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3.7. 정토회 합동회의
"일을 추진할 때, 언제 밀고 언제 물러서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 임원들이 모두 모여서 하루 종일 합동회의를 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합동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두북수련원 방송실로 향했습니다.

오전 9시 정각이 되자 삼귀의와 수행문을 함께 낭독한 후 정토회 합동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정토회 합동회의는 대중부, 공동체, 사회활동위원회를 비롯해 정토회 산하 모든 단체의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 단위 사업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회의입니다. 참석자들은 사전에 자료를 충분히 검토한 후 오늘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님이 입재 법문을 했습니다. 스님은 이번에 새로 책임을 맡게 된 2세대 활동가들이 사업 추진에 집중하면서도 다음 세대 양성을 병행해 정토회가 지속 가능하도록 힘써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다음 주면 2차 천일결사가 시작됩니다. 오늘 합동회의는 새로운 천일결사 입재를 앞두고 신임 임원단을 중심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새로 소임을 맡으신 정토회 대표님을 비롯해 각 지부장님, 지회장님, 사무처장님, 국장님, 팀장님들께 먼저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3년간 수고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모든 것은 변합니다. 사회도 변하고, 기성세대가 은퇴하는 사이 젊은 세대는 성장합니다. 1차 만일결사 전반기에는 저와 함께 생활하며 활동해 온 공동체 법사님들을 중심으로 정토회가 운영되었습니다. 후반기부터는 새롭게 성장한 대중부 활동가들이 그 중심을 이어받았습니다. 중간에 합류하신 활동가들은 법문을 직접 들으며 활동해 오셨지만, '깨달음의 장'이나 '정일사' 같은 수련과 실무 교육·연수는 1세대에 해당하는 공동체 법사님들께 지도를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세대에서 3세대로, 지속 가능한 정토회를 위하여

1차 만일결사 초기에 활동을 시작한 청년들도 어느덧 30년이 흘러 이제 5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물론 많은 청년들이 중간에 떠났고, 지금 남아 있는 분들은 소수입니다. 이번에 새로 당선되거나 임명된 대표님, 지부장님, 사무처장님, 국장님, 그리고 현재 법사단을 보면 대부분 1차 만일결사 중반부터 꾸준히 활동해 오신 분들입니다. 이러한 인적 구성을 볼 때, 정토회는 이제 명실상부하게 1세대에서 2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주요 소임을 맡은 활동가들을 보면, 1차 만일결사 초기부터 30여 년간 활동해 오신 분들이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중간에 합류해 활동해 오신 분들도 주요 소임을 맡고 계십니다. 평균적으로 약 20년 정도 활동해 오신 분들입니다. 현재 인적 구성의 장점은 주요 소임자들이 정토회의 정체성과 활동 방향을 충분히 체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세한 교육이나 연수가 따로 더 필요해 보이지 않으며, 조직 운영 또한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다소 우려되는 점은 '개척 정신의 부족'입니다. 2세대 활동가들은 정토회의 확장에 크게 이바지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 활동가들이 닦아 놓은 기반 위에서 활동해 왔기 때문에 개척 정신은 다소 부족할 수 있습니다. 기존 사업을 계승하고 유지·관리하는 역량은 뛰어나지만, 새로운 사업을 개척해 나가는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창조력을 발휘해 새로운 사업을 개척해 달라는 뜻은 아닙니다. 지금은 정토회가 좀 더 빠르게 확산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사업 계획에 따라 활동가 연수와 조직 정비도 함께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쌓아 온 역량을 이러한 방향으로 마음껏 발휘해 보시기 바랍니다. 1세대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서로 의견을 맞추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정토회라는 하나의 조직으로 모이는 과정이 필요했고, 활동가들이 '수행과 사회적 실천의 통일'이라는 정토회의 관점을 온전히 체득했다고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개성이 강한 사람들도 많아 갈등이 이어지기도 했고, 활동 방향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지금의 정토회가 형성되었습니다.

