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5.7.17. 사회 인사 미팅, 스리랑카 종교인 모임 환송식
“재난이 닥쳤을 때 여러분이 나서면 JTS가 지원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하루 종일 평화재단을 찾아온 사회 인사들과 연달아 미팅을 한 후 내일 출국하는 스리랑카 종교 지도자들과 환송식을 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국민의힘 전 비상 대책 위원장 김용태 의원 등 사회 인사들이 평화재단을 찾아왔습니다. 점심 식사를 함께 한 후 사회 인사들은 스님에게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여러 가지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후 2시에는 필리핀 JTS에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는 김가영 활동가가 귀국하여 스님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왔습니다.

“스님, 여름 안거 수련을 하러 잠시 한국에 왔습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잘 왔어요. 민다나오에 학교 짓는 일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요?”

“원주민 학교는 산 페르난도 군, 딸라각 군, 끼따오따오 군, 퀘존, 돈카를로스, 리보나 군에서 7개 학교를 건축 중이고, 장애인 특수 학교는 란타판, 까딩일란, 당카간, 마놀로폴티치, 리보나 군에서 5개 학교를 건축 중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총 12개 학교를 짓고 있습니다. 12월에 준공식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요. 한국에서 수련 잘 하고 가세요.”

이어서 인도 JTS에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는 김연희, 조은서 두 활동가가 귀국하여 스님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왔습니다. 삼배로 인사를 하자 스님이 안부를 물으며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다들 잘 살고 있어요? 인도는 지금 많이 덥잖아요.”

조은서 님은 인도의 무더위를 잘 견디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네, 잘 지냅니다. 한국보다 인도 생활이 더 좋습니다. 인도는 기온이 42도 정도 됩니다. 우기가 되고 나서 기온이 조금 낮아졌습니다. 더위가 체질에 맞는지 어렵지 않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유다 공주의 후손이었어요? 많이 힘들어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 안거 수련 잘 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따뜻한 배려에 활동가들은 감사 인사를 하고 돌아갔습니다.

오후 2시 30분에는 사회 인사 한 분이 스님을 찾아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정치 현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부탄 비구니 재단의 타시 장모 박사와 온라인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스님의 지난 부탄 방문 이후, 부탄 내 여성 비구니 교육 및 사회 참여 시설 설립 가능성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 가기 위해 타시 님의 요청으로 회의가 마련되었습니다.

타시 님은 겔레푸 신도시에 여성 중심의 사회 복지 및 교육 시설을 설립하고자 하여 스님과의 협력을 희망했습니다. 스님은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며 여러 가지 협력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다만, 토지 확보 및 사업 실행을 위해서는 명확한 계획 수립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토지를 확보하려면 결국은 명확한 사업 계획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아이디어를 나누는 단계지만, 연말 수계식이 끝난 뒤 구체적인 논의를 다시 이어 가면 좋겠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자 오늘 하루 종일 한국의 문화 유적지를 둘러보고 온 스리랑카 종교 지도자 분들이 평화재단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5시부터는 내일 출국을 앞둔 스리랑카 종교 지도자 분들과 환송 모임을 가졌습니다. 스리랑카 종교 지도자 분들은 인사동에 가서 가족과 친지들에게 줄 선물을 구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스님이 웃으며 물었습니다.

“쇼핑 잘 하셨어요? 뭐 구입하셨어요?”

스리랑카 종교 지도자 분들은 다양한 물건들을 구입했습니다.

“한국에 와서 먹어 본 음식 중에 흑미가 가장 맛있었어요. 그래서 흑미를 구입했습니다.”

“손자와 손녀들에게 줄 쿠키, 초콜릿, 학용품을 구입했습니다.”

“어머니에게 드릴 치즈와 견과류를 구입했습니다.”

스님은 스리랑카 종교 지도자 분들에게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제가 밖에 나가서 강연을 하면 사람들이 강연료를 주려고 하는데, 저는 부처님의 제자이기 때문에 돈을 받지 않습니다. 계율에 대가를 받지 못하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강연료 대신 물건을 보시할 때가 있습니다. 그걸 여러분께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Thank you.”(고맙습니다.)

아사지(Assaji) 스님, 아누라(Anura) 목사님, 다르샤카(Darshaka) 힌두 사제님, 피르도스(Firdous) 무슬림 리더님 모두에게 선물을 하나씩 드렸습니다.

이어서 앞으로 스리랑카 종교인 모임과 함께 연대했으면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스님이 이야기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번 방문처럼 계속해서 서로 교류하고 협력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현재 JTS에서는 스리랑카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지원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쓰나미 때는 부서진 유치원들을 지어 주는 일을 했고, 최근에는 국가 부도 상황으로 인해 어려워진 사람들이 많아서 주로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재난이 발생했을 때 다르마샥티에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겠다고 하면 저희 JTS에서 식량이나 생필품을 지원해 드릴 수 있습니다.

재난이 닥쳤을 때 여러분이 나서면 JTS가 지원하겠습니다!

그런데 JTS는 100퍼센트 자원 봉사자들에 의해서만 운영됩니다.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그래서 인건비에 해당하는 비용은 지원해 드릴 수 없습니다. 모든 활동은 다 자원봉사로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홍수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였을 때 여러분이 직접 현장에 가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면, 그럴 때 필요한 물품은 JTS가 지원할 수 있습니다.”

