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실천

복지
뒤늦게 맞잡은 손
2025 애광원 민들레집 봄나들이

몸이 불편해 반나절의 나들이에도 다른 이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JTS는 매년 몸이 불편한 애광원 생활인을 대상으로 나들이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난 5월 16일에 창원지회와 진주지회 회원들의 봉사로 진행된 애광원 생활인들의 봄 나들이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설렘

5월16일 나들이 당일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오전에는 비예보가 없었는데, 실상사에서 스텝 사전 모임을 하는 도중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빗줄기가 세차지 않아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봉사자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새벽 6시에 창원을 출발하여 7시40분즈음 서진주IC에서 진주지회 봉사자를 태운 버스는 9시 즈음 실상사에 도착했습니다. 조별로 모여 첫마음 나누기를 하고 있는 사이, 저 멀리서 애광원 민들레집 버스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짝지와의 만남


사전교육에서 애광원 민들레 가족이 오면 길게 두 줄로 환영해 주자는 계획을 세워두었는데, 버스가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 환영 대열을 차리지 못한 채 버스를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버스에서 애광원 생활인들이 내리고 짝지 봉사자 이름을 부르면 손을 번쩍 들고 마중나가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느티나무 아래

애광원 민들레집 식구들과 짝지가 만나 오전 프로그램을 위해 실상사 경내로 이동했습니다. 오락가락하던 비가 제법 굵어지면서 생활인들의 건강을 위해 애광원 선생님들은 우비를 준비해 주셨고, 봉사자들도 우비와 우산을 준비했습니다.


실상사를 둘러보기 전에 잠시 느티나무 아래에 모여 생활인들과 봉사자들은 서로 인사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나들이는 향상법사님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향상법사님은 싱그러운 5월, 천년고찰 실상사를 둘러보며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인사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어서 애광원 사무국장님도 민들레 가족들은 산책이나 나들이가 매우 힘든데 정토회 봉사자들 덕분에 이렇게 나들이를 할 수 있어서 고맙고 감동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휠체어 사용법 및 주의점에 대해 애광원 선생님의 자세한 안내가 있었습니다.

잘 쓰이는 기쁨


오늘은 봉사자 2명과 생활인 1명이 짝지가 되어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처음에 차에서 내려서 생활인을 만난 봉사자들은 모두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혹시나 도움이 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긴장되는 마음도 많이 나누었습니다. 잘 쓰일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마음은 모두가 한결같았습니다.


진주지회 이년옥 님은 우리가 이 분들의 팔다리가 되어 쓰일 수 있다는 게 큰 기쁨이라고 하였고, 서울에서 온 최현기 님은 서울에 있을 때는 소통이 안되는 사람들이 힘들었는데 애광원 생활인들과 소통을 하다보니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도 어렵지 않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나누었습니다.

천년고찰 실상사

오전에는 천년고찰 실상사를 둘러봅니다. 해설사 이범정 님과 함께 실상사 둘러보기를 시작했습니다. 천년고찰답게 실상사에는 신라시대의 많은 문화유산들이 있습니다. 대나무숲을 둘러본 후 실상사 주법당인 약사전과 보광전을 차례로 둘러보았습니다. 대나무숲에는 세월호 사고 추모 상징인 리본 모양이 기와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빗소리와 바람소리가 어우러져 세월호 추모 기와 문양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대나무 숲을 나와 약사전으로 이동했습니다. 약사전에서는 통일신라시대에 철로 만든 약사불상을 참배하고, 보광전에서는 직접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참배하는 생활인들도 있었습니다.

함양 상림숲으로

11시즈음 단체 사진을 찍은 후 점심을 먹기 위해 함양 상림숲으로 이동했습니다. 실상사에서 함양까지는 30분 정도 걸리지만 비가 오는 날씨라서 천천히 이동했습니다. 버스 안에는 생활인과 짝지 봉사자가 함께 앉아서 이동했고, 자리가 불편했는지 자꾸 일어나려고 하는 생활인도 있었지만 그래도 밝은 얼굴로 바깥 풍경도 보면서 편안하게 이동했습니다.

