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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곳곳에서 펼쳐진 이번 강연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한마음으로 모여 법을 전한 감동의 여정이었습니다. 각 도시에서 만난 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과 정성은 수많은 순간을 빛나게 했습니다. 인연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모자이크 붓다’처럼, 봉사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유럽을 아름답게 물들였습니다.
런던 한국어 강연의 총괄을 맡으면서, 지난 2023년 경험과 기존 네트워크 덕분에 준비 과정이 훨씬 쉬웠습니다. 봉사자 모집은 매우 순조로워, 이번 강연에는 정토회원 16명과 일반인 28명을 포함해 총 44명의 봉사자가 참여했습니다. 특히 팀을 이끄는 경험 많은 꼭지들이 있어 역할 분담과 의사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처음에 서먹했던 분위기도 집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회의를 진행한 후, 단합이 더욱 잘 이루어졌습니다. 준비 과정에서도 봉사자들이 적극적이고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강연 전날 런던 지하철 파업으로 사전 신청자 취소 메일이 다수 접수되었지만, 당일 오전 사전 접수자가 늘어 충분한 청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봉사자 결손에 대비해 봉사자들은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강연장에 모여 총연습, 영상, 조명, 객석 의자 등 필요한 사항을 꼼꼼히 점검했습니다. 덕분에 모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봉사자들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스님과 청중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강연 좌석은 가득 찼으며, 스님은 꽉 찬 청중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환경에 매우 기뻐했습니다. 강연 직후 시작된 책 사인회는 내부 팀의 신속한 질서 정비 덕분에 긴 사인회와 도서 구매 줄이 혼란 없이 깔끔하게 구분되어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강연장은 위치나 규모 면에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님의 책상과 의자가 있는 연단이 낮았습니다. 스님은 청중과 눈을 맞추며 법문하기 위해 2시간 넘게 서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강연장 내부는 아름답고 웅장했으나, 천장이 높은 돔형 구조로 인해 소리의 울림이 다소 강했습니다. 그로 인해 뒤쪽 객석에서는 질문과 응답이 또렷하게 들리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청중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경청했고, 그 집중력과 진지함은 강연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강연 이후, 9월 정토불교대학 유럽 반 담당자였던 저는, 교회에서 진행된 이번 강연에 감동했다는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큰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이번 런던 강연의 가장 큰 자산은 경험 많은 팀 꼭지뿐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아낌없이 봉사에 쓴 일일 봉사자들의 소중한 마음이었습니다. 청중 수도 전년 대비 많이 증가했습니다. 교통이 편리한 강연장 선택, 사전 접수, 주기적인 온라인 홍보, 봉사 의향자 사전 발굴, 접수 상황 수시 점검과 필요시 재홍보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또한 사전 접수자와 여러 차례 이메일로 소통하며 참석 여부를 확인한 점도, 지하철 파업 같은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던 요인이었습니다. 이번 강연에서는 여러 봉사자가 조화롭게 협력하며 준비와 운영을 원활하게 수행한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팀원 간의 호흡이 탁월해 큰 어려움 없이 모든 일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번 런던 강연은 특별한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고마움만이 가득했던 현장이었습니다.
이번 파리 강연에서는 총괄로서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강연 준비 과정에서 부담과 갈등을 경험했습니다. 과거 경험과 달리 이번에는 방콕 방문 등으로 준비 과정에 공백이 생겼습니다. 때로는 다른 이의 지적을 받는 듯한 느낌에 마음이 상하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봉사의 의미와 자신의 한계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강연 현장에서 팀원들의 도움과 협력이 없었다면 강연이 원활히 진행되기 어려웠음을 실감하며, 서로 돕는 경험 자체가 수행이자 배움임을 느꼈습니다. 또한 내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솔직하게 의견을 제시하며 상대를 미워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이번 강연 준비 과정에서 “한 사람의 작은 힘이 모여 모자이크 퍼즐을 맞추듯 일이 진행된다.”라는 점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처음에는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아 당황했지만, 다른 봉사자들이 각자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며 서로의 역량과 경험을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스님의 헌신과 강연 모습이었습니다. 힘든 일정 속에서도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고, 참가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지혜로운 말씀을 나누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제 힘든 감정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봉사는 결국 자신에게 큰 행복과 성장을 가져다주는 길임을 배웠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 밀라노로 이동했을 때, 제게는 특별한 순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파리에서 노래 제안을 받았지만, 소임이 많아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그런데 스님이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날, 제게 “노래하는 사람 아니가?”라고 미소 지으며 물었습니다. “맞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이번엔 왜 노래 안 불렀노? 이태리 가서 꼭 불러라.”라고 말했습니다. 그 한마디에 ‘그래, 가벼운 마음으로 불러보자’라는 생각이 들며 용기가 났습니다.
이탈리아 강연에서 〈고향의 봄〉을 저는 재즈 버전으로, 김애경 님은 성악 버전으로 불렀습니다. 앞자리에서 스님이 환하게 웃으며 듣는 모습을 보는 순간, 모든 염려가 녹아내렸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많은 분이 다가와 “정말 감동적이다.”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그 말은 지금도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았습니다. 공연 전에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지만, 김애경 님과 노래하며 ‘함께 나누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혼자였다면 결코 만들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봉사와 음악이 맞닿는 지점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지 생각했습니다.
