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12.11 필리핀 민다나오 2일째, 마바왁(Mabawag), 붕붕(Bungbung), 학교 준공식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여해서 학교를 지었다니 정말 기쁩니다”

안녕하세요. 필리핀 민다나오를 방문한 지 2일째 되는 날입니다. 오늘은 산페르난도 군에 위치한 원주민 마을 두 곳에 학교를 짓고 준공식을 했습니다.

스님과 JTS 방문단은 새벽 5시 30분에 발렌시아에서 출발해 준공식이 열리는 마바왁(Mabawag) 마을로 향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50분쯤 간 뒤 작은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마바왁(Mabawag) 학교 준공식

큰길에 버스를 세우고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버스가 가지 못해서 걸어서 한 시간을 가야 합니다.


7시 40분에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오르막길을 계속 걷자 숨이 점점 가빠지고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숨이 가빠지면 잠시 멈춰서서 땀을 닦고 다시 걸었습니다.

8시 30분에 마바왁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기존에 학교로 사용하던 건물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좁은 교실 두 칸에 70여 명의 아이들이 공부를 해야 하다 보니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공부를 해야 했다고 합니다. 빗물이 새는 지붕과 흙바닥은 아이들의 배움에 늘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옛날 학교 건물을 지나 조금 더 높은 언덕에 이르자 새로 지은 학교가 나타났습니다.

스님이 학교 앞에 도착하자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이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마욘 분딱!”

학생들은 신나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JTS 방문단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학교를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아직 학교가 완공되지 않았고, 곳곳에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습니다. 스님의 방문 일정에 맞춰 완공하지는 못했지만 일단 준공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JTS 방문단과 군청, 교육청 관계자들이 모두 한 줄로 서서 리본 커팅식과 제막식을 했습니다.


“원, 투, 쓰리!”

마을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크게 환호하며 기뻐했습니다.

이어서 필리핀 국가와 애국가를 함께 불렀습니다.


먼저 교장 선생님이 JTS방문단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한 후 필리핀JTS 노재국 대표님이 경과보고를 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직접 지은 학교

"마바왁 아이들이 다니던 기존의 임시 학교는 나무로 지어진 허술한 두 칸의 교실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비좁은 공간에서 공부를 해야 했고, 빗물이 새는 지붕과 흙바닥은 아이들의 배움에 걸림돌이 되고 있었습니다. 2024년 8월, 필리핀JTS의 방문은 마을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기존 건축물을 다용도 공간으로 활용하고, 새롭게 4칸의 목재 교실과 화장실을 짓는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지방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주민들은 스스로 자갈과 모래를 모으고, 울력으로 지붕을 올리며 학교 건축을 이어갔습니다. 매일 아침, 마을 주민들은 서로를 깨워 함께 하루를 시작했고, 남성들은 나무와 철근을 나르고, 여성들은 땀 흘리는 이들을 위해 따뜻한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어린아이들마저도 작은 손으로 흙을 나르며 건축에 참여했습니다."

이어서 학생들이 축하 공연을 했습니다. 마바왁 마을은 띠그와하논(Tigwahanon) 원주민이 400여 명이 살고 있는 마을인데, 전통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 모두가 전통 옷을 입고, 전통춤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좋아했는데, 여자가 한 남자를 선택하자 다른 남자가 여자를 죽이는 이야기가 춤과 함께 펼쳐졌습니다. 아이들의 춤 솜씨도 뛰어났습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수준 높은 공연에 JTS 방문단 모두 크게 박수를 치며 감탄을 했습니다.

다음은 증서 및 키, 시계 전달식을 했습니다. 스님이 군수님에게 증서를 전달하고, 박지나 JTS 대표님이 키를 부키드논주 부교육감에게 전달하고, 노재국 대표님이 교장 선생님에게 시계를 전달했습니다.