2차 만일결사 초기의 중심 활동가가 되는 여러분께서는 의견 조율보다 사업 추진에 좀 더 집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소수 의견을 무시하고 다수 의견만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분의 역량은 그동안의 수많은 활동과 교육훈련을 통해 충분히 성장해 왔기 때문에, 이견 조율에 많은 시간을 쏟지 않아도 될 것이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또한 3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도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합니다. 이 일은 3차 천일결사에서 더욱 집중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지만, 이번 2차 천일결사 기간에도 다음 세대교체를 위한 준비를 병행하셔야 합니다. 저는 1세대 활동가들이 은퇴하더라도 2세대 활동가들이 바른 관점으로 정토회를 잘 운영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3세대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다소 염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정토회의 정체성과 활동 방향을 제각기 다르게 해석해 조직이 다른 길로 흘러가거나, 활동가들의 주체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최근 10년 이내에 합류한 초발심 활동가들의 역량 강화에도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2세대 중심의 인적 구성은 앞으로 10년 이내에 3세대로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사업을 계획하고 집행할 때는 늘 다음 세대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우리 세대만 잘하면 된다'라는 좁은 관점에서 벗어나, 미래 세대의 양성과 교육을 병행하면서 정토회가 지속 가능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이 점을 간과하면 정토회가 양적으로는 확산하더라도 어느 순간 위축될 가능성이 큽니다. 소규모로 지속된다면 모르지만,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이러한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정토회의 원래 관점을 유지하지 못하면 확산이 오히려 약점이 되어 쇠락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사업 계획을 세우실 때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이어서 스님은 온라인 전환으로 약해진 체험과 실천의 활력을 되살리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정토회의 활동 방향을 새롭게 가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토회 운영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여러 면에서 훨씬 편리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책상에 앉아 온라인으로 수행하다 보니, 함께 모여 절하고 명상하면서 얻었던 수행의 상승효과나 전법의 열정도 다소 식어 가고 있습니다.

불교가 초기에 세계로 확산될 때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전법의 열정도 대단했습니다. 이후 문자가 발명되면서 불법이 문자로 정리되었고, 전법 역시 훨씬 효율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사람이 직접 가지 않아도 책을 보내 전할 수 있게 되었고, 말로는 다 전달하기 어려운 내용도 글로 요약해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 불법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이해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두게 되었습니다. 마치 학교에서 공부하듯 얼마나 많이 읽고 이해하느냐가 수행의 중심이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직접 체험하는 수행이나 전법의 사명감은 점차 약해졌습니다. 수행도 점점 개인화되어, 심리·육체·질병 치유의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명상 등이 종교의 경계를 넘어 확산되는 효과도 있었지만, 깊이가 얕아지고 치유가 끝나면 그만두게 되는 한계도 생겼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복신앙과 결합하여 불교 역시 일반 종교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변해 갔습니다.

변화하는 시대, 정토회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요?

정토회는 이러한 병폐를 극복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체험과 실천을 중심으로 전법을 활기차게 해보자는 뜻으로 창립되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전통적인 절이나 승려 없이 대중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그런데 정토회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인프라 부족의 어려움은 극복했지만, 즉문즉설이든 정토불교대학이든 책상에 앉아 화면을 들여다보는 일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며 전달되는 인격적 감화, 서로 부딪히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경험, 사회적 실천의 생동감은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사회적 실천도 실제 삶 속에서 이루어지기보다 지식의 차원에서만 다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행 공동체'라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움직임이 둔해지는 병폐가 점차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병폐를 극복하려면, 배운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더 많아져야 합니다. 오프라인 실천 활동이 더 보완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토불교대학도 강의를 듣고 마음 나누기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실천 활동이 더 보강될 수 있도록 실천 공간과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장소를 빌릴 수도 있고, 필요하다면 지부 단위로 사무실을 다시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정해진 장소가 아니더라도 지역마다 실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보완되어야, 좀 더 활력 있는 정토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정토회의 활동 가운데 환경운동은 앞으로 더욱 강화되어야 할 과제이지, 결코 약화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구호 활동의 경우 국내에서는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갈수록 그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절대빈곤과 같은 전통적인 취약계층 복지가 많이 나아진 만큼, 이제는 발전된 사회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문제들, 이를테면 마약 확산, 외국인 노동자 차별, 고령화 같은 문제에 대해 대안을 마련해 나가야 합니다. 발전된 사회에서 파생되는 사회 문제들에 대해 정토회가 어떤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할 것인지, 새로운 국내 복지 활동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통일운동의 경우, 현재의 국제 정세와 남북 관계 속에서는 통일을 전면에 내세운 활동을 펼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으므로, 통일에 대한 깊은 염원을 품고 기회가 오면 언제든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통일의 염원을 접자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지금은 대외적으로 통일을 전면에 내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평화를 더욱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더 필요해 보입니다. 통일이 국내적 이슈라면, 평화는 국제적 이슈입니다. 두 가치 가운데 지금은 평화의 비중을 높이고, 통일은 물밑에서 꾸준히 준비해 나가는 방식으로 활동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정세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을 해나가야 합니다.

