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5.5.5.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 사회 인사 법회
“왜 한국 사회는 점점 더 갈등에 빠질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불기 2569년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오전에는 대중이 참석하는 봉축 법요식이 열렸고, 오후에는 사회 인사들이 참석하는 봉축 법요식이 열렸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9시부터 봉축 법요식 1부를 시작했습니다. 1부는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 후 그 기쁨을 먼저 돌아가신 조상 영가님들께 회향하고, 모든 영가님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천도재입니다. 정토회 회원들이 온라인으로 접속한 가운데 천도재를 여법하게 마치고 오전 10시에 2부를 시작했습니다.

1400여 명의 정토회 회원들이 정토사회문화회관 3층 설법전과 지하 강당, 1층 로비에 자리했습니다. 국내외 으뜸절에서도 330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생중계를 함께 시청하며 봉축 법요식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연등 모연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시청했습니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타종, 헌공 예불을 한 후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했습니다. 먼저 법륜스님이 모든 중생의 해탈을 염원하며 부처님 전에 향을 올렸습니다.

이어서 인류의 희망이며 미래 세계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을 대표하여 정이든 님과 황윤슬 님이 깊은 지혜를 발원하며 부처님 도량을 밝히는 등을 올렸습니다.

다음은 정토회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지부에서 최연소 회원 그룹장인 김도형 님과 돕는이 정지원 님이 부처님을 찬탄하며 부처님 전에 꽃을 올렸습니다.

부처님 전에 올린 어린이들의 연등과 청년지부 회원들의 화사한 꽃만큼 미래 전법의 희망이 밝아지고, 세계 전법이 더욱 힘차게 진행되기를 간절히 염원해 봅니다.

다음은 전국 으뜸절과 전 세계 정토행자들의 부처님 오신 날 축하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목사님, 신부님, 주교님, 교령님, 교무님 등 이웃 종교인들이 영상으로 축사를 해주셔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작년 연말에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서 나라가 어수선했죠. 그래서 기독교에서는 성탄절을 우울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올해 봄에는 헌법재판소에서 판결이 나면서 그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이번 초파일은 조금 더 즐겁게 지낼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진 종교는 달라도 이 나라의 운명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땅에 정토를 만드는 일에 서로 협력합시다.” - 경동교회 박종화 원로 목사

“세상이 점점 살기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여러분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저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이 세상을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서로 힘을 모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시길 바라고, 여러분의 가정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주는 행복이 충만하길 바랍니다.” - 대한성공회 박경조 주교

“저는 오늘 아침에 스님과 만나서 천당과 지옥에 대한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희 천주교에서 말하는 천당을 불교에서는 정토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 곧 정토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정토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 천주교 서울대교구 김홍진 신부

“오늘날 한국 사회는 갈등과 분열로 많은 사람들이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대자대비한 훈풍을 불러일으켜 주셨습니다.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실천하고,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갈 것을 다짐하는 부처님 오신 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원불교 김대선 교무

이어서 배우 조인성 님, 이정은 님 등 방송 문화 예술인들과 전 세계의 정토행자들이 보내준 축하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대중이 삼배의 예로 스님에게 법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의미가 무엇인지 그 뜻을 계승하여 오늘날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불기 2569년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중생에게 밝은 등불이 되어 주시고,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가르쳐 주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날입니다.

많은 정토회 회원들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주위 사람들에게 모연(募緣)을 해 주셨습니다. 그 정성이 모여 전 세계에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따뜻한 잠자리와 옷을 제공하고, 배고픈 이들에게 음식을 주고, 아픈 이들에게는 약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배우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배움의 터전을 마련해 주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당신이 계시지 않는 이 세상에서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의 공덕과 똑같은 공덕이 있는 행위로 네 가지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배고픈 이를 배불리 먹이고, 병든 이를 돌보며, 가난한 이를 돕고, 외로운 이를 위로하는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 우리는 누구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나요?