박수를 치는 마을 주민들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앞으로 나와 축사를 했습니다. 먼저 학교를 완공하기까지 수고한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후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에게 세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만나서 반갑습니다. 마바왁 초등학교 준공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는 오늘 마음이 아주 기쁩니다. 왜냐하면 제가 20여 년 전에 이곳에 처음 와서 원주민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지었을 때처럼 이곳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여해서 직접 학교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잃어버리지 않고 조상들이 물려준 전통문화를 잘 지켜나가고 있어서 더 기쁩니다. 아이들이 전통 옷을 입고, 전통춤을 추고, 전통 놀이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 전통춤을 보여준 어린 학생들에게 큰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사람은 자신의 삶을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어린아이와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장애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을 때는 서로 도와야 합니다. 또 우리 마을은 마을 주민들 힘으로 스스로 가꾸어야 합니다. JTS에서는 ‘이것을 도와주십시오’ 하면 도와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이것을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부족합니다’ 하면 JTS에서 기꺼이 돕습니다. 마바왁 마을 주민들은 스스로 땅을 기부하고, 직접 학교를 짓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학교를 지을 자재가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JTS에서는 자재를 기꺼이 지원했습니다.

먼저 땅을 기부해 주신 분께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주민들과 같이 이 학교를 지어주신 마바왁 마을 리더를 위해서도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학교를 짓는데 함께 애써주신 마을 주민들을 위해서도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박수와 환호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다시 스님이 말을 이었습니다.

“아직 학교가 완성되지 않았지만, 곧 학교가 준공될 것 같습니다. 학교가 완성되었다는 것은 이제 교육을 위한 첫 번째 단계를 밟은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로 나아가려면 교실에 책걸상과 공부할 교재와 학용품을 갖추어야 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좋은 선생님과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교육 담당 공무원이 오셨는데,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좋은 선생님들을 충분히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약속하시겠습니까?”

“YES!”

부교육감님이 큰 목소리로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학부모님들께 부탁드립니다. 집에 무슨 일이 있다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바쁜 농사철이나 결혼식이 있더라도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 하니까 꼭 학교에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학생들에게도 부탁드립니다. 부모님들의 노력으로 학교가 잘 지어졌고, 교육청에서 선생님들도 충분히 보내주신다고 했으으니까 공부를 열심히 해 주세요. 알겠지요?”

“YES!”

아이들도 큰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스님은 세 가지를 약속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약속을 지킨다면 저도 학생들과 마을 주민들을 위해서 약속하겠습니다. 첫째, 학교 화장실과 선생님 숙소가 준공될 때까지 건축에 필요로 하는 모든 재료를 제공하겠습니다. 둘째,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교실에 책걸상 등 모든 교육 기자재와 학용품을 지원하겠습니다. 셋째, 여러분들이 전통문화를 잘 보존하고 가르치는 데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지원하겠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존엄을 지켜야 합니다. 존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 문화를 보존해야 합니다. 문화 가운데 자기 민족의 말과 옷과 춤을 보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자연계에는 많은 생물종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후 변화로 인해서 멸종하는 생물종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종의 소멸을 막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지구가 지속 가능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것처럼 오늘날 세계화라는 큰 변화로 인해 소수민족과 소수 종교의 전통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문화는 우리의 선조들로부터 오랫동안 이어져 온 너무나 소중한 유산입니다. 이런 전통문화를 우리가 잘 보존하면서 동시에 다른 민족의 문화도 같이 존중해야 합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할 때 문화가 발전하고 풍성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의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데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JTS에서 함께 돕겠습니다. 다시 한번 오늘 마바왁 초등학교 준공을 축하드립니다. 또 참여해 주신 군수님과 여러 내빈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지원해 주겠다는 말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크게 환호를 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스님이 자리로 들어가고, 다음은 군수님이 감사 인사를 하고, 부키드논주 부교육감님이 답사를 했습니다. 부교육감님은 준공식의 의미와 앞으로의 비전, 그리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These structures—the school building, the teacher's cottage, and the toilets—are not just mere structures. They symbolize our dreams and our commitment to equity and the promotion of quality education right here in Sitio Mabawag. Together, we are planting seeds of hope for our future generations."
(이 건물들, 즉 학교 건물, 교사 숙소, 그리고 화장실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이곳 마바왁 지역에서 평등과 양질의 교육을 촉진하려는 우리의 꿈과 헌신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함께 미래 세대를 위한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을 이장님이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이 학교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시작입니다. 우리의 손으로 함께 지은 이 공간은 단지 건물이 아니라 희망과 사랑으로 쌓은 우리 모두의 꿈입니다. JTS, 지역 정부, 교육청, 마을 주민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다 함께 학교 앞마당으로 이동하여 기념식수를 했습니다. 삽으로 나무를 심으며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다 함께 기원했습니다.

