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5.3. 영어 온라인 즉문즉설, 모둠장대회, 두북 이동
“모둠장은 정토회의 꽃입니다.”

안녕하세요. 오전에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온라인 영어 즉문즉설과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모둠장대회가 선유동 정토연수원에서 있었습니다.

스님은 새벽 정진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선유동 정토연수원에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아침 식사를 마치자 정토연수원에 생활하고 있는 법사님들, 실무자가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다른 법사님들은 문경수련원에서 수련을 진행하는 중이었습니다. 교통사고로 오랜 병원 생활을 마치고 연수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향덕 법사님에게 스님이 물었습니다.

“향덕 법사님 좀 어때요?”

“눈을 뜨고 있으면 사물이 두 개로 보여서 한쪽을 자꾸 감습니다.”

“향덕 법사님은 요즘 백팔배도 하고 저녁예불도 혼자 목탁 치면서 합니다.”

“혼자 식사도 하고, 혼자 화장실도 갑니까?”

“네.”

“그럼 됐습니다. 그것만 혼자 할 수 있으면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오전 8시부터 온라인 영어 즉문즉설이 있었습니다. 130여 명의 외국인들이 시차와 지역의 경계를 넘어서 온라인 영어 즉문즉설을 듣기 위해서 줌으로 들어왔습니다. 스님은 마이크를 장착하고 카메라 앞에 앉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국은 계절이 봄이라서 새잎이 돋아나 산천이 녹색으로 변해있습니다. 오늘은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지만, 한국 사람들은 봄에 산에 가면 먹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나물이 많습니다. 봄나물을 채취해서 먹으면 맛도 있고, 건강에도 아주 좋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의 중부 지역인 문경 정토연수원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오늘 정토회 많은 활동가가 이곳에서 봄나들이를 할 예정입니다. 계곡을 산책하고, 오후에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여러분께 이렇게 인사를 드리고, 여러분들과 대화를 시작하겠습니다.”

스님은 외국인 5명과 함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풀타임 영업직을 하면서 개인 사업을 준비하는 상황에 대한 고민, 인공지능 사업을 하면서 윤리적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사찰에서 신도들의 일회용품 사용이 많은데 이것을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에게 남처럼 대하는 남동생에 대한 고민, 불교 공부를 하고 쇼핑 욕구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한 달 전부터 쇼핑 욕구가 다시 올라오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온라인 즉문즉설이 끝나고 스님은 바로 선유동 대야산 계곡 주차장으로 출발했습니다. 모둠장대회가 오전 10시부터 선유동 계곡 산책으로 시작됩니다. 봄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서 우비를 챙겨 입고서 행사가 시작되는 주차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전국의 400여 명의 모둠장들이 새벽부터 버스를 타거나, 개인 승용차를 이용해서 선유동 계곡 주차장으로 모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오프라인 모둠장대회라서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된 이후 모둠장이 된 전법회원들은 처음 참여하는 오프라인 행사입니다. 1부는 선유동 계곡 나들이를 하는 것이고, 2부는 연수원 강당에서 프로그램을 갖는 것으로 진행 예정입니다.

선유동 계곡 나들이 집결지인 주차장에 참가자들이 나들이 조로 50여 명씩 구성이 되어 깃발 앞에 조별로 모였습니다. 오전 10시가 되자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으로 의식을 시작했습니다. 지부별 참가 인원 소개가 있고 난 뒤, 스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가 오는 와중에도 아주 간단하게 몸풀기 운동을 하고 스님을 필두로 선유동 계곡 나들이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나들이 코스는 주차장, 용추계곡, 용추폭포, 그리고 학천정, 선유동 계곡으로 해서 연수원으로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산과 계곡에는 연둣빛 녹음이 무성했습니다. 봄비가 내려서 더 푸르게 보였습니다. 봄비로 계곡에 있는 바위가 걷기가 미끄러웠습니다. 한발 한발 내딛는 걸음이 조심스러웠습니다.

스님은 천천히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원래 가려던 산책길이 위험해서 다른 길로 가게 되었습니다. 용추폭포 위쪽으로 더 올라가면 위험할 것 같아서 용추폭포까지만 보고 되돌아왔습니다. 되돌아오는 길에 중간 지점의 참가자들이 스님을 보고 매우 반가워했습니다.