오늘날 우리들은 다행히 굶주릴 걱정은 없고, 병이 들어도 치료를 받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생활이 넉넉하진 않더라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곳에서 여전히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고려인, 북한이탈주민과 같이 외로움 속에 놓인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세계적으로 보자면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깨끗한 물조차 마시지 못하며, 기본적인 생활 조건도 갖추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배고픈 자는 배부른 자가 먹여야 하고, 병든 자는 건강한 자가 돌봐야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돌보고, 어르신들은 젊은 세대가 돌봐야 하며, 배운 사람은 배우지 못한 이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것은 사람이 마땅히 걸어야 할 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가 밝힌 연등의 공덕이 가난한 이들에게 복전(福田)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지금 세상이 혼란스럽다고 느껴지는 이유

오늘날 국제 정세를 보면, 제자리를 지켜야 할 사람들이 책임을 다하지 않음으로써 혼란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세계 질서를 주도하며 평화를 유지해 왔던 미국이 그 질서를 지키지 않고 허물어 버림으로써 세계를 큰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힘없는 자가 질서를 어길 때는 힘 있는 쪽에서 이를 바로잡을 수 있지만, 힘 있는 자가 질서를 깨뜨릴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마땅한 해결책이 없습니다. 결국 ‘법은 멀고 주먹이 가깝다.’는 말처럼 모든 것을 힘으로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생기게 됩니다. 이것이 오늘날 국제 질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국내 정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헌법과 법률을 가장 앞장서 지켜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헌법과 법률을 무시한 채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일로 지난 몇 달 동안 우리 사회는 큰 혼란을 겪었고,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이제는 힘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반성을 통해 법질서를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악을 쓰며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또한 다수 의석을 가졌다고 법원의 판결을 자신들의 뜻에 맞지 않는다고 거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국제 사회든 국내 사회든 힘 있는 자들이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세상은 결국 약육강식의 세계로 흘러갈 수밖에 없고, 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탄핵 국면에서는 일부 중진 국회 의원들이 사법 기관인 헌법재판소와 법원을 때려 부수라고 대중 앞에서 공공연히 외쳤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살아가는 헌법 기관에 속한 사람들이 대중 앞에서 법을 파괴하자고 외쳤던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국민마저도 내 편이라면 헌법을 부정해도 지지하고, 내 편이 아니면 헌법을 지켜도 반대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이상 진정한 의미의 국민이라 할 수 없습니다. 국민은 특정 정당의 추종자가 아니라, 바로 이 나라의 주인입니다. 정당은 국민에게 지지를 구하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꾸로 되어 있습니다. 국민이 선출한 지도자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국민을 대변하라고 내세운 국회 의원들이 지지자들을 마치 자기 패거리 졸개처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행위를 비판 없이 따르고 있다면, 우리는 더 이상 나라의 주인인 주권자라 할 수 없습니다.

보수이든 진보이든 어느 진영에 속했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헌법과 법질서를 존중하느냐는 점입니다. 이를 부정하는 사람이라면, 국회 의원으로서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거나, 장차관으로서 국정을 운영하거나, 나아가 대통령으로서 국정 운영을 책임질 자격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정신적 혼란을 겪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어떤 특별한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권한을 쥔 사람들이 기존 질서를 지키지 않고 허물어 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혼란의 시대, 부처님의 가르침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

사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부처님 당시에도 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 시대 또한 기존의 윤리와 도덕, 사회적 관습이 무너졌습니다. 권력자들은 무력을 앞세워 남의 나라를 침략했고, 부유한 장자(長者)들은 막대한 재물을 바탕으로 온갖 쾌락을 좇았습니다. 사상가들마저 권력자들에게 아첨하며 학문을 왜곡하는 ‘곡학아세(曲學阿世)’의 길로 빠져들었습니다. 그야말로 혼란의 시대였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부처님이 세상에 오셔서 바른 가르침을 주신 것입니다. 첫째, 부처님은 사람들이 지혜의 눈을 뜨게 하셨습니다. 세상의 혼란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삶을 바르게 살아가도록 이끄셨습니다. 부처님은 본성과 양심을 잃고 혼란에 빠진 중생에게 괴로움 없이 살아가는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다음과 같은 비유로 표현됩니다.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우는 것과 같고, 덮인 것을 벗겨내어 보여 주시는 것과 같고, 어두운 밤에 등불을 비추어 주시는 것과 같다.’

