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9.26. 국제지부 북미유럽 활동가대회(1)
"다이어트 주사 맞고 살 빼는 게 어리석은 짓인가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1박 2일로 진행되는 국제지부 북미유럽 활동가대회 첫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5시에 정토회 미주회관에 머물고 있는 대중들과 함께 새벽예불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워싱턴 정토회 미주회관 불사를 하고 처음으로 미국 전역의 국제지부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날입니다. 온라인 화면 너머로 소임을 나누던 도반들이 오늘은 직접 마주 앉아 서로를 알아가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이번 모임을 위해 동부에서 10명, 중부에서 8명, 서부에서 6명, 총 24명의 활동가가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특히 이번 참가자들은 얼마 전까지 북미 순회강연을 현장 곳곳에서 멋지게 일궈낸 주역들이기도 합니다. 큰 행사를 원만히 치르고 저마다의 자리에서 묵묵히 몫을 다해온 국제지부 활동가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오전 8시 40분, 정토회 미주회관 명상홀에서 국제지부 북미유럽지회 활동가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한 후, 북미유럽지회장 유주영 님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지난 9월 8일부터 북미 지역 순회 강연을 시작해 국제지부에서 모두 17곳의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각 강연을 맡아주신 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강연에 이어 이번 활동가 대회도 열게 되었습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아이디어도 함께 의논하면 좋겠습니다.”

국제지부 법사인 법해 법사님의 인사말이 이어졌습니다.

“먼 길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또, 처음으로 영어 강연을 맡아 진행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난 5월 이곳에서 개원식을 한 뒤 대회나 수련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네요. 이번 대회를 통해서 국제지부가 관점을 잘 잡아 앞으로 3년을 알차게 보내면 좋겠고,해외지부의 현지 활동가들도 이곳을 함께 이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박 2일 동안 마음껏 이야기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이어서, 참가자 소개가 있었습니다. 북미 서부, 동중부, 동부 등에서 오늘 행사를 위해 모인 참가자들은 영어 콘텐츠 번역, 영어불교대학 진행, 수행법회와 일요 영어 명상 진행, 영어 불교대학 학습담당, 현지인 모임 운영, 웹사이트 제작, 영어 유튜브 영상과 자막 번역 등 다양한 소임으로 모자이크 붓다를 이루고 있는 국제지부의 든든한 일꾼들입니다.


넓은 지역에 흩어져 활동해 왔기에 각 모둠의 현황과 과제를 나누며 서로의 활동을 이해하는 시간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발표를 들으며 모둠원들의 구성과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 등이 무엇인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스님의 입재법문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북미순회 강연에서 여러분들 정말 애쓰셨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오늘 발표하는 것을 들으니 국제지부에서 현재 전체 상황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정토회 전체 회의에서 발표를 듣다 보면 각 지부 상황을 이렇게 자세하게 듣지는 못하는데, 오늘은 국제지부 수련이다 보니 좀 더 자세히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곳 정토회 미주회관은 여러 어려움이 있던 가운데서도 민덕홍 거사님의 눈물 나는 노력으로 우리가 수련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장소를 잘 활용을 해서 활동가들을 훈련시키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력부족으로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불사는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것을 운영하려면 많은 봉사자를 필요로 합니다. 봉사자 운영에 대한 부분이 논의가 되고 운영 시스템이 마련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심리는 불안정해지는데 현대적인 처방은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과학 기술이나 물질문명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정도로 빠르게 발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이나 태도, 관점은 4~5천 년 전에 형성된 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다시 말해, 정신적인 안정을 가져오는 종교나 믿음의 문제와, ‘어떤 것이 잘 사는 것인가’하는 삶의 가치관 문제는 특별한 변화나 발전이 없었습니다. 옛날에는 종교적인 관점이나 삶의 가치관에 변화가 없어도 크게 혼란스럽지 않았습니다. 먹고 입는 기본적인 생존의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였지, 가치관이나 믿음의 문제가 인간의 고뇌에 큰 요인이 되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최근에는 사람들이 전통적인 종교나 철학에서 자신의 고뇌로부터 벗어날 희망을 얻지 못하니까 종교를 떠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고,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사람들은 물질에 의존해서 마약이나 게임 같은 곳으로 몰리고 있어서 그로 인해 사회문제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불안은 욕망과 결합하면서 자본시장의 주식투자가 아니라 투기성 주식이나 코인 투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합법적인 자본시장이지만, 내용상으로는 거의 투기성 노름판과 다름없는 쪽으로 점점 나아가고 있고 국민 전체가 재태크라는 이름으로 노름판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열심히 일하고 적당한 수익을 얻어 미래를 설계하려는 생각보다 한탕 잘해서 삶을 개선하려는 생각에 빠져 있습니다. 주식을 사서 하루아침에 20~30퍼센트가 오르는 것이 월급 모아서 은행에 십 년간 맡긴 것과 비슷하잖아요. 친구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하니까 따라서 주식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도 예전만큼 좋아하지 않습니다. 입사하더라도 대부분 3년을 못 버티고 나가 버린다고 해요. 그만큼 사람들의 심리가 불안정해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현실적인 처방이 없습니다. 즉, 물질문명은 엄청나게 발전했지만 '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가치관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혼란한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붓다의 가르침

