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6.18. INEB 일정 6일 차(실상사)
“진실은 믿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실 검증에서 오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INEB(국제참여불교연대) 스터디 트립 6일째 날로, 스님과 참가자들은 실상사와 인드라망생명공동체에 대한 견학 일정을 보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새벽 5시, 두북수련원을 출발하여 전라북도 남원시 실상사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스님은 원고 교정을 보았습니다.

INEB 방문단은 두북수련원에서 취침하고 새벽 예불만 드린 뒤 차량에 탑승하여 실상사로 이동했습니다.

오전 7시, 스님의 차량이 실상사로 들어가기 직전의 다리인 해탈교 근처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참가자들을 태운 차량은 중간에 휴게소 화장실에 들렀다 오느라 도착 시간이 조금 늦어졌습니다. 중간 휴게소를 들리지 않고 바로 온 스님은, 방문단이 한 번에 들어가야 안내하는 사람이 여러 번 안내하지 않아도 되니 다른 차량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자고 했습니다. 스님은 가사를 입고 차 안에서 참가자들 차량 세 대가 해탈교로 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차량이 도착하고, 해탈교를 지나서 실상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공양간(양혜당) 앞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스님은 차에서 내려서 대웅전으로 향했습니다.

스님은 대웅전에 들어가서 참배를 했습니다. 참가자들도 스님을 따라 대웅전으로 들어가서 함께 참배를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하루 묵을 숙소(휴휴당)를 안내받았습니다. 각자 이름이 적힌 방으로 들어가서 짐을 풀었습니다.

숙소 안내를 하고 있는 중에, 저 멀리서 대한불교조계종 실상사 조실이자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지도법사이신 도법스님이 휴휴당으로 오셔서 스님과 INEB 방문단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도법스님은 직접 공양간으로 안내해 주시며 함께 아침 식사를 하러 이동했습니다.

실상사의 첫 일정은 공양간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새벽부터 이동한 INEB 방문단을 위해 실상사에서 정성스럽게 아침 식사를 준비해 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먹을 만큼 덜어서 셀프 배식을 하고 자리에 앉아 식사를 했습니다. 개인이 사용한 그릇은 각자 설거지를 하고 공양간을 나왔습니다. 참가자들은 오전 8시 30분 실상사 둘러보기 전까지 경내를 산책하거나 휴식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스님은 오늘 참가자들과 함께 일정을 온전히 보내기로 했습니다. 실상사 둘러보기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까지 스님과 도법스님은 자리를 옮겨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오전 8시 30분, 천왕문 앞에서 실상사 둘러보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실상사의 범정 님이 영어로 참가자들에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스님도 천왕문으로 와서 참가자들과 함께 실상사 둘러보기를 시작했습니다.

천왕문은 실상사로 들어가는 첫 관문입니다. 실상사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면서 경내 시설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천왕문을 지나 동서 삼층 석탑, 석등을 둘러보고 경내 실상사 목탑지에 도착해서 설명을 들었습니다.

스님은 설명을 듣다가 참가자들이 알면 좋을 내용을 가이드 설명에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한국에서 불교 탑을 세울 때 탑 안에 불교 경전이나 사리를 넣는 경우가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바로 불국사 석가탑 안에서 발견된 경전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사리를 보관할 때 석탑과 목탑의 위치가 다르다는 것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스님이 실상사 목탑지의 심초석을 가리키며 사리를 보관했던 곳이라고 안내해 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이 흥미진진하게 들었습니다. 스님의 설명이 더해지자, 황룡사의 목탑과 실상사의 목탑이 연결되고, 실상사 내의 석탑과 목탑이 연결되어 내용상으로 더 풍성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장소인 약사전으로 향했습니다. 약사전에는 철조 여래좌상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스님이 약사전 안으로 들어가 참배하고 불상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약사여래불은 일반적으로 공양 그릇을 들고 있는데, 이 불상은 그런 것이 없네요. 부처님의 손 모양만으로는 약사여래불이 아닌 것 같은데...?”

확인해 보니, 아픈 사람들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사람들이 많이 와서 기도하고 빌다 보니 약사여래불이 되었고, 지금도 실상사 약사여래불이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이 불상의 두 손은 파괴되어 나무로 만들어 끼워져 있는데, 원래의 손은 약사전 오른쪽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다음 장소인 실상사의 주법당 보광전으로 향했습니다. 보광전에 모셔진 본존불은 조선시대에 조성한 것인데, 이에 대해 스님이 어깨를 움츠렸다가 허리를 펴 보이며 불상의 차이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여기 법당에 있는 불상은 조선시대 불상이에요. 신라시대 불상과 조선시대 불상의 모습이 약간 다릅니다. 신라시대에는 불교가 국교였기 때문에 불상이 당당하고 허리가 깁니다. 조선시대에는 불교가 억압받은 시대라서 등이 굽어 있어 허리가 없고 목이 짧은 것이 특징이에요.”