“벌써 내려가시는 거예요? ”

“위로 올라가면 위험해서 반환했습니다. 용추폭포까지 보고 내려오세요.”

내려가다 보니 후미가 저 뒤에 처져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오프라인 행사인 데다가 봄비 내리는 연둣빛 계곡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산책길에 삼삼오오 사진을 찍다 보니 후미가 더 쳐졌습니다. 스님은 선두에서 가면서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사람이 지켜 서서 다른 길로 빠져서 대열을 이탈하지 않도록 행사 스태프에게 세심하게 조언해 주었습니다. 스님이 알려주는 길목 길목에 사람들이 서 있으면서 뒷사람들이 쳐져도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산책을 30분 빠르게 마쳤습니다. 봄비가 계속 내려서 옷이나 신발이 젖기도 했고, 바위가 많이 미끄러웠습니다.

참가자들은 연수원에 도착해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젖은 옷을 갈아입고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모둠장대회 2부가 오후 1시 30분부터 연수원 대강당에서 사전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400여 명이 빼곡히 앉았습니다. 밖은 봄비가 내려서 다소 추웠는데, 점심을 먹고 400여 명이 있는 대강당으로 들어오니 열기가 후끈했습니다. 환기 차원에서 창문을 열어두니 상쾌한 공기가 대강당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지부별로 노래자랑이 시작되었습니다. 트로트를 개사해서 부르는 지부, 노래와 막춤으로 열정을 표현한 지부, 소품과 퍼포먼스로 앞으로 3년의 활동 의지를 표현한 지부 등 각자의 개성에 맞게 노래자랑을 했습니다. 식곤증으로 졸릴 시간이었지만, 열정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모둠장님들 덕분에 눈물 빠지게 한바탕 크게 웃으니, 졸음이 달아났습니다. 마음이 열리고, 분위기가 환해졌습니다.

오후 2시부터 모둠장대회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선주 법사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지부별로 준비한 구호를 외쳤습니다. 간단하지만 힘찬 구호를 외치며 지부별 모둠장님들의 단합하는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둠장 사례 발표의 시간에는 2명의 모둠장님이 나와서 발표를 했습니다. 양파 이삭줍기로 모둠 활동과 지역 주민들과 나눔 활동을 소개한 제주지회 소속 정연심 모둠장님, 모둠원들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실험한 내용을 소개한 동대구지회 소속 이용훈 모둠장님의 사례를 통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 순서는 1분 스피치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달에 출산을 앞둔 청년지부 모둠장의 소감, 모둠장 역할을 놓칠 때마다 알려주는 선배 도반들에 대한 고마움, 모임장들과 함께 첫 번째 가볍게 모둠활동을 해본 경험담, 연락이 잘 안되는 모둠원들과의 애로사항 등을 발표했습니다. 광주전라지부 배기숙 모둠장님의 포부를 밝히는 2행시는 많은 분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저는 모둠장 소임을 살살하겠습니다. 첫 번째 ‘살’은 하기 싫은 마음, 물러서는 마음을 살피며 하겠습니다. 두 번째 ‘살’은 저희 모둠원들이 60여 명 되는데, 대부분 제가 잘 모르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살갑게 다가가는 그런 모둠장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둠장 소임을 ‘살~살~’하겠습니다.”

모둠장님들의 1분 스피치를 하는 동안 스님은 대강당 뒤쪽으로 와서 모둠장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대중들은 스님께 청법가와 삼배로 법을 청했습니다.

“산행 잘했습니까?

"네"

"비가 왔는데 많이 젖지는 않았어요?"

"네"

"정토회는 원래 대중 중심의 활동을 지향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을 돌아보면 일반회원들은 중심축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상태예요. 말이 회원이지 실제로는 후원회원 정도의 역할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동안 모둠장과 지회장은 주로 정토불교대학 학생을 관리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아 왔습니다. 학생 모집에 집중하다 보니 관리도 그쪽으로 치우친 것이죠. 그래서 일반 시민들이 정토회를 접할 수 있는 불교대학에는 큰 관심을 기울였지만, 막상 정토회원이 된 이후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규 회원은 계속 들어오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남는 회원이 많지 않았습니다.

