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7.5. 종교인 모임 스리랑카 평화순례 6일째(평화박물관, 출국)
"직장 동료가 제 일을 망쳐놔서 미운데, 이 마음을 어떻게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콜롬보에서 사르보다야 운동을 일으킨 아리야라트네 박사의 업적을 기리는 평화박물관을 방문하고 한국으로 출국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정진 및 명상을 한 후, 아침 산책을 하였습니다. 실무자들과 숙소 앞 해변가를 걸었습니다. 해변가에는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는 게 아니라 기찻길이 있었습니다. 기찻길 밑에는 큰 바위들이 있고 바위 밑에는 파도가 철썩이는 바닷가가 있었습니다.

“내려가 봅시다.”

바위를 내려가서 바닷물에 잠시 발을 담가보았습니다.

“올라갈 때 모래가 신발 바닥에 묻어 미끄러우니 조심해서 올라가세요.”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 아침 7시부터는 아침 식사를 하였습니다. 아침 식사 후에는 지난 6일 동안 일정을 함께한 한국 종교인들과 평가 회의를 하였습니다.

박남수 교령님이 먼저 이번 순례를 돌아보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번 순례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참가자들도 사전에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냥 따라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방문하는 나라와 종교, 역사에 대해 알고 가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공항에서 귀빈으로 맞이 받는 순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를 위한 예우가 아니라 법륜스님께서 오랫동안 쌓아오신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한국에 초청할 때도 종교 지도자들에게 더 세심하게 예우를 갖추고, 각 종단의 역사와 의미를 충분히 소개해 드리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어 박종화 목사님도 이번 순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전쟁 피해 주민들을 직접 만난 일정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단순히 종교 지도자들만 만나고 끝났다면 아쉬웠을 텐데, 현장에서 실제 고통받는 주민들을 만났기 때문에 이번 순례의 의미가 더욱 깊었습니다. 종교가 결국 사람들의 삶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정토회와 현지 스태프들이 너무 안정적으로 일정을 운영해 주셔서 참가자들이 아무 걱정 없이 일정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 일정에서 이렇게 편안하게 다녀본 경험이 많지 않았습니다.“

김홍진 신부님도 소감을 밝혔습니다.

"작년에 다르마샥티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현장을 보니 훨씬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여러 종교가 자연스럽게 함께 활동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자프나에서는 전쟁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여도 사람들 마음속에는 아직 상처가 남아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여러 종교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협력하는 모습은 한국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데 다르마샥티는 종교 간 화합의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대선 교무님도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번 일정은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현장을 직접 보면서 그동안 법륜스님께서 해오신 활동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이런 교류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번 순례의 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다르마샥티와 한국 종교계에 공유하고, 이를 향후 협력의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아울러 청년과 중견 종교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정기적인 교류를 확대해 한국과 스리랑카의 평화·화해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향후 협력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종교 간 교류와 지원사업을 계속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평화재단은 교류 사업을 지원하며, JTS는 다르마샥티가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할 때 필요한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협력해 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종교 간 화해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함께 돕는 실천이 이어질 때 지역사회에서 다르마샥티의 역할도 더 커질 것입니다."

평가회의를 마치고 INEB 이사장 하르샤 님과 사무총장인 무 님과 잠시 회의하였습니다.

회의에서는 스리랑카의 한국어 교육과 한국 유학, 한국 취업 증가 등 양국 교류 현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또한 스님의 10월 미국 싱크탱크 방문 계획과 함께 동북아 평화를 위한 대북 정책 및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의견을 나눴습니다. 아울러 INEB가 추진하는 소액 금융 사업 추진 가능성과 NGO와의 협력 등 향후 국제 협력을 위한 실무적인 방안도 함께 논의했습니다.

