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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와라, 바람아 불어라, 파도야 쳐라!
정토행자의 하루 주인공이 정해지면 이름, 연락처, 추천 사유가 전달됩니다. 오늘 주인공은 추천 사유가 없었습니다. 수성지회 이.임.숙. 이름만 대면 아 저절로 이해되나 봅니다. 이임숙 님은 ‘지금까지 정토행자의 하루 주인공이 나눠준 이야기 값을 이번에 내야지’하는 마음에 인터뷰에 응했다 합니다. 이임숙 님의 이야기 값이 얼마인지 궁금합니다. 바로 만나볼게요 남향으로 지을 거 뭐 있노. 그냥 서향으로 짓자 아버지는 합리적이고, 일머리가 있고, 흥이 많았습니다. 저는 아버지와 성향이 잘 맞았고 늘 아버지 편이었습니다. 어머니는 한 생각에 꽂히면 이유 없이 고집했습니다. 제가 스무 한두 살 때, 아버지가 한옥을 양옥으로 새로 지었습니다. 옛집은 서향이라 여름이면 햇볕이 엄청 뜨거웠고, 겨울엔 몹시 추웠습니다. 온 가족이 새집을 남향으로 짓기 원했는데 어머니는 반대했습니다.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그냥, 처음 본채가 앉은 대로 지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결국, 집은 어머니 뜻대로 서향으로 지었습니다. 농사일이나 다른 일에서 어머니는 이런 식이었습니다. 어머니를 바꾸기는 힘들고, 아버지가 맞추는 게 더 쉽다는 걸 알았던지 대체로 아버지는 어머니 뜻에 맞추었습니다. 뭔가 이해할 만한 이유가 있으면 “그래, 그럴 만하다” 할 텐데 타당하지 않은 이유로 고집하는 어머니를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친정에 들를 때면 “엄마는 아빠 말 좀 잘 들어라. 그러면 집안 시끄러울 일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주인공 이임숙 님 엄마를 닮은 둘째 딸 저는 아들, 딸, 딸, 아들을 차례대로 낳았습니다. 첫째 키울 때 육아 서적을 많이 봤습니다. 첫째는 말도 빠르고 책에 나온 대로 밤중 수유, 이유식도 착착 수월하게 했습니다. 첫째를 기준으로 보니 둘째 딸은 늦되었습니다. 관심 있는 곳에만 흥미를 보였고 충동적인 생각을 바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떼쓰는 아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부모를 이해 못 했는데, 둘째를 키우며 저 또한 아이 양육을 잘 못 하는 부모가 되었습니다. “도대체 얘는 왜 이러지?, 이해가 안 되네?”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계획적인 저와 달리 둘째 딸은 즉흥적이었고 딸에게서 제 어머니와 닮은 모습을 보았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아도모례원에서 두 아이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서 저는 둘째를 바꾸려고 애썼고 자주 혼냈습니다. 늘 노력해야만 하는 둘째와의 관계에 힘이 들었고, 노력하지 않아도 잘 맞는 첫째와 차별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두 아이를 대하는 제 마음이 다르다는 게 괴로웠고 그 마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어머니는 다섯 남매 중 유독 둘째 언니에게만 모질게 대했습니다. ‘엄마는 언니한테 왜 저렇게 못되게 하노?, 엄마가 저러면 안 되는 거 아이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제게서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발 좀 저러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어머니를 싫어했는데 제가 똑같이 한다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쩌라고? 불교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불교 문화에 익숙했습니다. 어머니는 초파일에 등을 켰고 절에 갔습니다. 도서관에서 불교 관련 책을 빌려보면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좋은 말 같았습니다. ‘좋은 말인데,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라는 거지?’라며 의문을 가졌습니다. 