한 모둠에 전법회원이 다섯 명이라고 한다면, 그 가운데 선출된 모둠장이 할 일은 전법회원 뿐 아니라 40에서 50명에 이르는 일반회원을 관리하는 데 있습니다. 나머지 네 명 가운데 한 명은 정토회 담당이나 팀장 같은 직책을 맡고, 또 한 명은 정토불교대학, 다른 한 명은 정토경전대학을 진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전법회원들이 맡은 소임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모둠장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전법회원들이 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심에 두어야 할 일은 일반회원을 관리하고 이끌어 가는 일입니다. 일반회원 중에 책임 봉사자 두세 명과 중심을 이루어 회원들과 함께 실천 활동도 하고 수행도 해 나가는 것이 모둠장의 역할입니다.

실천 활동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실천 장소에 가서 하는 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정토회가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한 지역 실천 활동입니다. 정토회가 우리나라에서 큰 단체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알려져 있고 일정한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주나 울산, 포항 같은 지역에 내려가 보면, 그 지역 시민들은 정토회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중앙에서는 여러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 정도가 되었지만, 지역 활동은 아직 약한 편입니다.

전국적으로 조직된 정토회 회원들은 환경 운동이나 평화 운동, 어려운 이웃을 돕는 구호활동에 힘을 모아 참여하고 있고, 또 규모에 비해 어떤 단체보다도 효과적으로 잘 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뚜렷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아직 지역에 뿌리내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각 지역에서 의미 있는 실천 활동들을 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정토회를 위해서는 실천 장소에서 활동하고, 내가 사는 지역을 위해서는 내 지역에서 실천 활동을 하자는 것이죠. 예를 들어 우리 모둠이 경주지회에 속해 있다면 두북에 가서 농사짓는 활동을 할 수도 있고, 경주 시내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JTS 모금 활동을 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정토회가 우리 지역에서 이런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있구나.’ 하고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역 실천이 2-2차 정토회 천일결사의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입니다.

정토회가 온라인으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지역에 뿌리내리는 목표는 상당히 더 진척되었을 거예요. 원래는 전국 시군구마다 법당을 만들고, 지역에 기반을 두고 활동을 지역 정토회에 맡기려 했습니다. 지방자치가 강화되듯 지역 활동도 강화하려는 취지였어요.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비상 상황을 맞으면서 이를 극복하고자 온라인으로 전환하게 되었죠. 온라인 활동의 특성상 중앙의 역량이 중요해졌습니다. 중앙에서 프로그램을 만들면 나머지는 따라 하면 되다 보니, 지난 6년 동안은 지역 실천 활동을 거의 못 하고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로 활동하는 것이 주가 되었어요. 그래서 눈은 침침해지고 엉덩이는 무거워졌다고 할 수 있어요. 사실은 컴퓨터를 너무 많이 봐서 눈이 더 나빠졌겠죠. (웃음) 눈으로는 많이 보는데 몸으로는 실천하지 않는 상태가 된 겁니다.

활동을 위해 ‘오프라인으로 모이자’라고 하면 예전처럼 잘 모이지 않습니다. 과거 정토회에서는 모이자고 하면 마치 군대보다 더 잘 움직였는데, 요즘은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라 그런지 잘 안 모인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엉덩이가 무거워진 거죠. 이제 이것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 방법으로는 수행과 사회적 실천을 중심으로 하는 정토회의 성격에 맞게, 지역에 정토회관을 만들어 그곳을 중심으로 활동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법당만 있었다면, 이제는 법당뿐 아니라 강당도 있고 사회 활동을 위한 다문화 센터,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까지 함께 갖추자는 것입니다. 우선 지부 단위에서 시작하고, 점차 지회 단위로 확대해 가면서 온라인 중심의 정토회이지만 오프라인 실천 활동을 점점 넓혀 가자는 방향입니다. 불교대학을 예로 들면, 학습은 온라인으로 하되 실천 활동은 오프라인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준비해 나가고 있습니다.