아누라 목사님은 스리랑카 내에 북한과 교류했었던 단체들과 연결 고리를 만드는 일을 해보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현재 스리랑카 내에 북한과 교류하던 여러 단체들이 원활하게 활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돌아가서 그런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런 단체들을 통해 많은 일은 해낼 수는 없겠지만, 교류를 시작해서 연결 고리를 만드는 일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님은 아누라 목사님의 제안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북한이 장벽을 높이 쳐 놓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든 단체든 할 수 있는 한 북한과 많은 관계를 맺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그 일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여러분이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게 된다면, JTS에서 물질적인 지원은 언제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을 여러분 나라에 초대해서 종교 간 대화든 무슨 대화든 모임을 진행하시면, 북한은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참가자들에게 비행기 값은 지원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그들이 해외에 많이 나와서 견문을 넓혀야 하는데, 북한 정부는 많은 이들을 해외로 보내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자꾸 미팅 같은 것을 마련해서 북한 사람들에게 바깥세상을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사지 스님께서는 스리랑카에서 불교 행사를 열 때 북한에도 연락해서 그쪽의 불교계 사람들을 초청해 주세요. 그러면 모임의 일부 경비를 저희들이 보시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구호 활동을 하는 한국의 활동가들이 스리랑카에 오면 저희가 숙소와 여러 시설들을 지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리랑카에 오시기 전에 꼭 연락을 주십시오.”

아사지 스님은 남한과 북한이 통합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한국 방문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남한과 북한은 진정으로 통일을 원하고 있나요?

“스리랑카를 비롯하여 해외에서 남한과 북한을 보기에는, 이들이 통합을 원하기보다는 분단 상태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 또한 개인적으로는 남과 북이 평화와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방문으로 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뭔가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스님이 대답했습니다.

“통합을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통합을 원하지만 그게 너무 어렵다 보니 지금은 거의 포기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죠. 소수의 사람들은 통일을 원하지 않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다수가 통일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일은 남한과 북한의 의지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고, 미국의 이해관계까지 맞아떨어져야 가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가지 문제를 많이 갖고 있지만,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서는 좀 더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거기에 대해 저도 조금은 기대하는 면이 있습니다. 현재는 남한에도 새 정부가 들어서서 북한과 대화할 자세를 가지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북한에서 전혀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두 나라가 통일된다면, 아주 강력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짧은 시간 내에는 통일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한반도 주변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네 개의 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상충되는 이해관계 속에서 남한과 북한의 의지만으로 통일을 이루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아사지 스님은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한 인물로 법륜스님을 선정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저희 종단에서 아마라푸라의 날이라는 큰 행사가 있는데, 이 행사에서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한 다섯 분의 인물들을 선정하려고 합니다. 저는 그중 한 분으로 법륜 스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르샤카(Darshaka) 힌두 사제님은 타밀족인데요. 스님은 타밀 지역과 한국이 역사적으로 인연이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아유다 공주에 대해서는 인도 중부 지역의 아요디아(아유타국)에서 왔다는 설과 인도 남부의 타밀 나두(Tamil Nadu)에서 왔다는 설, 두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다르샤카 힌두 사제님은 타밀족이 아유다 공주가 타밀 지역 출신이라고 믿는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희 민족의 역사에서는 아유다 공주가 타밀(Tamil) 지역에서 왔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유다 공주뿐 아니라 여섯 명의 공주들이 다른 나라로 갔는데, 각각 일본, 한국, 태국으로 갔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저희는 모두 그들의 후손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고고학적인 물증들이 남아 있고, 문화와 언어적인 면에서 모두 타밀 지역에서 유래되었다는 증거들이 많습니다. 공주가 살았던 마을도 특정할 수 있고요. 그녀가 매우 아름다웠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습니다.”

“타밀어와 한국어는 같은 말이 매우 많아요.”

“엄마, 아빠, 언니, 이런 단어는 타밀어와 한국어가 똑같습니다.”

타밀어와 한국어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더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네 분의 스리랑카 종교 지도자 분들은 각자 자신의 기도 방식으로 스님을 위해 축원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먼저 아사지 스님이 테라바다 불교 식으로 기도를 하고, 이어서 다르샤카 사제님이 힌두교 식으로 기도를 하고, 다음은 피르도스 님이 이슬람교 식으로 기도를 하고, 마지막으로 아누라 목사님이 기독교 식으로 기도를 했습니다.

스님이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여러분의 축원 기도를 잘 받았습니다. 스리랑카에 돌아가셔서도 늘 건강하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평화를 위해 함께 활동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아사지 스님은 아마라푸라 종단의 종정이 사용하는 부채를 스님에게 선물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부채를 갖고 있으면 제가 아마라푸라 종단의 종정이 되는 거 아니에요?” (웃음)

스님의 농담에 모두가 활짝 웃으며 함께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해가 저물고 스리랑카 종교 지도자들은 숙소로 이동하여 떠날 준비를 하기 위해 짐을 싸고, 스님은 평화재단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다가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고양시청 초청으로 고양 아람누리극장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고양 시장님과 차담을 나누고, 오후에는 평화재단을 찾아온 사회 인사들과 연달아 미팅을 하고, 저녁에는 정토사회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금요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2025 9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20

0/200

길상화

감사합니다

2025-07-20 12:55:18

광원

스님의 일정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가르침을 주셨지만, 건강하셔서 더 많은 배움의 기회를 주시길 기원합니다

2025-07-20 12:30:03

순영

감사합니다~

2025-07-20 12: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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