어느 날,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세 권짜리 법륜스님 즉문즉설 책을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보던 불교책과 달리 가족 갈등, 직장 문제 등 일상 이야기만 하는데 ‘이 안에 뭔가 있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법륜스님 책을 찾아 읽으면서 ‘기도’ 책을 보았고 ‘이 스님을 찾아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둘째가 초등학교 5학년 때쯤 정토회를 찾았습니다. 반나절 템플스테이 준비 주파수가 다른 송신기와 수신기 2013년 불교대학에 입학했고, 법륜스님이 대구법당 불교대학 학생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질문했습니다. 아이에게 소리 지르고 화내는 점을 고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절실해 ‘스님이 뭐를 하라캐도 한다’라는 마음으로 물었습니다. 스님은 “아이에게 와락 화를 쏟아내면 천 배를 하라, 천 배를 서른 번 하면 괜찮아질 거다”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엄청 반가웠습니다. ‘서른 번만 하면 되는구나. 못할 게 뭐 있노’ “제가 어리석어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참회합니다”를 명심문으로 기도를 시작한 삼 일째,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그래, 엄마도 나랑 같았겠구나. 엄마도 몰라서, 내가 안 되듯이 엄마도 정말 안 돼서 그랬겠구나, 엄마는 나처럼 정토 불교대학을 다니지도 않았고, 불법을 공부하지도 않았으니 당연히 더 안 되지’라고 참회했습니다. 친정에 들렀을 때, 미처 다 하지 못한 천 배를 시간에 쫓기며 정신없이 하는데 어머니가 “고춧가루는 있나?, 마늘 줄까?” 하며 계속 물었습니다. 어머니가 하는 말에 대꾸를 안 하고 계속 절을 하는데 갑자기 “엄마는 늘 이렇게 사랑을 주는데 내가 몰랐구나, 아무리 사랑을 주어도 내가 받지 못했구나.”라고 확 느꼈습니다. 어머니는 늘 사랑을 주고 있었는데, 저는 ‘이런 게 사랑이야’ 하며 제 방식을 따로 정해놓고 있어 어머니의 사랑을 몰랐음을 깨닫자 참회의 눈물이 정말 많이 났습니다. 늘 “이것 좀 하고, 저것 좀 하지 마” 이러던 제가 어머니의 방식에 “그래요, 그래”하고 조금 편안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천 배를 백일 간 쭉 했습니다. ‘스님이 서른 번 하라 했는데 나는 백번이나 했다’ 싶던 어느 날, ‘이것도 내 마음대로 했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를 왈칵 내쏟으면, 참회를 하고 천 배를 하라고 했는데 저는 그냥 제 마음대로 날을 정해 천 배를 백일 동안 했습니다. 늘 제 식대로, 제 뜻대로 하면서 그런 저를 보지 못했습니다. 동북아 역사기행 올 게 왔구나. 기꺼이 받는다 둘째가 고등학교 입학 후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겪었고 학교에 다니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6년 이상 정진해왔고 평소 300배, 500배 정진을 늘 해서 아이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입장에 설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상담 다니고, 매일 편지를 써주며 ‘너를 이해한다.’라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정진하지 않았다면 화를 참으며 많이 괴로웠겠지만 ‘이제 내가 과보를 받는구나, 기꺼이 받아야지’하는 마음에 힘들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 기준으로 판단하고 맞다틀리다, 좋다싫다가 많았는데 모든 걸 제가 일으켰다는 걸 수행으로 체험하니 모든 걸 문제 삼을 바가 아님을 알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정토회 다니나 안 다니나 비슷하다고 하지만 둘째 딸은 제가 정토회 다니는 걸 제일 좋아합니다. 제가 많이 달라졌고 딸에게 맞추려 하는 걸 많이 느낀다고 합니다. 