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7.18. 울력, 불대 및 경전반 즉문즉설
“기도의 역할은 무엇이며, 108배와 참회는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울력을 하고 불교 대학 및 경전반 즉문즉설을 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정진과 수행을 마친 뒤 오전 6시, 울력을 하기 위해 도구를 챙겨 윗밭으로 이동했습니다.

윗밭으로 올라가는 길과 밭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어 이를 예초기로 정리하기 위해 스님은 영남권 거사님들에게 긴급봉사요청을 하였습니다. 이에 부산울산지부, 대구경북지부, 경남지부에서 10여 명의 거사님들이 새벽부터 두북에 집결해주었습니다.

스님은 거사님들에게 예초를 할 곳을 안내한 후 들깨를 심기 위해 윗밭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동안 두북에는 도통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어제 드디어 비가 조금 왔습니다. 스님은 어제 비 소식을 듣고 들깨를 드디어 심을 수 있겠다 싶어 윗밭을 둘러보며 들깨 심을 계획을 세웠습니다.

행자원의 행자님들도 어제 서울에 가려고 했으나 비 소식을 듣고 들깨심기를 하기 위해 서울행을 하루 미루었습니다. 농사 도구와 들깨 모종을 들고 울력을 하기 위해 윗밭으로 모였습니다.

밭의 가로 길이는 26미터였습니다. 긴 줄자를 펼쳐 놓고 3미터 간격으로 한 사람씩 선 뒤, 50센티미터 간격으로 들깨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한 줄을 모두 심으면 줄자를 옮겨 다음 줄을 심는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비록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행자님들도 집중해서 한 포기 한 포기씩 정성껏 들깨를 심어 나갔습니다.

“깊이 파서 심어주세요.”

“네 스님”

한쪽에서 거사님들은 예초기를 매고 무성한 풀을 베어나갔습니다. 거사님들이 지나간 자리는 풀이 깨끗하게 잘 베어져 전과 후와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스님도 낫으로 모란을 덮은 칡넝쿨을 제거하고, 복숭아나무에도 엉겨있는 칡넝쿨을 낫으로 베어내었습니다. 그 주변 나무들의 잔가지도 톱으로 잘라 정리를 했습니다. 땀이 비 오듯이 많이 났습니다.

예초를 하던 거사님 한 분이 말했습니다.

“스님. 올해 칡 농사가 아주 잘 되었네예”

“네. 대성공이에요. (웃음)”

최말순 보살님이 비빔국수를 만들어주어서 스님과 거사님들은 잠시 쉬어가며 참을 먹었습니다. 참을 먹은 후 거사님들은 예초를 마무리하고, 스님은 불교대학 즉문즉설을 하기 위해 땀을 씻고 두북수련원 방송실로 향했습니다.

오전 10시 1600여명이 온라인으로 동시 접속한 가운데 불교대학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지부별 활동 영상을 보고, 이어 불교대학생 3명의 소감 나누기를 함께 들었습니다. 세 명 모두 공통으로 괴로움의 원인이 내 안에 있었고, 그것을 알게 되니 마음이 편해지고 가벼워졌다는 나누기를 해주었습니다.

“작년 12월, 남편과 이혼 이야기를 한 뒤 원망과 미움으로 가득 차 괴로워하던 중, 불교대학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던 중 불교대학 수업에서 “사람은 각자 자란 환경과 업식이 달라 다르게 프로그램이 되어 있을 뿐, 옳고 그름이 아니다”라는 법문을 들었습니다. 그 순간 번쩍 눈이 뜨였습니다. 내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17년 동안 남편을 끊임없이 시비하며 괴롭혀온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신기하게도 분노가 사라지고 원망 대신 감사함이 차올랐습니다.”

“이제 저는 괴로움의 원인이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저의 습관과 아상에 있음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면 그것을 알아차려 내려놓고,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과 다른 사람의 입장도 이해해보려고 노력합니다. 또 매일 108배를 하면서 저 자신을 되돌아보고 참회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연습하다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토끼, 다람쥐처럼 생기 있게 살아갈 힘도 생겼습니다.”