모둠장이 해야 할 일은 모둠원에게 연락하고 함께 활동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모둠을 하나의 법당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전의 조직 체계로 보면 지역 정토회 아래에 있는 지역 법당과 같은 역할이에요. 그러니 여러분은 총무이자 법당의 당주라고 할 수 있어요. 회원들에게는 그 모둠이 곧 법당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모둠마다 작은 센터가 있어야 하고, 지회별로는 하나의 법당이, 지부별로는 회관이 있는 구조로 나아가야 합니다. 더 넓게 보면 권역별로는 실천 장소, 즉 수련원이 필요합니다. 지금 수도권은 지부별 실천 장소가 아직 부족하지만, 지방에는 지부마다 으뜸절이 있습니다. 이 으뜸절은 지부의 수련원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제가 얼마 전에 인도에 가서 SBS에서 방영할 ‘스님과 손님’이라는 프로그램을 촬영했다는 소식 들으셨죠? 저는 교양 프로그램을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방송국에서는 예능이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촬영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더니, 연기자들이 감독 말을 잘 안 듣는다고 해요. 그래서 절에도 ‘벼룩 서 말은 끌고 가도 중 셋은 못 끌고 간다.’라는 말이 있다고 했더니, 방송국에서도 비슷한 말이 있더군요. ‘사람 백 명은 끌고 가도 연기자 세 명은 끌고 가기 어렵다.’라는 말이었어요.

정토회 회원들은 어떨까요? 일반 절이나 교회의 신도들에 비해 순진한 편일까요, 아니면 더 까다로운 편일까요? 정토회 회원들은 기본적으로 까다로운 편이에요. 왜냐하면 ‘하느님이 복을 주신다.’ 이런 말을 쉽게 믿는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어디 가서 기도했더니 복 받았다거나 일이 잘 풀렸다는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잘 믿지 않는 사람들이에요. 자기 견해가 굉장히 강한 사람들이죠. 그래서 정토회가 아니었다면 절이든 교회든 아예 다니지 않았을 사람들이에요.

정토회는 수행을 중심으로 하는 단체라서 겉으로 보면 의견도 잘 모이고 말도 잘 들을 것 같지만,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사람들이 수행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이러려고 수행을 하는 건가’ 싶은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이상한 게 아니라, 원래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겁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정토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리저리 따져보고 들어온 사람들이에요. 수행의 관점에서 ‘예, 알겠습니다.’ 하고 명심문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고집이 세고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현장에서 부딪치다 보면 ‘정말 수행자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의 처음 모습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됩니다. 굉장히 발전해 온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갈 겁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 고집이 있고 까다로운 사람이 일을 해내기도 합니다.

모둠장이나 지회장이 되었다고 해서 ‘내가 말하면 모둠원들이, 지회원들이 다 따르겠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말 안 듣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여기예요. (대중 웃음) 정토회 나오는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합리적이고 설득력이 있으니 ‘여기는 좀 괜찮은데?’ 하면서도 속으로는 약간 갈등하면서 들어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교대학을 다니면서도 회원 가입은 미루고, 한 발만 걸치고 지켜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정토회원들을 다루기 어렵다고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불교대학에 다니는 분들 가운데도 시키는 대로 순순히 따르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여기는 다 따져보고 판단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한 발, 한 발 천천히 들어오기 때문에 너무 조급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로 그런 경향이 다수라는 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 정토회원들은 오히려 아주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한 명 한 명 다 괜찮아요. 여기서는 모둠장을 맡고 있지만, 다른 데 가면 다들 신도회장 할 사람들이에요. (대중 웃음)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존중하는 자세입니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해요. 왜냐하면 다 자기 견해가 뚜렷한 사람들이기 때문이에요. 다른 사람을 보지 말고 자기 자신을 떠올려 보면 금방 알 수 있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수행, 전법, 실천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 나가면 됩니다. 실천의 큰 방향은 환경, 평화, 그리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긴급구호와 복지.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여기에 굳이 포함하지는 않았지만, 정토회는 사람의 조건, 예를 들어 외모, 성별, 인종, 장애 여부 등으로 차별하지 않는 것을 지향합니다. 성소수자이든 누구든 사회적으로 소수일 수는 있지만, 그것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기 이전에 그 생각과 존재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인정하는 것을 우리는 존중한다고 말합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이죠. 그 의견에 동의하느냐와는 별개입니다. 그런 방향으로 우리가 나아가고 있기에, 오히려 어느 정도 까탈스러운 사람들이 이런 가치를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기존 방식에 익숙한 순진한 사람들은 관습에 젖기 쉽습니다. 이런 점을 이해하면서 모둠장 소임을 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스님의 기조 법문이 끝나자, 즉문즉설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전 질문자들이 스님께 모둠장 소임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들을 솔직하게 질문했습니다.