내가 가진 재능을 나누는 것이 곧 수행이며, 그 안에서 나 자신도 치유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번 파리와 밀라노 강연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사람을 알아가는 수행의 장이었습니다. 때로는 의견이 맞지 않아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것 또한 배움의 과정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앞에서, 또 누군가는 뒤에서 묵묵히 준비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모습들을 보며 “사람마다 쓰임이 다르구나, 그 자리마다 빛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봉사는 누군가를 돕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임을 이번 여정을 통해 깊이 깨달았습니다.
11년 전, 법륜스님 즉문즉설 행사를 돕던 중 스님이 “이것도 인연이니 사진을 함께 찍자.”라고 하여 그 사진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2019년 정토불교대학에 입학 후, 정토회 활동을 본격적으로 이어 왔습니다. 현재 저는 독일 모둠장이지만 이탈리아에 거주하며, 2025년 유럽 강연에서 밀라노가 마지막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총괄을 맡았습니다. 강연 장소를 찾는 일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지만, 밀라노에 거주하는 두 명의 도반과 힘을 모아 적절한 장소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에 사는 도반들이 김밥 준비를 도와주었고, 새벽에는 함께 108배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다 함께 김밥 50줄을 싸는 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강연 후 아쉬움도 있지만, 가장 뜻깊었던 일은 이번 강연 봉사에 참여했던 일반인 네 명이 9월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도와드리러 왔어요.”하고 온 분들이 수행의 길에 함께하게 된 것입니다. 밀라노에는 정토회 회원이 많지 않지만, ‘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거쳐 전법회원까지 나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마음으로 원을 내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갔습니다. 스님도 강연에 무탈하게 임했고, 강연 장소도 훌륭했습니다. 밀라노까지 와서 멋진 음성 공양을 해준 최선영 도반께도 감사드립니다. ‘모자이크 붓다’처럼 인연이 맞물리는 경험을 실감했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에도 마음 한편에는 고마움만 남았습니다. 스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하는 일은 결국 마음을 모으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배웠습니다.
저는 이번에 뒤셀도르프 한국어 강연 총괄을 맡았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해야겠다.’라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이곳에 오래 있었던 회원님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뒤셀도르프에 남은 정토회원이 저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그동안 스님 강연을 국제지부에서 주관해 진행되었는데, 이번에는 해외지부 주관으로 열린다고 하니 부담보다 ‘내가 해 보자.’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생각보다 더 챙겨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경험 많은 도반님들을 믿고 진행했지만, 제가 직접 처리해야 할 일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꼭지 구성을 비롯해 지원팀이 따로 없으니 세세한 실무를 거의 혼자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총괄’이라는 역할이 단순한 조정자가 아니라, 모든 부분을 살피고 균형을 맞추는 자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감사하게도 부총괄 최은실 님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부총괄님과 계속 소통하며 “이건 이렇게 하면 좋을까요? 그건 내가 도울게요.”라며 제안과 응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함께한다.’라는 의미를 깊이 느꼈습니다. 초반에는 봉사자 모집이 쉽지 않아 열 명 남짓으로 시작했지만, 강연이 다가올수록 마음을 내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 24명의 봉사자가 함께했습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일들이, 각자의 손길이 더해지며 차곡차곡 완성되었습니다.

강연 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스님이 저의 열다섯 살 아들을 보고 “이 아이가 네 아들이 맞냐?”라며 웃었습니다. 저는 체구가 작은 편이고, 아이는 또래보다 커서 종종 그런 오해를 받곤 합니다. 정토회 조끼를 입은 아이가 스님 곁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볼 때마다 이번 여정의 모든 수고가 보상받은 듯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이번 암스테르담 강연은 2014년 해외 100강 이후 11년 만에 이루어진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2014년 강연 준비를 함께했던 인연이 이어져 이번에 총괄을 맡았습니다. 총괄로서 책임과 예상되는 어려움에 마음이 두근거렸지만, ‘이 일은 싫은 소리를 듣는 자리’라며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법문에서 배운 대로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최선을 다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예상보다 신청자가 많아 만석 예약은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강연 일이 가까워지면서 참석 취소가 늘고, 당일에는 불참자가 많았습니다. 그 순간 ‘나는 저렇게 하지 않을 텐데’라는 마음이 올라왔지만, 곧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바라보며 마음공부 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네덜란드에 오래 살면서도 가까운 인연이 많지 않았지만, 한글학교에서 봉사해 온 인연 덕분에 이번 강연 준비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연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 “좋은 강연을 준비해 고맙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보람과 감사가 일었습니다.

현장에는 세 명의 정토회 회원과 처음 만난 일일 봉사자가 함께했습니다. 순수하고 간절한 마음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순간, ‘모자이크 붓다’가 자연스레 피어났습니다. 마음 나누기 시간에는, 네덜란드에서 누구의 아내나 엄마가 아닌 ‘오롯이 나 자신’으로 저녁 나들이를 한 도반의 이야기가 깊은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이번 강연은 강연에 참여한 사람들과 봉사자 모두에게 의미와 기쁨을 전한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그날의 여운이 지금도 제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여정은 단지 강연을 준비한 시간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배우고 성장한 수행의 길이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발걸음들이 모여 감사와 기쁨의 꽃을 피웠습니다. 앞으로도 이 인연들이 새로운 빛이 되어, 또 다른 곳을 따뜻하게 물들이길 기대합니다.
글_정예지(해외지부 호주유럽지회)
편집_김윤희(강원경기동부지부 용인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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