숙일 이유가 있어 숙였구나 정토회 활동에 온 힘을 쏟아부을 때 ‘나눔의 장’으로 며칠씩 집을 비우고, 들어오자마자 명상한다고 방에 들어가 버리고, 아침밥을 안 차리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화내는 상황에서 그 순간을 빨리 넘기고 마무리 짓기 위해 “미안하다”라고 했고, 내일 또 나가야 하니 오늘 숙였습니다. 세 번 연달아 남편 마음을 불편하게 한 날이었습니다. 세면대가 막힌 걸 남편이 발견했습니다. 꿀꺽꿀꺽 삼키고 참았던 남편의 화가 폭발했습니다. 그 순간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봐주고 참았던 남편 마음을 확 느꼈습니다. 예전엔 숙이고 미안한 마음이 100중 80이었다면 그날은 100중 100, 어떤 이유 없이 온전히 숙이는 마음이었습니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 경험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지적할 때, 받아들이기가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탁 날아오는 공의 속도만큼 제가 확 쳐냈습니다. 지금은 야구 글로브로 착 받아내는 느낌이 들 때 기쁩니다. 행복시민들과 환경 캠페인 소임만큼 마음을 낸다 남산법당 개원할 때 부총무를 했습니다. 처음 만드는 법당이라 활동가가 없었습니다. 대구법당에 입학한 불교대학 학생 중 남산법당과 가까운 곳에 사는 학생을 남산법당으로 옮겨 불교대학을 진행하고 회계 업무, 실천활동, 수행법회를 모두 했습니다. 할 사람이 없으니 다 했습니다. 셋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막내가 7살 때였는데 소임이 크니 딴생각이 없었습니다. ‘내가 할까, 말까’라는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만큼 해야 하니 이만큼 마음이 나서 했습니다. 통일특별위원회 활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행복학교를 개척하며 구미, 포항, 경주, 울진에서 강연이든 홍보든 소임만큼 아무 망설임 없이 그냥 했습니다. 모둠장을 하면 딱 모둠장만큼 했습니다. 온 마음을 내어서 하는 일도 많지만, 소임 덕분에 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해보면 그 자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알아가는 기쁨이 있어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발걸음이 내일의 발걸음을 부르는구나를 체험하면서 ‘소임이 복이다’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남산법당에서 입재식 준비 불교대학을 다닐 때 비야 와라, 바람아 불어라, 파도야 쳐라라는 법문이 있었습니다. 전에는 비가 안 오고, 바람이 안 불고, 파도가 없기를 바라며 조마조마했습니다. 지금은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방향과 길을 찾았으니 가기만 하면 된다는 든든한 마음입니다. 천 배를 서른 번도 아니고 백 번이나 했다는 주인공 이야기를 듣고 ‘헉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봉사 일을 할 때도 슬렁슬렁 ‘하기만 하면 되지’라는 게 요즘 제 마음입니다. 온 마음을 내어 하지는 못하지만 가늘고 길게 오래오래 해볼까 합니다. 글과 편집곽도영
세상의 누구와도 좋은 벗이 되겠습니다_2025 통일축전
2025년 10월 18일 토요일, 부산 운봉초등학교 실내체육관에서 부산울산지부 통일 축전 한마당이 열렸습니다. 실천활동팀 주관으로 7개 지회 좋은 이웃되기 활동을 통해 인연 맺은 북한이탈주민, 가족, 지인과 ‘좋은벗들’ 자원봉사자 등 187명이 어울려 신나게 한바탕 놀았습니다. 그냥 이뤄지는 일은 없다 비가 부슬부슬 옵니다. 새벽에는 제법 세차게 내리기도 했습니다. 행사 시작 훨씬 전부터 주차장에서는 행사에 필요한 짐을 부리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행사 장소는 3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사전 답사에서는 짐이 없었으니 그 생각은 미처 못했습니다. 힘을 모아 짐들을 나누어 나릅니다. 겉옷을 벗어야 할 만큼 땀이 납니다. 여러 번 힘을 모아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모든 짐을 옮겼습니다. 부산울산지부 실천활동팀장 홍순연 님이 각 꼭지들과 함께 여는 모임을 합니다. 오늘 행사의 일정과 주의 사항을 촘촘하게 안내합니다. 