보광전을 나와서 공양간을 지나 실상사 밖으로 나왔습니다.

바로 실상사 농장이 있었습니다. 실상사 농장에 와서 여러 작물이 심겨 있는 것을 보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공동체 식구들이 현재 논 7천 평, 밭 5천 평의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다고 했습니다. 동남아에서 온 참가자들은 친환경농법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 벼를 언제 심어서 언제 수확하나요? 동남아는 1년에 두 번 벼를 수확하는데, 여기는 1년에 몇 번 수확하나요?
  • 유기농 퇴비는 어떻게 만드나요? 퇴비도 100퍼센트 이곳에서 만든 것을 사용하나요?
  • 우렁이를 활용해 농사를 짓는다면, 벼를 수확한 이후 우렁이는 어떻게 되나요? 그 우렁이를 먹나요?
  • 우렁이 농법을 활용한다면 논에 우렁이를 얼마나 넣나요?

여러 질문이 있었지만, 충분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오전에 둘러볼 일정이 있어 참가자들은 차량에 탑승해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산내여성농업인센터로 이동해서 어린이집, 유치원, 방과후 프로그램과 운영 방식에 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 각 장소를 둘러보았습니다.

센터를 나와서 옆 건물로 가는 길에 오디나무가 있었습니다. 스님이 지팡이로 나무를 탁 치자 잘 익은 오디가 우두둑 떨어졌습니다. 참가자들이 잘 익은 오디를 하나씩 맛보며 다음 건물로 이동했습니다.

목공방은 마을 사람들이 목공 기술을 익히고 필요한 살림살이를 직접 만들 수 있는 곳입니다. 여러 가지 도구들이 있었습니다. 실상사 선재집에 있는 테이블과 의자들도 이곳에서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설명을 듣고 목공방에 있는 여러 도구와 완성된 물건들을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다음 장소로는 한국 불교계 최초의 중등 대안학교인 '실상사 작은학교'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스님이 동남아와 부탄을 다녀오면서 느꼈던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스리랑카나 미얀마 같은 곳에 가보니, 마을에서 공구를 대여해주는 곳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게 필요하더라고요. 공구를 빌려주고 관리하는 곳, 망치나 톱 같은 걸 빌려주는 곳이 필요해요. 부탄도 목수라는 사람들이 톱, 대패 하나씩만 갖고 있어요. 한국의 개인 집보다 연장이 없어요. 집을 짓거나 집을 수리해서 써야 하는데, 집집마다 워낙 살림살이가 없다 보니 공구는 더 없지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내 '작은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지음 님과 날개 님이 작은학교에 대해 영어로 설명해 주었습니다. 학교 식당, 운동장, 강당 등 교내 여러 곳을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참가자들은 교내를 둘러보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 학교 회비는 1년에 어느 정도 내나요?
  • 여기 학생들은 어디서 사나요? 기숙사가 따로 있나요?
  • 여기를 졸업한 사람들은 계속 여기서 활동하고 사나요? 어느 쪽으로 진로를 잡고 있나요?

다음 장소는 마을공동체 일을 담당하는 '한살림', 아나바다 장터를 운영하는 '나눔꽃', 리폼 가능한 물품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살림꽃', 고장난 자전거를 고쳐주는 마을 '자전거 작업장', 친환경매장인 '느티나무' 공간을 직접 방문해 설명을 듣고 둘러보았습니다.

친환경매장에서 참가자들은 여러 물건을 살펴보고 필요한 것은 스님이 주신 용돈으로 사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숨단지발효연구소였습니다. 연구소에 들어가서 정어리 님으로부터 개소하게 된 배경, 추구하는 가치, 제조 및 운영, 판매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쌀 요구르트를 맛본 터라 더욱 관심 있게 들었습니다.

  • 쌀 요구르트 제품은 어디서 파나요? 사람들이 어디서 살 수 있나요?
  • '한생명'이라는 뜻이 무엇인가요?

실상사를 중심으로 한 산내공동체의 여러 곳을 둘러보고, 다시 실상사로 돌아왔습니다.

점심 식사 시간이 되어 공양간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셀프 배식을 하고 테이블에 모두 앉았습니다. 스님은 공양을 만들어준 봉사자들에게 잠시 참가자들이 있는 테이블로 오라고 했고, 남방불교 스님들이 축원할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축원과 감사의 인사가 이어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점심 식사를 하고 개인이 사용한 그릇들은 개인이 설거지한 후 공양간을 나왔습니다. 점심 식사 이후, 다음 일정이 있을 때까지 참가자들은 숙소에서 휴식하거나 경내를 산책했습니다.