“불행이 나를 피해 가기를 바라는 마음, 계획한 대로만 살고 싶은 마음이 내 안에 있었습니다. 정토회 깨달음의 장에서 돌아온 뒤, 괴로움의 원인이 밖이 아닌 내 안에 있음을 알아차리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깊이 생각하는 성격은 때론 망상을 키워 불안을 만들고, 꼼꼼함은 너무 지나쳐 결정장애가 되기도 하고, 공감 능력은 가끔 부정적 감정을 공유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알아차림으로 나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가볍게, ‘아님 말고!’ 하면서 나를 옭아매던 무거운 마음들도 하나씩 내려놓습니다.”

이어서 불교대학생들은 청법 삼배로 스님에게 법을 청했습니다.

붓다의 삶을 통해 깨달음을 배우다

“안녕하세요, 정토불교대학생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불교의 근본 가르침과, 그 가르침을 펼치며 괴로움 없이 삶을 살아가신 고타마 붓다의 삶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분은 어린 시절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문제의식을 가져서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셨는지, 어떻게 수행하셨는지, 어떻게 자기를 돌아보고 반성하셨는지, 그리고 새로운 길인 중도의 길을 발견하고 그 길을 따라 정진해서 마침내 깨달음을 얻으셨는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깨달음의 내용이 무엇인지, 깨달음을 얻고 난 후 모든 괴로움이 사라진 상태로 45년 동안 어떤 삶을 사셨는지도 함께 공부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식이 아닌 체험, 그리고 마음공부

불교는 지식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직접 체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괴로움도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에서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불교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결국 ‘마음 나누기’입니다. 아무리 좋은 얘기, 즉 부처님에 관한 얘기나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기억한다고 해도 그것은 지식일 뿐 체험은 아닙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내 마음의 상태가 어떤지를 아는 것입니다. 이것을 ‘알아차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알아차린 마음을 도반과 함께 나누는 것을 ‘마음 나누기’라고 합니다. 마음 나누기를 하려면 먼저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런데 첫째, 우리는 자기 마음을 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자기 마음을 모릅니다. ‘내 마음, 내가 몰라’ 이런 말 있잖아요. 자기를 살피지 않기 때문이에요. 둘째는 마음을 내놓기가 어렵습니다. ‘내 마음을 남에게 들키지 않아야 한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오랫동안 자기 마음을 남에게 숨기며 살아왔기 때문에 그것을 내놓는 일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첫째는 자기 마음을 알지도 못하고, 둘째는 알아도 내놓기 어려워합니다. 그러면 이 사람이 정말 자기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도반들과 함께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차리고 내놓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대부분 자기 마음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몇 번 연습하다 보면 조금씩 마음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마음을 내놓는 것은 확인 작업을 하는 것이고, 마음 나누기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내놓기 전에 먼저 내 마음을 내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이것을 알아차림 또는 깨어 있기라고 합니다. 자각(自覺)이라고도 합니다. 이것이 수행의 가장 핵심입니다.

여러분들은 항상 자기 상태를 자기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좋으냐 나쁘냐를 따지기 전에 욕심이 일어나면 ‘아, 욕심이 일어나는구나!’ 하고 먼저 알아차려야 합니다. 욕심이 일어났다고 ‘나쁘다’라고 판단하지 말고, 좋고 나쁨을 따지기 전에 지금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먼저 자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불교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공부하고 부처님에 대해서도 공부하지만, 그것은 사실 불교에 대한 지식에 불과해요. 물론 그런 공부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깨달음에 이를 수 없습니다. 자기가 자기를 아는 것이 깨달음이에요. 그래서 늘 자기 상태를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먼저 자기 마음 상태를 점검해 보세요. 지금 내 마음이 어떠냐, ‘좀 답답합니다’. 왜 답답한가요? 이유가 있습니다. 못 알아들어서 그래요. 못 알아들으면 마음이 답답하죠. ‘마음이 조급합니다’. 왜 조급한가요? 다른 사람과 약속했는데 법문이 늦게 끝나니까, 다음 약속에 늦을까 봐 내 마음이 불안하고 조급한 겁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유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불안하고 조급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먼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이어 스님은 법문에서 도반들과 함께하는 공동 정진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천일결사를 안내했습니다. 이어 불교대학 졸업 후에는 경전대학에서 대승불교와 선불교를 배우며 마음공부를 더 깊이 하길 당부하며 여는 말씀을 마쳤습니다.