변화하는 정세에 발 빠르게 대응하려면 과거의 경험이 오히려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의 의식이 과거의 방식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문제 제기를 세속화나 혼란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세상에 더 필요한 일을 해 나가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정토회가 해 온 일을 유지하고 전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방식과 새로운 관점을 계속 받아들여야 합니다.

승려 중심의 불교는 한국 사회에서 앞으로 그 수명이 그리 길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문즉설 또한 제가 승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승려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스님이라서, 목사님이라서, 신부님이라서 가능했던 권위의 시대는 빠르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실질적인 삶의 대안과 실천의 경험이 더욱 중심이 되는 시대입니다. 정토회도 지도법사나 법사단이 방향을 제시하면 그대로 따라가는 데 머물기보다, 수행 대중 모두가 스스로 미래를 내다보며 준비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오늘 하루 충분히 토론해 보시기 바랍니다. 질문할 내용이 있으면 오후에 제가 다시 참여해 함께 대화를 나누겠습니다.”

이어서 상임 천일준비위원회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2025년 사업 결과와 결산을 보고하고, 2026년 사업계획과 예산을 발표했습니다. 보고를 마친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다양한 질문과 건의, 제안이 쏟아졌습니다.

다음은 ‘2차 천일결사의 사업 방향 속에서 나, 지회, 지부는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주제로 지부별 토론 시간을 가진 후 다시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토론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토론을 통해 지부에서 중점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다양한 계획을 세워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 스님은 입재 법문을 마친 후 통도사로 향했습니다. 오전 10시 30분에 통도사에 도착하였습니다. 통도사에는 곳곳에 매화가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먼저 시탑전(侍塔殿)을 찾았습니다. 시탑전은 통도사 계곡 건너 사자목 5층 석탑 아래 위치한 원로 스님들의 거처입니다. 시탑전의 방문을 두드리자, 법산 큰스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큰스님과 인도 불교 부흥의 방법, 한·인도 불교문화 교류 등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차담을 나눈 후 경내를 한 바퀴 둘러보고 12시에 통도사를 나왔습니다.

이어서 어제 잠깐 둘러본 양지마을을 다시 찾아가 보았습니다. 볕이 잘 드는 곳에 추모 공원을 조성하면 어떨지 살펴본 후 오후 2시에 두북수련원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편, 합동회의 참석자들은 긴 시간 토론을 마친 후 잠시 휴식 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오후 3시 45분부터는 스님에게 궁금한 점에 대해 묻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토회 임원들은 토론 중에 생겼던 다양한 의문들을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여섯 명이 정토회의 사업 방향 전반에 대해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열정 있게 일을 추진하면서도 함께하는 도반들을 지치게 하지 않으려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일을 추진할 때, 언제 밀고 언제 물러서야 할까요?

“저는 일을 할 때 밀어붙이는 힘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서 하다 보니 '가자!'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데, 함께하는 분들은 지치고 힘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 사이에서 조절하는 일이 어렵습니다. 청년지부에서 5년 동안 일할 때도 반 담당자분들이 잘 따라주셔서 계속 새로운 일을 만들고 제안하곤 했습니다. ‘새벽마다 공동 정진을 하자’, ‘멤버십이 중요하니 마음 나누기를 매일 하자’ 이렇게 제안하면 처음에는 '출근하느라 바쁜데요.' 하며 다들 부담스러워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면 좋으니까 한두 번 함께하다가 자연스럽게 정착되었고, 시작할 때는 반대가 많았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너무 좋았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열정이 앞서 이것저것 제안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면 함께하는 도반들이 힘들어합니다. 반대로 너무 조심하면 발전이 없고, 조직을 위해서는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가고 새로운 제안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혜가 부족하다 보니 중도의 길을 가기가 어렵습니다. 너무 밀어붙여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물러서서도 안 되니, 어떤 관점을 가지면 좋을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질문자가 볼 때 법륜스님은 뭐든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입니까, 물러서는 스타일입니까?”