축하의 분위기 속에서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Thank you so much, JTS! 마바왁!”

이어서 교실 안으로 들어가 다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직접 농사지은 옥수수, 바나나가 푸짐하게 나왔습니다.

스님은 마을 리더인 리셀린 님에게 다시 한 번 약속을 했습니다.

“전통문화 보존을 아주 잘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전통문화를 가르치는 데에 필요한 것은 뭐든지 지원을 할게요. 열심히 해봐요!”

“Thank you.”

스님과 JTS 방문단은 다시 산길을 내려갔습니다. 내리막길은 걷기가 한결 수월했습니다.

김홍신 작가님은 운동화 밑창이 떨어져서 걷는 것이 많이 불편한 상황이었습니다. 스님은 마을에서 끈을 구해서 신발을 묶어 주었습니다.

40분 만에 산길을 내려온 후 큰길에 세워놓은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버스를 타고 30분을 이동한 후 비포장도로를 만났습니다. 모두 버스에서 내려 트럭과 사륜구동 차로 갈아탔습니다. 연세가 많은 분들은 트럭 안에 타고, 나머지는 모두 트럭 짐칸에 올라타서 이동했습니다. 스님도 짐칸에 올라탔습니다.

붕붕(Bungbung) 학교 준공식

비포장도로를 30분 동안 이동한 후 붕붕(Bungbung)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가장 먼저 기존에 사용하던 학교 건물을 둘러보았습니다. 대나무로 둘레만 쳐진 상태로 내부가 훤히 보이고, 바닥은 흙바닥이어서 비가 오면 물이 들어오는 상태로 되어 있었습니다.

스님은 아이들이 앉아서 공부하는 자리에 직접 앉아 보았습니다. 책상은 나무 몇 개만 걸쳐놓은 수준이었습니다. 옛날 학교 건물을 나오자 맞은 편에 새로 지은 학교가 보였습니다. 산을 깎아서 부지를 마련하고 학교를 새로 지은 곳입니다.

학생들과 학부모가 모두 자리에 앉아 스님과 JTS 방문단을 반갑게 환영해 주었습니다. 곧 내빈들이 모두 도착하자 오후 2시에 리본 커팅식과 제막식을 했습니다.


“원, 투, 쓰리!”

주민들과 학생들 모두가 기뻐하며 환호를 했습니다.

다음은 필리핀 국가와 애국가를 연이어 불렀습니다.

모두가 자리에 앉자 군수님이 환영사를 했습니다.

"오늘은 어떤 날보다도 아주 행복한 날입니다. 이 지역이 개발되고, 학교가 새로 지어지며, 아이들이 많은 배움을 가져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이 학교를 잘 지키고 보전할 것이니 많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이어서 필리핀JTS 노재국 대표님이 학교가 지어지기까지의 경과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붕붕 마을은 현재 인구가 135명으로 많지는 않지만, 학생 수를 포함한 전체 인구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도로 공사가 2023년에 시작되어 학교 앞 도로가 잘 정비된 상태였고, 도로 바로 옆이라 자재 운반 등의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학교 부지는 다투(마을 리더)가 2헥타르의 땅을 기증한 덕분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정규 2칸의 교실을 4칸으로 분할하고, 교사 숙소까지 지었습니다. 학교 건축을 하기로 결정한 이후 군수의 제안으로 산등성이의 학교 부지가 학생들에게는 위험하여 마을 주민들의 집과 위치를 바꾸었고, 산을 깎아서 학교 건물을 지었습니다."