”자, 그러면 여러분들이 공부하면서 생긴 이런저런 질문들을 들어보겠습니다.”

수행을 시작한 불교대학생들이 수행하면서 느낀 궁금한 점을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 수행을 계속하면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힘도 점점 빨라질 수 있을까요?
  • 무아라면 수행하는 나와 깨닫는 나는 누구이며, 실체가 없다면 수행은 누가 하는 것인가요?
  • 깨달음을 향한 강한 결심과 욕망에 대한 집착은 무엇이 다르며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 수행의 관점에서 기도는 어떤 의미를 가지며, 108배는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 것인가요?
  • 불교를 권하는 전법과 상대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할까요?
  • 정토회의 18계본은 왜 필요하며, 수행자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할까요?

그 중 기도에 대한 법문을 소개합니다.

기도의 역할은 무엇이며, 108배와 참회는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천일결사기도를 할 때, 수행 관점에서 이 기도가 갖는 역할이나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참회하는 것도 기도로 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정토불교대학에 다니며 기도는 각자의 바람을 이루려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건 그냥 내려놓으면 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 천일결사기도를 하며 108배를 한 달 정도 해왔습니다. 그리고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기도에 관한 스님의 여러 가지 말씀을 들으며 좀 더 이해해 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기도가 어떻게 이루어 지는지에 관해서는 더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저는 천일결사기도를 하면서 108배를 운동처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제가 올바르게 기도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부처님께 소원을 비는 기도는 종교적 관점으로 하는 기도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기도의 본래 의미와 수행적 요소

“‘기도’라는 말은 보통 기도하는 사람이 뭔가 간절히 바라는 바가 있어서 그것을 이루기 위해 정성을 쏟을 때,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정신을 딱 집중할 때 ‘기도’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기도드리기 전이나 기도 중에는 먹고 싶은 것도 절제하고, 옷도 단정히 입고, 불편한 잠자리도 감수하며 했습니다. 그리고 부정하다고 인식되는 것들을 멀리했습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을 청결히 하고 기도를 드려야 소원이 성취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원을 비는 사람이 맛있는 음식도 절제하고 편한 잠자리나 부부관계도 포기하면서 산이나 동굴 속에 가서 기도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도하는 사람의 소원이 간절하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이렇게 간절함이 크면 어떤 일을 할 때 그 목표를 성취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그래서 옛말에도 ‘지성이면 감천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 말은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응한다’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정성을 다해서 소원을 비는 행위를 일반적으로 ‘기도’라고 합니다.

이렇게 기도는 두 가지 관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하나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소원을 비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도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나에게 편익을 주는 여러 가지 요소를 포기할 정도로 그 소원이 간절하다는 것입니다. 평소의 일상에서 만족을 주는 수많은 것들을 포기하면서까지 기도하는 자세는 소원을 이루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도’라는 것의 의미입니다.

모든 걸 내려놓는 기도

그런데 보통 일반 절에서 받는 기도 접수는 이런 수행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돈만 많이 내면 소원이 이루어질 거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일반적인 소원 성취 기도를 하시겠다는 분들께도 수행 관점으로 하시는 걸 말씀드립니다. 어떤 욕심을 내려놓는 관점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말씀드려요. ‘이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나는 다른 어떠한 것도 다 포기할 수 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기꺼이 감내하겠다.’ 이렇게 수행 관점으로 기도하시라고 조언을 드려요. 그리고 그 기도가 더 깊어지면 그 소원을 이루겠다는 생각마저 포기할 정도로 모든 걸 내려놓는 상태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그 소원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렇게 ‘기도’라는 것은 애초부터 수행적 요소를 품고 시작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기도’라는 용어를 쓸 때는 뭔가 이루고 싶은 어떤 목표를 강조할 때 사용하고, ‘수행’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비는 사람이 포기해야 하는 기도의 과정을 강조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기도’는 보통 세속적인 것을 얘기할 때, ‘수행’은 어떤 자기 단련, 수련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도’라는 것에는 원래 이 두 가지 의미를 다 가지고 출발한 것이라 구분해서 사용할 때도 있고 그냥 통칭해서 포괄적 의미로 사용할 때도 있습니다.