“스님은 밀어붙이시는 편입니다. 저도 스님을 따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원을 세워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추진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혼자만 너무 앞서 나가 뒤에 아무도 따라오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반대로 너무 조심하며 남의 눈치만 보다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도 역시 의미가 없습니다. 본인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밀고 나갈 수 있는 꿋꿋한 힘을 가지되, 함께하는 대중의 상태를 보면서 완급을 조절해야 합니다. 밀어붙여 보고 저항이 있으면 잠시 템포를 늦추었다가, 괜찮아지면 다시 밀고 나가고, 또 저항이 있으면 다시 템포를 늦추는 식으로 조절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본인 마음대로 밀어붙여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정토회가 큰 틀에서 방향을 정해 놓았다면, 다른 사람이 하든 안 하든 내가 먼저 제안해야 합니다. 우리 모둠, 우리 불교대학 학생들, 우리 지회에서는 해보겠다는 자세로 나아가야 합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또는 극복이 안 되어서 저항하는 경우라면 어느 정도 저항이 있더라도 밀고 나가야 합니다. 그것을 넘어서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억압적으로, 마치 본인 혼자 잘나서 밀어붙이듯 하면 성과가 나기보다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더 큽니다. 어떤 때는 밀어붙이는 것이 효과가 있고, 어떤 때는 템포를 늦추는 것이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것을 경험해 가면서 스스로 완급을 조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다 보니 도가 지나쳤다고 느껴지면 함께하는 분들이 건의를 해올 것입니다. 그럴 때 지회장이나 지부장이 '조금 조절해 주십시오.' 하면 '알겠습니다.' 하고 속도를 늦추면 됩니다. 면박을 당했다거나 비판받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조금 덜 살폈구나.' 하고 받아들인 뒤, 다시 대화해 가면서 추진하면 됩니다. 일단 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해결해 나간다는 자세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 지역 실천 활성화에 집중하다 보면 수행의 관점을 잃고 일반 문화센터 프로그램처럼 흘러갈 우려가 있습니다. 수행의 관점을 놓치지 않으면서 지역에도 도움이 되려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 정토사회문화회관 특별지부 운영을 준비하다 보니 전법회원 법회, 통일의병 활동 등이 추가되어 활동가들이 주 3회 이상 출석하게 되는 부담이 생겼습니다. 월 1회 진행되는 전법회원 법회나 통일의병 활동을 온오프라인으로 어떻게 조정해 나가면 좋을까요?
  • 법당이 줄고 온라인 중심이 된 상황에서, 지역 정토회가 살아남으려면 지역사회에 이름을 알리고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을 기부 활동을 통해 실감했습니다. 정토회 예산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정토회의 지역 활동을 확대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 스님의 연기적 세계관에 담긴 가르침이 전법·복지·평화·환경 활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륜스님의 하루’ 콘텐츠를 더 적극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일 기도 명칭을 한반도 평화 기도로 바꾸고, ‘법륜스님의 하루’를 전법과 연결해 더 체계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 질문자는 열의는 넘치지만, 역량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청년지부가 어떤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지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요?

“조금 전에 지부 사업계획 관련해 토론하면서, 2차 천일결사를 앞두고 도반들의 열의가 대단하고, 하고 싶은 사업도 많아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활동할 수 있는 인원에는 한계가 있는데 어떤 사업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할지 정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반들이 워낙 하고 싶은 것도 다양하고, 청년들의 특성상 자기 주도적으로 하고자 하는 경향도 강한 편입니다. 큰 방향은 '청년전법'이라는 목표 아래 지부가 세워졌지만, 1차 천일결사를 잘 마무리하고 2차 천일결사를 시작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지혜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법륜스님과 법사단도 30년 전에 처음 정토회를 시작했을 때 수행뿐만 아니라 사회실천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뜻을 모아 지금까지 오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희 청년들이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10가지를 하고 싶다'라는 안이 나오면 그중에서 어디에 더 초점을 맞추면 좋겠는지 조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수많은 일 가운데 막연히 어디에 초점을 맞추겠느냐고 묻는다면 답하기 어렵습니다.

정토회가 이미 정해 놓은 방향이 있습니다. 첫째는 지구환경을 보존하는 환경 실천, 둘째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복지 실천, 셋째는 전쟁과 갈등을 예방하고 평화를 이루는 평화 실천입니다. 크게 이 세 가지에 집중하자는 뜻에서 10대 과제 안에도 이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 세분화하여 환경 실천 중에서 어떤 부분을 하면 좋겠느냐고 묻는다면, 첫째는 제안된 사업의 성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하고, 둘째는 그것을 감당할 역량이 있느냐 하는 문제를 살펴봐야 합니다. 역량은 부족한데 하고 싶은 일만 많은 것은 욕심입니다. 열의라고 좋게 표현할 수도 있지만, 감당하지 못할 일을 계획으로 세워 끙끙대는 것은 욕심입니다.

