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9.15. 북미순회강연(8), 텍사스주 오스틴(Austin, Texas)
“남편에게 상처 받은 제 마음은 어떻게 하나요?”

안녕하세요. 북미순회강연 여덟째 날입니다. 스님은 지난 일주일간의 북미 서부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늘부터는 북미 동중부에서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텍사스주 오스틴(Texas at Austin)으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 후 원고를 교정했습니다.

새벽 5시, 스님은 이번 일정에서 나흘이나 머물렀던 이경택·김명례 님의 집을 나서서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비행기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지만, 혹시 길이 막힐 수도 있으니 조금 이른 시간에 출발했습니다 .

40여 분을 이동하여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LA 일정을 하는 동안 숙박과 운전을 지원해 준 이경택 님, 영상팀 운전을 지원해 준 전은영 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스님은 공항에서 탑승수속을 마치고 남은 업무를 보고, 공항 카페에서 구매한 빵과 음료와 함께 김명례 님이 싸주신 과일로 아침 공양도 했습니다.

7시 40분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오스틴(Austin)은 미국 텍사스주의 주도로 첨단 기술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술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미국의 대표적인 혁신 도시이자 제2의 실리콘밸리로 주목받는 도시입니다. 오늘은 명문 주립대학인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UT Austin)에서 스님 강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12시 30분, 텍사스주 오스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같은 미국이지만 스님이 떠나왔던 캘리포니아와는 2시간의 시차가 있었습니다. 이제 한국과 14시간의 시차가 납니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 뜨거운 공기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LA보다 더 덥네요.”



정토행자 서동연, 탐, 유니 님이 스님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세 명의 정토행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잘 지냈어요?”

“안녕하세요. 스님”

스님은 봉사자의 차에 짐을 싣고 곧바로 텍사스주립대학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1시 30분에 텍사스주립대학교(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Thompson Conference Center)에 도착했습니다. 국제지부 정토행자인 서동연, 탐 두 청년이 불모지에서 어렵게 준비한 강연이었습니다.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도시락을 먹으려 했으나 외부 음식을 반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차 안에서 공양을 했습니다. 도시락은 정용순, 서연희 님이 정성스레 준비해 주었습니다.

점심 공양을 마친 스님은 강연 장소를 미리 둘러보았습니다. 여느 대학의 일반 강의실과 비슷한 구조이다 보니 연단이 높지 않았습니다. 앉아 있으면 청중들과 높이가 비슷해져 자칫 뒷사람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앉아서 강연을 하면 청중들의 눈을 보고 이야기하기가 어렵겠네요. 오늘은 서서 강연을 해야겠어요”

다리가 좋지 않아 최근에는 앉아서 법문을 해 왔는데, 오늘은 청중들과 시선을 맞추기 위해 법문을 서서 하기로 했습니다.

오후 2시 30분에는 특별한 손님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전 한미연합군 사령관인 빈센트 브룩스(Vincent Brooks) 사령관님과의 미팅이었습니다. 브룩스 사령관님이 미팅장소에 들어서며 인사를 했습니다.

“Long time no see. How have you been?”
(법륜스님,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스님과 브룩스 사령관님은 손을 맞잡고 활짝 웃었습니다.

2023년 이후 3년 만의 만남이었습니다. 브룩스 사령관님은 2017년,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단계까지 갔을 때 평화를 염원하는 스님의 간절한 호소를 경청해 준 분입니다. 브룩스 사령관님이 스님을 위해 준비해 왔다며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컵 받침을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텍사스를 기억하시라고 텍사스가 그려져 있는 문양으로 가져왔습니다.”

스님은 브룩스 사령관님의 따뜻한 마음을 받으며 컵받침을 꺼내 텍사스 지도를 맞추어 봤습니다. 스님도 브룩스 사령관님을 위해 스님의 책을 선물 하였습니다.

스님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님과 함께 한반도 정세, 북미 관계, 그리고 국제 정세 전반에 대해 심도 있는 대담을 나누었습니다.

다음에 만났을 때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브룩스 사령관님도 강연을 듣겠다고 하였습니다.

