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4.11. 인도 일정 3일 차
“불안감과 조급함을 잠재우고 가장으로서 잘 살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수자타아카데미에서 일정을 보냈습니다.

스님은 새벽에 일어나 정진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시장 거리를 지나 오전 7시 30분에 수자타아카데미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이 도착하자 인도 공동체 성원들은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스님은 짐을 풀고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햇볕이 뜨거워지기 전에 전정각산을 한 번 둘러보았습니다.

스님이 전정각산 입구에 도착하니 근처에서 일하던 마을 청년들이 스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모였습니다. 청년들은 수줍어하며, 스님께 깍듯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천천히 전정각산으로 향해서 올라갔고, 유영굴도 둘러보았습니다. 유영굴을 올라가는 길에 수자타아카데미에서 공부한 졸업생들이 스님을 알아보고 인사를 했습니다. 씩씩하게 인사하는 청년도 있었고, 부끄러워하며 인사하는 청년도 있었습니다.

유영굴에는 참배객들을 대상으로 따뜻한 차를 나눠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스님은 차 한잔을 한 후 유영굴을 관리하는 스님에게 보시금을 전달했습니다. 능선에 올라 주변을 살펴본 후 ‘고오타마의 샘을 지나 명상터에서 잠시 명상했습니다. 날씨가 더 더워지기 전에 수자타아카데미로 돌아왔습니다.

스님은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에는 중학생들 교실에 들러 수업을 둘러보고, 프락보디홀에서 진행되는 댄스 수업도 참관했습니다. 춤추는 아이들의 열정이 케이팝의 아이돌을 능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스님은 전정각산과 수자타아카데미에서 하루 종일 일정을 보냈습니다. 저녁이 되어 해가 떨어질 때쯤, 인도인 스태프들이 스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 사무실로 모였습니다.

인도인 스태프들이 스님께 삼배를 드렸습니다. 스님은 간단하게 인사말을 하고, 안부를 물었습니다. 전정각산 너머 마을에 사는 스태프가 있는데, 해가 떨어져서 집에 어떻게 가냐고 스님이 물어봤습니다. 인도인 스태프는 오토바이가 있는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서 집에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수자타아카데미에서는 부처님오신날마다 인도인 스태프들에게 유니폼을 지급합니다. 때마침 스님이 수자타아카데미에 오셔서 준비된 유니폼을 한명 한 명에게 직접 줄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저녁에 남은 업무를 보고, 원고 교정을 한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인도에서 마지막 일정을 보내고 한국행 비행기를 탈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으므로, 지난 즉문즉설의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불안감과 조급함을 잠재우고, 가장으로 잘 살고 싶습니다.

“저는 배우입니다. 아내를 만나 3년 동안 재미있게 연애하고 결혼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가정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느낍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배우 활동을 뒤로 하고 돈이 될만한 일들을 닥치는 대로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배우로서 오는 갈등이 너무 심해졌습니다. 배우 활동 이외에 하던 직장에서 근무나 다른 작은 일도 과감하게 다 때려치우고 ‘연기를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내와의 결혼 생활에서 앞으로 태어날 저희 아이를 생각하니 그 아이에게 풍족하게 못 해줄 것 같은 걱정에 불안함과 조급함이 항상 생깁니다. 이런 불안감이나 조급함을 잠재우고 싶고, 배우로서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스님께 지혜로운 말씀을 듣고 싶어 질문드립니다.”

“질문자가 결혼 안 하고 혼자 사는 총각이라면, 월급을 많이 받는 직장이 있더라도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때려치우고 배우 생활에 전념하겠다는 결정을 내려도 됩니다. 왜냐하면 결정에 대한 책임을 자기가 지면 되니까요.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자기 혼자 그런 결정을 하면 안 됩니다. 반드시 부인하고 의논해서 진행해야 합니다. 그럴 때 고집해도 안 돼요. 만약에 질문자가 너무 고집해서 부인이 어쩔 수 없이 ‘그래 당신이 알아서 하세요.’라고 한다면, 이것은 그리 썩 좋은 결정은 아닙니다.

