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
1월 4주차(4)
의정부/기장/천안

얼마 전 인도 잠언에 나오는 '그대에게 풍기는 향기는 몸에 바른 전단향 때문이 아니라네. 그대에게는 그대 아닌 사람을 아름답게 바라볼 줄 아는 눈이 있기 때문이라네.' 글을 읽고 수행이 바로 그 눈을 뜨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나 아닌 이를 아름답게 바라보는 눈을 뜬 정토행자들의 향기를 전합니다._의정부법당 '불법에 눈 떠 가정이 평온해진 최광숙 보살님', 기장법당 '시무식_내가 희망입니다', 천안법당 '봄 불교대학 갈무리'

[남양주정토회 의정부법당]

살얼음판 가정이 평온해졌어요_가을불교대학생 최광숙 보살님

지난해 기획법회를 통해 처음 만난 최광숙 보살님. 현재 환경담당 소임을 맡은 보살님은 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 밝은 표정과 유머로 상대를 편안하게 해줍니다. 2014년 가을불교대학생으로 초심자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정토 봉사활동에 능숙한 보살님입니다. 2014년 12월 24일 송년회에 다시 만난 보살님은 절절한 본인의 수행담과 익살스러운 게임 진행으로 도반들을 울리고 웃기며 잔잔한 감동과 재미를 주었습니다.

다음은 최광숙 보살님의 수행맛보기 체험담입니다.

“저는 정토회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단지 법륜스님의 책을 읽으면 마음이 많이 편안해지고 가끔 희망편지를 읽는 정도였습니다. 어느 날 탤런트 배종옥 씨가 정토회 불교대학을 통해 삶이 달라지고 인생에 희망이 생겼다는 안내 동영상을 보고 무작정 가을불대에 입학하였습니다.

2~3개월 과정으로 생각하고 왔다가 1년 과정이라기에 조금 당황하여 ‘괜히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즈음에 '아이가 사춘기 방황이 심했고 그로 인한 갈등으로 문제가 아주 심각했는데 정토회 오고 불교대학 다니며 수행하다보니 많이 좋아졌다.'는 어느 보살님의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저도 딸아이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자꾸 ‘학교 가기 싫다. 살고 싶지 않다.’며 무기력한 모습으로 지내다가 결국 고등학교 1학년 초반에 자퇴를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후 아이는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잠만 자고 점점 무기력해지면서 컴퓨터에 빠졌습니다. 아이의 상황은 당연히 가족 전체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든 남편은 술 먹고 오는 날에는 화를 내고 고성을 질렀고 ‘집에서 도대체 뭘 했느냐’며 저를 원망하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저 또한 그런 남편이 밉고 원망스러웠습니다. 희망 없이 하루하루 지내는 딸아이가 측은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왜 남들처럼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이런 불화를 만들어 나를 힘들게 하는지’ 원망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남편과의 잦은 다툼, 딸아이의 미래, 아들에게 미칠 나쁜 영향 등에 대한 태산 같은 염려와 불안으로 마음을 다잡기 힘들어 자주 우울했고, 무엇이라도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아이는 아무것도 따라주지 않으니 더 답답하고 힘들었습니다. 여기저기, 이 방법, 저 방법 찾던 중 독서치료 수업을 하게 되면서 아이가 아니라 내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흔들리지 않고 바로 서면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더라도 바르게 자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 원래 다니던 교회에서 더욱 열심히 기도하며 식사봉사에도 참여하고, ‘남편과 아이들에게 더 헌신하고 사랑하겠다.’고 다짐하며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참다 참다 화가 폭발했고, 가시 돋친 말로 가족에게 상처 주는 상황이 반복되었으며, 건드리면 깨지기 쉬운 유리알처럼 모두 예민해져서 서로 그런 상황을 피하려 대화를 거의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꽁꽁 얼어붙었던 제 마음이 조금씩 녹기 시작한 건 정토회 불교대학에 다니고부터였습니다. 입학 후 스님의 강의는 물론 즉문즉설을 찾아 열심히 들었고, 수행 맛보기를 통해 108배를 하면서 스님이 알려 주신대로 기도했습니다.

-여보, 내가 못나서 미안합니다.-못난 나 만나 데리고 살아줘서 고마워요.

-당신 고생하는 거 모르고 원망해서 미안해요.

-당신 덕분에 따듯한 집에서 좋은 것 먹고 살 수 있으니 고마워요.

-우리 아이들은 아무 문제없습니다.-아이들 건강하게 자라서 고맙습니다.-지금 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될 겁니다.

-나는 아무 걱정 없는 사람입니다. 오늘도 살아 있으니 감사합니다.