다음은 학생들이 전통춤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새로운 학교에서 공부하게 된 기쁨을 노래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작살을 들고 있는 것은 부모님이 산속에서 수렵 채취를 해준 덕분에 우리가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등장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서 가족을 이루는 모습까지 일대기를 춤과 음악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학년을 가리지 않고 모든 학생들을 춤 동작을 할 줄 알았습니다. 모두가 큰 박수로 학생들을 응원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군수에게 준공 증서를 전달하고, 박지나 JTS 대표님이 부키드논주 부교육감에게 학교 기념 키를 전달하고, 노재국 필리핀JTS 대표님이 교장 선생님에게 시계를 전달했습니다.



학생 여러분, 학교가 새로 세워져서 좋습니까?

다음은 스님이 축사를 했습니다.

“오늘 붕붕 초등학교 준공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학생 여러분, 학부모 여러분! 학교가 새로 세워져서 좋습니까?”

“YES!”

학생들과 학부모 모두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스님이 말을 이었습니다.

“이 학교를 세우는 데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군수님이 학교 터를 닦고, 교실을 짓는 기술자의 임금을 모두 내셨습니다. 원래 학교를 저 언덕 위에 지으려고 했는데, 군수님이 아이들이 위험하다고 아래에 지을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군수님께 감사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또 교육부에서는 좋은 선생님을 보내주신다고 합니다. 교육부 담당자님께 박수 부탁드립니다.”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이 학교를 짓기 위해 학부모님들께서 애를 많이 써주셨습니다. 학생 여러분,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해 주세요.”

학생들은 감사하다는 말을 크게 외쳤습니다.

“감사하다면 그다음엔 학생 여러분들은 어떤 행동을 해야 감사에 보답이 될까요? 왜 이 학교를 지었다고 생각합니까?”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고 대답했습니다.

“어떻게 쓰는지, 어떻게 읽는지 배우기 위해 학교를 만들었습니다.”

“좋습니다. 여러분이 공부 잘하라고 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 학교를 지었습니다. 그러니 학생 여러분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만약 비가 많이 온다면 여러분은 학교에 오겠어요? 아니면 집에 있겠어요?”

“학교에 올 거예요.”

“그러면 집에 농사일이 바빠서 엄마 아빠가 학교 가지 말고 집에서 농사일 도우라고 하면 농사일 도와야 해요, 아니면 학교에 올 거예요?”

“학교에 올 거예요.”

“좋아요. 그럼 삼촌이 장가가고 언니가 시집가서, 부모님이 집안 행사가 있으니 학교에 가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학교에 올 거예요.”

“좋아요. 저도 여러분처럼 시골에서 자랐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6년 동안 한 번도 결석하지 않았어요. 여러분도 어떤 일이 있어도 결석하지 않고 학교에 오겠다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손을 든 학생들에게 박수를 쳐주세요. 여러분이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결석하지 않고 매일 학교에 온다면 JTS에서는 여러분이 공부 잘할 수 있도록 가방과 책과 공책 등 학용품을 모두 지원하겠습니다. 또 학생이 많아지면 교실도 더 짓겠습니다. (모두 박수)

오늘 학생들이 전통춤을 췄는데, 자기 문화 전통을 잊어버리지 말고 꼭 지켜나가라고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전통을 잘 지켜나가는 데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이든 지원하겠습니다.”

학부모들 모두가 기뻐했습니다. 이어서 군수님이 답사를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부교육감님이 답사를 해주었습니다.

"이 학교는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이는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꿈을 이루고, 커뮤니티의 포용성과 기회를 촉진하기 위한 다리입니다. 여러분의 관대함과 협력은 미래 세대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있습니다."

다음은 교장선생님의 답사가 이어졌습니다

"이 아름다운 건물을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이곳을 잘 보존하며, 언젠가 우리 학생들 중 한 명이 한국을 방문해 감사 인사를 전할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다음은 기념식수를 했습니다.

새로 지은 학교 건물 앞에서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준공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붕붕!”