오후 4시가 되었습니다. 텍사스주립대학에서 여덟 번째 북미순회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많은 고민이 있습니다. 괴로움도 있고 슬픔도 있고, 불안도 있고, 걱정도 있어요. 이런 것을 소재로 대화를 하다 보면 '아, 별일 아니네' 하고 자기 근심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는 '어? 이렇게 하면 되겠네' 하고 스스로 길을 찾기도 합니다. 이러한 대화를 담마 토크(Dharma talk)라고 합니다.

담마토크는 ‘불교’의 사상이나 교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속 괴로움이 사라지는 대화를 담마 토크라고 합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사람들이 각자의 어려움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런 대화를 통해 자신들의 고뇌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번뇌가 없는 상태, 괴로움이 없는 상태’ 이것을 인도 말로 니르바나(Nirvana)라고 말합니다.

오늘 우리의 대화 목표도 니르바나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자기 문제를 가지고 얘기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의 고민을 이야기하지 말고, 자기 이야기하기입니다. (웃음) 그러면 대화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

오늘 강연에는 총 6명의 질문자가 질문을 했습니다.

  • 어릴 때 부모님이 맞벌이로 바쁘셔서 애정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는 결핍감이 있습니다. 살면서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부모님 탓'을 하게 되는데,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고 살아가려면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 남편이 일 스트레스 때문에 밤마다 아이스크림, 케이크 같은 단 야식을 폭식해요. 콜레스테롤도 높고 당뇨 고위험군이라 걱정돼서 말리면 오히려 불같이 화를 냅니다. 저도 덩달아 미칠 것 같고 스트레스를 받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수십 년간 강연을 해오시면서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이나 마음 상태는 무엇인가요? 달라진 질문 경향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덧붙여 일상에서 효과적으로 건강한 마음을 지키는 비결이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 이혼 후 홀로 두 아들을 10년 동안 키워왔습니다. 제 선택으로 이혼했기에 아이들이 아빠와의 교류가 끊긴 것에 대해 늘 미안하고 죄책감이 듭니다. 아이들을 위해 제가 아빠와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연결해 주는 노력을 해야 할까요?


-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분노 반응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요? 아내와 다툴 때 아내가 감정적으로 대화를 완전히 차단해 버리거나, 여행 같은 중요한 결정을 저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내려버릴 때 남편으로서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 방금 질문한 남편의 아내입니다! 남편은 제가 모든 걸 통제하고 강요한다고 불만을 품는데, 저는 되려 자기를 배려해서 '가기 싫으면 애들이랑 나만 다녀올게'라고 해도 남편이 압박감을 느낍니다. 가장 가까운 남편에게 '이기적이고 나만 안다'는 말을 들을 때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아내가 저와 의견이 안 맞으면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럴 때 마다 화가 납니다.

“My wife emotionally shuts down and gets offended by something I say when we have a disagreement. Do I not have a right to feel certain way when we have an argument?”
(아내는 다툴 때 마음의 문을 닫고 상처를 받는데, 저 역시 다투면서 서운할 수 있고 화가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아내가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입을 다문다는 말이지요?”

“An example would be like, if we are planning or she is planning to book a trip, and she decides it without anybody else’s consideration.”
(예를 들어 아내가 여행을 계획할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결정을 내려버립니다.)

“그게 뭐가 문제인가요? 아내가 계획하면 그냥 아내를 따라가면 되잖아요.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면 좋잖아요. 꼭 자신이 보고 싶은 여행지만 가야 하나요?”



“I may not be able to.”
(제가 여행을 못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럼 안 가면 되죠.”

“We have two little kids, they are small, and I feel guilty not going.”
“그런데 저만 안 가면 아이들에게 죄책감이 듭니다.”

“그럼 가면 되죠. 이게 선택이라는 겁니다. 아내가 나와 상의하지 않아서 안 가는 게 아니고, 아내가 상의하지 않은 행동 때문에 기분이 상해서 안 가려는 거잖아요. 부부 사이에 그러면 안 되지요. 물론 미리 상의하면 더 좋겠지만, 살다 보면 그럴 때도 있는 법입니다. 내가 정말 갈 수 없는 형편이라면 ‘나는 못 간다’라고 말해야죠. ‘당신이 나와 의논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 간다’라고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내가 갈 형편이 안 된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나도 같이 갔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갈 형편이 안 돼서 미안하다’라고 해야 합니다. 그 정도도 노력하지 않고 결혼 생활을 어떻게 하나요? 그런 게 싫었으면 스님처럼 혼자 살면 돼요. (웃음)”

“It’s a little late. Thank you.”

