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3.27. 한국 출발, 말레이시아 경유 인도네시아 도착
"위태로운 남편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스님이 인도네시아 홍수 피해 지역 구호 활동을 위해 한국에서 출발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5시에 서울 정토회관을 출발하여 인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이른 새벽이라서 차가 막히지 않아 새벽 6시에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 하기 전에 공항에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항공편이 저가 항공이라서 식사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비행기 탑승 시간에 맞춰 탑승 후, 비행기가 뜨기 전에 전화로 간단히 업무 처리를 했습니다. 6시간 20분 비행 끝에 현지 시각 오후 1시 30분에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국제 공항(Kuala Lumpur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점심 식사를 간단히 하고 박지나 대표님으로부터 인도네시아 현장 상황에 대해 공유를 받았습니다. 박지나 대표님과 JTS 실무자들은 지난 25일 인도네시아로 미리 출국하여 물품 배분 활동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작년 11월 말에 심각한 열대성 사이클론(태풍)으로 대규모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하여 수많은 주택이 떠내려가고 건물 수천 채가 잠기는 등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수해 피해를 입고 주민들이 수백만 명이 발생했습니다. 사이클론 피해를 입은지 3개월이 지났지만, 산사태로 인해 집 안에 쌓인 흙이 아직 남아 있어 주민들이, 일상을 살아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스님은 올해 1월 8일부터 11일까지 인도네시아 홍수 피해지역을 답사하고, 17일부터 19일 아체주로 가서 수해복구에 필요한 긴급 물품을 배분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집안에 흙을 퍼낼 수 있도록 손수레와 삽 등을 포함하여 청소도구, 주방용품 등으로 구호 물품을 구성하여 9개 마을 950여 가구를 지원한 바 있습니다.

1월 구호활동 이후 2개월이 지나서 다시 구호활동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JTS 실무자들이 먼저 현장에 도착하여 4개 마을에 살고 있는 450여 가구에 구호물품을 배분하였습니다. 카파(Kapa) 마을 93가구, 트우핀 라야(Teupin Raya) 마을 123가구, 판테 바로 부켓 파냥 (Pante Baro Buket Panyang) 마을 112가구, 판테 바로 글레 시블라(Pante Baro Gle Siblah) 마을 124가구를 지원했습니다.

스님이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이동하는 27일 중에는 3개 마을 총 314가구를 지원했습니다. 판테 브뢰네 (Pante Beureune) 마을 110가구, 다야 우센 (Dayah Usen) 마을 78가구, 블랑 춧 (Blang Cut) 마을 126가구를 지원했습니다. 내일은 스님과 함께 3개 마을 700여 가구의 지원을 위해 구호물품을 배분할 예정입니다. 이동하는 동안 이런 현지 구호활동 및 배분 상황 등에 대해 공유 받았습니다.

스님은 오후 3시 30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인도네시아 반디아체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1시간 35분 비행을 하고 오후 4시쯤에 반디아체에 도착했습니다.

아미르 님이 스님을 마중 나왔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아미르 님은 지난 인도네시아 아체지역 지원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물품 구매와 운전 지원을 해 주었습니다. 또 JTS가 인도네시아 구호 활동을 하는 데 있어 현지 NGO 단체를 소개해 주는 등 실무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JTS 실무자들은 비른(Bireuen)에서 물품 배분 중이라 공항에 올 수 없었고 아미르 님이 혼자 스님을 마중 나왔습니다.

오후 4시 20분에 스님은 차량에 탑승해서 현장으로 출발했습니다. 현장까지 4시간 가까이 소요되었습니다.

해가 완전히 저물고 저녁이 찾아왔습니다. 저녁 8시 10분이 되어서야 비른 지역에 있는 숙소(아자르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공항에서 현지 숙소까지 운전지원을 해준 아미르 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스님은 JTS 실무자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고 휴식을 취하며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인도네시아 아체주의 3개 마을을 방문하여 홍수 피해 복구에 필요한 물품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으므로, 지난 수행법회 때 나온 즉문즉설 내용을 소개하며 '스님의하루'를 마칩니다.

위태로운 남편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저는 딸 하나와 남편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결혼 이후부터 남편의 일이 계속 잘 안되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저는 남편을 지지하지 못하고 책망을 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상황이 더 악화되어 일도 안되고 남편도 정신적으로 압박감을 많이 느끼고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남편의 몸과 정신이 무너질까 봐 두렵고 걱정됩니다. (질문자 울먹) 또한 남편과의 소통도 어려운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남편을 돕고 바르게 이끌 수 있을까요?"

"제가 직관적으로 보기에 이 상황에서 병원 갈 사람은 남편이 아니라 질문자인 것 같아요. 질문자는 본인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고, 해결 방법을 알려달라고 질문하고 있지만, 내 인생의 주인이라면 '아, 지금 이런 상황이 일어났구나. 이걸 어떻게 해결하지?'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질문하는 모습을 보니 지금 주체적으로 살고 있지 않고 힘든 상황에 억압받아서 눈물을 흘리고 괴로워하는 모습입니다. 남편이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 괜찮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남편이 아닌 내가 먼저 중심이 잡혀 있어야 합니다. 남편이 죽든지 살든지, 남편 회사가 부도가 나더라도, 애가 아프거나 학교를 안 가더라도 그 일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내가 그걸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감당할 수준이 안 되는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가족이라고 해도, 남편이나 아이가 힘들 때는 사실 그건 그들의 문제입니다. 내가 감당되어야 그들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본인이 더 힘들어서 가족들이 감당 안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잠시 생각을 잘못했다면 제가 대화를 하면서 제가 관점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가 짧게 말하는 것만 봐도 질문자가 더 힘들어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질문자가 먼저 정신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제 말 이해 하셨어요?"