원(願)과 욕심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욕심은 하다가 지치는 것이고, 원은 넘어지면 다시 하고 또 넘어지면 다시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한 명이 하다가 시간이 흘러 열 명이 함께하게 되듯, 실현할 역량이 점차 커진다면 처음에 다소 벅차더라도 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 마음을 내어 바짝 했다가 잘 안되니까 지쳐 나가떨어지는 것은 욕심일 뿐입니다. 수행은 욕심을 버리는 것이지,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선 환경 실천, 복지 실천, 평화 실천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외에 한국 사회에서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마약 문제입니다. 마약을 근절하고, 마약에 물들지 않도록 하며, 마약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예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직 한국 사회가 마약에 깊이 발을 들여놓은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마약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게 되면 퇴치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무엇이든 일상화되어 버리면 삶의 일부가 되어 죄의식도 사라집니다. 학교에서 한번 번지게 되면 학생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향도 생깁니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있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빠른 속도로 경계가 이완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좀 더 주의 깊게 바라볼 필요가 있으며, 청년들이 새롭게 찾아 나가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30여 년 전에 정토회를 시작했을 때를 돌아보면, 당시 젊은이들이 하는 운동이라고는 농민운동, 노동운동, 학생운동, 민주화운동 정도밖에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6월항쟁이 끝나고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지면서, 앞으로 30년을 내다본다면 어떤 것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될까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환경 문제와 복지 문제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고아 문제가 더 시급했지만, 앞으로는 노인 문제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고아원 운영보다는 노인복지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또한 한국 내부의 문제만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고, 제3세계와 가난한 나라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JTS는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시점부터 해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당시에 미래를 예측하며 시작한 일들입니다.

앞으로는 마약 문제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나타나는 정신질환, 예를 들면 우울증 같은 문제도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요즘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보면, 투자 혹은 재테크라는 이름으로 투기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코인 투자, 주식 투자라는 이름 아래 투기성 투자로 돈을 버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땅을 사 두었다가 오르면 벌고, 주식을 사 두었다가 오르면 버는 방식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반면, 일을 해서 버는 돈은 입에 풀칠하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고방식이 사회 전체에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과거 정부와 현 정부 모두 이런 의식에 경각심을 주기보다 오히려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에게 이것을 시대의 조류로 퍼뜨리는 것은 앞으로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복지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지는 한번 확대되면 되돌리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며 풀어가야 합니다. 무분별하게 확대하다 보면 프랑스처럼 재정 위기에 처해도 멈추기가 불가능한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저항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들이 우리가 함께 염려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과제들입니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허황된 의식보다 좀 더 건강한 의식을 갖도록 하는 운동을 새롭게 펼쳐 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의 문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토론을 통해 찾아가야 하겠지만, 막연히 어떤 문제가 좋겠느냐고 묻는 것은 너무 추상적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실마리로 삼아 우리가 함께 찾아 나가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대화를 통해 의문점을 해소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정리 말씀을 했습니다. 스님은 새로 시작하는 2차 천일결사에서는 머뭇거리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되, 건강을 잘 돌보며 정진해 나갈 것을 당부했습니다.

“지난 1차 천일결사 기간 동안 우리가 머뭇거리거나 헤맸던 부분이 있었다면, 새로 시작하는 2차 천일결사 기간에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늘 온라인 작업을 해야 하다 보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그 때문에 눈이 나빠지거나 목디스크로 고생하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모두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최근 한 달 사이에 이곳이 나빠졌다가 좀 괜찮아지면 저곳이 아프고, 저곳이 나아지면 다시 다른 곳이 불편해지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마치 폐차 직전의 자동차처럼, 하나를 고쳐 놓으면 이틀 뒤에 또 다른 곳이 고장 나고, 다시 고쳐 놓으면 또 다른 곳이 고장 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중간중간 한 번씩 일어나 기지개도 켜고 체조도 하면서, 건강에 유의해 가며 일을 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사홍서원으로 정토회 합동회의를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실내에서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를 본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추모 공원을 조성할 부지를 추가로 더 답사한 후 오후에는 정토회 전법행자대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하여 입재 법문을 하고, 서울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2026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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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업무가 분업화되어 컴퓨터앞에서 놀이하시는 분들은 거북목증후군 등 근골격계질환에 유의해야 합니다. ㅠ

2026-03-10 07:39:53

구자정

고맙습니다.

2026-03-10 07:15:57

수미향

오늘도 법문 보며 나도 상황과 경험을 잘 살피고 스스로 미래를 내다보며 준비하고 행동해보자 합니다. 스님의 하루를 볼때마다 마음이 밝고 가볍고 당당해 집니다. 쉬지 않고 부처님의 바르고 위대한 알려주시는 스님 계셔서 제가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2026-03-10 07: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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