(이미 결혼을 해버려서 그러기에는 좀 늦었습니다. (웃음) 감사합니다.)

제가 바로 그 아내입니다! 그러면 남편의 말에 상처받은 제 마음을 어떻게 치유할까요?

"제가 바로 그 아내입니다. 최근에 저희 부부가 여행 문제로 싸웠던 일에 대해 남편이 질문한 건데요. 저는 한국에서 왔고 가족들이 한국에 있습니다. 2017년에 남편과 결혼한 이후로 여기서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을 매년 방문하려고 하는데, 직장에서 길게 휴가를 쓸 수 있어서 가능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갖기 전에는 남편이 우리가 한국으로만 여행을 가야 하고 다른 곳에는 못 가는 것을 문제로 여겼습니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부모님이 아이를 보고 싶어 하시니까 한국에 가는 것에 대해서는 남편도 좀 더 괜찮아졌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이런 문제로 싸울 때마다 남편이 저에게 ‘네가 나를 강제하려 든다. 내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한다’라고 말합니다. 제가 항상 하는 말은 ‘안 가고 싶으면 안 가도 된다. 이번에는 아이들과 같이 갈 테니 안가도 괜찮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뭔가 압박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제가 자신을 가스라이팅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그렇게 통제하려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각자가 자기 삶을 살도록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에게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굉장히 상처받습니다.

저는 저에 대한 이런 말들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저와 관계가 없고 제가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쓰지 않으면 됩니다. 그런데 그 사람과 같이 살고 있으니까 이런 말을 받아들이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남편에게 이런 말을 들을 때 제가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질문자의 얘기를 들어보니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경향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질문자도 혼자 살아야 할 사람이지, 결혼 생활에 적합한 성향은 아니에요. 남편의 부모님은 어디에 살고, 시댁에는 얼마나 자주 가나요?”


“His parents live 15 minutes away from our house.”
(저희와 15분 거리에 사십니다.)

“아내도 이유가 있긴 있네요. 한국 같은 경우에는 요즘 갈등의 한 원인이 명절 때입니다. 전통적으로는 시댁에 먼저 가야 했는데 요즘은 ‘왜 시댁에만 가나, 친정에도 가자’ 하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어요. 그래서 시댁에는 오전에만 있다가 친정에 가서 하루 종일 있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이럴 때 ‘당신은 왜 시댁에만 가자고 하느냐’, ‘당신은 왜 친정에만 가자고 하느냐’ 하는 것이 갈등의 한 요인이 됩니다.

만약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은 영국인이고 한 사람은 한국인이라면, ‘한 번은 한국에 가고 한 번은 영국에 가자’라고 제안할 수 있겠지요. 질문자 부부는 ‘왜 맨날 너는 한국에만 가자고 하느냐’ 하는 부분이 갈등의 요인이 된 것이죠. 그런데 지금은 시댁이 바로 옆에 있으니까 시댁은 늘 가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아내가 여행도 할 겸 가족도 만날 겸 한국에 가려는 것 같네요.

그런데 남편은 아내가 ‘너는 가기 싫으면 가지 마라’ 이렇게 얘기한다고 하잖아요. 아내는 ‘나는 강요하지 않는다. 너의 의견을 존중한다’라고 말한다지만, 이게 꼭 남한테 하는 얘기 같잖아요. 부부가 같이 가겠다고 하는데, 한국에 가는 것으로만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 남편이 의견을 내는 것 아닙니까? 부부라면 ‘안 가겠다는 너의 의견을 존중한다’라기보다는 ‘여보 미안해요. 나는 가족을 만나야 하니까 가능하면 같이 가주세요’ 이렇게 표현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그래, 안 가도 돼. 그럼 넌 이번에 안 가고 나는 아이들과 같이 갔다 올게’ 하는 게 자유를 주는 것 같고, ‘그래도 같이 가자’고 하는 건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부부 사이에서는 그게 그렇게만 느껴질 수는 없어요. 즉, 남편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싫어서 ‘싫으면 그만둬’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맨날 같은 데 가서 미안해. 그런데 가족이 있어서 여행도 할 겸 가족도 볼 겸, 한국말로 하면 일타쌍피라서 그러니 같이 가자. 다음에 기회를 봐서 다른 데도 갈게’ 이렇게 말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요?”