둘째, 평화의 가르침을 전하셨습니다. 당시 권력자들은 모든 문제를 오직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하여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부처님은 평화의 가르침을 전하셨습니다. 인간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계급 제도나 성차별은 신이 창조한 질서가 아닙니다. 인간의 어리석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시고 차별을 철폐하셨습니다. 또한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자비의 손길을 내밀어, 그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깨우쳐 주셨습니다.

이러한 부처님의 삶과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오늘날 우리가 겪는 혼란이 아무리 크다 해도, 그 시대보다 더 심하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아무리 지금이 어렵다 해도, 당시의 어려움보다는 덜할 것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희망이 없다고 하지만, 당시 젊은이들의 방황에 견주어 보면 우리는 아직 나은 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바른 법을 따라 지혜의 눈을 떠야 합니다. 어떤 문제든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 가야 합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합의에 따라 제정된 법률에 근거하여 해결해야 합니다. 내 뜻에 맞지 않아 다소 억울하더라도 일단 수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넘어서려 하면 결국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길밖에 없고, 폭력은 더 큰 피해를 낳게 됩니다.

왜 하찮은 강물을 얻기 위해 귀중한 피를 흘리려 합니까?

부처님께서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한 일화가 있습니다. 국경 변에 사는 한 마을 농민들이 어느 날 농사를 짓기 위해 강물을 끌어 쓰려다 농민들 간에 일어난 싸움이 점점 커져서 전쟁이 일어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를 본 부처님께서 사람들에게 물으셨습니다.

‘강물이 중요합니까, 몸에 흐르는 피가 중요합니까?’

그러자 사람들이 ‘피가 중요합니다. 어찌 하찮은 강물을 피에 비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그 하찮은 강물을 얻기 위해 귀중한 피를 물처럼 흘리려 합니까?’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감정에 치우쳐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뉘우치고 반성하자 마침내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왜 한국 사회는 점점 더 갈등에 빠질까요?

그런데 오늘날 한국 사회는 왜 갈등이 점점 심해질까요? 물론 오늘날에는 부처님처럼 법력이 뛰어난 분이 계시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스스로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진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귀를 닫은 채 작은 이익에 집착하다가 결국 후회할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개개인이 소소한 편리와 쾌락을 누리려는 욕심에 빠진 결과, 인류와 모든 생명이 위협받는 기후 위기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이 위기를 해결하려면 다소 불편하더라도 소비주의에서 벗어나 절제하며 살아야 합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누구도 그 길을 택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해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갈등 역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조금만 정신을 차리고 법질서를 지키며,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사실은 그렇게 풀기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일단 자기감정에 사로잡히게 되면,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 하는 관점으로 사물을 보기 때문에 결국은 사소한 일이 커져 전쟁으로까지 번지게 됩니다.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를 돌이켜보면, 개인의 문제를 덮기 위해 국가 권력을 동원하고, 이를 정당화하려 군사적 충돌을 불러일으키고, 심지어는 큰 인명 피해조차 감수하는 행동을 하려고 한 겁니다. 작은 이익에 눈이 멀면 세상을 큰 혼란에 빠뜨리는 위험한 짓도 거리낌 없이 저지르게 됩니다. 이는 마치 어린아이가 멋모르고 불장난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어리석음이 일부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경향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이 점점 더 편향되어 감으로 인해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종교와 이념, 사상과 정파가 다르더라도 협력하며 살아야 합니다. 감정에 사로잡히면 안 됩니다. 남북 간에 적대적 긴장이 있다 하더라도 민족적 차원에서는 협력하는 것이 낫습니다. 일본과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역사적으로 철천지원수라 해도, 미·중 패권 경쟁이 벌어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본과도 공동의 이해를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과도 손잡아야 하고, 일본과도 필요하다면 협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같은 대한민국 안에서조차 서로를 ‘척결 대상’으로 삼는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제대로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극단을 넘어 중도로,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려면

이제 큰 위기는 넘겼습니다. 앞으로는 대결이 아니라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를 살리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 질서 속에서도 우리가 나아갈 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여러분께 당부 드립니다. 우리가 부처님의 제자라면 중도의 가르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적어도 극단에 치우친 생각만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혜까지 바라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만 않기를 바랍니다.