이러한 기도문으로 매일 기도하니 남편을 원망하는 마음이 거짓말처럼 줄어들고 아이들이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지고 건강한 것만도 한없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부처님 법 만나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니 다른 사람을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게 되어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내 것이 아니라 다만 필요해서 쓴다.’는 진리를 알게 되니 욕심이 줄어들고, 내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나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게 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아직도 울컥 화가 올라올 때가 있지만 그 모습 그대로 지켜보다 보면 제자리로 돌아오기가 훨씬 수월하고 마음가짐이 달라지니 세상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늦은 시간에 108배를 하고 있는데 아들 녀석이 등 뒤에서 ‘엄마, 고마워.’ 합니다.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그냥 “응~” 하고는 계속 이어갔습니다. 특별히 더 잘해준 것도 없는데, 맛있는 것도 많이 해주지 못했는데…. 그 말 한마디에 제 마음이 싹 녹았습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JTS 거리모금에 함께하면서 많이 행복했습니다.

딸아이도 요즘 자기 마음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제가 다른 걸 하고 있으면 자기 얘기에 집중해 달라고도 합니다.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2015년 봄엔 안산에 있는 대학에 입학합니다. 남편도 요즘 많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일 때문에 술 마시는 횟수는 여전하지만 양도 적게 마시고, 제정신으로 집에 들어와 순한 양처럼 바로 잡니다. 제가 긴장도가 낮아지니 남편도 훨씬 부드럽고 편안해진 것 같습니다. 스님 말씀대로 남편이 얘기하면 ‘네, 알았습니다.’ 했더니 저도, 남편도 달라졌습니다.

살얼음판 같았던 우리 집이 평온한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부처님 덕분입니다. 스승님 덕분입니다. 정토회 도반 덕분입니다. 부처님 법 만난 것이 기쁘고 감사합니다. 부지런히 수행정진하여 이웃과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가 누리는 이 행복을 다른 사람들도 함께 누리며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꿔 봅니다. 이 글을 쓰는 이 시간 저는 행복합니다.” 수행담을 이야기하며 도반들을 울리던 보살님은 이어서 게임을 진행하며 다시 환하게 웃게 만들었습니다. 수행을 통해 어려운 상황들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고,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보살님을 통해 초심자의 마음을 되새겨본 잔잔한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Posted by 조금희 희망리포터

든든한 아들과 함께 거리모금 나왔어요~
▲ 든든한 아들과 함께 거리모금 나왔어요~

행복강좌 후, 파이팅!! 오른쪽 네 번째 최광숙 보살님
▲ 행복강좌 후, 파이팅!! 오른쪽 네 번째 최광숙 보살님

[해운대정토회 기장법당]

기장법당 시무식 ‘내가 희망입니다.’

2015년 새로운 한해를 여는 시무식이 1월 7일(수) 오후 2시에 시작되었습니다. 기장법당은 지난해 소중한 도반을 먼저 보낸 아프고 힘든 일을 잘 넘기고 새해를 맞이하기에 ‘수행자는 자기가 행복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스님의 인사 말씀이 특히 가슴에 새겨집니다.

금요정진을 맡고 있는 김영자 보살님과 가을불교대학생 장영관 거사님이 장구와 북을 준비해 축하공연을 했습니다. 10분 남짓 연습시간을 가진 후 소리와 박자를 맞추어 보고는 선창을 합니다.

“어둠 속에 불빛이 우리 마음 밝혀주네!” 신명 나게 울려 퍼집니다.

김은희 보살님은 ‘내가 희망입니다.’ 라는 붓글씨를 노랗고 파란 색지에 정성껏 준비해 왔습니다. 이날 저녁부 보살님도 세 분 동참하여 분위기가 더욱 활기찼으면 서로 화합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내가 희망입니다.’ 라는 구호를 외치며 한 명씩 카드 섹션을 연습하면서 그 짧은 순간에 우리 모두 행복했습니다. 장구와 북소리에 장단을 맞추어 모두가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행복합니다. 내가 희망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힘차게 불기 2559년을 시작합니다. Posted by 안인숙 희망리포터

신명나는 북과 장구 (좌:장영관 거사님, 우:김영자 보살님)
▲ 신명나는 북과 장구 (좌:장영관 거사님, 우:김영자 보살님)

내가 희망입니다
▲ 내가 희망입니다

[천안정토회 천안법당]

2014년 봄불교대학 갈무리 소식

추위가 한 풀 꺾인 1월 13일(화) 저녁 천안법당에서 2014년 봄불교대학 도반들을 대상으로 갈무리 행사가 있었습니다. 선배 도반의 도움으로 가사를 입은 채 마지막 수업을 듣고 사홍서원까지 마치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뒤를 이어 총무님의 축사로 갈무리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망망대해와 같은 부처님의 법을 이제 한 숟가락 마신 것과 같습니다. 경전반에 입학하여 부처님의 법을 좀 더 깊이 있게 배워보세요.” 도반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니 100% 경전반에 입학하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저녁반 도반들 주먹을 불끈 쥐고 ‘통일’ 을 외치며 찰칵!
▲ 저녁반 도반들 주먹을 불끈 쥐고 ‘통일’ 을 외치며 찰칵!

