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3.20 종교인 모임, 8일 출가열반 정진 4일째(수행법회)
“붓다가 깨달음을 얻고 처음 설법한 내용은...”

▲ 오디오로 듣고 싶은 분은 영상을 클릭하세요

안녕하세요. 서울 정토회관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하기 위해 아침 일찍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목사님, 신부님, 주교님, 교령님이 모두 도착하자 다 함께 식사하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회의실로 자리를 이동하여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스님이 얼마 전 필리핀 민다나오에 학교를 짓기 위해 답사를 다녀온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 영상보기

영상이 끝나자 종교인 분들은 스님의 JTS 구호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필리핀 현지에서 협조를 안 해주면 어려움이 많을텐데 스님은 그런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학교를 지었는데 교육청에서 재정 부족으로 선생님을 안 보내주어서 학교 운영이 어려울 때가 많았죠. 그런데 20년이 지나고 지금은 필리핀 정부에서도 교육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서 오히려 JTS에 학교를 지어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민다나오 부키드논주에만 현재 교실이 3500개가 부족하다고 해요. 그런데 정부에서는 교실 30개만 지을 수 있는 재정만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애 아동을 위한 교실이나 원주민 마을에는 교실을 지을 수가 없는 겁니다. 초창기에는 JTS가 장애 아동을 위한 교실이 필요하다고 교육청을 설득해서 학교를 지어주었는데, 지금은 교육청에서 오히려 장애 아동을 위한 교실을 지어달라고 요청하고 있어요.

학교를 지어달라는 요청이 너무 많이 들어오니까 JTS에서도 감당을 할 수 없어서 학교 건축은 JTS가 물자를 지원하고 관청이 책임지고 해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각 군청을 찾아가서 군수와 합의를 하고 온 겁니다. 자재는 JTS에서 제공하되 기술자를 데리고 학교를 짓는 것은 관청에서 하는 거죠. 대신 JTS에서는 제대로 짓는지 모니터링을 하고요. 이런 방식이 합의가 되어서 올해는 한꺼번에 10개 학교를 지어보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교육청에서 자신들이 필요해서 학교를 지어달라고 요청을 한 것이니까 교사는 무조건 보내주게 되죠.”

종교인 분들도 JTS의 구호 활동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들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남을 돕는 것이 돈만 있으면 가능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노력이 들어가네요. 한국을 예로 들면 시행사, 시공사, 감리사, 수요자가 다 합의하는 과정도 거쳐야 하고, 남을 돕는 게 쉽지가 않네요.”

“아직도 한국에서는 장애 아동을 격리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남아 있거든요. 그런데 필리핀에서 벌써부터 장애 아동을 위한 교실을 중앙초등학교 안에 짓는다는 게 참 대단하네요.”

이어서 스님이 JTS가 가난한 사람을 도울 때 어떤 원칙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는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학교 건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앙인들이 공동 주택을 지어서 함께 사는 문제, 은퇴한 사람들의 노후 생활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번져 나갔습니다. 성공회교,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의 각자의 상황을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덧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다음 모임에서는 4월 총선 결과와 이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 모임의 역할에 대해 의논하기로 하고 모임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종교인 분들을 배웅한 후 수행법회 생방송을 하기 위해 3층 설법전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는 정토회 회원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수행법회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지난주에 스님이 베트남을 방문하고 온 결과를 설명한 후 그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 영상 보기

영상이 끝난 후, 바로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8일간의 출가열반 정진 기간 중 4일째입니다. 정진을 시작한 이후 어제까지 스님은 부처님의 출가, 수도, 성도까지의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부처님이 성도를 이룬 후, 처음으로 교화 활동을 시작하는 부분에 대한 법문이 이어졌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깨달음을 얻으신 후에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 상태에서 세상을 환하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들뜬 즐거움의 기쁨도 아니고, 마음이 가라앉은 침묵도 아니고, 마음이 고요하고 잔잔한 가운데 밝음이 있는 상태로 49일간 깨달음의 기쁨을 즐겼다고 경전에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법열의 기쁨을 함께 나눌 사람을 생각했는데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자신을 바르게 이끌어주었던 스승님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이미 돌아가신 상태였습니다. 두 번째로 떠오른 사람은 자신과 함께 6년간 수행 정진한 다섯 명의 옛 도반이었습니다. 그들은 바라나시 성 밖의 녹야원에서 정진하고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만나러 보름 동안 천천히 걸어서 녹야원에 이르렀습니다.

붓다가 깨달음을 얻고 처음 설법한 내용은...

다섯 명의 옛 도반 또한 수행자였기에 부처님은 그들과 같이 고요히 선정에 들었습니다. 초저녁이 지나고 한밤중이 지날 때쯤에 부처님께서는 선정을 풀고 자세와 마음을 편안히 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새벽녘이 되자 그들을 위해 설법을 했습니다.