그런 면에서 붓다의 가르침은 비록 2500년 전 이야기지만 오늘날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당시에도 철기 문명이 들어서며 사회가 급격히 발전하던 혼란기였고, 부유한 젊은이들이 쾌락에 빠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부처님께서는 ‘잃어버린 보석을 찾는 것과 잃어버린 너 자신을 찾는 것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져 붓다의 바른 가르침에 귀의하도록 이끄셨습니다.

이처럼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에 따라, 나도 모르게 세상에 휩쓸려 가는 삶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 곧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삶’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길입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며, 괴로움이 없는 열반의 길입니다.

여러분은 처음부터 이런 바른 가르침을 만나서 그 귀중한 가치를 잘 모를 수 있지만, 세상에는 이런 가르침을 만나기는커녕 있는지조차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웃음)

동남아로 전법의 확장, 새로운 준비

이제까지 우리는 세계 전법을 할 때,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 유럽이나 서구 사회를 주된 대상으로 두고 있었습니다. 반면 불교문화가 이미 깊이 자리 잡은 동남아시아에는 전법보다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구호와 지원, 사회 개발 같은 JTS 활동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런데 동남아 지역에서 이런 사회적 활동을 해오면서 활동가들이 정토회를 방문하고 교류하게 되었고,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들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민주화, 여성 교육, 마을 개발 같은 사회운동은 대개 서구에서 들어온 학문과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불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그런 활동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 역시 불교 신자임에도 기존에 알던 불교와는 다른 새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정토회와 교류하던 이들 중 일부가 정토담마스쿨(Jungto Dhamma School)에 참여하면서 불교의 근본 원리를 새롭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인연으로 새롭게 제안된 방향이 나왔습니다. 스리랑카,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각국의 30~40대 청년 불교 활동가들이 불교를 새롭게 공부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들은 이미 활동가로 일하고 있으므로, 조금 더 현실에 맞닿아 있는 불교의 가르침을 알아서 이를 기초로 사회 개발을 펼쳐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정토담마스쿨에서 전하는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이 동남아 젊은이들에게 더 절실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대학가에 젊은이들을 위한 담마 센터를 마련하여, 명상과 정토담마스쿨을 운영하는 동시에 한류와 연계한 한국 문화도 체험할 수 있도록 시도해 보면 어떨까 하는 계획도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법문을 전한다면 그들에게 작은 희망과 등불이 될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하는 활동을 보면 제가 한국에서 정토회를 처음 시작할 때와 비슷합니다. 처음에 지방에 있다가 서울에 와서 ‘새로운 불교’라는 간판을 걸고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딱 두 명이 왔어요. 그중 한 명마저 떨어져 나가고 결국 한 명만 남았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오늘날의 정토회가 된 겁니다. (웃음)

여러분의 외국인 전법도 이와 비슷합니다. 앞서 모둠별 활동 현황 발표를 들어보니 불어반에 세 명이 왔다고 하던데, 저보다는 많이 왔네요. (웃음) 이런 식으로 시작해서 언제 늘어날까 싶겠지만, 우리가 세력을 키우거나 유명해지려고 이 일을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생각 하나만 바꿔도 편안하게 살 수 있는데, 한 생각에 사로잡혀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얼마 전 일화 하나를 들려드리자면, 시애틀에서 한 거사님이 저를 공항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찾아오셨어요. 그분이 하신 말씀은 정토회를 만나지 못했다면 가정이 다 파탄 났을 거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법문을 듣고 부부간에 헤어질 뻔한 위기도 넘겼고, 어렵던 자녀와의 관계도 지금은 좋아졌다며 참 감사해하셨습니다.