  • 모둠 활성화를 위해서 카카오톡 소통방 운영안, 가정 법회 운영안 등을 제안했으나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신임 모둠장으로 어떤 방향과 관점을 가지고 모둠 활성화를 해야 할까요?
  • 제가 생각하는 모둠장은 유연하고 따뜻한 사람이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제 성격은 엄격한 편이기 때문에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모둠원들에게 부담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모둠 활동 겸 시민들과 함께 집 근처 산에 줍깅을 해보고자 당근마켓에 익명으로 모임방을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솔로로 짐작되는 남자 두 분이 저에게 솔로 모임에 오라는 초대장을 보내왔습니다. 이렇게 진행하는 방식이 맞는 것일까요?
  •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했던 첫 맛보기 정진 이후 꾸준히 3년 동안 계속 300배 정진을 하고 있습니다. 싫은 마음도 올라오고 그럴 때가 있지만 주위에서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냐, 그만해도 된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 모둠장끼리 모여서 하는 나누기와 모둠원과 같이하는 나누기가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저의 마음을 모둠원들에게 그대로 드러내면서 나누기하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정제된 형태로 나누기해야 할까요?
  • 강박이 있는 것 같은 모둠원과 여러 번 소통하면서 긴장되고 힘이 듭니다. 모둠장 된 지 한 달 차인데 앞으로 이런 분들을 어떻게 챙겨야 할까요?
  • 모둠장을 하는 동안 어떤 면을 조금 더 성장시키면 좋을까요? 3년 모둠장 소임을 마치고 났을 때 어떤 모습이면 좋을지 지표를 제시해 주시면 마음에 담고 꾸준히 정진해 보겠습니다.

스님은 마지막 정리 말씀으로 모둠장들에게 격려를 했습니다.

“자 따라 해보세요. 모둠장은 정토회의 꽃이다.”

“모둠장은 정토회의 꽃이다.”

“모둠장 일은 정토회에서 지옥 근무다.”

“모둠장 일은 정토회에서 지옥 근무다”

“모둠장은 온갖 사람들을 상대하고 응대하게 됩니다. 지회장만 되어도 쉽죠. 똘똘한 모둠장 데리고 일하니까요. 지부장은 더 쉽습니다. 똘똘한 지회장 데리고 일하니까요. 그러면 대표는 더 쉽습니다. 똘똘한 지부장 데리고 일하니까요. 그러면 지도법사는 제일 쉽습니다. 왜냐하면 법사들을 데리고 활동 하니까요.

그런데 제일 어려운 사람은 누구일까요? 모둠장입니다. 까다로운 대중들을 상대로 챙기고 해야 하니까 제일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정토회에서는 꽃인 동시에 일은 지옥 근무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옥 속에서 연꽃이 피는 거예요. 이런 관점을 가지고 모둠장 소임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대중들은 박수로 스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둠장대회의 소감나누기를 들어보았습니다. 3명의 모둠장님 중 마지막 소감 발표자는 참석자들의 공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카풀하고 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고, 계곡을 걷는 것도 좋았습니다. 하루가 짧은데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모둠장님이 질문하시고 스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에 저는 눈물이 났습니다. 똑같은 배를 타거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이 사람들과 여기 모여서 얼굴을 익히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둠장 소임을 하면서 3년 뒤에 내 모습이 어떨 것인가, 어떤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됩니다. 노래자랑은 더없이 즐거웠습니다. 오늘 발심한 마음 그대로 간직하고 3년 동안 모둠장 소임을 제대로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정토회 대표 양윤덕 님의 인사말을 듣고, 사홍서원 후 단체사진 촬영을 끝으로 2026년 모둠장대회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모둠장님들은 행사장을 청소하고 귀가떡을 받은 후 각 지역으로 돌아갔습니다.

오후 5시, 스님은 연수원을 출발하여 두북수련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저녁 7시 30분경에 두북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미팅이 있고 오후에는 스님들과 일정을 보낼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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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로화

모든 모둠장님들의 애써주심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2026-05-06 10:46:12

이덕기

지옥속에서 연꽃이 핀다.

2026-05-06 09:38:19

장우

스님
항상 바른마음과 게으르지않는
자세를 가질수있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2026-05-06 09: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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