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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관법당 소식은 지난달 있었던 27차 인도성지순례를 다녀온 김은 님과 김봉우 님의 인터뷰입니다. 두 분의 인도성지순례 이야기가 수행을 생활 속에서 접목하고 있는 우리에게 새로운 힘과 에너지를 줄 것입니다.
김은 님
Q. 현재 정토회와 인연 맺은 기간과 정관법당에서 맡은 소임을 알려주세요.
2011년 불교대학 입학으로 인연 되었습니다. 현재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담당과 저녁 수요법회 담당을 맡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인도 순례를 가겠다고 마음을 갖게 되었나요?
처음 불교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불자로서 언젠가는 꼭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법륜스님과 인도성지순례를 하겠다고 매년 신년계획 1순위로 적어 두곤 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못 가고 계속 다음 해 계획표에 또 세우고 하길 몇 년이 지난 지금에야 다녀오게 되었어요. 제 일생에서 정말 잘한 일 몇 가지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Q. 가기 전의 상황과 다녀온 후의 본인의 마음가짐이 어떠한지요?
솔직히 가정주부가 15일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 집을 비운다는 것은 가족들의 배려가 없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남편에게 제일 감사합니다. 제가 하는 일을 응원하고 지원해주는 그 마음이 고맙습니다. 가족들의 밥, 청소, 세탁물, 등 여러 가지 일들이 걱정이었습니다. 제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함을 알게 해준 인도순례!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Q. 인도 순례 중 깨달았던 점과 순간순간 분별심으로 떠오른 것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떤 것인지 알려 주세요.
내가 가지고 누리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구나! 보름 동안 작은 바랑 하나만으로도 충분했고, 행복했습니다. 한국에 가서는 나누며 사는 수행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가끔 옆에 있던 도반의 잘 보이고 싶어 하는 행동, 조원들과 겉도는 행동을 할 때 분별심이 올라왔지만, '온갖 분별심은 다 내 업식이 짓는 상일 뿐입니다’라는 명심문을 되새기며, 기도했습니다. 너무도 맞는 말이었습니다. 이 명심문은 잊지 않고 살 것입니다.
Q. 인도 순례가 앞으로의 수행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경전을 머리로만 이해하려 했었던 것들이 어리석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수행하고, 도를 이루시고, 많은 사람을 교화했던 자리에서 경전 독송도 하고, 명상도 하고... 이런 것들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수행과 봉사, 보시가 불교에서 기본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 끈을 놓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인도 순례를 하고 싶은 도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도는 꼭!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부처님의 제자로서 수행자로서도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은 일생일대의 행운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고 있는지,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를 알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김은 님의 신년 계획 1순위가 항상 인도순례를 가는 것이었다는 것과 염원하고 기도하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 함께 갔던 정관법당 도반들과(위_김봉우, 왼쪽_김명록, 오른쪽_김은 님)
김봉우 님
Q. 현재 정토회와 인연 맺은 기간과 정관법당에서 맡은 소임을 알려주세요.
2015년 봄불교대학 저녁반입니다. 이제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네요. 수업시간에 영상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인도 순례를 가겠다고 마음을 갖게 되었나요?
수년간 해왔던 사업을 정리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저 자신을 한번 돌아보자는 계기에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4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참자유가 무엇인지, 속박의 넝쿨에 얽매여서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되었고, 지금 내가 하는 일, 내가 아는 모든 지인과의 관계가 과연 내가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었는지, 좋아서 만났던 사람들이었는지, 아니면 어디까지나 내 욕심과 필요의 도구로써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나름 남한테 욕먹을 행동은 하지 않고 착하게 살아왔었습니다. 때마침 계기가 되어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그동안 내가 많은 욕심을 부리며 살아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는 여러 여건상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또, 세상의 지배에 끌려가는구나.”
“나한테 주어진 시간인데 내 맘대로 할 수가 없구나!”
순간 생각하고 있던 일과 관련된 부분과 모든 것들은 지워버렸습니다. 지금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만을 생각하고 ‘순례를 가고 싶은가, 안 가고 싶은가?’만 생각해보니 해답은 간단해졌습니다. 그 즉시 바로 신청하게 되었고 다행히 접수마감이 끝난 줄 알았는데 추가신청이 가능하게 되어서 이번 순례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순례에 같은 법당 도반이 두 분이나 같이 동참하게 되어서 더더욱 기뻤고 순례출발 전까지의 기다림과 설렘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Q. 가기 전의 상황과 다녀온 후의 본인의 마음가짐이 어떠한지요?