교실로 이동하여 선생님들이 정성껏 준비해 준 식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다투 부부에게도 한 가지 당부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전통문화를 배우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할 테니 전통문화를 잘 보존해 주세요.”

모두가 식사를 하는 사이 스님은 먼저 식사를 하고 수행법회 생방송을 하기 위해 곧바로 차를 타고 발렌시아에 있는 숙소로 향했습니다.

오후 4시에 숙소에 도착한 후 샤워를 하고 수행법회 준비를 했습니다. 숙소에 인터넷 속도가 낮아서 도심으로 나가 인터넷이 가장 잘 되는 철물점을 하나 섭외했습니다.

철물점 안 사무실 책상에 앉은 채 현지 시각으로 저녁 6시 30분, 한국 시각으로 저녁 7시 30분에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정토회 회원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 필리핀 민다나오에서 여러분에게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올해 필리핀JTS에서는 민다나오에 장애인 학교 5개와 원주민 학교 5개를 지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10개 학교의 준공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4시간을 걸어가야 하는 먼 거리에 있는 학교의 준공식은 필리핀JTS 노재국 대표님과 활동가들이 먼저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9개 학교의 준공식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원주민은 산에 사는 소수 민족인데요. 원주민 마을은 교통이 불편하고 학생 수가 적어서 학교가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대나무로 대충 엮은 건물을 학교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과 지역 정부와 군청이 함께 힘을 합해서 학교를 지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교육부에서 해야 할 일 아닌가?’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교육부에서는 예산이 없어서 학교를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예산이 부족해서 도시에 있는 학교들도 대부분이 교실이 부족해서 2부제로 수업을 하고 있다 보니 이런 소수자를 위한 학교를 짓는 데까지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수자들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JTS에서 학교 건축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필리핀JTS가 민다나오에서 하는 교육 사업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깊은 산 속에 살아서 소수자가 된 원주민을 위한 학교를 짓는 것입니다. 둘째, 무슬림 반군과 갈등 문제로 치안이 불안정해서 학교를 운영하지 못하는 분쟁 지역에 학교를 짓는 것입니다. 셋째, 장애인 교육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되는 민다나오 지방의 형편을 고려해서 JTS에서는 군마다 중앙초등학교 안에 장애인 학교를 짓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상계엄 사태로 우리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빨리 헌정 질서를 바로잡는 데 우리 모두가 노력을 쏟아부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저도 해외에 나오는 것이 조금 마음에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계엄이 해제된 상태이고, 우리나라 시민의식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저는 조금 혼란이 있지만 잘 해결해 나가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어수선한 가운데에도 주말에 여러 실천 활동을 해주셔서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이틀 동안 4개 학교 준공식을 했는데 사진으로 간단히 소개해 드리고 난 후에 여러분과 대화를 이어가겠습니다.”

스님은 오늘까지 진행된 4개 학교의 준공식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준 후 현지 소식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이어서 지난주에 로힝야 난민캠프를 방문하여 비누 636만 개를 전달하고 온 모습을 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스님은 질문자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세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답변을 모두 하고 나니 벌써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음 주를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법회를 마치고 뒷정리를 한 후 스님은 사무실을 빌려준 철물점 주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책을 선물하고 나왔습니다.


다시 숙소로 돌아온 스님은 JTS 방문단과 담소를 나눈 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마라막, 퀘존, 다물록 세 곳에서 장애인 학교(SPED) 준공식을 할 예정입니다.


2025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29

0/200

드림하이

“붕붕!”

2025-01-16 03:36:27

박향숙

스님 수고많으셨습니다
정토회 여러분 덕분에 오지 어린이들과 장애인 어린이가 꿈과 희망을 갖게 되었네요
감사드립니다

2024-12-19 21:26:50

수승행

정말 정말 소중하고 고귀하고 꼭 이루어졌으면하는 소망입니다. 날이가고 해가 가도 스님은 늙지않고 하시던 고귀한일 하시고 우리들은 끝없이 따라가고싶어요

2024-12-19 20: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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