상호 의논해야 하는 책임

그래서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말 내가 배우의 길을 가고 싶다면, 아내하고 의논해서 아내가 가정생활과 직장 일을 하면서 그 경비로 먹고사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질문자가 배우 생활해서 잘 되면 대박이 나지만 못 되면 쪽박을 차도 좋으니 한번 도전해 보는 겁니다.

아내가 ‘그래, 애 키우며 먹고 사는 문제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당신이 정말 원한다면 기한을 줄 테니 한번 해 보세요.’ 이렇게 서로 합의가 돼서 진행한다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내가 ‘나 혼자는 생활을 못 합니다. 애를 내가 키우면서 어떻게 직장 생활을 다 할 수 있겠어요. 안 됩니다’ 이렇게 반응이 나오면 배우를 그만둬야 합니다.

사람이 결혼했으면 서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지금 질문자에게 말하는 책임이라는 건 가장의 책임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상호 의논해야 하는 책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그것이 합의 안되고 자기의 욕망이 더 강하다면 이혼해 줘야 합니다.

결혼해 놓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겠다.’ 이렇게 대하는 것은 상당히 올바르지 않은 태도와 자세입니다. 그러면 이럴 땐, 내가 배우를 꼭 하고 싶은데, 혹시 당신이 이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면 만나서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일 년이고 이 년이고 만날 기회를 주고는 그때가 되면 내가 이혼해 주겠다고 해야 합니다.

약속은 지키려고 하는 거지만, 약속이라는 건 해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약속인 것입니다. 근데 여러분들은 약속이라는 것을 해 놓고 필요시 해약을 안 하고, 그냥 약속을 어기기 때문에 이게 문제가 되는 겁니다.

환계와 파계의 차이

그래서 불가에서는 ‘제가 앞으로 수행 생활에 집중하겠습니다. 하면서 앞으로 결혼하지 않고 다른 그 어떤 것도 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계율을 지키겠습니다.’라고 약속하고 가사를 받습니다. 근데 내가 다른 급한 일이 생겨서 부모를 돌봐야 하는 일이 있으면 정식으로 스승님한테 가서 ‘제가 수행 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말하며 가사를 벗어서 반납하고 절을 하고 나오면 이건 합법적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것은 파계가 아닙니다. 환계(還戒)라고 합니다. 계(戒)를 돌려준다는 뜻이죠. 그러다가 또 자기가 시간이 되면 다시 계를 받으면 됩니다. 이것을 일곱 번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왜 우리가 문제냐 하면 승복을 입고 환계를 안 한 상태로 연애한다든지 계율을 파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건 파계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경우는 다시 승려가 될 수 없는 제적(除籍), 제명(除名)이 됩니다. 승려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주지 않습니다.

자기 행위에 책임을 져야

자기의 행위에 대해서 사람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도저히 이행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양해를 구하면 됩니다. 상대의 허락이 떨어지고 합의될 때까지는 그 전 약속은 유효합니다. 내가 일방적으로 그만두고 가면 안 되는 것이죠. 이 약속을 깬다는 건 상대와 합의를 거쳐 동의가 있어야 회향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서 또 재결합할 수도 있고 재계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사회적인 계약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 사람은 신뢰할 만한 사람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vs 내가 잘하는 일

세상살이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있고 내가 잘하는 일이 있어요.

월급은 어디서 많이 나올까요? 내가 잘하는 일에서 노동 효율이 높습니다. 그러면 두 가지 길이 있어요. 내가 잘하는 일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하고, 좋아하는 일은 아마추어로 하는 것입니다. 아마추어로 연극배우를 하거나 파트타임으로 조연을 나간다거나 할 수 있어요.

사회생활을 하면 연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택배 배달을 하는 것도 연기 연습이에요, 아니에요? (웃음) 연기 연습입니다. 농사를 짓는다고 해도 이것 또한 연기 연습입니다. 다양한 세상의 직업을 갖는 것은 다 연기 연습이지 연기를 포기한 것이 아닙니다. 인생이 다 연기 연습입니다.

