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
방법보다는 하고자 하는 마음! 정토법당의 환경 실천 교과서 이광성 보살님을 소개합니다
[분당정토회 서현법당]
방법보다는 하고자 하는 마음!
- 정토법당의 환경 실천 교과서 이광성 보살님을 소개합니다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지는 환경 실천. 법당에서나 가정에서나 바쁜 일상과 활동에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입니다. 밖에서 뿐만 아니라 법당 안에서조차 유난스러운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싶어 알면서도 슬쩍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요.
서초법당에서 환경 일을 도맡아 하면서 올봄부터는 서현법당에서 불교대학 모둠장도 하고 있는 이광성 보살님. 10년 넘게 생활 속에서 이어 온 환경 활동을 교육으로 나누고자 한다는 보살님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인터뷰를 청하여 법당에서 만났습니다.
그 집에 가보고 싶다!
"긴 화분 두 개를 베란다에 놓고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요. 전에는 지렁이를 키웠지만 이사 오면서 햇볕 드는 베란다가 없어서 그 대신으로 하고 있지요. 생선 가시나 양파 껍질 같은 것들을 돌아가면서 묻고 분갈이 할 때 나무 화분과 흙을 바꾸어 주고요. 그러면 나무도 잘 자라지요."
"온수를 거의 쓰지 않아요. 양동이를 여러 개 준비해서 물을 받아 볕 잘 드는 곳에 놓고, 병에도 물을 담아 놓으면 따뜻하게 되니 겨울에도 그걸로 춥지 않게 사용할 수 있지요. 변기에 벽돌이나 페트병에 물을 담아 넣어 놓는 건 많이 하지요. 저는 물을 내릴 때 버튼을 끝까지 누르지 않고 반만 눌러요. 잘 내려가지 않을 때는 모아놓은 물을 부어내리고요. 예전에는 세탁기에서 나오는 물도 모두 사용했는데, 지금 사는 아파트 구조가 그 물을 받을 수 없게 되어 있어서 그게 제일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세탁물을 적게 만들고 덜 씻으려 하지요"
법당에서의 환경실천 방법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가정에서 실천하는 이야기는 저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냉장고에 용도별로 칸칸이 비닐 문을 만들고 이름을 적어 새어나가는 전기가 없도록 한다는 이야기에는 보살님 댁으로 단체견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자꾸 가뭄이 들고 앞으로 물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에 걱정만 하고 있었는데 물 절약하는 방법에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 냉동실과 냉장실의 비닐 문. 냉장실 칸칸이 이름이 적혀있네요~^^
▲ 햇볕 잘 드는 곳의 양동이, 그리고 가스레인지와 냉장고 옆의 병에 담겨 따뜻해지고 있는 물~~ 
▲ 음식물 쓰레기 화분 & 냄비의 열기를 이용한 식기소독
법당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환경 실천 세 가지
하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보살님의 말씀.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방법도 생기고 남의 이야기도 귀에 잘 들어온다고 합니다. 보살님에게 우선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물어 세 가지만 꼽아 보았습니다.
첫째, 자기 컵과 손수건 쓰기! 이것은 정토행자라면 대부분 실천하고 있는 항목인 것 같습니다.
둘째,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금만 신경 쓰면 되는 것인데,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법당에서까지 의외로 캔이나 스티로폼, 비닐 배출량이 많다고 합니다. 장보러 갈 때 장바구니와 사용했던 비닐을 챙겨 가면 좋겠습니다.
셋째, 뒷물수건 사용하기! 화장실에 휴지 대신 바구니에 뒷물수건을 담아놓고, 볼일을 본 후 먼저 물로 닦은 후 물기를 닦아냅니다. 쓰고 나서는 세숫물에 살살 빨아 햇볕에 널어놓으면 몸에도 좋고 물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환경 실천 지속을 위한 세 가지 팁
보살님은 또한 교육을 통해 자신이 배우고 터득한 것을 나누고자 하는 계획도 있었습니다.
"나도 배우고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지요. 전에는 그냥 알뜰하기만 했는데, 체계적으로 알게 되니까 더 쉽게 잘할 수 있게 되었고요. 교육을 통해서 환경 실천을 해야만 하는 이유와 방법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고, 또 실제로 해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답니다."
환경 실천을 지속할 수 있는 세 가지 포인트. 하나, 이유를 알면 더 잘할 수 있다! 둘, 자기가 할 수 있는 쉬운 것부터 하나씩 해 본다! 셋, 완벽하게 하겠다는 마음을 내려놓는다!
겸손하게 노력하는 자세에서 나온 힘
2004년부터 해운대법당에서 바느질 돕는 일과 지렁이 엄마로 환경 일에 인연을 맺은 보살님. 도반들과 같이 모여 하는 재미로 힘든 줄도 모르고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살님의 말씀을 듣다보니 무엇보다도 어렵고 새로운 일을 겸손하게 노력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에서 꾸준히 환경 실천을 할 수 있는 힘이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컴퓨터로 그래프 만들고 표 만들고 하는 일. 젊은 사람들은 10분, 20분이면 끝날 일이지만 저는 두 시간씩 걸려가며 해요. 하나도 할 줄 몰랐는데 배우면서 하고 있지요. 아들도 군대 가고 없어서 물어볼 사람도 없고요. 하나하나 찍어서 눌러보며 실험해 보며 익혀가고 있어요. 처음부터 남에게 다 가르쳐 달라고 하면 서로 부담스럽지만, 내가 이렇게 저렇게 다 해보고 안 되는 것만 물어보면 좋잖아요?"
▲ 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이광성 보살님. 봄불교대학 모둠과 함께~^^
오랜 경험과 알뜰한 성품에서 나오는 지혜는 한 시간 반이라는 인터뷰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법당과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깨알 같은 실천방법과 팁들, 처음 시작하고 이어갈 수 있는 마음가짐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지금은 편안한 모습이지만 오랜 세월 환경 실천을 해오면서 힘들었던 경험,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분명히 있을 거라는 제 기준에 비추어 자꾸만 질문을 했습니다. 그마저도 보살님은 편안하게 웃으며 자연스럽게 받아냅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거리모금 나가는 게 처음에 제일 힘들었지, 다른 건 다 같이 하니까 별로 힘든 게 없었어요. 나는 다 쉬운데, 다른 사람들은 어렵다고 하네요." 환하게 웃으며 하는 말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해 온 실천이 몸에 밴 모습에 절로 머리가 숙여집니다.
보살님은 많이 알고 몸소 실천하고 있으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강요하기보다 넌지시 알려 주고, 조금씩 퍼져나가는 실천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비단 환경 실천뿐만이 아니라 교육과 전법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도 보살님의 겸손한 자세를 통해 많이 배우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법당을 나서며 예쁜 뒷물 수건부터 사용해 보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Posted by 엄지선 희망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