스님 일행은 귀국에 앞서 사르보다야 창립자 아리야라트네(Dr. A.T. Ariyaratne) 박사님의 평화박물관을 방문해 고인을 추모하고 그의 삶과 평화운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1993년 보스턴에서 처음 아리 박사님을 만난 이후 오랫동안 교류와 협력을 이어왔습니다. 아리 박사님은 간디 사상과 불교를 바탕으로 '모두의 깨달음'을 지향하는 사르보다야 운동을 창립하고, 노동을 나누는 쉬라마다나 운동을 통해 마을 공동체 개발을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내전 기간에는 평화 행진을 비롯한 다양한 화해 활동을 이끌었으며, 불교의 가르침을 공동체 발전과 평화 구축에 접목했습니다. 또한 평화박물관과 명상 센터를 통해 수감자와 판사, 청소년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치유와 평화교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1시 사르보다야 평화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아리 박사님의 부인과 딸 차리카 님이 스님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스님의 마지막 방문이 2023년 5월 18일입니다. 이렇게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를 나눈 후 바로 보리수나무 아래에 있는 부처님을 참배하였습니다. 며칠 전 스님 일행이 참배를 했던 아누다라푸라의 스리 마하보디에서 보리수의 가지를 가져와서 심은 보리수나무였습니다. 그리고 아리 박사님의 유골이 모셔진 탑에 분향했습니다.

스님과 인연이 있는 담마난다 스님도 스님에게 인사를 하러 왔습니다. 오랜만에 만남에 서로 손을 잡고 반가워했습니다.

아리 박사님 아들인 빈야님도 스님이 오셨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와 인사를 했습니다.

11시 30분 사르보다야에서 준비해 준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차리카님이 식사를 채식으로 준비했다고 하자 스님이 웃으면서 이야기했습니다.

“괜히 저 때문에 다들 채식으로 드시게 되었네요.”

스님은 담마난다 스님에게 공양 전 기도를 부탁하였습니다. 담마난다 스님이 남방 불교식으로 염불해 주었습니다.

염불이 끝나고 스님이 말했습니다.

“불교식으로는 사두 사두 사두하고 먹습니다. 목사님 신부님은 아멘 하고 드십시오(웃음)”

점심식사를 하고, 그동안 일정을 함께 했던 수칫, 무 님이 다른 일정이 있다고 하여 이곳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수칫님은 지난 6일간 이번 일정의 실무를 맡아주었고 통역을 해주었습니다.

“두 분 다 수고하셨습니다. 곧 또 봅시다”

평화 박물관 투어에 앞서 스님은 한국 종교인들을 소개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다섯 종교가 함께 종교 간 대화를 하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활동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다르마샥티와의 교류를 통해 불교, 힌두교, 이슬람, 기독교 공동체를 모두 방문했습니다. 귀국하기 전에 아리 박사님의 사르보다야 운동을 배우려고 이곳을 찾았습니다."

빈야님이 환영 인사를 하였습니다.

"귀국하기 전에 아버지를 찾아와 추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는 법륜 스님과 JTS를 늘 높이 평가하셨습니다."

이어서 차리카님의 안내로 박물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차리카님이 아리 박사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박사님이 열네 살이었을 때였습니다. 학교에 가는 길마다 한 여성이 돈을 달라고 했습니다. 당시 박사님은 부모님께 받은 용돈이 25센트뿐이었는데 그 돈을 그 여성에게 드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여성의 집 앞을 지나가다가 새끼줄을 꼬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일을 하고 계시는데 왜 돈을 구걸하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여성은 '중간 상인이 수익을 모두 가져가기 때문에 나는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한다'라고 답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여성들이 직접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그것이 콜롬보에 등록된 첫 번째 협동조합이 되었습니다.“

사르보다야의 의미와 쉬라마다나, 사르보다야 운동이 확산되는 과정, 내전 당시의 아리 박사님의 평화행진도 설명했습니다.