이제 대통령 선거까지 한 달이 남았습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라도 정신을 바르게 차려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 평화를 지키고, 혼란을 수습하며, 국민 통합을 이루고, 헌법 개정을 통해 다시는 이런 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 잘 살펴야 합니다. 그러니 꼭 투표하시고 나라의 안정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년에도 우리가 6.13 대법회를 통해 천지의 기운을 바꾸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선거가 끝나고 혼란이 안정되도록, 다 함께 마음 모아 기도했으면 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다음은 부처님이 이 땅에 태어나심을 기뻐하는 강생 찬탄을 했습니다. 스님이 선창을 하면 이어서 대중이 봉독을 했습니다.

“이 세계의 최고봉 히말라야 남쪽 산기슭, 로히니 강물이 굽이치는 곳, 카필라 왕국의 자손이라 불리는 샤카족의 평화로운 나라, 룸비니 동산 아소카 나무 아래, 보살은 어머니 마야 부인의 오른쪽 옆구리로 이 세상에 나오셨다....”

이어서 초파일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욕불 의식을 했습니다. 욕불은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의식입니다. 먼저 스님의 안내에 따라 마야 부인이 입장하고 욕불을 한 후 마정수기(摩頂授記)를 받았습니다.

인도의 전통에 따르면 사람의 두 눈 사이에 깨달음의 눈이 있다고 합니다. ‘깨달음의 눈을 열어서 당신은 미래에 부처님이 되실 것입니다.' 하고 수기를 받는 것이 마정수기입니다.

“온라인으로 법회를 보는 분들은 모두 모니터 앞으로 얼굴을 가까이하세요. 온라인으로 마정수기를 하겠습니다. 미래에 부처가 되십시오.”

스님은 온라인 시청자들을 향해 마정수기를 했습니다.

다음은 탄생 선언을 함께한 후 우리 모두가 깨달음과 해탈의 길로 갈 수 있기를 서원하며 다 함께 발원문을 낭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토회 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사홍서원으로 봉축 법요식 2부 생방송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어서 현장에 참석한 대중 모두가 욕불 의식을 하고 마정수기를 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린아이를 안고 온 부모들,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 초등학생 어린이들, 남녀노소 모든 분이 길게 줄을 서서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키고 스님에게 마정수기를 받았습니다.

1400여 명의 마정수기를 마치고 스님은 법상에서 내려왔습니다.

곧이어 점심 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많은 봉사자들이 1400인분의 비빔밥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수고를 해 주었습니다. 지하 식당과 4층 강당, 5층 강당에서는 많은 대중이 줄을 서서 비빔밥을 받고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잠시 휴식을 했다가 오후 2시부터 다시 손님들을 맞이했습니다. 정토사회문화회관 앞마당에는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가 펼쳐졌습니다.

정토회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 해마다 이웃 종교인들, 사회 인사와 함께 부처님 탄생의 참 뜻을 새기는 봉축 법회를 하고 있습니다. 지하 식당에는 일찍 오신 사회 인사와 이웃 종교인들이 테이블마다 앉아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한 분 한 분과 악수를 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안부를 주고받고 담소를 나누다가 오후 3시가 다 되어 법회가 열리는 지하 대강당으로 함께 이동했습니다.

맨 앞자리에는 목사님, 교령님, 교무님 등 이웃 종교인들이 자리하고, 이어서 사회 원로들과 정치인들, 문화예술인들이 자리했습니다.

삼귀의와 수행문을 낭독하고, 부처님의 탄생을 그린 강생 찬탄을 함께 읽었습니다.

“보살이 태 안에 들자, 일만 세계가 모두 진동하며, 향기로 가득 차고, 한없는 광명이 충만하였다. 그때에 장님은 눈을 뜨고, 귀머거리는 소리를 들었으며, 벙어리는 서로 이야기를 하고, 곱사는 허리를 폈으며, 절름발이는 바로 걷고, 결박된 이는 사슬과 족쇄에서 풀려났다. 지옥의 불은 모두 꺼지고, 아귀들은 굶주림과 목마름이 없어졌으며, 축생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중생은 병이 없어졌으며, 모든 중생은 서로 정답게 이야기하였다...”