일반 절에서 보통 ‘천일기도를 접수한다.’, 또는 ‘천일기도를 드린다’라고 할 때는 비는 사람이 돈만 내고 이름만 올리는 형식입니다. 그래도 소원이 이룰 수 있다고 말해요. 비는 사람이 어떤 욕구 절제나 수행 관점이 없어도 그의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면 ‘세속적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들께서 옛날부터 해오신 ‘기도’라는 것은 이런 종류의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머리에 제물을 이고 산 속에 가서 추위와 잠을 이겨가며 밤샘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런 기도는 수많은 어려움을 감내하더라도 소원을 이루겠다는 지극한 정성이 들어가는 기도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기도는 이미 수행 관점이 절반 이상 깃든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

정토회가 하는 기도는 수행의 관점으로 합니다. 그런데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된다는 수행자의 지향 또한 그것에 집착하면 ‘괴로움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궁극적인 목표는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신의 욕구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권력이나 명예를 탐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욕망, 재물이나 수명장수를 탐해서 부자로 건강하게 오래 살길 바라는 것, 이런 것에 목표를 두지 않는 것이 일반적으로 하는 ‘세속적 기도’와 ‘정토회에서 하는 기도’와의 차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천일결사기도의 목표’처럼 기도에 어떤 약속 같은 게 있어서 의문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절을 할 때는 어떤 생각이나 마음으로 해야 할까?’, 또는 ‘뭔가에 집중해서 하는 게 바른 기도가 아닐까? 그냥 이렇게 절만 해도 되는 걸까?’하는 의문이나 막연한 부분들이 있어서 질문드린 것입니다.”

“질문자는 첫째, 절할 때 어떤 생각도 없이 해도 괜찮습니다. 그래서 그저 운동만 된다고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우리가 마음이 건강해지려면 몸의 건강도 필요합니다. 절을 많이 하면 운동이 많이 됩니다. 먼저 절은 전신 운동이 되니 몸을 건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래서 절을 하면 하지 않는 것보다 낫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운동을 해도 수행이 된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겠죠. 즉, 운동 삼아서 하는 절로 수행까지 된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도할 때 절을 하면, 하지 않는 것보다, 또 운동 삼아 하더라도 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낫습니다.

마음을 내려놓는 기도

천일결사기도에서 절을 할 때는 ‘머리를 숙인다.’, ‘나라는 것을 내려놓는다’라는 관점으로 하는 것입니다. . 절이라는 행위는 내 생각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마음이나 관점을 표현하는 몸동작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옳다’, ‘내가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런 고집을 내려놓는 관점으로 절을 하면 수행에 도움이 됩니다. ‘제가 부족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절을 하면 좋습니다. ‘제 고집을 내려놓겠습니다’ 이래도 됩니다. ‘잘난 척하지 않겠습니다’ 이것도 좋습니다. 나를 고집하는 태도 즉 ‘내가 옳아’, ‘나는 잘났어’ 이런 고집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관점으로 절을 하면 수행에 도움이 됩니다. 만약 남편으로서 아내와 갈등하고 있다면 ‘아내의 말은 다 옳습니다’ 이런 명심문을 새기며 절을 해도 좋습니다. 부모가 아이와 갈등하고 있다면 ‘아이 마음을 이해하겠습니다’ 이런 명심문으로 절을 해도 좋습니다. 직장에서 상사와 계속 부딪힌다면 ‘상사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이렇게 절을 해도 좋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수행 관점에서 ‘절’이라는 것은 ‘내 고집을 내려놓겠다’라는 몸으로 하는 표현입니다. 그래서 ‘내 생각을 내려놓겠다’라는 관점으로 절을 해도 되고, 또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인다’라는 관점으로 절을 해도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며 절을 할 때는 온몸을 낮게 숙이듯 마음도 함께 숙이는 관점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어떤 명심문이 있다면 그걸 마음에 새기며 해도 좋고, 어제 하루를 돌이켜보면서 ‘내가 그때 내 생각을 고집했구나!” 이렇게 스스로 자기 잘못을 알아차리고 참회하는 마음을 내어도 좋습니다. 화를 냈다는 것은 그때 내가 옳다고 고집했음을 방증해 줍니다. 짜증도 마찬가지고요. 모두 내가 옳음을 고집한 결과로 화나 짜증이 일어난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큰소리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절할 때 어제 화낸 일이 떠올랐다면 ‘아이고, 내가 그때 내 생각을 고집했구나! 앞으로 그러지 말아야겠다’ 하면서 참회하며 절을 하면 좋습니다. ‘내가 그때 관점을 놓쳤구나!’ 하고 참회의 절을 하면 좋아요. 물론 먼저 말씀드린 것처럼 그냥 절만 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만약 명심문을 새기며 절을 한다면 수행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마음도 함께 숙어질 수 있으니까요.”