결국 다 한 생각 차이입니다. ‘내가 옳다’는 한 생각만 내려놓아도 돼요. 그렇다고 부부가 절대 헤어지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맑은 정신으로 상대를 미워하지 않으면서 헤어지는 편이 낫다고 판단되면 헤어질 수도 있고, 떨어져 지내는 것이 좋다면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감정이 상해 충동적으로 결정을 내리면, 나중에 제정신이 돌아왔을 때 반드시 후회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법문을 접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면, 그것이 그들의 삶에 작은 희망과 등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우리 각자가 직접 경험을 통해서든 주변 사례를 통해서든 분명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에게 연민을 품고 다가갈 수 있고, 주저함 없이 법을 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돌아봐야 할 두 가지 모습이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좋다고 해서 남에게 지나치게 강요하듯 이야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종교는 자기가 알아서 선택하는 건데 나를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며 말도 꺼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내가 법을 만나 진정으로 좋았다면 기꺼이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좋은 가르침이 있다’고 편안하게 권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강요와 다릅니다. 본래 전법이란 이 좋은 법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겠다는 당당하고 적극적인 자세에서 출발합니다. 그러한 관점을 지닌다면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존중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전법을 펼쳐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당당한 마음으로 나아가는 전법의 길

여러분이 바로 그 길의 맨 앞자리에 서 있는 분들입니다. 국제지부는 지금 개척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일은 많고 눈에 띄는 성과는 잘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우리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지 않겠어요? (웃음)

한국에서 정토회가 초기에 자리 잡을 때와 지금 국제지부가 겪고 있는 현실은 매우 비슷합니다. 그때보다 나은 점은, 저는 혼자 시작했지만 여러분은 함께하는 도반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저는 혼자였어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갔는데, 여러분은 마음을 단단히 세우지 못하는 점이 약점일 수 있습니다. 또 저는 당시 아무런 교재나 콘텐츠가 없이 부딪히며 만들어 가야 했지만, 여러분은 잘 다듬어진 기본 콘텐츠를 갖추고 있으니 훨씬 유리한 면도 있습니다.

반대로 예전의 저는 한국 사람들을 대했으니 상대를 이해하기 쉬웠지만, 여러분은 외국인을 상대하다 보니 문화적인 차이로 인한 장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에게는 자연스러운 것도 다른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지닌 외국인에게는 낯설거나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점을 늘 유의해야 합니다. 나는 좋다고 생각하더라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세심하게 살피며 다가가야 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충분히 헤아려 가며, 초창기 개척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합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훗날 돌아보면 이때가 가장 보람 있는 시절이 될 것입니다. 나중에 후배들이 들어와 큰 성과를 낼 때 여러분이 속으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지요. ‘너희가 잘나서 그런 줄 아니? 초기에 우리가 다 터를 닦아놓은 덕분이야. 너희가 100명 모으는 것보다 우리가 처음에 한 명 모으는 게 훨씬 더 힘들었어.’ 이런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는 겁니다. (웃음)

그러니 조금 더 당당한 마음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이번 1박 2일 수련이 각자가 겪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또 지혜롭게 풀어가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입재식을 마친 후 다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활동가들의 모습이 맑고 아름다웠습니다.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공양 준비조가 준비한 공양물을 나르고 차려서 다 같이 점심공양을 맛있게 한 후, 오후 1시부터는 정토담마스쿨1, 2기 수료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전에 입재식을 했던 국제지부의 활동가 24명과, 영어불교대학을 수료한 13명의 수료생들이 함께 앉아 자기소개를 하고 정토회를 만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체 시간이 영어로 진행이 되어 스님도 통역으로 내용을 들으며 함께 했습니다.


오늘 처음 알게 된 도반도 있고, 소임을 하면서 여러번 화면으로 만났지만, 얼굴을 처음 마주하는 도반도 있었습니다. 도반들의 사연을 들으니 비로서 한사람 한사람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정신과 의사입니다. 정토회에서는 주로 청소와 설거지 봉사를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웃음) 인도성지순례에서는 의료봉사를 하기도 했고요. 저는 어머니를 따라 정토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정토회에 완전히 마음을 두진 못했지만, 제 어머니는 정토회에서 아주 좋은 경험을 하셨고 저는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어머니가 변화하시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저는 그러한 어머니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배웠고, 어머니와 정토회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10년도 더 전에 스님의 가르침을 만났습니다. 영상을 본 뒤 스님의 지혜에 마음이 끌려 밤낮으로 법문을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온라인 수업이 없어 코네티컷 집에서 뉴저지 정토센터까지 두 시간씩 운전하며 오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은퇴한 뒤에는 더 많이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제 생각에 사로잡혀 힘들 때가 있지만, 넘어졌을 때 저 자신에게 더 너그러워졌습니다. 그것이 제가 경험한 가장 큰 변화입니다. 나이 들며 겪는 몸의 통증도 새로운 배움으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수행자로 살 수 있어 감사합니다.”

