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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공동~체 식구들 설날은 오늘이래요. 민족 대명절 설날이 찾아왔습니다! 2월 7일 새벽 4시 반, 대웅전에서 설렘과 기대가 가득한 초롱초롱한 눈빛과 발그레한 볼을 가진 식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9시 즈음엔 서울 공동체 식구들도 문경으로 내려오는 길이라는 반가운 목소리도 전해 들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36명의 눈 맑은 공동체 식구들이 문경 큰 집에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공동체의 명절 이야기, 만나러 가볼까요?
지금 노는 거야, 일하는 거야~? 첫째 날, 씐~나는 명절음식 만들기!
한동안 조용하던 요사채에 활기가 돕니다. 서울 집과 문경 집, 오랜만에 만나 할 얘기가 많아요. 하지만 잠~시 멈춤! 이렇게 놀다간 내일 차례상에 올릴 음식이 하나도 없다고요~ 식구들은 문경 공양주의 지휘 하에 전 팀, 나물 팀, 만두 팀, 강정 팀으로 나뉘어 일사불란하게 명절음식을 준비합니다.
채식하는 공동체 식구들에게 최고 인기 반찬인 전! 이번에는 당근전, 고구마전, 버섯전을 만들었습니다. 지글지글 전이 익어 가면 풍겨오는 기름 냄새에 식구들은 먼발치서 침만 꼴딱꼴딱 삼켰습니다. 그 냄새에 질세라, 정성스럽게 차례상에 올린 나물을 준비하는 나물 팀도, 식구들의 풍성한 설날을 책임져줄 강정 팀도 일에 박차를 가합니다.
깔깔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는 만두 팀은 일하는 건가요, 노는 건가요? 아~ 만두 팀에는 백일출가 25기를 함께 했던 청년포럼 상근자와 연수원팀 상근자, 행자대학원 준비 중인 행자님이 그간 못다 한 얘기를 하느라 이리도 신났군요.
“행자님~ 잘 지내요? 빨리 행자대학원 졸업하고 청년포럼 와요~”
“아니야, 행자님. 연수원팀이 최고지!”
작년 여름 함께 땀 흘리며 정진하던 백일출가 동기.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도반의 얼굴이 한층 환해져 있어 보는 사람도 뿌듯합니다. 이제는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 문명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대화에는 삶에 대한 당당함이 느껴졌습니다.

▲ 그 맛이 일품이던 만두! 신난 만두 팀의 모습
수행자는 게임에서도 물러섬이란 없다~? 둘째 날, 웃느라 힘 다 뺀 레크레이션!
차례를 지내고 공동체 입승법사이신 묘수법사님과 도량의 가장 큰 어른이신 노스님께 세배를 드립니다. 덕담도 듣고 세뱃돈도 받은 식구들은 레크레이션까지 최고의 설날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사치와 향락을 즐기지 않는다.’라는 계율에 따라 소비적인 쾌락을 멀리하는 공동체 식구들의 건전한 놀이가 궁금합니다.
명절에 빠질 수 없는 윷놀이~ 대형 윷은 던질 때마다 자꾸만 윷판을 벗어나 ‘낙’을 만들어내 식구들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먹고 먹히는 윷판에 긴장이 도는 와중, 2조가 ‘윷’이 나서 다시 던지는데 ‘낙’이 나왔습니다. ‘낙’이 나왔으니 ‘윷’마저 무효라는 심판 판정에 2조가 들고 일어섰습니다. 심판 판정이 맞다, 아니다 각자 한마디씩, 그렇게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윷판. 저 멀리서 보고 있던 사회자의 한마디.
“나는 다들 놀러 온 줄 알았어요. 이렇게 이기려고 할지는 몰랐지.”
이제 몸으로 붙자! 인간농구가 열렸습니다. 자기 팀원인 인간 골대가 배구공을 받으면 그 팀은 1점! 오늘의 다크호스는 3조의 팔다리가 긴 행자원 상근자와 행자대학원 졸업을 앞둔 행자님이었습니다. 팔이 긴 법우님이 상대편 골대 앞에서 공을 쳐 내면 행자님이 그 공을 받아 누구도 접근 못 하게 빙글빙글 돌면서 골대까지 달려가서 슛에 성공! 다른 조들은 빙글빙글 도는 행자님을 보며 웃느라 진이 빠지고, 또 그 둘의 환상 호흡에 혀를 내두르며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쉴 틈 없이 계속 웃음이 터지던 레크레이션 한 판. 민주적인 공동체에서는 가끔 심판의 룰에 대한 문제 제기로 게임이 진행이 더디기도 합니다. 하지만 잘해도 재밌고, 못해도 재밌습니다. 물러서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서로의 모습은 뭘 해도 예쁘기만 하니까요.

▲ 레크레이션. 윷놀이에 초집중된 식구들
같이 살아줘서 고마워요. 셋째 날, 환한 미소로 이겨낸 한겨울 문경 나들이~
이른 아침, 식구들은 문경 자전거 길로 나섭니다. 아직 바람은 쌀쌀하지만,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시작부터 요이땅~ 한바탕 달렸습니다. 넓은 길 말고 샛길을 찾아 걸어갑니다. 걷다가 만난 시멘트 바닥에서 펼쳐진 땅따먹기! 그렇게 개울물에 있는 징검다리를 건너 야영장에서 점심을 준비합니다.
청년대학생정토회 상근자의 옆자리에 앉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2년 전 가을, 23기 백일출가 행자님으로 만났던 법우님. 표정이 한층 부드러워져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한마음 모아 함께 일하고, 내 마음을 들어줄 수 있는 이 사람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어떤 삶도 부럽지 않아요. 원래는 공동체에 일 년 살기로 했는데 청년 사업도 힘을 받고 있고, 더 살기로 했어요.”
라면 물이 지글지글 끓어오릅니다. 라면 한 젓가락에 이곳저곳 환호성이 터집니다. 자기 먹기도 부족한 양인데, 아직 물이 안 끓은 팀에 가서 라면을 냄비째로 부어주는 식구들. 이들의 행복에는 나와 너, 어떤 테두리도 없습니다.
전을 만들면서도 윷놀이를 하면서도 몽글몽글 따뜻해지는 마음, 오랜만에 참다운 명절을 만났습니다. 공동체 사람들은 자신이 원해서 수행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이런 삶을 만난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새벽 4시에 일어나기 싫어하는 나를 깨워주는, 내 뜻대로 일이 되지 않아 속상한 마음을 들어주는 가족을 만났습니다. 바랄 게 뭐가 있을까요,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이 행복에 물들고 싶다면, 어색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인연으로 내게 와준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해보세요. 덕분에 이렇게 행복하다고. 지금까지 문경수련원 희망리포터 임한결이었습니다.

▲ 문경 자전거길 산책 후 유수스님과 함께~
글_임한결 희망리포터(문경수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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