이어서 교령님과 교무님 등 이웃 종교인들이 앞으로 나와 부처님께 연등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참석한 모든 분들이 욕불 의식을 했습니다. 종교가 서로 다르고, 정치적인 생각이 서로 다르고, 하고 있는 일이 서로 다르지만, 오늘은 한마음이 되어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참 뜻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이어서 법륜스님의 선창으로 다 함께 발원문을 낭독했습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부처님은 밝은 지혜입니다. 지혜는 어둠을 밝히는 등불과 같이 어리석음을 깨우쳐 중생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내 마음 깨달으면 부처님이요. 내 마음 어리석으면 중생입니다. 오늘은 고통받는 모든 중생이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부처가 되는 날입니다. 이 세상에는 고통받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음에도 우리가 눈이 어두워 중생의 고통을 보지 못하였는데, 오늘 부처님이 밝힌 지혜의 등불로 비추어 보니 우리 주위에 고통받는 중생이 보이고 그 신음 소리가 들립니다. 배고픈 사람, 병든 사람,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 집 떠난 난민들, 헤어진 가족들, 소수자라고, 계급이 낮다고, 피부가 검다고, 여성이라고, 장애가 있다고, 차별받는 모든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 주는 길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습니다. 지금 세계 곳곳에 전쟁으로,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가 도래하고 인도적 지원이 이루어져 무고한 생명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보살펴 주소서.

특별히 발원하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회적 갈등이 점점 심화되어 내전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나만이 옳다는 아집을 버리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바탕 위에 서로 협력하는 공존의 길을 찾게 하소서. 또한 긴장이 고조되던 한반도에도 북핵 동결과 북미 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져서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는 평화가 정착하여 남과 북의 모든 국민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하소서.

거룩하신 부처님 이와 같이 발원한 인연 공덕으로 오늘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등불이 되는 보살의 삶을 살게 하소서!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모든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염원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은 해마다 5월에 찾아오기에, 계절적으로도 참 좋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목사님께서 축사하시길, ‘작년 크리스마스는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활기차게 보내지 못했는데, 지금은 여러 사회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서 부처님 오신 날에 활짝 웃을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라는 말씀에 참석한 정토회 회원들이 많이 웃었습니다.

대화를 통해 최소한의 합의점을 만들어 가야 하는 이유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누적되어 있습니다. 견해 차이가 있더라도 가능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합리적으로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것이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길입니다.

그렇게 해도 안 될 때는 힘으로 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회적 협약으로서의 법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법률에 따라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의 관점에서 내린 판단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물론 그 판단이 자기의 의견과 다르거나 억울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판단조차 수용하지 않는다면 결국 사회 전체가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우리가 스스로 만든 사회적 약속, 즉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을 지켜야 합니다.

현재 국제 질서 역시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나라가 혼자 살아남기는 어렵습니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과거에 철천지원수였더라도 미래를 위해서는 일본과도 협력해야 합니다. 또한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으려면 6.25 전쟁을 일으킨 북한과도 대화하고 협상해야 합니다. 그런데 하물며 같은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 있는 대한민국 안에서조차 견해나 믿음,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이유로 대화조차 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남북 간의 대화를 하고 한일 간의 외교를 이어갈 수 있겠습니까? 대화가 막힐 때, 자꾸만 과거 이야기를 꺼내면 오히려 대화가 더 어려워집니다. 과거를 잊자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과거에만 사로잡혀 있으면 미래의 희망과 협력을 만들어 나가기 어렵습니다. 지나간 일을 기억하고 위험을 대비하되, 미래를 향해 어떤 관계를 맺는 것이 더 이익인지의 관점에서 미래지향적으로 대화하는 태도가 바람직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입장이 존재합니다. 서로 다른 정당, 종교, 이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통해 최소한의 합의점을 만들어 간다면,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계율보다 더 큰 문제는 다툼입니다

