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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랜만에 종일 휴식을 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부탄 출장 일정 이후로 여독을 풀 새 없이 INEB 일정을 진행해서인지 오늘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아침 일찍이 원고를 교정하고 오늘 하루는 휴식과 치료에 집중했습니다.
내일은 죽림정사 특별 법회와 상무대 특별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으므로 지난 5월 즉문즉설 법문 한 편을 소개하고 마칩니다.

“저는 올해 85세이고, 정토회에 몸담은 지 23년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깨달음의 장’에 갔다가 이렇게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정토불교대학과 정토경전대학을 모두 졸업했고, 인도 성지순례도 다녀왔습니다. 스님의 법문과 부처님 말씀을 좋아해서 제 삶에 큰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나이가 되고 보니 하루하루 몸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조금만 무리해도 다리와 허리가 아프고, 무언가를 하기도 싫어지고 용기도 잘 나지 않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이제라도 정토회를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 마치 제 인생이 끝나는 것 같고 제 존재감마저 사라지는 것 같아 망설여집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어제 이곳에 도착했고, 오늘 이렇게 스님도 뵙고 도반님들도 만나니 힘이 납니다. 앞으로 제가 언제까지 정토회에 몸을 담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처럼 나이가 들었을 때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질문자가 저보다 열 살이나 더 많으시네요. 저도 요즘 몸이 여기저기 계속 아프거든요. 마치 오래된 차가 폐차 직전에 이 고장, 저 고장이 번갈아 나는 것처럼요. 하나를 고치면 또 다른 데가 고장 나고, 이럴 바에는 차라리 폐차하는 게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나이가 들면 몸의 기능이 곳곳에서 고장이 납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서암 큰스님 재일(齋日)이라 봉암사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80세가 넘은 노스님이 한 분 계십니다. 그분이 저에게 아직도 건강하게 전 세계를 돌아다니느냐고 물으셔서, ‘저도 요즘은 여기저기 아프고 자꾸 고장이 납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스님께서 ‘일흔이 되기 전에는 내가 몸을 끌고 다니지만, 일흔이 넘으면 마음을 몸에 맞춰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70세 이전에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 몸을 끌고 가지만, 70세가 넘으면 몸이 먼저고 마음이 따라가야 한다는 뜻이에요. 참으로 지당한 말씀이지요. 마음만 앞세워 각오하고 결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무리해서 애쓰지 말고, 몸이 허락하는 만큼만 하라는 거예요.
그 말대로면 설거지하다가 힘이 들면 한숨 자고 다시 하고, 밥을 먹다가도 힘들면 좀 쉬었다가 다시 먹고, 명상하다가도 몸이 힘들면 잠시 누웠다가 다시 하면 됩니다. 이렇게 몸의 상태에 따라서 하라는 거예요. 제 이야기는 잘 들리세요?”
“예, 잘 들립니다.”

“80세가 넘으셨는데도 잘 들린다니 다행입니다. 제 목소리가 요즘 많이 변해서 예전처럼 카랑카랑하지가 않거든요. 우리는 늘 몸을 이끌고 살아갑니다. 좀 힘들어도 일을 하다 보면 또 괜찮아지고요. 저도 평생 그렇게 살아온 편인데, 그 스님 말씀을 들으면서 참 지당한 말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몸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어떤 일을 할 때도 첫째, 몸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합니다. 그 이상을 하면 병을 자초하게 됩니다. 젊을 때처럼 참고 버티면 안 됩니다. 둘째, 예절을 중요시하는 유교에서도 사람이 80세가 넘으면 예의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법당에서 예불하다가 피곤하면 누워도 되고, 제사 지낼 때 절을 안 해도 된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80세까지 사는 사람이 드물었어요. 그 나이까지 살면 증손자도 보게 되지요. 그래서 80세가 넘으면 ‘살아 있는 귀신’이라고도 했습니다. 여기서 귀신이라는 말은 나쁜 의미가 아니라, 거의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는 의미예요. 사람이면 조상에게 절을 해야 하고 부처님께 절을 해야 하지만,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기 때문에 굳이 절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는 거죠. 이런 이야기도 결국은 ‘몸의 상태에 따라 하라’라는 선인의 말씀과 같은 맥락입니다. 따라서 내가 할 수 있으면 하되, 무리는 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부산에 사는 어느 법사님의 어머니도 연세가 많으신데 절은 하시지만, 봉사는 예전만큼 못 한다고 해요. 사실 80세가 넘으면 혼자 사는 것은 조금 위험합니다. 늘 누군가 옆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어떤 분은 바람이 갑자기 불어서 문이 확 열리는 바람에, 문에 끌려가 넘어져서 허리를 다쳐 고생한 적이 있어요. 또 어떤 분은 선반에서 물건을 내리려고 의자에 올라갔다가 넘어져 다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나이가 들면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80세가 넘으면 이렇게 꼭 법당에 오시지 않아도 됩니다. 어떤 일을 할 때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럴 때는 인터넷으로 연결하면 됩니다. 정토회는 세계 어디에 있어도 연결할 수 있잖아요. 워싱턴 미주 정토회관에 가려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정토회에 요청해서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켜고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오프라인으로 회의할 때 해외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방식으로 연결합니다. 정토회 회원이라면 어디에 있던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마련되어 있어요. 이렇게 하면 숨이 끊어질 때까지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질문자는 아직 건강해 보이시니까 다른 지병이 없다면 90세까지도 함께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 스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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