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천안
故 주영철 거사님의 49재를 지내며

[천안정토회 천안법당] 

故 주영철 거사님의 49재를 지내며

지난 5월 26일 오전 10시경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주영철 거사님이 향년 48세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사망 하루 전인 부처님오신날에 법당을 잠시 다녀갔고, 법륜 스님의 천안 즉문즉설 강연이 있던 5월 22일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사진 담당 봉사를 했었기에 사망 소식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하나둘 모인 도반들은 소중한 도반을 잃은 슬픔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평소 건강했던 사람인데 어찌 그리 서둘러 세상을 떠야만 했을까요. 어떤 도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망 3~4일 전 아침 기도 후 거사님의 나누기에 이상 징후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거사님의 나누기에는 "며칠 전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힘들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 중 누군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 왔습니다. 거사님은 가슴 통증이 지속되자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찾았고, 진료를 기다리다 화장실에 들렸는데 거기서 쓰러졌으며, 뒤늦게 의사가 발견했지만 이미 사망한 뒤였다고 합니다. 평소 건강이 아주 나쁜 건 아니었지만, 오래전부터 심장의 대동맥 주변 혈관이 몇 군데 좁아져 있었는데, 그 막힌 혈관 때문에 그날 호흡 곤란이 와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병이 진행되는 동안 뚜렷하게 자각할 만한 증상이 없었으니, 심혈관 질환이 새삼 무서운 질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사님은 작년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하여 그동안 수행, 보시, 봉사를 열심히 하며 정토행자로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본인의 삶은 정토회를 만나기 이전보다 가볍고 행복해졌다지만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봉사 활동에 매진하는 남편을 좋아할 아내는 드물 겁니다. 부인은 가끔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지만, 거사님의 변화에 조금씩 마음에 문을 열게 되었고, 거사님의 권유를 받아들여 올 가을불교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 초에는 서울로 이사할 계획을 세워 서울에다 집을 구했으나 그간 쌓은 정토회 도반들과의 정 때문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거사님은 고심 끝에 이사 계획을 접기도 했습니다. 작은 집으로 이사해야 하는 불편도 있고, 또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감수하는 것도 문제였던 것이지요. 그 정도로 정토회 사랑은 크고 유별났습니다. 또 사회활동팀의 통일담당을 맡아 북한이탈주민에게는 진한 사람 냄새 풍기는 따뜻한 이웃이 되어줬으며, 한 달에 두 번 JTS 거리모금 활동을 할 땐 17살인 외동딸과 함께 지구촌 사랑의 메신저로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열정 가득한 도반이었습니다. 

빈소에서 만난 거사님의 딸 여진이는 "이모, 아빠가 JTS 거리 모금 빠지지 말고 참가하라고 하셨어요. 저, 거리 모금 안 빠지고 나갈 거예요. 활동하는 날 꼭 연락 주세요."라며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빠를 닮아 성품이 훌륭하고 착한 딸입니다. 슬픔을 딛고 한층 성숙해질 여진이와 함께할 9월의 거리 모금이 기대됩니다. 거사님도 이런 여진이를 보면 분명 흐뭇하실 겁니다.


▲ 지난 3월 딸과 함께하는 거리 모금 활동을 무척 좋아했던 거사님! 앞줄 오른쪽 고 주영철 거사님과 딸 주여진 양

우리나라에서는 불교 신자나 종교가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초상을 치르면 절에서 49재를 올려 드립니다. 그러나 왜 49재를 하는지 이유를 모르거나, 막연히 돌아가신 사람이 극락왕생하기를 비는 절차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49재는 죽음을 맞이한 날부터 계산하여 49일 동안 하게 되고 7일마다 7번 재를 지낸다고 해서 칠칠재라고도 합니다. 49재는 영가(영혼을 가리키는 말)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들려주고 삶의 무상함을 깨닫게 해주는 더없이 소중한 의식입니다. 또한 남아 있는 가족들은 망자를 위하여 부처님께 축원하고 명복을 기원하는 마지막 배려라 할 수 있습니다. 염불과 독경 소리를 듣고 깨달은 영가는 지난 생을 차분히 돌아보면서 살아생전의 부질없이 집착했던 자신의 모습을 참회하게 되고 마침내 삶의 무상을 깨달아 새로운 세계로의 환생을 맞을 준비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

49일 동안 불교대학 및 경전반 그리고 수행법회에 참석한 많은 도반들은 법회가 끝나고 영가를 향해 해탈주 삼독을 하며 거사님의 해탈열반과 극락왕생을 발원하였습니다. 6월 24일 오후 4시 다섯 번째 재가 있던 날엔 천안법당 사회활동가인 보살 3명이 모여 거사님 산소를 찾았습니다. 1년 남짓 거사님과 함께 사회활동을 했던 시간을 되돌아보며, 오고 가는 차 안에서 담소를 나눴습니다. 늘 거사님을 존경했다던 보살은 "거사님, 존경합니다."란 말을 직접 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며 옆의 보살에게 "OO 보살님, 사랑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보살도 "OO 보살님, 저도 사랑합니다."라며 주거니 받거니 닭살 멘트를 날렸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활동가들의 무의식 속에선 마음들이 하나로 연결되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발인 후 한 달만이라 산소를 빨리 찾지 못하고 좀 헤매긴 했으나, 산소에 닿아 정성스레 삼배를 올리고 반야심경과 해탈주 삼독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조금 가벼워진 마음으로 내려왔습니다. 


▲ 거사님이 잠들어 있는 풍산 공원 故 주영철 거사님의 묘

거사님의 환한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거사님과 함께했던 시간은 도반들 마음속에 고이 간직될 것입니다. 7월 13일 월요일은 거사님의 49재 막재일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편히 가실 수 있도록 웃으며 보내드려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거사님!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고 애 많이 쓰셨습니다. 이제 모든 시름 내려놓고 편안히 잠드세요.

거사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Posted by 전혜영 희망리포터 

 


2026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36

0/200

차경태

편안하시고, 편안하시길~ 일가 친척들이 고이 보내드릴 수 있으시길 축원올립니다 ~

2015-10-02 00:04:07

정은석

고마웠습니다 거사님()()()

2015-07-22 10:37:49

정은석

주거사님 아마 그곳에서도 환한미소와
열정으로 에너지전염시켜주고계시리라봅니다
저도 거사님의 열정에너지 전염되어 감동과힘얻었던 한사람이랍니다?
부디 편안하시길?()()()

2015-07-22 1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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