왼쪽 총무님, 가운데 주간반 동갑내기 보살님들, 오른쪽 불대 담당 이복순 보살님~~
▲ 왼쪽 총무님, 가운데 주간반 동갑내기 보살님들, 오른쪽 불대 담당 이복순 보살님~~

이어진 졸업장 수여식 내내 도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도반들의 환한 미소에 법당 안은 한겨울 추위를 녹일 만큼 훈훈해졌습니다. 이렇듯 밝은 모습의 도반들. 1년 전과 지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부부 도반 중 보살님, 주간반대표, 저녁반대표까지 총 3명이 발표한 졸업 소감문으로 살짝 살펴보겠습니다.

"저희 남편은 마음이 복잡하고 종잡을 수 없을 때 법륜스님을 만났습니다. 책을 읽고 강좌를 찾아다니다 마지막엔 지인의 소개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런 남편을 덩달아 따라왔고요. 처음 법당에 왔을 때는 생각보다 비좁고 불편하고, 대학도 아니고 절도 아니고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너무도 진지하게 법문을 듣고, 마음 나누기를 하고, 과제를 실천해가는 도반들과 그 과정을 빈틈없이 이끌어가는 조직력과 추진력을 보며 자기 생각에 사로 잡혔던 나를 발견하고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미루고 미뤘던 천일결사 입재식에는 여행 삼아 가보자는 제안에 따라 나섰다가 내친 김에 남편과 함께 매일 새벽 108배를 시작했습니다. 못할 것 같던 108배를 하며 참회하고, 감사하고, 다짐하면서 비록 100일을 다 채우지는 못했어도 수행의 기쁨을 알게 된 첫 번째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랑할 만큼 달라진 점은 없지만 화가 치밀거나 걱정거리가 있을 때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평정심을 찾으려고 합니다. ‘과거로부터 지금이 있고, 지금이 나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가르침을 따라 욕심을 비우고, 부처님 법 만난 기쁨을 누리겠습니다. 소중한 인연 계속 이어나가며 내 인생의 희망이 되어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불자이신 친정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에 절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다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절은 제 마음속에 아주 친숙한 곳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성인이 되어 마음이 답답하거나 뭔가 간절히 이루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가까운 절에서 108배를 하며 간절히 기도했지만 답답한 마음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괴로움의 원인을 밖에서 찾다 보니 모든 것이 원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갈수록 화내는 횟수와 짜증만 늘어갔습니다.

그렇게 힘들어 하던 때에 우연히 정토불교대학 모집 현수막을 보고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8월 깨달음의 장에 다녀 온 후 나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상대방 입장에 서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니 화내는 일도 줄고, ‘내 인생의 희망이 되자.’는 명심문대로 다른 이에게 꺼들리지 않고 순간에 깨어 있으니 스트레스도 줄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기법을 알게 되니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소심했던 제가 이제는 거리에서 굶주린 아이를 도와 달라고 외치는 사회활동가로 변해 있습니다."

"1년 동안 불교대학을 다니며 저는 어떤 학생이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원래는 모범생 스타일인데 막상 성적을 열어보면 별로인 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편안하고 익숙한 것을 떨쳐 내지 못해 당장 불편하고 귀찮은 일들은 뒤로 미뤄 왔습니다. 그래도 지난 1년은 내게 있는 업식을 알아차리고, 지켜보며, 인정하고, 위로 받고, 치유 되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수행 정진 하는 불자가 되겠습니다."

도반들의 소감문을 듣고 나니 졸업을 앞둔 21명의 봄불교대학 도반들이 느끼는 마음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지난 한 해 불교대학 안에서 행복감을 느낀 것은 분명한 듯합니다. 21명의 도반 모두 경전반에서 이 행복을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전혜영 희망리포터

글_관리자

전체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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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숙

봄불대 졸업생 여러분들 축하축하드립니다 수행담이야기는 언제나 가슴깊은.울림을 줍니다 이런 공간을 만들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2015-01-23 01:16:00

김지은

천안불대 최영미 보살님, 전혜영 보살님 반갑습니다. 졸업 축하드려요~^^ 김민응 총무님도 반갑습니다. 천안법당 따뜻한 분위기가 참 좋아요~~ 기장법당 시무식 흥겹게 하셨네요, 파이팅!!! 최광숙 보살님~ 아드님과 찍은 사진 훈훈합니다. 저도 '우리 아들은 이대로 좋습니다.' 기도문 열심히 외며 절하고 많이 편안해졌답니다. 내내 행복하소서~~ 희망리포터님들~오늘도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2015-01-22 22:36:13

김태권

천안불대생 낯익은 여러분들이 <br />지난해초 입학하시고, 한참 봉사에 수업에 드나드시던 분들이<br />졸업한다니 제가 기분이 좋습니다.<br />주욱 계속 끝까지 <br />자신을 알아가고 행복을 찾아가는 <br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br />-대전충청지부 저녁부 지원담당 효과 김태권 합장-

2015-01-22 16: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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