오후 1시 30분, 실상사 선재집에 모였습니다. INEB 방문단 외에 실상사에 함께 살고 있는 스님들, 재가자들, 정토회 스태프들, 마을공동체 사람들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실상사 주지 스님인 운묵 스님의 환영 인사가 있고 난 뒤, 조실 스님인 도법스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대중들은 도법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앉아서 절을 해야 했지만 자리 관계상 책상과 의자를 치울 수 없어서 서서 삼배를 드렸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전법 선언 중 '뭇 생명들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전법을 떠나라'라는 말씀을 화두처럼 붙잡고 사는 사람입니다. 30년 전에 실상사로 와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도 생명들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의문을 가지고 답을 찾는 노력을 계속했습니다.

당시 뜻있는 이웃 종교의 사람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목사님, 신부님, 교무님, 천도교인들도 있었습니다.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깊은 공감대가 이루어졌습니다. 모든 생명은 안전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모든 생명은 평화롭고 싶어 합니다. 이 시기를 살아가는 종교인들이 생명들의 안락과 행복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활동하자는 뜻을 모았습니다. 그 뜻이 모여 생명평화운동을 전개하게 됐습니다.

현재 실상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드라망공동체 운동과 실상사 공동체 활동은, 그때 뜻을 모았던 생명들이 안락하고 평화로울 수 있도록 돕자는 출발에서 시작해서 오늘 여기까지 왔습니다. 오늘 만나는 여러분이 그런 마음을 함께한다면, 오늘 우리의 만남이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을 보내리라 믿습니다. 생명들의 안락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 더 너그러운 마음, 더 큰 마음, 더 자유로운 마음을 갖도록 합시다. 그것이 바로 붓다가 가신 길이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믿습니다. 오늘의 이 만남이 부처님이 가신 길을 충실히 잘 따라가는 더 훌륭한 길이 될 수 있도록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의 인연이 더 멋진 인연으로 아름답게 빛나길 바랍니다. 대단히 반갑고 고맙습니다.”

다음은 스님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먼저 실상사 도법스님과 주지이신 운묵스님, 그리고 사부대중 여러분, 저희를 이렇게 기꺼이 맞이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실상사는 전통 사찰이면서도 주변 마을과 공동체를 이루는, 한국 최초의 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 여러분들이 대부분 전통적인 절에서 살고 있으니, 정토회의 활동을 참고하기보다는 어쩌면 실상사 같은 모델이 여러분의 현실에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INEB 스터디 투어 프로그램 중 실상사를 특별히 넣어서 둘러보았습니다. 이 일을 해오신 도법스님, 주지 스님,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질문한다면, 여러분이 자기 나라에 돌아가서 실천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배움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희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신 실상사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스님은 실상사 공동체 분들을 위해 INEB 스터디 트립에 참여한 참가자들을 나라별로 간단히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후 인드라망생명공동체에 대한 영어 발표가 있었습니다. 오전에 둘러본 실상사와 마을공동체가 어떤 역사, 철학, 가치, 운영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발표를 들었습니다. 이후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 도법스님께서 다른 종교인들과 함께 활동하셨다는데, 그분들은 지금 어떤 운동을 하고 있나요?
  • 전 세계 다른 지역에도 인드라망생명공동체가 있나요?
  • 스님들이 주민들과 접촉해서 일을 하면 수행에 영향받을 것 같습니다. 여기 스님들은 마을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나요?
  • 실상사에도 비구니 스님이 있나요? 사부대중 공동체라고 하셔서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 여기 마을에 사는 분들은 다른 지역에서 오신 분들인가요, 아니면 원래 여기서 태어나 사신 분들인가요?
  • 오전에 실상사 농장을 둘러봤습니다. 한국은 종교단체가 농지를 소유할 수 없다고 알고 있는데, 실상사 농지 소유주는 누구인가요? 혹시 농지 관련해서 문제가 있었던 적이 있나요?

30분 휴식하고 다시 세션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오후 두 번째 세션은 도법스님과 함께하는 대화의 시간입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안챌린 님이 도법스님께 실상사 견학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식사도 잘 마련해준 데 대한 감사의 의미로 불상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스님은 실상사 주지 스님과 매번 견학 프로그램을 올 때마다 쌀 요구르트를 무상으로 맛볼 수 있게 해준 숨단지발효연구소 정어리 님에게 보시금을 전달했습니다.

