내 받는 모습

함께 연구하며 지혜를 모아

2021년 11월 21일 일요일 오전 10시, 정토사회문화회관 도량청정 봉사를 위해 구로지회 봉사자 8명이 모였습니다.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만나던 도반들을 직접 만난다는 생각에 실천장소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도착해서 체온을 재고, 백신 접종 확인 코드 등록, 봉사시간 체크 등을 온라인으로 처리하였습니다. 두어 가지 앱으로 입장 절차를 밟는데 조금 헤매긴 했으나 재밌었습니다. 시대에 발맞춰 가고 있다는 생각에 한편 흐뭇했습니다.

지하 3층에서 여는 모임하는 중
▲ 지하 3층에서 여는 모임하는 중

1층 나무계단에서 만난 도량청정 고정 봉사자가 사전 안내를 했습니다. 청소도구 쓰는 법 영상을 시청했는데, 세세한 부분은 다시 설명을 들었습니다. 파란 색깔 찍찍이 걸레는 뗄 때, 돌돌돌 뒤로 말아 떼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도량의 분위기 때문인지 안내에도 품격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일요일이라 직장인들이 많았고, 남성들이 많이 참석하였습니다. 4명씩 한 조, 2개 조로 나뉘어 장소를 배정받았습니다.

테라스 청소 모습
▲ 테라스 청소 모습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구석구석 먼지를 털고 닦아내고, 유리도 말갛게 닦아놓으니 어린 시절 배웠던 동시가 떠오릅니다. ‘유리창이 없어졌나 깜짝 놀랐죠? 닦을 때는 힘들어도 보기 좋아요’를 읊조렸습니다. 건물 테라스 청소 중, 유리 벽 너머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이 있었는데 한 도반이 궁리 끝에 걸레를 밀어 넣어 흙먼지 쌓인 것을 닦아냈습니다. 도반의 해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내 청소를 끝내고 실외로 향했습니다. 실외 유리창과 실외에 놓여있는 긴 의자와 의자 몸체를 닦았습니다. 재활용 창고도 정리했습니다. 사람 손 하나가 무섭다는 말처럼 도반들과 함께한 걸레질에 1시간 30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멀끔하게 단장된 으뜸절이 장하고도 늠름합니다. ‘청소가 이렇게 즐겁고 개운한 일이었나?’ 순간 마음속에 물음표가 솟아났습니다. 도반들 모두 환한 미소와 다정한 눈빛을 주고받았습니다. 제 마음에 선한 기운이 차올랐습니다.

청소를 마친 후, 2층 카페에서 마음나누기가 있었습니다. 다음은 도반들의 나누기입니다.

4층 복도 화장실 청소 팀 (왼쪽부터 강상철 님, 서봉희 님, 윤경연 님,  박광식 님)
▲ 4층 복도 화장실 청소 팀 (왼쪽부터 강상철 님, 서봉희 님, 윤경연 님, 박광식 님)

받기만 하다가 다시 갚는 마음으로

박광식 님: 오늘 도량봉사에 참석하는 마음이 편안하고 참 좋습니다. 불교대학, 경전대학, 수행법회에서 지금까지 다른 이들의 봉사를 받기만 하고 저는 봉사하지 못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시간이 되면 꼭 봉사하고 싶었습니다. 잘하는 것은 없지만 도움 되는 일이라면 ‘그냥 합니다’라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사람도 용모가 단정하면 좋듯이 정토사회문화회관이 깨끗하면 저도 좋고, 방문하는 손님도 정말 좋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봉사 하고 나니 기분 좋은 마음과 조금 더하고 싶다는 아쉬운 마음이 교차합니다. 화장실 청소를 했는데 앞으로 공중화장실을 더 깨끗이 사용하겠습니다. 도반님들 얼굴도 직접 보고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덕분입니다.

왼쪽부터 서봉희 님,박광식 님
▲ 왼쪽부터 서봉희 님,박광식 님

서봉희 님: ‘만물에는 다 제자리가 있습니다’ 도량청정 명심문을 시작으로 온라인으로만 대면했던 구로지회 도반들과 묵묵히 뒤에서 준비해 준 고정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함께 쓸고 닦았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약간의 부담이 있었지만, 저의 회관이고 저의 법당이다 생각하니 가볍고 상쾌해졌습니다. 그동안 직장을 핑계로 수행의 실천 과제인 봉사에 미진했던 것에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래서 법사님과의 간담회에서 했던 봉사 약속의 원을 지키기 위해 정토사회문화회관 토요 고정봉사를 신청하여 모자이크 붓다가 되기로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정토회 오프라인 활동, 수행의 연속

채홍범 님: 2020년 가을 불교대학으로 정토회와 인연을 맺어 경전대학을 거쳐 천일결사자와 일반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오프라인 모임을 하지 못했습니다. 구로지회 도반들과 만나 실천장소이자 으뜸절인 정토사회문화회관을 처음 방문하니 설레기도 하고 다소 긴장도 되었습니다.