“네. 잘 알았습니다. 기도할 때 제 마음을 숙이는 관점으로 하겠습니다.”

방송을 마치니, 울산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인 천도 스님이 스님을 만나기 위해 두북수련원에 방문했습니다.

천도 스님은 스님에게 드리기 위해 떡과 콩물, 김치를 준비해 왔습니다. 환경운동을 하는 두 스님의 만남이니만큼 천도 스님은 떡을 비닐에 포장해 오지 않고 보자기와 쟁반에 포장을 해왔습니다. 떡과 김치를 나눠 먹으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천도 스님은 현 정부의 원전과 댐 등의 대단위 개발 정책에 대해 스님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나누었습니다. 한 시간가량 대화를 하였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스님은 천도 스님을 배웅하였습니다.

스님은 잠시 휴식 후 오후 2시가 되자 경전반 즉문즉설이 있어 다시 방송실로 향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토 경전대학생 여러분. 날씨가 꽤 무덥죠? 어제부터 다시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제가 있는 이곳은 지금 두북수련원에 있는데요. 가뭄이 아주 심하고 어제 한줄기 소나기 온 것을 제외하고는 오늘도 날이 쨍쨍합니다. 오늘 아침에 거사님들과 예초를 하면서 울력을 했습니다. 땀이 비 오듯 했습니다만, 그래도 어제 한줄기 비가 와서 오늘은 조금 나은 것 같습니다.”

사전에 신청한 질문자 6명, 현장에서의 질문자 1명. 총 7명이 경전대학 공부를 하면서 궁금했던 점을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 기도할 때 떠오르는 생각을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데만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갑니다. 어제 하루를 돌아보며 참회하는 기도까지 하지 못하는데, 지금처럼 생각을 내려놓는 수행만으로도 괜찮은지 궁금합니다.

  • 대승불교는 자비와 다름을 존중한다고 배우지만, 경전에서는 소승을 비판하는 내용도 나옵니다. 대승의 소승 비판은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 모든 것이 공하다면 수행 역시 집착할 대상이 아닌 것 같은데, 정토회의 천일결사 절 수행은 부담으로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 기복 불교를 하다가 정토회에서 공부하며 기도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었지만, 의지하던 대상이 사라진 것 같아 허전하고 섭섭한 마음이 듭니다.

  • 군인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무력을 사용하는 군인의 역할이 불교의 불살생 가르침과 충돌하지는 않는지, 군인이라는 직업도 수행자의 삶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잘못된 일에는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야 하는 현실에 있습니다.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 직업 특성상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108배를 하는 수행이 부담스럽습니다. 주변에서는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하지만, 수행 규칙을 그렇게 가볍게 받아들여도 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천일결사에 참여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7명과의 즉문즉설을 마치고 스님은 정리 말씀을 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졸업하게 됩니다. 아직 정토회에 가입하지 않은 분들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수행을 하려면 회원으로 함께하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수행법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천일결사에 참여해 매일 기도하며, 여름에는 명상수련을 하고, 인도 성지순례에도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한꺼번에 다 하려고 하기보다 꾸준히 실천해 나가면 3년, 5년이 지난 뒤에는 어느새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자립형 인간으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정토회원들과 함께 작은 역할을 나누어 맡으며 하나의 모자이크를 완성하듯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국제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지구 환경 위기를 극복하는 일에도 비록 작은 힘이지만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길을 여러분과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졸업식 날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4시에는 얼마 전에 스님이 정비한 고인돌 주변의 꽃밭 터에 꽃을 심기 위해 두북수련원에 조경을 담당하는 보살님들이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스님은 보살님들에게 현장을 보여주며 필요한 나무와 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작은 나무로 심어주세요. 누가 봐도 잘해놨다 싶게 꽃을 심어주세요. (웃음)”