이와 관련해 부처님 당시의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코삼비(Kosambi)라는 도시의 상가(僧伽) 안에서, 두 비구가 화장실 사용 문제와 관련된 계율 해석 문제로 갈등을 빚었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이 문제는 점차 제자들 간의 대립으로 번졌고, 끝내 교단 전체의 분열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 분쟁에 대해 부처님께서 양측을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계율을 어긴 것도 작은 일이고, 그걸 지적하는 것도 작은 일이다. 진짜 큰일은 너희가 이렇게 패싸움을 벌여 상가를 분열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작은 문제를 바로잡으려다가 오히려 더 큰 손실을 초래하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감정에 치우치면 눈에 뵈는 게 없어지고, 결국 전체가 손해를 보게 되는데요. 저는 지금의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이나,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작은 이해관계에 지나치게 매달리다 보면, 정작 나라와 국민 전체에 큰 손실을 끼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느낍니다. 그럴 수 있겠다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화라는 것은 언제나 상대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상대의 입장도 함께 고려하며 문제를 풀어나갈 때, 첫째, 평화롭고, 둘째, 공존이 가능해집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이런 점들을 함께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지혜의 눈을 뜰 수 있게 되기를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무지로 인해 손실을 겪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지혜의 눈을 뜰 수 있게 인도해 주셨습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계기로 우리가 조금이라도 지혜의 눈을 뜰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 사회 원로 분들께서 노구를 이끌고 참석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요즘 선거철이라 무척 바쁘신 가운데도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정치인 여러분께도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한국 사회의 민주화, 환경 위기 극복, 남북 간의 평화, 어려운 사람을 위한 구호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애써 주시는 시민 단체와 사회 각계 인사 여러분, 그리고 이러한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는 연기자와 작가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일일이 성함을 다 언급하지는 못하지만, 이 자리를 빌려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음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이웃 종교인 분들이 미리 축하 말씀을 영상으로 보내준 것을 함께 보았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축하 메시지를 듣고 나니 종교 간의 화합이란 무엇인지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이어서 이웃 종교인 분들을 대표하여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이 축사를 했습니다.

“지금 세계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비극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 군부 쿠데타로 고통받고 있는 미얀마,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련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여기에 더해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된 자유 무역주의 질서를 미국 대통령이 뒤흔드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처럼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이 위기 국면을 어떻게 돌파해 나가는지를 세계에 보여 주는 일 또한 중요한 과제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적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돌연변이처럼 등장한 차별과 혐오의 목소리는 이제야 비로소 수면 위로 드러났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단순한 축하를 넘어, 세상의 고통을 진리를 통해 극복하고자 했던 불법의 가르침을 다시금 되새겨보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경동교회 장로인 김홍태 교수가 무대 위로 올라와 노래를 들려 주기 전에 인사말을 했습니다.

“경동교회는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 뜻깊은 첫 행사로 법륜스님을 모셨는데, 스님의 법문에 교인들 모두가 깊이 감동했습니다. 법문은 한 시간 반을 훌쩍 넘겼지만, 누구도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부활절 오후에 스님께서 교회를 찾아주셔서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초기 경동교회의 정신을 다시금 교인들 마음에 일깨워 주셨습니다. 그날 이후, 경동교회에는 이런 말이 돌고 있습니다. ‘법륜스님을 명예 당회장으로 모셔야 한다!’라는 소문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머리를 기르고 양복을 입은 채 성경책을 끼고 계신 ‘법륜 전도사님’을 보게 될지도 모르니 정토회 회원들은 스님을 잘 지키셔야겠습니다.” (웃음)

교수님은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멋지게 부른 후 무대를 내려갔습니다.

다음은 사회 원로를 대표하여 김홍신 작가가 축사를 했습니다.

“세상에는 잊히지 않는 이름도 있고, 차라리 잊고 싶거나 손가락질받는 이름도 있습니다. 인류 역사에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부처님과 같은 위대한 현자가 계신 반면, 지금 우리 사회에는 그 잘못과 허물을 기록으로 남겨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인물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부처님의 가르침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부처님을 찬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 여기 함께하신 모든 귀빈 여러분은 부디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누군가 여러분의 이름을 부를 때 그것이 기쁨이 되고, 누군가의 위안이 되는 그런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우며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어서 장문희 님이 거문고 연주를 들려 주었습니다. 장문희 님은 행복학교를 거쳐 지금은 행복시민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연주한 곡은 ‘출강’이라는 북한의 거문고 창작곡이었습니다. 언젠가 통일이 될 날을 희망하며 애틋한 마음으로 연주를 감상했습니다.