각 꼭지들은 변경사항이나 더 챙겨야 할 것들을 주고받습니다. 꼭지들은 온라인 사전 모임을 여러 번 가지며 지회별로 나눈 소임을 공유하고 확인했습니다. 그냥 이뤄지는 일은 없습니다. 모자이크 붓다의 위대한 힘을 여는 모임에서 이미 실감합니다. 통일 축전을 시작합니다 “아름다운 희망 세상, 평화통일 코리아 통일 축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통일 축전의 사회자 해운대지회 이태기 님의 개회 선언과 함께 윗동네 아랫동네 사람들이 ‘와’하는 함성을 지릅니다. 동시에 카트에 가득 싣고 온 선물들을 나누며 참가자들의 호응을 북돋웠습니다. 미처 선물을 받지 못한 어린이는 카트를 따라가며 선물을 받아오기도 해 좌중에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이어서 조상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올리는 합동차례를 시작합니다. 합동차례는 수영지회에서 맡았습니다. 여는 모임을 하기 전부터 병풍을 치고 여러 종류의 전과 나물, 과일 등으로 정성껏 차례상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윗동네 아랫동네 분들은 차례로 조상님께 잔을 올리고 절을 하며 정성스런 마음으로 합동차례를 올렸습니다. 어서 빨리 평화 통일이 되어 고향에 계신 조상님 산소에 찾아뵐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어울림 한마당 금정, 수영, 해운대, 동래, 남울산, 중울산, 사하지회는 머릿수건, 머리띠 반짝이 옷 등 독특한 복장과 도구를 활용해 사회자의 호명에 따라 지회를 소개합니다. 파도타기 같은 지회 소개에 이어서 어울림 한마당을 시작합니다. 기다렸소, 함께 하세 어울림 한마당 진행자 김재선 님은 줄을 세워 어깨도 주무르고 두드리며 몸풀기로 시작합니다. 몸을 푸는지 춤을 추는지 벌써부터 참가자들은 흥겨워 보입니다. 평화팀과 통일팀으로 나누었는데 남녀노소 상관없이 골고루 구성된 점이 신기했습니다. 놀이를 하면서는 윗동네 아랫동네가 따로 없이 한 마음이 되어 승부욕을 불태우는 장면이 여럿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행자의 노련한 진행솜씨로 비교적 공정하게 놀이가 진행되었습니다. 훌라후프 몸 통과하기 놀이에서 중부지방이 풍부한 분들의 모습에 폭소를 터뜨리기도 하며 재미있게 진행됐습니다. 나중에 훌라후프를 받은 참가자가 현란한 훌라후프 돌리기 묘기도 보여주었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나 싶게 짧게만 느껴집니다. 결과는 평화와 통일팀이 2대2 무승부로 결과를 냈지만 승패를 떠나 모두가 어우러져 하나됨의 가치를 느끼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놀이를 준비한 봉사자들의 노고에 모두 박수를 보내며 오전 시간을 마무리 했습니다. 푸짐한 동네 잔치 배식을 맡은 수영지회와 중울산지회 봉사자들은 미리 음식을 준비해 나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질서있게 차분하게 배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윗동네분들이 준비해 온 음식이 눈에 들어옵니니다. 당면없이 시래기와 찹쌀, 선지로 채워넣은 북한식 순대와 북한에서는 두부밥으로 부르는 유부초밥, 북어채무침, 고춧가루를 넣은 북한식 고사리볶음, 언감자를 갈아서 속을 야채로 넣어 담백한 언감자떡도 있습니다. 맛을 보여주는데 담백하고 맛납니다. 윗동네 분들은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체험부스는 여는 모임과 함께 부지런한 봉사자들이 준비했습니다. 세 가지 체험부스를 체험하기 좋게 배치하고 재료를 알맞게 놓아두고 연습도 해 봅니다. 손수건 스텐실, 타투스티커, 다육이 심기 등의 체험부스가 마련되었습니다. 윗동네 분들의 가족, 지인, 어린이 등이 집중하여 체험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긴 시간 부스를 지키며 윗동네 분들을 친절하고 상냥하게 맞이하여 체험을 돕는 봉사자자들이 그림처럼 아름답습니다. 무대의 떨림을 열정으로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자,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기자랑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각 지회별로 특색있는 모습으로 무대에 섭니다. 