“과거의 저는 마음속에 화와 분노가 무척 많았습니다. 함께 일하거나 통화해 본 도반들 중에는 제 날카로운 분노를 직접 겪어본 분들도 있었을 것입니다.(웃음) 저는 스님의 가르침을 듣고 배우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상황을 다르게 바라보려고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물론 수없이 넘어지고 실패하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마음을 닦아왔습니다. 이제는 조금씩, 하루하루 제 마음이 이전보다 더 편안해지고 긍정적으로 변화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오프라인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였지만 활동가들은 정말 진솔하게 자기 자신을 꺼내고 나누었습니다. 저마다 사연은 달랐지만, 불법을 만난 인연으로 삶의 변화를 체험하는 도반들의 이야기는 서로의 마음을 울릴 만큼 감동스러웠습니다. 잔잔하게 퍼지는 따뜻한 기운을 간직한 채 이어서 3분 스피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분위기를 조금 전환해서, 활동하면서 들었던 의문이나 궁금한 점, 제안사항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입니다. 처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어려워하는 느낌이었으나 한두 명이 이야기를 시작하니 활발하게 스피치가 이어졌습니다.


“영어로 공부하는 정토불교대학 학생들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생각해 왔습니다. 수업, 천일결사, 정기 법회와 봉사 기회가 있는 것은 압니다. 저도 봉사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이미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영어권 사람들에게 봉사의 문이 더 잘 보이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런 연결을 만드는 일을 돕고 싶습니다. 우리가 함께하는 모임을 키워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권 회원은 늘고 있지만 영어권 회원이 여러 분야나 책임 있는 소임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는 좁습니다. 지금 쓰는 시스템도 한국어로 되어 있어서 한국어를 모르면 깊이 참여하기가 어렵습니다.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함께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소임을 맡으면 어려워도 책임지고 끝까지 해내는 방식에 익숙합니다. 여기서는 봉사를 부탁하면 이미 다른 일정이 있거나 몇 주간 여행을 간다는 답을 듣기도 합니다. 저는 한국식으로 무리하게 요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맡은 소임을 어떻게 지속해서 책임 있게 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스피치를 마치고 스님과의 즉문즉설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삼배의 예로 스님께 법을 청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여러분들 각자 소개하는 것을 들으니 어디에 살고, 어떻게 담마 스쿨(Dharma School)에 오게 됐는지 배경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앞으로는 온라인상으로 대화를 해도 조금 더 친근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여러분들의 자유 발언을 들으면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첫째, 우리들이 많이 부족합니다. 부족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는 자원봉사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한 요인입니다. 시스템적인 체계를 관리하는 것은 보통 한 사람이 전문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부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담당자가 자꾸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전문성이나 연속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정토회에서는 수행적으로 집착하지 말라는 뜻으로 한 가지 소임을 6년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더 전문성과 연속성이 떨어지죠. 그래서 여러분이 지적한 많은 부족함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웃음)

할 줄 아는 전문가가 맡아서 자유롭게 한다면 원칙은 지키되 형편 봐서 조금씩 융통성도 있을 텐데, 비전문가가 매뉴얼을 따라 할 때는 매뉴얼에서 정한 대로만 하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혼란스러웠던 것에 대해 제가 정토회를 대표해서 먼저 사과하겠습니다.(웃음) 자, 이 시간은 즉문즉설 시간입니다. 누구든지 이야기하세요”

총 4명의 질문자가 손을 들고 말했습니다.

  • 언니가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유언장을 조작해서 유산을 가로챘습니다. 정신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언니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맞을까요?

  • 수행을 통해 집착은 줄고 마음은 가벼워졌으나 그만큼 무뎌진 것 같습니다. 타인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공감을 못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가벼운 마음과 집중력을 어떻게 함께 유지해야 하나요?

  • 미국인 수행자로서 기후 위기나 사회적 재난 같은 급격한 변화 속에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만드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혼자의 힘으로 다이어트하기가 어렵습니다. 주사 맞고 살 빼는 게 어리석은 짓인가요?

"I find it really hard to control my appetite and weight on my own and feel discouraged about it, so I wonder if we should overcome these desires only through inner practice. Or, from a practitioner's perspective, is it foolish to seek outside help like taking medication or getting medical treatments?"
(외모를 위해 식욕이나 체중을 조절할 때 스스로의 힘으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때 자괴감이 드는데, 욕구를 제어하고 다스릴 때에는 꼭 내면의 수행으로만 이겨내야 할까요? 아니면 의학적인 시술이나 약물 복용을 하는 것은 수행적 관점에서 어리석은 것인가요?)