다음은 정치인을 대표하여 국회 부의장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축사를 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많은 국회 의원 여러분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본질에 충실하고 엉뚱한 길로 새지만 않으면, 그것이 국가든 사회든 개인이든 반드시 번성하고 축복을 받게 된다고 됩니다. 만약 한국 불교가 정토회와 법륜스님처럼 실천해 나아간다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얻고, 진정한 정토가 이 땅에 더욱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법륜스님과 정토회 회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치에 몸담은 저희도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고, 국민에게 외면받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고 스스로 되돌아보겠다고 다짐하고 돌아갑니다.”

이어서 더불어민주당 상임 고문인 정동영 의원이 축사를 했습니다. 정동영 의원은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정치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제가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 정토회를 찾는 이유는, 물론 법륜스님과의 오랜 인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곳에 오면 마음이 가장 편안해지기 때문입니다. 정토회는 그 이름처럼 정토입니다. 이곳에는 진보도 있고, 보수도 있고, 여야 정치인도 함께 있지만, 이상하게도 정토회에서 만나는 정치인들과는 말이 잘 통합니다. 지극히 정상적으로 대화가 됩니다. 그런데 왜 밖에서는 이렇게 비정상적인 일들이 많고, 말도 잘 안 통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정치가 다시 살아나는 길은 국회 의원들을 몽땅 정토회에 가입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깨달음의장 수련 졸업생입니다. 아직 5월인데도 사회 곳곳에 흙먼지처럼 혼탁한 기운이 채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부디 6월에는 세상이 조금 더 밝아지고, 새로운 질서 속에 희망이 다시 움트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다음은 가수 마야 님이 ‘나를 외치다’를 신나게 불려 주었습니다. 마야 님은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졸업한 정토회 회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송 연예계를 대표하여 노희경 작가가 축사를 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참 좋습니다. 우리 ‘길벗’ 모임이 밖에서는 딴따라라 불릴지 모르지만, 이곳에서는 세상을 위해 귀하게 쓰이니 그 또한 참 좋습니다. 혼자만 잘 먹고 잘살지 않겠습니다. 같이 잘 먹고 잘살겠습니다. 나라가 평안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참석한 모두가 귀한 말씀해 주실 수 있는 분들인데 제한된 시간 안에 행사를 마쳐야 해서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법회를 마쳤습니다.

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공양간으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참석한 모든 분들이 테이블에 앉을 때까지 이쪽저쪽으로 옮겨 다니며 자리를 안내하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식사를 할 겨를도 없이 테이블마다 찾아다니며 바쁘신 중에 참석해 준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각각 만나서 서로 화합할 수 있도록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두 당 의원들은 부처님 오신 날인 오늘만큼은 서로 악수를 하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제 공항으로 출발할 시간이 되어 스님은 사회 인사 분들에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저는 베트남 불교상가위원회의 UN 베삭데이에 초청을 받아 오늘 밤에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공항으로 가야 합니다. 대화를 충분히 나누다가 가시기 바랍니다.”

오후 5시 30분에 정토사회문화회관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차를 타고 인천 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차로 한 시간을 달려 인천 공항에 도착한 후 필리핀JTS 대표 노재국 님을 만나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비행기는 예정 시각보다 30분 늦은 오후 8시 15분에 인천 공항을 이륙했습니다.

하늘 위에서 단잠에 빠져 있는 사이, 비행기는 5시간 30분을 비행해 베트남 현지 시각으로 밤 11시 30분에 탄손낫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UN 베삭 데이(UN Day of Vesak)’ 준비팀의 스님들이 나와 환하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관계자들의 배려로 입국 절차를 빠르게 마치고 곧바로 공항 밖으로 나왔습니다. 공항 밖에서는 아시아 지회장과 호치민 모둠장이 따뜻하게 맞아 주었습니다.

인사를 나눈 후 준비된 차량을 타고 약 30분간 이동해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나니 1시 30분이 훌쩍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스님은 만날 내빈들에게 드릴 선물을 정리하고 원고를 교정한 뒤, 새벽 3시가 다 되어서야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내일은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 종일 UN 베삭 데이 행사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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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대비

스님의 말과 행동과 마음과 실천에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부디 정토회가 지향하는 개인의 행복한 삶, 평화로운 사회, 아름다운 자연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2025-05-08 17:38:14

파랑

감사합니다

2025-05-08 17:07:27

감로화

부처님 오신 날 법문 잘 들었습니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지혜롭고 자유로운 주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2025-05-08 15: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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