‘수행자들이여,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 양극단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쾌락주의요, 그 하나는 고행주의입니다. 수행을 바르게 해서 해탈 열반으로 나아가려면 이 두 극단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바른 길인 중도의 길을 가야 합니다.’

이렇게 먼저 중도를 설하고 이어서 사성제와 팔정도를 설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즐거움과 괴로움이 늘 되풀이되는 윤회 속에 살고 있습니다. 괴로움만 괴로움이 아니라 즐거움도 곧 괴로움임을 알아서 일체가 다 괴로움이라는 것을 확연히 알아야 합니다. 괴로움은 욕망에 집착되어 있을 때 일어납니다. 집착을 버리게 되면 모든 고뇌가 사라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집착해서 괴로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항상 깨어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 항상 알아차림을 유지해야 합니다. 정진을 할 때도, 선정을 닦을 때도, 생각을 할 때도 우리는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집착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집착이 일어나지 않으면 번뇌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가르침을 듣고 다섯 명 중 콘다냐가 가장 먼저 법을 이해하고 얼굴이 밝아졌습니다. 그는 일어나서 부처님께 스승의 예를 취하면서 절을 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아주 기뻐했습니다. 그가 분명히 이 법을 이해하고 증득했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 콘다냐가 깨달음을 얻었다. 콘다냐가 이 법을 바로 이해했구나.’

부처님은 자신이 깨달음을 얻었을 때보다 더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네 사람은 약간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습니다. 부처님과 그들의 대화가 계속 이어졌고, 3일이 지나자 다시 두 명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세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걸식을 하고, 부처님과 두 명은 계속 남아서 대화를 했습니다. 세 명이 얻어온 공양으로 여섯 명이 나눠 먹으며 일주일이 지났고, 나머지 두 명도 법을 이해하고 법을 증득했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 최초로 다섯 명의 깨달은 이가 새로 탄생했습니다. 이것을 두고 불법승 삼보가 이루어졌다고 말합니다. 녹야원에서 법의 바퀴를 처음으로 굴렸기 때문에 녹야원은 초전법륜 성지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는 번뇌가 없고 마음이 고요적정한 여섯 명의 깨달은 자가 출현했습니다. 이로 인해 스스로 깨달은 이 붓다와 깨닫지 못한 이를 깨닫게 해주는 담마와 법을 듣고 깨달은 이들의 모임인 상가, 세 가지가 최초로 성립이 된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이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한 보배로 여기기 때문에 불법승 삼보라고 합니다.

자, 이제 전법의 길을 떠나거라

여섯 명은 시체를 버리는 곳인 시타림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먹고 입고 자는 것은 불편했지만 마음은 안온하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젊은이가 그 숲속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젊은이는 시체가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보았고, 시체 썩는 냄새를 맡으며 인상을 찌푸리고 코를 막으며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그 시체 더미 곁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는 것을 보았고, 그의 몸에서는 빛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젊은이는 그가 너무나 존경스러웠습니다. 젊은이가 숲에서 본 사람은 바로 부처님이었습니다. 그래서 말에서 내려 그분을 향해 절을 한 후 그 숲을 지나갔습니다. 이 젊은이가 바로 당시 바라나시성의 제일가는 부자인 구리가 장자의 외아들 야사였습니다.

야사는 부잣집 아들이었기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려 온갖 쾌락을 즐겼습니다. 그런 야사였지만 결국 부처님을 다시 찾아가 가르침을 듣고 깨달음을 얻습니다. 야사가 어떤 수행자의 가르침을 듣고 그의 제자가 되었다는 소문은 그 당시 인도 사회와 야사의 친구들 사이에도 빠르게 퍼져 나갑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부잣집 아들이, 그렇게 쾌락을 즐기는 젊은이가 어떻게 그 모든 쾌락을 내려놓고 시타림에서 수행 정진을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필히 위대한 스승을 만났거나 아니면 어떤 큰 꼬임에 빠졌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야사의 친구들은 그곳에 가서 확인을 해보고 만약 야사가 위대한 스승을 만났다면 우리 또한 그를 스승으로 삼고, 그것이 아니라 그가 꼬임에 빠졌다면 친구를 구출하리라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바라나시성의 큰 부잣집 아들인 친구 네 명이 야사를 만나러 시타림으로 왔습니다. 그들도 야사의 권유로 부처님을 만나서 법을 듣고 증득해서 그들 또한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 소식은 더욱더 해외로 퍼져나가서 야사의 해외 친구들 50여 명도 시타림으로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그들 또한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증득하여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부처님은 60명의 제자를 두게 되었습니다. 즉, 이 세상에는 61명의 아라한이 출현했습니다. 부처님은 60명의 제자들에게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나는 신과 인간의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났다. 나는 해탈을 얻었다. 너희들도 해탈을 얻었다. 자, 이제 이 좋은 법을 널리 전하기 위해 전법의 길을 떠나거라. 세상 사람들을 연민하여 처음, 중간, 끝도 모두 조리 있게 법을 설하라.’