"'사르보다야'라는 말은 원래 간디가 사용한 말로 '모두의 복지'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아리 박사님은 복지라는 말에는 누군가에게 받기를 기대하는 의미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모두의 깨달음'이라는 의미로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교사로 처음 부임한 뒤 학생들과 함께 농촌으로 갔습니다. 당시 학생들은 스리랑카의 가난한 현실을 잘 알지 못했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마을 사람들과도 접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과 함께 노동을 나누는 '쉬라마다나(Shramadana)'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쉬라마'는 노동, '다나'는 나눔이라는 뜻입니다. 노동을 함께 나누며 공동체를 변화시키자는 운동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개 마을에서 시작했습니다. 처음 목표는 100개 마을이었고, 이후 1000개 마을, 나중에는 1만 5천 개 마을로 확대되었습니다.

내전 당시에는 카타라가마에서 자프나까지 평화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수천 명씩 모였고, 행진이 이어질수록 참여자가 계속 늘어났습니다. 결국 당시 대통령이 헬리콥터를 타고 와 '암살 위험이 있으니 중단해 달라'고 요청해 자프나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이후에도 남부와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평화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스님은 한국에서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고, 방명록을 작성하며 평화와 화해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아리 박사님의 삶을 되새겼습니다.

마침 이곳에 URI(세계종교연합) 사무실이 있어서 한국 URI 대표인 김대선 교무님이 이곳 스리랑카 URI 운동을 보며 기뻐했습니다.

어느덧 3시가 되어 공항에 이동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URI 사무실 앞에서 함께 단체 사진을 찍은 후 다음에 만날 날을 기약하며 스님 일행은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오후 4시 스님 일행은 콜롬보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스님은 지난 6일간 안전하게 스님 일행을 위해 운전해 준 기사와 조수에게 감사의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기사는 매일 아침 차에 향을 피우며, 안전한 여행이 될 수 있게 정성껏 기도해 주었고, 버스에 타면 늘 웃는 낯으로 스님 일행을 맞이해주었습니다.

이번 일정의 전체 실무를 맡았던 JTS 김윤미 님은 다른 비행기로 중국을 거쳐 인천으로 가게 되어 인사를 하고 먼저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출국 수속을 마치고 탑승을 하기 전에 게이트 앞에 앉아 원고를 수정했습니다.

스님 일행은 오후 7시 50분 비행기에 탑승해 한국으로 출국하였습니다. 한국 시각으로 내일 아침 7시 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어 지난 5월에 있었던 즉문즉설을 소개합니다.

직장 동료가 제 일을 망쳐놔서 미운데, 이 마음을 어떻게 할까요?

“저는 평소 화가 나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 제 마음을 알아차리고 긍정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막상 실제로 상황을 맞닥뜨리면 그것이 어렵습니다. 얼마 전 직장에서 한 동료가 저를 도와주겠다며 제 일을 하다가 실수를 해서 일을 망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부탁한 적도 없었거니와 그 실수가 마치 제 실수인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되어 더 속상하고 짜증이 났습니다. 그 동료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도와주려는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기에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일이 계속 떠오르고, 그 동료를 볼 때마다 미운 감정과 불편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이럴 때 저는 제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스려야 할까요?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알아차린 뒤, 거기에 끌려가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바꾸려면 어떤 연습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자꾸 어떻게 하려고 하기보다 수행의 출발은 다만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아, 내가 지금 기분이 나쁘구나.’, ‘그 일을 생각하면 기분이 나빠지는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돼요. 생각보다 우리는 자기 마음도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면서도 내가 그 사람을 미워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때가 있어요. 그런데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면 기분이 나쁜 이유가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결국 그 일에 내가 집착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미워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내가 그 사람을 나쁘게 보고 있다는 얘기예요. 그런데 실제로는 어떤 생각에 내가 붙들려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우리는 수행을 통해 좋고 나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라는 관점을 배우잖아요.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라는 생각을 붙들고 있습니다. 그 생각에 집착하니까 기분이 나쁘고 미운 마음도 생기는 거죠.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단순히 감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를 뿐인 일을 두고 내가 옳고 상대는 그르다는 상을 짓고 거기에 집착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알아차린다는 것은 내가 집착하고 있는 그 ‘내가 옳다’는 전제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기분이 나쁜 것을 참으라는 뜻도 아니고, 기분이 나쁜 것을 알아차린 다음에 또 다른 특별한 방법을 해야 한다는 뜻도 아니에요. 그저 기분이 나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우리는 이미 기분이 나쁜 원인이 내가 옳다는 집착에 있다는 것을 배워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뜨거운 물건을 손으로 집었다가 바로 놓아버리듯이 그 집착을 놓아버리면 됩니다. 그러면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돼요. 지금 당장은 잘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꾸준히 연습하면 점점 영향을 덜 받게 됩니다.