단도직입적으로 “내가 정말 많은 욕심을 부리며 살아왔구나!”였습니다. 다녀오신 분들의 대부분이 공감하는 내용일 겁니다. 지금 내가 사는 대한민국이라는 곳이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이고, 지금 내가 아무리 힘들다 하더라도 먹기 싫어서 안 먹는 것, 뿐이지 없어서 못 먹고 사는 것은 아니니까요. 내가 얼마나 사치와 허영심에 빠져서 살고 있었는지를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행복이라는 것은 물질적으로 채워진다고 행복이 아니라는 것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물질만능주의에 빠져서 거기에서 욕심을 부리고 그 욕심으로 행복을 찾으려 했던 나 자신이 한심해 보였습니다. 인도에서 가장 빈민촌 지역이라는 비하르 주, 그곳에 정토회에서 운영하는 수자타 아카데미가 있는 둥게스와리 방문은 다시금 나를 반성하게 하는 장소였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해 보이는 그곳에서 사람들은 하나같이 외국인의 방문을 환영하여 주었고 더러운 흙탕물을 떠서 그릇을 씻고 그물로 목욕하는 아이들의 눈에는 미소가 가득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들의 살아가는 겉모습에 불쌍한 마음이 들었는데, 정작 불쌍한 사람은 바로 나였음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행복이라는 것은 물질의 풍요로움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을….
한 아이가 나의 손을 잡았습니다. 순간 아이의 눈을 보게 되더군요. 너무나 영롱하고 맑은 눈동자 그리고 말없이 미소를 짓는 아이의 입가,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아이의 눈동자가 나를 위로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고생했지? 여기까지 오느라고 고생했어!”
제가 순간 그 생각이 왜 들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냥 내가 오히려 위로받고 있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날 밤 숙소 옥상에서 실루엣처럼 까만 전정각산을 바라보며 “부처님 저는 이제 내 사리사욕의 욕심을 내려놓겠습니다. 순간의 분별심이 생기면 부처님께서 바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하고 합장하였습니다.
Q. 인도 순례 중 깨달았던 점이 있었나요?
예전 같았으면 몸과 마음이 바빴다면 이번 순례 이후 몸은 바쁘지만 마음만큼은 한결 여유로워짐을 느낍니다. 순례에 동행했던 법우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법우님! 내년에도 우리 인도 가요! 인도 다녀온 이후로 내 마음이 편해지고 세상 살맛이 납니다. 꼭 매년 갔으면 좋겠어요. 매년 세상살이의 묵은 때를 벗기러 함께 가요~!” 나는 이젠 바쁨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인생을 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Q. 인도 순례가 앞으로의 수행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한결 내 마음에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현재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며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자신감도 가지게 되었고, 내려놓음에 대해서도 그전에는 과연 내려놓는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고 고민도 많이 하였는데 그 내려놓음의 실체가 현재 내가 꼭 쥐고 있는 집착이란 것을 알게 되면서 한결 마음이 여유가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인도 순례를 하고 싶은 도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한테 이번 인도 순례는 그냥 보고, 듣고, 느끼는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분의 삶을 되짚어 보는 것으로 끝내는 순례 또한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번 순례는 지금껏 내가 쌓아온 업식의 회향 순례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세상살이는 분명 힘이 듭니다. 먹고 살기 위해 아등바등 수레바퀴 안에서 열심히 달려 보지만 항상 그 자리 안에 있을 수밖에 없었지요. 그 바퀴 안에서 이제는 나와서 보다 넓은 세상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15일이라는 시간을 낼 수 없었던 나 자신이 정말 부끄러웠으나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좌우한다’라는 문구의 결실에 이번 인도 순례는 저에게는 진정한 행복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도반 여러분! 아무 생각하지 마시고 인생의 수많은 시간 중에 딱 15일만 나 개인에게 투자해 보시길 바랍니다!
▲ 어느덧 밝은 미소가 입가에 번졌던 인도 순례 중에
김봉우 님에게 인도성지순례는 자신의 업식을 깨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내용에서 우리는 과연 어떠한 업식 속에서 스스로를 움켜쥐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는 소중한 인터뷰였습니다.
15일간의 시간과 금전적 부담감에도 스스로 용기를 내어 기꺼이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내면의 자아와 부처님을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으려고 한 노력과 발걸음이 앞으로의 수행에 큰 밑거름이 되기를 합장하여 기도합니다.
글_이태기 희망리포터(해운대정토회 정관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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