머리 깎고 한 3년 승려 생활 한다? 이것도 연기 연습입니다. 연기자가 볼 때는 앞으로 승려 역을 맡으면 어떨까요? 잘하겠지요. 작가보다 더 잘 압니다. 잘 아니까 작가한테 오히려 제안하고 고쳐줘 가면서 대본을 만들겠지요. (웃음)

어디 가서 딱 정해진 시간에 그것만 하는 것이 연기가 아닙니다. 인생 자체가 부부 생활하는 것도 연기입니다. 부부생활을 해 본 사람이 부부간의 갈등을 연기한다면 부부 싸움을 하는 것을 잘하겠지요. (웃음)

어릴 때 깡패 짓한 경험도 배우가 깡패 역할을 맡게 된다면 그것도 잘할 거예요. 그래서 연기를 포기한다고 생각지 말고, 오히려 사회생활 하는 것을 내가 연기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파트타임으로 시작해서 점차 전업으로

또 하나는 여러 가지 파트 타임으로 참여를 하고 이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사는 것, 그러다가 점차 전업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수입의 감소를 각오해야 합니다. 혼자면 각오만 하면 되지만, 가족이 있으니까 가족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동의를 얻으면 되는 일인지 고민할 일은 아닙니다.

내가 가수를 하는데 가수 활동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우면, 다른 직업을 가지고 내가 생활을 유지하면서 노인 잔치가 있으면 아마추어로 봉사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행사장에서 노래하고 사람들이 가수 보다 더 잘한다고 보시금도 주고, 한 달에 몇 번씩 여기 출장 저기 출장 불려 다니다 보니까 거기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조금씩 늘어서 내 월급 받는 거의 절반쯤 된다고 하면 어때요? 생활비 조금 줄이고 아예 전업으로 뛰어들게 됩니다. 전업으로 뛰게 되면 수입원이 오르게 됩니다. 인생은 자기 원하는 대로 다 할 수가 없습니다.

초기 사업이 시작할 때만 아르바이트로

전통 사찰에서는 스님들이 주로 천도재를 지내주고 기도해서 복 빌어주고 돈을 법니다. 그런데 복 비는 것을 일절 안 하는 불교를 하니까 수입원이 하나도 없었어요. 조그만 빌딩의 공간을 얻어서 거기서 시작했는데 수입원도 없고 지출만 느는 거예요. 법당을 운영하려면 수입원이 있어야 하잖아요. 제가 수학을 잘했어요. 학교 다닐 때 아르바이트로 아이들 수학을 가르쳤던 경험을 살려서 아르바이트를 한 거예요. 거기서 번 돈으로 사무실 유지비, 그다음에 활동가들 먹고 사는 경비, 이렇게 4~5년을 하니까 사람들이 모이고, 조금씩 기부도 받고 그렇게 몇 년 지나니까 경비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는 그만두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승려로서 어긋난 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돈벌이에 미쳐서 한 것이 아니라 법당을 운영하고 유지하기 위한 출발선상에서, 합법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가진 장기를 살려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활용한 것입니다. 저는 여행 가이드도 잘해요. 인도에 초창기 수자타아카데미 학교를 지은 것은 다 성지순례 가이드를 해서 학교를 지은 것입니다. 사업이 자리를 잡고 굴러가면 어때요? 자체적으로 굴러가니까 더 이상 가이드를 하지 않아도 되니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런 것을 본다면, 연기를 포기하거나 승려를 포기한 게 아닙니다. 이런 관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네. 스님. 고맙습니다.”

전체댓글 29

0/200

syn

일상이 다 언기 이네요
가족의 동의를 얻어야한다.
감사합니다

2026-04-15 07:27:57

김종근

감사합니다

2026-04-15 04:54:17

CACTUS

자기의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지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쉽게 말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 사람은 되지 않도록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04-14 22:49:59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