식당에 도착해서 애광원 선생님들은 생활인을 한 명 한 명 안전하게 내려주고 봉사자들은 대기하고 있다가 생활인들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사전답사를 여러 차례하면서 적당한 식당을 찾는 수고로움 덕분에 공간도 넓고 깨끗하고 음식 맛도 좋은 장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전에 교육 받았듯이 봉사자 짝지들은 가위를 사용해서 생활인들이 먹기 편하게 음식을 잘게 잘게 잘라서 앞접시에 담아 주었습니다.

점심을 먹는 동안에 비가 더 많이 내렸습니다. 비가 안왔더라면 상림숲길을 걸으며 향상법사님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을 텐데 매우 아쉬웠습니다.

함양 산삼주제관

1시 20분즈음 일정을 변경하여 실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산삼주제관으로 이동했습니다. 생활인이 버스를 타고 내리는 일은 모두 애광원 선생님들의 수고가 필요한 일이라서 도움이 되지 못하는 봉사자들의 마음은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산삼주제관에 미리 연락을 해 두어서 주제관 관계자분의 친절한 안내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간식과 휴식시간을 위해서 옆 건물로 이동했습니다. 비가 오지만 생활인의 특성상 계속 걷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실내에서 계속 걷기도 하고 밖에 우산을 쓰고 비옷을 입고 나름 바깥 산책을 하기도 했습니다. 걷기를 멈추지 않는 생활인은 걷다가 봉사자 팔에 기대어 졸기도 하면서도 계속 걸었습니다.


간식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곧바로 레크레이션 시간을 가졌습니다. 창원지회 강정순 님이 '사랑으로' 노래를 함께 부르며 레크레이션을 시작하였고, 봉사자 진주지회 이선우 님의 신나는 민요도 이어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향상법사님께서 애광원 선생님들께 법륜스님의 《혁명가 붓다》도서를 한 권씩 선물해 주셨고, 애광원측에서도 깜짝 선물로 거제에서 유명한 쌀빵을 봉사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선물해 주었습니다.

아쉬운 헤어짐

궂은 날씨에 장시간 실내에서 활동하는 것이 휠체어를 타는 생활인에게는 무리가 되는 일이라고 합니다. 지친 생활인들을 위해 바닥을 정리하고 바닥에 좀 더 편하게 누울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었고, 컨디션이 회복되어 조금 일찍 저녁 식사 자리로 출발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무리한 후 5시즈음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비가 많이 내려서 마무리 인사를 충분히 하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버스까지 베웅을 나가면서 마지막 시간을 함께 나눴습니다.

봉사자들은 힘든 기색없이 오늘 하루 잘 쓰일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느낌은 통한다며 생활인과 같이 많이 웃었다는 봉사자도 있었습니다.

버스 탑승 후 길가에서 떠나는 버스를 보고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마무리로 봉사자들의 나누기를 전합니다.

  • 애광원 생활인들을 처음 봤을 때는 짠한 마음이 들어 울컥했지만 있는 그대로 소중하게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분별없이 태어나 분별없이 살아가겠구나' 하는 생각에 내가 더 나은 것이 있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 낯을 많이 가리던 생활인이 뒤늦게 제 손을 잡아 주어서 '그래도 잘 쓰였구나' 싶었습니다.

  • 애광원 선생님들의 밝고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글과 사진_김은정(경남지부 진주지회)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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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5-05-30 08:23:14

현광 변상용

감동이네요 란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분별없이 태어나 분별없이 살아가겠구나 내가 더 나은 것이 있을까' 란 나누기가 꼭 제 마음 같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2025-05-30 08:04:44

고원향

고맙습니다.
모자이크 붓다의 의미를 새겨봅니다.
모두가 부처님의 모습으로 봉사하시는 분들의 환한 미소가 감동입니다.

2025-05-30 07: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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