"네."


"질문자는 본인은 멀쩡하고 집안 식구들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내가 문제가 없으면 남이 죽었다고 해도 큰 문제가 안 됩니다. 죽으면 장례 치러주면 되고 남편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면 되고, 딸이 학교를 안 가겠다고 하면 집에서 보호하다가 의사 상담 받고 치료받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이렇게 해결하면 됩니다. 그런 일이 안 일어나는 것보다는 나쁜 상황이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그걸 내가 감당하면 됩니다.
질문자가 울면서 얘기한다는 건 지금 이 상황이 감당 안 된다는 말입니다. 질문자 얘기만 듣고 보면 상황을 사실 알 수가 없어요. 현실을 제대로 못 보고 감당이 안 되어서 흥분된 상태에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문제가 아닌 걸 문제로 삼을 수도 있고, 문제가 있어도 본인은 해결 능력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질문자가 1차로 정신과에 가서 자기 점검을 먼저 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지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인지 진찰을 먼저 받아 보세요. 만약에 질문자가 정신적으로 우울증이 있거나 몸이 건강하지 않다고 하면 내가 먼저 치료받아 중심을 잡고 살아야 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내가 물에 떠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나 혼자만이라도 물 바깥으로 기어 나오기 힘든 형편인데, 옆에 있는 딸이나 남편을 끌고 나올 수가 있을까요? 그래도 떠내려가는 물속에서 같이 잡고 나가려고 하면 같이 죽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라고 하는 거예요.

질문자가 먼저 물 밖으로 기어나가야 합니다. 일단 그 상황에 내가 충분히 기어나갈 수 있고, 뭐라도 하나 잡고 기어나갈 수 있으면 가족들을 구해야 합니다. 밉다고 해도 버리지 말고, 같이 잡고 나오면 됩니다. 그런데 나 혼자도 못 기어 나올 상황이라면 일단 나부터 살아야 합니다. 이것은 이기심이 아닙니다. 나부터 살아서 기어 나와야 작대기를 가져와서 남편을 건지든지, 애를 건지든지 할 수 있습니다. 못 건지게 되면 나중에 장례라도 치러줘야 하지 않겠어요?

차라리 같이 죽는 게 나은 상황인가요? 장례 치러주는 게 더 나을까요? 대부분은 '그럴 바에는 같이 죽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가족 동반자살이 그래서 나오는 거예요. 본인이 힘들면 본인만 죽으면 되지, 왜 애꿎은 아이를 데리고 같이 죽어요. 사람은 먼저 살아야 합니다.

질문자는 먼저 병원에 가서 자기 점검을 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우울증이라고 하면 우울증 약을 먹고 그다음에 매일 108배 정진을 해보세요. '괜찮습니다. 저는 살 만합니다' 이렇게 해서 스스로 자기중심을 먼저 잡아야 합니다. 그렇게 중심이 잡히고 나서는 남편을 봐도 내가 힘들지 않습니다. '나는 괜찮아, 당신이 죽어도 나는 괜찮아, 회사 망해도 나는 괜찮아.' 이렇게 되면 내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남편을 도울 수 있습니다. 남편이 정신적으로 어렵다고 하면 병원에 가서 진찰받고 치료받으면 됩니다. 남편이 먼저 치료가 되고 나면 회사 형편이 어려운 것은 큰 문제가 아니게 보입니다.

죽는 것보다는 정부 지원금을 받더라도 사는 게 낫지 않을까요? 지금은 정부에서 최저생계비가 지원되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살던 대로 그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다고 죽을 일은 아닙니다. 만약에 다쳐서 두 다리가 못 쓰게 된다고 하더라도 죽는 게 나은가요?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사는 게 낫습니까?"

" ...... "

아무리 힘들어도 사는 게 낫습니다. 죽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잖아요.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죽는 것은 맨 마지막에 언제든지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큰 걱정거리라고 할 만한 일이 없습니다. 회사 망한다고 해도 다음 길이 있고, 남편이 죽으면 결혼을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그 외에도 다양한 여러 길이 있습니다.

상황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질문자가 먼저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나 혼자 중심 잡기가 어려 울 때는 의사의 도움을 좀 받으면 됩니다. 그리고 정토회에서도 법사님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에 대한 해결이 핵심이 아니라 내가 중심이 제대로 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렇게 나 자신을 먼저 살펴보고 나서 남편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아이들은 어떻게 도와줄까 하는 관점을 가지면 힘든 일이라도 별일 아니게 됩니다. 그럼, 오늘, 내일 당장 병원 가서 진료를 한번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알았지요?"

"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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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내가 먼저 중심을 잡고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2026-03-30 07:49:10

지광명윤순애

상황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라는 말씀, 어떤 상황이든 내가 올 곧이 바로 서야 가족도 남도 도울 수 있다는 말씀 명심합니다

2026-03-30 07:02:51

구자정

고맙습니다.

2026-03-30 06: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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