마이크 앞에 앉은 도법스님의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왜 공동체인가, 왜 마을인가, 우리는 어떻게 해야 부처님의 길을 따라갈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도법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이 생긴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 명상, 기도하면서 영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려 하지만, 바깥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깨어 있으려는 노력보다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수행하는 데 있어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 도법스님의 생명평화탁발순례 경험이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것들이 성과로 남아 있나요?

세션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실상사 공동체 성원 중 한 명이 INEB 참가자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 여기 공동체는 세계관을 전환하는 교육으로 사람들과 공동체를 만들어가면서 이 시대의 고통을 해결해 나간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오셨는데, 무엇을 고통의 원인으로 진단하고 있는지, 각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여기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50~60대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불교에 관심이 있다고 하지만, 명상 수련이나 불교 관련 굿즈 등 소비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불교를 이해하고 함께한 각 지역의 사례가 있으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 INEB에 청년들을 위한 젊은 보살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가요?

함께한 사람들의 경험담과 아이디어가 오갔습니다. 휴식 시간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세션을 시작하기에 앞서 스님이 참가자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오래 살다 보면, 이래도 괜찮고 저래도 괜찮아서 할 말이 없어져요. 그래서 묻지 않으면 이야기를 잘 안 하게 됩니다. (웃음) 도법스님께서는 80년 가까이 살아오셨고, 한국 불교계의 원로 스님이셔서 경험이 아주 많으십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많이 물어보세요. 물어야 이야기가 나옵니다. (웃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니, 많이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스님이 INEB 참가자들에게 제안하자, 참가자들이 좀 더 가볍게, 적극적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 부탄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에 마을 사람들이 마을 절에 모여서 다양한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눕니다. 이곳 실상사는 부처님 오신 날을 어떻게 기리시나요?
  • 도법스님께서 실상사에 오신 지 36년이 되어갑니다. 지금까지 활동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 사람이 죽고 나서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날 때, 생명이 여기에서 저기로 전해지나요?
  • 저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참가자입니다. 인도네시아는 불교가 소수 종교입니다. 실상사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니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초대할 수 있을까요?
  • 인도네시아에서도 출산을 기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태어남이 '고'라고 하셨는데, 태어나지 않는 것도 '고'일까요? 도법스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 인도네시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이자 불교 유적인 보로부두르(Borobudur)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보로부두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로 오셔서 화엄경을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저녁 식사 시간이 다 되어, 마지막 질문자인 인도네시아 참가자는 질문만 하고 도법스님의 답변은 듣지 못했습니다.

자리를 옮겨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저녁 7시, 스님과 참가자들은 대웅전으로 와서 저녁 예불을 드렸습니다. 한글 예불문과 한글 반야심경으로 저녁 예불을 드렸습니다. 이후 선재집으로 이동해 저녁 세션을 이어나갔습니다.

저녁 세션은 오늘 실상사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느꼈던 소감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소감 후 질문이 나오면 답변을 듣기도 했습니다. 앞사람들이 조금 길게 이야기해서 뒤에 남은 몇몇은 짧게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소감을 다 듣고 나니 저녁 9시 30분이 되었습니다. 실상사에 어둠이 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숙소로 돌아가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고, 스님은 차량에 탑승해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밤새 달리는 차 안에서 눈을 붙였습니다. 자정이 지난 시각인 밤 12시 30분,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하며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INEB 일정 7일 차입니다. 오전에는 참가자들과 전국비구니회관을 방문해 INEB 일정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업무를 보고, 저녁에는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지난 6월 17일 두북수련원에서 있었던 스님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진실은 믿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실 검증에서 오는 것입니다.

“프로그램 시작할 때부터 스님이 ‘붓다담마’는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주셨고 어제 스님의 설명과 가르침을 듣다가 붓다담마라는 것은 ‘붓다가 도달한 것이 담마다’라고 저는 이해 했습니다. 이 관점은 저에게 일본으로 돌아가서 의논해 볼 만한 여러 시사점을 주었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이런 관점으로 도달할 수 있었는지요? 스님이 직접 깨달으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언급한 것으로 알게 되신 것인가요?”

“저는 정형화된 학교 공부보다 불교 공부를 하면서 오히려 세상을 보는 눈이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절에서 오래 살아보니 불교의 가르침과 사원 현실이 맞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울 때는 마치 과학처럼 논리가 정확했는데, 절의 현실은 죽은 사람의 천도재 같은 행사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불교라는 종교에 대한 제 생각은 점차 부정적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불교 학생회를 지도하게 되면서는 증명할 수 없고 확인할 수 없는 비과학적인 요소들은 가능한 한 제외하고, 비교적 합리적인 내용들을 다루었습니다.