질문자는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왜 쓸데없는 일을 해서 일을 망쳤을까?’, ‘왜 남의 일에 주제넘게 간섭했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움켜쥐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일이 망쳐진 것에 대한 집착도 놓지 못하는 겁니다. ‘저 사람만 없었으면 내가 그 일을 망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붙들고 있으니까 그 사람만 봐도 기분이 나빠지는 거죠.

그 일은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지금은 그것이 잘된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 사실 알 수가 없어요. 짧게 보면 분명히 손해를 본 것 같고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긴 시간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코로나19를 한번 생각해 보면, 당시에 우리는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긴 역사 속에서 보면 어떨까요?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끼친 해가 더 컸을지, 비행기와 배의 운행이 줄고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면서 기후변화를 늦추는 데 일정한 영향을 준 것이 더 큰 이익이었을지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즉 우리가 지금 나쁘다고 생각하는 일이 지나고 보면 결과적으로 더 좋은 일이 될 수도 있고, 또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나중에는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그런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어요. 어떤 사람이 장관이나 총리 후보로 지명되면 그날은 좋은 일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과거의 비리가 드러나 결국 낙마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임명될 때는 복처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화가 된 겁니다. 이처럼 어떤 일이 좋은지 나쁜지는 짧게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길게 봐야 비로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요.

질문자는 지금 짧은 시각에서만 보고 있는 겁니다. ‘저 사람만 개입하지 않았으면 내가 이 일에 성공했을 텐데.’, ‘저 사람 때문에 실패했다.’ 이런 생각을 계속 붙들고 있으니까, 기분이 나쁜 거예요. ‘지금은 잘못된 일처럼 보이지만 길게 보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하고 그 집착을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짧은 시야로 보기 때문에 아무리 놓으려고 해도 잘 놓아지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괴로움이 계속 생기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이 그런 뜻이에요. 이 일 자체는 본래 좋은 일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니에요. 그런데 내가 꼭 성공시키고 싶다는 집착이 뜻대로 안 되었고, 그 원인을 상대에게 돌리니까 그 사람만 보면 미워지는 거죠. 그래서 기분이 나쁘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때는 한 가지를 더 봐야 합니다. ‘아, 내가 지금 이 일에 집착하고 있구나!’ 이것을 자각하는 거예요.

기분이 나쁜 이유는 결국 집착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기분이 나쁘지 않으려면 그 일을 놓아야 하겠죠. 현실에서는 그게 잘 안됩니다. 안 놓아지면 계속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어요. 그럴 때는 억지로 없애려고 하지 말고 그 기분을 안고 가면 됩니다. ‘아, 또 생각하니까 기분이 나쁘네.’ 이렇게 알아차리는 거예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 순간, ‘그래, 다 지나간 일이었지.’, ‘계속 붙들고 있어 봐야 뭐 하나.’ 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점점 그 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2026 여름명상

전체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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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오행

늘 함께 합니다.고맙습니다.()()()

2026-07-08 08:15:01

풀빛KSY

매일 감사드립니다.🙏

2026-07-08 08:12:35

길상화

감사합니다

2026-07-08 0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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