세상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법을 설하라고 전법 선언을 한 겁니다. 이렇게 전법 선언을 한 후 부처님도 우루벨라 촌으로 가서 교화 설법을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바라나시를 떠나 본인이 수행 정진하고 깨달음을 얻은 우루벨라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부처님은 우루벨라 가섭도 교화하고 그의 동생인 나디 가섭과 가야 가섭도 교화를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르벨라 가섭 삼형제와 그의 제자들 천 명이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천 명을 가야산 아래에 모아서 설법을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밖으로 섬기는 불을 모두 껐다. 지금까지는 그 불을 섬기고 제사를 지냈는데, 이제 그 불은 다 꺼졌다. 그러나 아직 마음속에 있는 탐욕의 불, 성냄의 불, 어리석음의 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그러니 부지런히 수행 정진해서 탐진치 삼독의 불을 꺼라.’

그 유명한 불의 설법을 한 후 부처님께서는 이들을 데리고 당시 인도에서 가장 큰 나라였던 마가다국의 수도인 왕사성으로 향했습니다. 왕사성 밖 제띠안에서 빔비사라왕을 교화하고 최초의 절 죽림정사를 설립했습니다.

부처님이 왕사성에 머무는 동안 많은 교화가 일어납니다. 부처님의 위대한 제자인 사리푸트라와 목갈리나 등 250명의 수행자가 귀의하였고, 부처님이 열반한 후 상수 제자가 되어 경전 결집을 주도한 마하카샤파도 이곳에서 귀의하였습니다. 또 당시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인 코살라국의 수도 사위성 밖에 기원정사를 건립한 수닷타 장자도 이곳에 머물 때 교화가 되었습니다.

온갖 저항을 받아야 했던 부처님과 제자들

이렇게 교화의 발걸음이 시작되었지만, 이것은 당시 사회에서 다른 수행 집단으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빠른 속도로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에게 귀의를 하자 그들은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세상 사람들에게 부처님을 비난하는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고타마가 어제는 누구의 아들을 뺏어가더니, 오늘은 누구의 남편을 뺏어갔다. 내일은 누구의 제자를 뺏어갈까.’

이런 소문이 세상에 퍼진 이유는 당시 많은 젊은이들이 붓다의 가르침을 듣고 출가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곧 누구의 아들이거나 누구의 남편이거나 누구의 제자였던 겁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이 나를 비난한다고 해서 그들을 미워하지 말아라. 오히려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라. 여기 좋은 법이 설해졌으니 이 좋은 법을 듣고 따르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제자들이 이렇게 대응하자 얼마 뒤 비난은 어느 정도 잠잠해졌습니다. 그 이후로도 비난하는 정도가 아니라 살해 위협을 하는 등 많은 장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전법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전법의 나팔소리는 세상 사람들에게 계속 울려퍼졌습니다.


그러니 우리들도 부처님처럼 전법의 길을 떠나서 전 세계로 이 좋은 법을 널리 전해야 합니다. 불교의 생명력은 첫째가 수행이고, 둘째가 전법이고, 셋째가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법문을 한 후 300배 정진을 시작했습니다. 유수 스님의 염불과 목탁 소리에 맞춰 각자 자신의 방에서 한 배 한 배 절을 했습니다.


정토회 회원들은 300배 정진을 마치고 모둠별로 화상회의 방에 모여 마음나누기를 이어나가고, 스님은 방송실을 나왔습니다.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에는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과 미팅을 하고, 4시부터는 평화재단 기획위원회 모임에 참석하여 두 시간 동안 회의를 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니 하루 해가 저물었습니다.

저녁 6시 30분부터는 부탄 답사를 함께 가는 실무자들과 함께 답사 준비 사항에 대해 점검하는 회의를 했습니다. 어제에 이어서 답사 기간 동안 밥을 어떻게 해서 먹을지, 부탄 정부에서는 누가 동행할지, 차에 짐을 어떻게 실을지, 마을에서 생활할 때 숙소는 어디로 할지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체크하고 논의한 후 7시 40분에 회의를 마쳤습니다.

저녁에는 원고 교정을 보고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북한현실 전문가 모임을 하고, 8일 출가열반 정진 5일째 법회를 한 후, 오후에는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사회인사와 미팅을 하고 돌아올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5

0/200

진달래

오늘도 감사합니다.()

2024-04-11 15:22:18

드림하이

그러니 우리들도 부처님처럼 전법의 길을 떠나서 전 세계로 이 좋은 법을 널리 전해야 합니다. 불교의 생명력은 첫째가 수행이고, 둘째가 전법이고, 셋째가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2024-04-04 12:31:38

세숫대야

전법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2024-03-27 21:00:07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