그러다가 1980년 한국에서는 신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고, 광주에서 시민들을 학살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그 일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불교계에서는 누구도 그 일에 저항하지 않았고, 언급조차 꺼렸습니다. 그해 10월, 신군부는 불교계 정화를 명분으로 수백 명에 달하는 승려들을 강제 연행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승려들은 승가를 위해 저항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잡혀간 사람들은 잡혀갈 만한 사람들이라며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서로 싸우기 바빴습니다. 종단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오히려 신군부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불교계가 광주에서 일어난 시민 학살에 침묵하며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까지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권리를 침해받으면서도 항의할 줄 모르고, 권리를 주장할 줄도 모르는 집단이라는 생각이 들자 크나큰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더 이상 절에 머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이제라도 물리학이나 천문학을 공부해 과학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10년 이상 공부 해온 불교를 한순간에 놓아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웠습니다. 그때 저에게 ‘불교란 무엇인가?’라는 큰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배운 것들이 정말 불교의 가르침이 맞는지, 그저 역사적 산물은 아닌지, 부처님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했기에 ‘깨달았다’, ‘열반을 증득했다’고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승려의 길을 포기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무엇이 진정한 불교인지 알아보기 위해 부처님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경전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부처님이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를 공부하는 일은 그동안 많은 사람이 해온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부처님의 삶을 기록한 자료들을 모아 ‘부처님은 정말로 어떤 분이었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승경전은 소설처럼 부처님 혼자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내용을 담은 책들입니다. 거기에는 역사성이 없습니다. 그러나 붓다의 삶에는 사회성과 역사성이 있습니다. 그가 계급 차별과 성차별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전쟁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는지, 또 깨달음을 얻은 뒤 45년 동안 세상의 여러 일에 어떤 자세를 보였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부처님의 삶을 살펴보면서 ‘아, 내가 생각했던 불교와 역사 속 붓다의 삶과 가르침 사이에는 간극이 있구나. 내가 불교를 잘못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불교의 우주관이라는 것도 공부를 해보니 전부 인도의 전통적 우주관이었습니다. 그동안 불교의 가르침이라고 알고 있던 것들이 진정 붓다의 가르침인지, 인도의 전통 사상과 문화인지를 살펴보니 많은 부분이 인도의 전통 사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인도의 문화와 전통 사상, 그리고 붓다의 가르침이 혼합되어 있을 때 그것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가 문제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구분은 인류 문화사를 공부하면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기록했는지, 그 기록이 지닌 상징적 의미는 무엇인지 하나하나 점검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알게 된 내용을 직접 행해 봐야 합니다. 이것이 사실인지, 정말 실행할 수 있는 일인지, 막연하게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경전의 내용을 실제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경험해 보면서 가능한 일인지 확인하고, 내가 부족해서 안 되는 것과 애초에 사실이 아닌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닙니다. 초기 대승불교를 일으켰던 사람들도, 선불교를 처음 시작했던 사람들도 같은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핵심은 소승불교, 대승불교, 선불교를 막론하고 ‘우리가 진실에 어떻게 접근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즉, 이것이 논리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진실에 얼마나 가까운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또 그것이 우리를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지도 검증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붓다의 가르침의 목표는 열반을 증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이것이 특정한 소수에게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다수의 사람에게도 적용 가능한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저는 이러한 관점에서 붓다의 가르침을 조금씩 정리해 나갔습니다.

우리는 ‘붓다 담마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을 계속 가져야 합니다. 역사 속에서도 많은 선각자가 이런 문제의식을 가졌습니다. 제가 아까 이곳에 오면서 신라의 가장 위대한 승려이자, 중국 사람들이 보디사트바라고 칭하는 원효 대사에 대해 말씀드렸지요. 그분은 신라에서 태어난 부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치 부탄에 가면 구루 린포체(Guru Rinpoche)를 제2의 부처라고 사람들이 믿는 것처럼 말입니다. 원효 대사의 삶을 보면 당시 사회 속에서 불교의 가르침에 대해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어느 시대든 진실은 믿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실 검증에서 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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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환

진실은 사실검증에 있다는 것을 스님으로부터 배웁니다.

2026-06-21 06:37:56

여름나무

법륜스님의 일생을 통한 불교연구와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에 대한 탐구업적은 정말로 위대한 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업적들이 전 세계에 역사에 길이 남아 중생들의 마음을 수행하는데 잘 쓰여지고 계속 확산되기를 기원합니다

2026-06-21 06:34:02

오정숙

스님 명쾌하신 말씀 고맙습니다.

2026-06-21 06: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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