이 날만을 기다려온 듯 모두 열광의 도가니라는 표현이 딱 맞겠다 싶게 분위기를 만들어 갑니다. 동래지회 블랙핑크와 윗동네 유정희 님의 댄스공연이 첫 무대의 떨림을 열정으로 바꿔주었습니다. 의상이면 의상, 안무면 안무, 춤 실력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습니다. 다섯 무대가 끝날 즈음, 어린이 한 명이 즉석 장기자랑을 신청합니다. 이전보다 더 큰 박수소리가 체육관을 울립니다. 로제의 ‘아파트’를 부릅니다. “아파트, 아파트” 하며 댄스 손동작을 참여자 모두가 따라합니다. 사회자는 역대급 무대였다며 심사위원들의 심사가 어렵겠다고 걱정합니다. 그래도 인기상 한 팀과 참가상 네 팀이 탄생합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마무리했습니다. 함께 좋은 날 혜등명 법사님의 마무리 말씀입니다. “지난 통일 축전에 참여해주신 분들이 오늘 다시 와주셔서 참 반갑습니다. 22회를 맞이한 통일 축전이 서로의 정을 나누고 하나 되는 마음을 확인하는 장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봉사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일상 속에서 마음을 나누는 일이 더 많은 분들이 통일 축전에 참여하게 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내년에도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함께 좋은 날을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누구와도 좋은 벗이 되겠습니다.” 여는 모임과 같은 명심문으로 닫는 모임을 합니다. 봉사자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오늘 윗동네 분들과 아랫동네 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축제를 즐기는 행복한 날입니다. 운동장에서 할 때와는 다른 오붓한 분위기라 좋다고도 합니다. 온라인으로 만나다가 오프라인으로 만나 설렜다고도 합니다. 봉사자들의 나누기입니다. 김재선 님 실내에서 덧신을 신고 하니까 미끄러지거나 해서 다칠까봐 놀이를 선정할 때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회의를 거듭해 준비했습니다. 주선희 님 ‘좋은벗들’ 활동으로 78년 동안 윗동네 분들을 만나오다보니 이제는 꼭 형제자매 같습니다. 빡빡한 일정 속에 시간을 내어 참여하신 분들도 있고 지인을 모시고 온 분도 있어 감동입니다. 안부 묻고 경조사 챙기고 이야기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게 다인데 오늘 통일 축전에 와서 더 돈독함이 느껴집니다. 이지영 님 전화할 때마다 반갑게 받아주는 북한이탈주민께 고맙습니다. 이번 즉문즉설에서 동래지회 북한이탈주민이 스님께 질문하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제가 큰 일을 한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우정을 확인하고 의리를 지킨 날 ‘좋은벗들’ 활동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회 안착을 위해 누군가 한 명의 친구가 되는 활동이라 합니다. 오늘 참석한 윗동네 분들은 마음을 준 봉사자들에게 화답하는 시간으로 우정을 확인하고 의리를 지킨 날이라고도 합니다. 왜냐하면 행사가 많은 10월에 겹치는 일정을 조정하여 통일 축전에 참여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살아갑니다. 누군가 먼저 손을 내밀면 누군가는 또 손을 잡아주면서 관계를 이어갑니다. 이번 통일 축전을 통해 끝말잇기처럼 관계를 이어가다 보면 남과 북이 화해와 평화로 이어져 통일을 이루리라 믿습니다. 같은 날인 10월 18일 토요일, 경기대학교 풋살장에서 강원경기동부 통일 축전이 개최되었습니다. 윗동네 52명, 지부회원 134명으로 전체 186명 참여했습니다. 역시 수원에도 전날부터 가을 장마처럼 이틀이 멀다하고 내리는 비에 걱정이 앞서고 있었습니다. 종일 내리는 비와 반가움 오늘, 많은 분들이 일기예보를 챙겨보고 “비가 안 온대요.” 하며 반가운 소식을 덕담처럼 주고 받았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회원들은 아침 7시부터 현장에 나와 천막을 치고 테이블을 깔고 차례를 지낼 상차림을 준비했습니다. 9시 반에 합동 차례를 시작했습니다. 