“부처님의 가르침이 우리 삶의 모든 것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관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붓다의 가르침은 가능하면 ‘네 좋을 대로, 자유롭게 살아라’ 하는 입장이에요. 저 산에 있는 토끼나 다람쥐도, 그냥 자유롭게 살아가잖아요. 그런 것처럼 사람도 그저 자유롭게 살면 됩니다.

그러나 사람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여럿이 함께 어울려 살기에 ‘사회적 존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합니다. 내가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도 좋지만 남을 해쳐서는 안 되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좋지만 남에게 손해를 끼쳐 가면서 내 이익을 추구하면 안 됩니다.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상대가 싫어한다면 멈춰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상대에게는 괴로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욕설을 하거나 사기를 쳐서 말로도 남을 괴롭히면 안됩니다. 무엇을 먹든 자유이지만, 술에 취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와 고통을 주는 일은 삼가야 합니다. 이 다섯 가지가 아니라면, 가능한 자유롭게 살면 됩니다.

배고프면 음식을 먹으면 됩니다. 좀 많이 먹어서 살이 찌면 어떻습니까? 꼭 날씬해야 할 이유라도 있나요? 미인대회에 나갈 게 아니라면 마르고 뚱뚱한 건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약간 덩치가 있어야 힘도 나는 법이니까요. 뚱뚱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겉모습이 아니라 ‘건강한가’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살이 찌면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건강을 지키려면 우선 먹는 양부터 줄여야겠지요. 그런데 왜 알면서도 줄이지 못할까요? 혀끝의 맛에 집착해 배가 부른데도 계속 먹거나, 밤마다 무언가를 찾는 습관에 끌려다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습관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수행이기에, 먹고 싶은 마음이 올라와도 멈출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물론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먹은 만큼 운동으로 에너지를 더 쓰는 것입니다. 먹는 양을 조금 덜어내고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 조절해 나가는 것, 이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지혜로운 길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매번 최선의 선택만 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먹고는 싶고, 움직이기는 싫고, 살이 찌는데 또 살찌기는 싫고.. 그런데 주사 한 대 맞았더니 싹 다 빠진다면, 주사 맞으면 됩니다. 그게 무슨 문제입니까? 누구를 해치는 것도 아니잖아요. 남에게 손해 끼친 것도 아니고, 성추행한 것도 아니고, 욕설을 한 것도 아니므로 아무 문제 없습니다.

다만 그것은 최선의 방법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음식을 많이 먹어서 에너지를 낭비하고, 남이 먹을 것까지 내가 다 먹어놓고, 또 돈 들여서 주사 맞아 가지고 빼고... (웃음) 좋은 방법은 아니잖아요. 그러나 살이 쪄서 크게 병나는 것보다는 그게 낫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렸다고 칩시다. 감기는 가만히 있어도 일주일이면 낫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뒀다가 폐렴으로 전환되면 큰 병이 되잖아요. 병원 가서 진찰 받고 약을 먹는다고 하루아침에 낫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일주일은 가요. 대신 감기를 앓는 동안 통증을 덜어주고 폐렴으로 갈 확률을 낮춰줍니다. 그러면 병원에 가면 되는 겁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길게 하는 이유는 ‘괜찮다’는 거예요. 물론 주사나 약물에 의지하는 것은 덜 먹고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못합니다. 그러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성인병에 걸리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어요.(웃음)

결국 이러한 선택은 다 내가 하는 겁니다. 선택이 잘못되면 고통이 따르겠지요. 그러면 다음에 선택할 때 그 경험을 거울삼아 조금 더 바르게 선택하면 됩니다. 이런 선택은 남이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말은 뭐든지 내 마음대로 막 살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떤 선택이든 스스로 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 역시 기꺼이 내가 진다는 뜻입니다. 어떤 상황에 놓이든, 그 조건 속에서 내가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삶의 결정권은 오롯이 나에게 있습니다.”

"Thank you for sharing your wisdom.”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스님은 무려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국제지부 회원들을 위한 법문을 했습니다. 법문을 마치고 스님은 전체 참가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현지인 참가자들은 오늘 일정까지만 참가하기로 하여 행사를 마치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습니다. 스님은 현지인 참가자들 한 명 한 명과 사진을 찍으며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국제지부 회원들도 즉문즉설 시간 후에 잠시 휴식을 하고, 2그룹으로 나뉘어 깊은 나누기를 진행하고, 저녁에는 ‘2차 천일결사 3월 입재식 이후 지금까지 활동해 온 소감’을 주제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스님은 밀린 업무를 보고 원고를 교정하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북미유럽 활동가대회 2일 차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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