"Yes, I understand. In extension to the question regarding subconscious, I understand people say things sometimes hurtful or hateful things when they get upset. It is something that they would truly believe in what they say or is it because they are speaking their mind out of control?"
(스님 말씀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화가 나면 저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하는 말인지, 화가 나서 통제가 안 돼서 하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내가 정말 그렇다고 생각해서 하는 말인지, 화가 나서 스스로 통제가 안 돼서 하는 말인지 남편의 상태를 질문자가 알 수는 없습니다. 모르면 물어봐야죠. ‘네가 지금 한 말은 화가 나서 한 말이니, 너도 모르게 한 말이니?’ 이렇게 물어봐야지, 어떻게 짐작만으로 알겠어요.”



"I’ve tried and they say they don’t know."
(물어보면 자기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럼 ‘모르는구나’ 하면 되지요. (웃음) 모른다는 말은 그냥 자기도 모르는 사이 제 성질이 나왔다고 봐야 합니다.”


“Um so I think that’s what happened for a long time in my relationship that he does the same things when he is upset, and I build my defense mechanism kind of like disconnecting from me because if I am too close to connected then I hurt more so I try to like emotionally disconnect so I protect myself not to be so hurtful.”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버렸으니까 ‘모른다’고 하는 거라는 말씀이시지요? 그게 저희 관계에서 오랫동안 일어난 일인데, 남편이 가까이 있으면 제가 더 많이 상처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좀 거리를 두고 저를 방어하려고 합니다. 상처를 덜 받으려고 하는 거에요.)

“그렇다고 해도 부부 사이에 마음의 문을 닫는다는 것은 최선의 방법이 아닙니다. 문을 닫을 때는 감정을 좀 가라앉히기 위해서 잠시 닫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닷새가 가고, 열흘이 가면 부부로서는 살기가 좀 힘들죠. 짧으면 몇 시간, 길어도 하루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Do you have any suggestions on how to heal the mind from this?”

(제 안에 상처받은 마음은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요?)



“질문자가 상처받은 부분에 대해서 ‘당신이 이렇게 할 때 내가 상처받는다’라고 남편에게 말을 해보세요. 상대는 모를 수도 있습니다. ‘너를 고쳐라’가 아니라 ‘내가 이렇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거예요.

우리는 ‘내가 상처받는 게 다 너 때문이다’라고 하니까 상대가 기분이 나쁜 거예요. ‘너의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네가 이렇게 할 때 내가 이렇게 상처를 입고 있다’ 하는 사실을 알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님의 법문을 듣고 누군가 기분이 나빴다고 합시다. ‘당신이 법문을 그따위로 하니까 내가 기분이 나쁘잖아’ 이렇게 말한다면 법문을 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는 게 되겠죠. 그런데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니까 내가 상처를 받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책임을 상대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내가 상처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됩니다. 그러면 상대방도 ‘이런 말이 저 사람에게는 상처가 되는구나’ 하는 사실을 알고, 다음에는 조금 유의해서 말을 할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덮어버리는 것보다는 오히려 이렇게 드러내서 표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나 싸우는 것보다는 덮어 놓는 게 낫습니다. 덮어 놓는 것보다는 알리는 게 낫고,
책임을 묻지는 않되 나의 아픔을 드러내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나도 이 상처를 계속 간직하고 있으면 불편하기 때문에 드러내면 내가 편해지고, 상대도 ‘이런 말을 하면 안 되겠구나’ 하고 고려할 가능성이 생기니까요. 또 한 가지는 좀 유머러스하게 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질문자가 좀 유머를 가미해서 말할 수는 없을까요?”