주차장 낙엽 청소하는 채홍범 님
▲ 주차장 낙엽 청소하는 채홍범 님

봉사의 시작과 끝을 명심문과 나누기를 함으로써 모든 것이 수행의 연속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것이 신기했습니다. 상주하면서 청소와 회관관리를 하는 도반들을 보고 정토회가 고용 없이 봉사로만 운영된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마음 깊이 감사한 마음이 일었습니다. 미리 준비된 청소도구를 이용하여 5층과 건물 현관 유리창, 벽과 바닥을 닦았습니다. 도반들과 사진도 찍고 담소도 나누며 즐거운 마음으로 청소를 하니 정해진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특히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여 청소하는 법을 배웠는데 다른 데서도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청소를 마친 후, 2층 카페에서 열린 나누기 때는 도반 한 분이 음료를 사 주어서 달게 마셨습니다. 봉사하면서 제가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체험하였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도반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마음부자가 된 듯했습니다. 하루빨리 정토사회문화회관이 정식 개원하여 일반인들과도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원합니다.

15층 복도와 유리창 청소 팀 (왼쪽부터 이정숙 님, 채홍범 님, 한석구 님, 서현주 님)
▲ 15층 복도와 유리창 청소 팀 (왼쪽부터 이정숙 님, 채홍범 님, 한석구 님, 서현주 님)

아내에게도 사랑 받을 청소 봉사

한석구 님: 그동안 구로지회 봉사활동 일정이 평일에 잡혀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휴일에 일정이 지정되었기에 함께하였습니다. 실천지에 도착하여 웅장한 모습을 보고 그간 수고하셨을 여러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러 도반이 와 있었고, 꼼꼼하게 정리된 청소 키트와 상세히 안내하는 팀장님을 보니 역시 정토회답다고 느꼈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당일에서야 참여가 확정되어 준비물인 앞치마, 장갑, 텀블러를 놓쳤습니다. 다음에는 세밀하게 준비하겠습니다.

현관 유리창 닦는 중인 한석구 님
▲ 현관 유리창 닦는 중인 한석구 님

우리 조는 정기 봉사자들과 함께 15층 통로 및 5층 테라스 유리창 청소를 하였습니다. 기구를 활용하여 틈새마다 깨끗하게 청소하는 도반들의 기지가 빛났습니다. ‘집에서도 이렇게 하면 이쁨 받을 텐데’ 하는 생각에 아내에 대한 미안함이 올라왔습니다. 깨끗해진 유리를 보니 마음도 맑아졌습니다. 1층 현관 유리창을 닦고 주변 낙엽을 정리하니 벌써 예정된 시간입니다.

웃으며 앞장서서 찾아 일하는 도반들과 함께 어려움 없이 잘 마쳤습니다. 기왕 낸 시간이니 봉사 일감 더 없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으나 마치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나누기를 들어 보니 모두 재미있게 참여한 것 같습니다. 제안사항을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도반들 덕분에 발전이 있구나’ 싶습니다. 이것이 모자이크붓다임을 다시 생각합니다. 도반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2층 카페에서 닫는 모임하는 모습  (왼쪽부터 정인순 님, 강상철 님, 윤경연 님, 서봉희 님, 서현주 님, 박광식 님, 한석구 님, 이정숙 님, 채홍범 님)
▲ 2층 카페에서 닫는 모임하는 모습 (왼쪽부터 정인순 님, 강상철 님, 윤경연 님, 서봉희 님, 서현주 님, 박광식 님, 한석구 님, 이정숙 님, 채홍범 님)


유쾌 상쾌한 도량청정 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제 신발에 순백의 날개가 돋은 듯 발걸음이 사뿐사뿐하였습니다. '소임이 복'이라는 말이 있듯이 '봉사도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정봉사하는 동안 비질 자국이 정갈한 절간 마당이 떠올랐습니다. 먼지 털기와 걸레질에 제 마음도 닦이고 깨끗해졌습니다.

위 이미지를 누르면 텔레그램 '정토행자의 하루' 채널로 이동합니다.
▲ 위 이미지를 누르면 텔레그램 '정토행자의 하루' 채널로 이동합니다.

글_서현주 희망리포터(서울제주지부 구로지회)
편집_강현아 (대구경북지부 수성지회)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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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왕

청소 봉사 후기,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가끔 참석하는데요. 하면 할수록 좋은 게 봉사라고 느꼈습니다. 도반님들, 감사합니다.

2022-01-24 13:44:33

정 명

저도 얼마 전 참가해서 기억이 새록 떠오르네요
처음에는 좀 낯설었는데, 세 번 가니 편안했습니다
구로지회 도반님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서현주, 강현아님 좋은 글과 편집 감사합니다

2022-01-18 07:53:48

현광 변상용

큰 건물 청소하는 것만 해도 보통 일이 아니군요. 이렇게 마음내어 주시는 도반님들이 있어 청정도량이 됨에 다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아직 가보지도 못한 건 다 핑계임을 알아차립니다.
저도 곧 정토사회문회회관 봉사에 도전!

2022-01-17 12: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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