추석이 조금 지났지만 늦게라도 북한 아사자 영가들을 위로하고, 조상님들의 은덕을 기리는 합동 차례를 지냈습니다. 조상님께 잔을 올리고 싶은 분들은 차례로 앞으로 나와서 절했습니다. 어느 윗동네분께서는 절을 올리고 눈물을 많이 흘리셨는데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 하고 슬픈 까닭이 있지 싶어서 마음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통일, 화합, 평화, 희망 이어서 윗동네와 아랫동네가 함께 어울려 통일, 화합, 평화, 희망 4팀으로 나눠서 경쾌한 레크레이션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요 선율에 맞춰서 앙증맞은 율동으로 몸을 풀어봅니다. 동요와 어른,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 만들어낸 장면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두 개 팀을 묶어 판 뒤집기를 하는데, 그 치열함에 지켜보는 이들은 마냥 웃음이 터집니다. 어려운 문장 읽기 겨루기에서도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윗동네 분이 능숙한 솜씨로 응원단장이 되어서 파도를 가르듯이 몸을 움직이니 그 팀은 흥을 돋워 응원 소리가 커집니다. 으랏챠챠 줄다리기를 끝으로 운동회를 마칩니다. 펑펑이떡 맛보세요 축제이자 잔치인 통일 축전에서 당연히 먹거리가 빠질 수 없습니다. 봉사자들이 다양한 음식들을 풍성하게 준비한 한편, 윗동네분의 재능기부로 북한 음식인 두부밥과 반찬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모여서 옥수수 가루로 펑펑이떡을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 준비한 먹거리만 열 가지가 넘어서 풍성하게 배부른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을소풍을 온 것처럼 삼삼오오 둘러앉아서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윗동네와 아랫동네, 태어난 곳은 달라도 소소한 대화로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사람 사는 정이 느껴집니다. 고향에 오갈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며 이어서 큰 강당으로 이동해 전국의 통일 축전 행사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서로가 반가이 만남을 가졌습니다. 윗동네 아랫동네가 어울려 춤을 춘 화성지회의 통스타 댄스댄스팀이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작년에 합창에 이어서 연속 두해 째 상을 받았습니다. 법륜스님의 닫는 말씀에서 한반도에 전쟁이 없었으면 하는 평화의 바람과 윗동네분들께서 고향에 오가며 다녀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보자는 다짐이 감동으로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금강산민족예술단에서 특별 공연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모두의 귀와 눈이 즐거웠습니다. 윗동네분들의 행사 참여 후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통일 축전이 하나의 드라마이자 예술작품과 같았습니다. 남북이 같이 모여서 하는 통일 축전으로 통일이 눈 앞에 다가온 듯 했습니다.” “화목하게 체육 경기를 하고 노래도 하며 정말 행복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흥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행사를 준비해주신 ‘좋은벗들’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한반도가 분단이 되었어도 우리는 여전히 하나의 민족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통일을 그려보는 행사였습니다. 남과 북이 협동하여 치루는 통일 축전 행사에 직접 참여해주시고 준비해주신 많은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부산울산지부 통일 축전 글김정미 사진차시연 강원경기동부지부 통일 축전 글과 사진박미림 편집김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