스님은 경주에서 미팅이 있어 5시 20분 두북수련원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스님은 경주시 문화관광국장과 관광컨벤션과장,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전임교수, 동국대학교 RISE 사업추진단 관계자, 경주대학교 문화관광산업학과 전 교수, 경주시 경관정책보좌관, 신라문화원 원장 등 경주의 문화·관광 분야 관계자들과 만나 경주의 문화유산 활용과 관광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원래 이번 주에 시리아를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일정이 취소됐습니다. 비가 와서 농사일도 마무리하게 되어 시간이 생겼습니다. 마침, 경주의 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과 차를 마시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스님은 천룡사 불사와 문화재 보호 및 활용 정책, 최치원·원효 등 역사 인물을 활용한 문화 콘텐츠 개발, 황룡사 복원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경주의 테마기행에 대해서도 제안했습니다.

"테마기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남북통일을 이야기할 때 청소년들에게 '통일해야 한다'라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라 시대에도 이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역사 속에서 보여줄 수 있습니다.

고구려·백제·신라가 서로 싸우던 시절에 신라인들은 진정한 평화는 통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삼한일통의 꿈을 꾸며 황룡사 구층목탑을 세우며 그런 원을 세웠잖아요.

당시 신라는 작은 나라였습니다. 한때는 고구려의 보호를 받기도 했는데, 어떻게 역사의 중심으로 올라설 수 있었느냐. 첫 번째가 가야와의 평화적 통합이었습니다. 가야와 통합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불교 공인이었습니다. 신라는 불교를 금지하고 있었고, 가야는 불교국가였습니다. 통합을 위해서는 가야 귀족의 신분을 인정하고, 가야 사람들이 믿던 신앙을 보장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차돈의 순교를 계기로 불교가 공인됐고, 이후 가야와 통합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통합이 신라를 크게 발전시켰고, 결국 한강 유역을 차지하면서 삼국통일의 기반이 됐습니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순례 코스를 만들 수 있는 거예요. 예를 들면 법흥왕릉에서 시작해 김유신장군묘, 진흥왕릉, 황룡사지까지 이어지는 역사 순례길을 만드는 것입니다.
책으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걸으면서 운동도 하고, 서로 대화도 하고, 현장에서 설명도 듣는 거죠. 이런 것이 바로 이야기가 있는 여행이고 테마기행입니다. 먹고 노는 관광이 아닌 역사와 의미를 함께 배우는 여행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죠.“

또한 경주를 명상과 치유의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구상과 즉문즉설과 예술 공연을 연계한 새로운 문화 프로그램, 야간 관광 활성화와 체류형 관광 모델 등을 제안하며 경주의 문화유산 보호와 활용으로 미래 관광 방향을 함께 모색했습니다.
약 두 시간 동안 이어진 차담을 마무리하며 스님은 말했습니다.

"제가 경주에서 청소년 시기를 보내서 그런지, 저의 모든 사상과 꿈이 다 여기에서 형성된 것 같아요. 그래서 경주가 가진 문화 자원들이 사람들에게 더 의미 있게 활용됐으면 좋겠습니다. 원효라든지 최치원 같은 인물들도 잘 살리고, 체류형 관광도 활성화하고, 사람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웰빙 공간도 만들면 좋겠습니다. 야간 조명을 활용해서 밤에 산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점점 더 각박해질 테니까 휴식 공간도 필요하거든요. 오히려 지금처럼 개발이 덜 된 것이 미래에는 더 큰 경쟁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장점을 어떻게 잘 살려 나갈지 함께 고민해 봅시다."

미팅을 마치고 함께 미팅을 한 분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은 후 스님은 배웅을 받으며 차에 올라 두북수련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스님은 오늘 울력, 법문, 환경, 꽃밭, 문화·관광 등 여러 가지 업무를 보며 긴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결사행자, 법사 자자수련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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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빛KSY

매일 감사드립니다.🙏

2026-07-21 16:47:56

박영일

감사합니다.

2026-07-21 16:08:09

정 명

하루에도 다양한 일을 물 흐르듯 행하시는 모습 자체가 법문입니다

2026-07-21 15: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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