“Sometimes when I approach it, other people would get offended. I’m being serious and you are joking around kind of thing.”
(그러면 또 남편이 상처를 받습니다. ‘나는 진지한데 넌 지금 농담이 나오냐?’ 이런 식으로요.)



“그러면 ‘웃는 게 낫지, 우는 게 낫나? 성질내는 게 낫나?’ 이렇게 되물어 보면 되죠. (웃음)”


“Thank you.”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연습을 좀 해보세요. 스님은 이런 상황에서 대응을 잘할 것 같죠? 아마 저도 누군가와 같이 살았다면 잘 못 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혼자 사는 거예요. (웃음) 여러분은 ‘스님은 못하면서 우리 한테는 왜 하라고 합니까?’ 이렇게 질문할 수도 있겠는데, 여러분은 같이 사니까 해야 되고, 저는 혼자 사니까 안 해도 된다는 거예요. 물에 들어가려면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하지만, 나는 물에 안 들어가니까 수영을 못 해도 문제가 없다는 말입니다. (웃음) 이만 마치겠습니다.”



강연을 마친 스님은 함께한 봉사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강연을 총괄한 서동연 님과 홍보를 담당해준 이반 님, 운전을 지원해준 허윤영 님에게 책을 선물 하였습니다.


강연을 모두 마치고 스님은 오늘 묵을 숙소로 이동하였습니다.

법해 법사님은 강연장에 남아 오늘 강연을 만들어 준 봉사자들과 함께 나누기를 진행했습니다. 오스틴에서 3명의 봉사자가 준비를 하고, 인근 도시인 댈러스에서 6명의 봉사자가 지원을 와서 총 9명이 오늘 강연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와서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도반들에게도 도와줘서 고맙고, 운전해줘서 고맙습니다. 다시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정신이 없었습니다.(웃음) 저도 무엇이든 돕고 싶어서 예전에 했던 기억을 되살려가며 진행했는데 잘 마무리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스님은 단 한 사람이 오더라도 법문을 하신다고 했던 게 생각 났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알고 찾아와 주신 분들에게 감사했습니다. 봉사자가 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이라도 있으면 일을 나누어 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선 고생하셨던 오스틴 봉사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멀리서 와서 보니까 무엇을 도와야 할지가 보이네요.(웃음) 이번에는 댈러스 강연이 없어서 강연 준비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지역 신문 같은 곳에 알리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제 일상이 바쁘다 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조차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밖에서 늦게 오시는 분들을 안내하면서 혼자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달라스 모임의 어른이셨던 한 거사님이 몸이 좋지 않아 함께하지 못하신 것도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보를 많이 했는데도 기대와 달리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아서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학교 차원에서도 홍보를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다른 분들께 물어보니 실제로는 홍보가 나가지 않았다고 해서 더욱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장소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법사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이 모든 것이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이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어떻게든 우리가 행사를 열어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저 역시 이 여정에 함께하는 한 사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영어강연이라 현지인들의 참석을 기대했지만 한국인 청중들이 많았고, 현지인의 참석률은 저조한 강연이었습니다. 하지만 봉사자들이 마음을 모아 행사를 열고 특히, 경험이 많지 않았던 20대 청년이 총괄을 맡아서 강연을 해냈다는 것에 다들 격려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스님은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스님 일행의 공양을 돕고자 미국 동부 메릴랜드에서 온 정용순 님이 정성껏 마련해 준 음식으로 식사를 마쳤습니다. 식사 후 스님은 오늘 강연과 식사를 준비해 준 정용순 님 가족(정용순, 서연희, 탐, 서동연)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책을 선물했습니다.

탐 님은 스님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며 AI 기반의 ‘실시간 번역 안경’을 선물했습니다. 이 안경은 음성으로 들리는 말을 사용자가 원하는 언어로 실시간 번역해서 렌즈 위에 자막처럼 띄워 주는 기기였습니다.


스님이 평소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니 기계가 스님 말씀을 잘 인식 못할 거라는 이야기에 다같이 한바탕 웃었습니다. 스님은 선물을 해 준 탐 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이후 스님은 원고를 교정한 후 휴식을 취하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애틀란타로 이동하여 조지아 공과 대학에서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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