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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6일간의 부탄 현장 답사를 마치고 인도로 이동하는 날입니다.
그동안 스님과 함께 동행했던 답사단 7명도 오늘로써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11시에 이륙하고, 어떤 사람은 12시 이륙하고, 비행기가 이륙하는 시간이 저마다 달랐습니다. 답사단은 부탄 측에서 손님들을 배웅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쓸 것 같아서 다 같이 새벽 6시에 공항으로 이동한 후 남은 시간을 각자 공항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공항으로 이동하는 길에 팀푸의 새벽이 밝아왔습니다.
“다들 고생 많았어요. 저는 먼저 인도로 이동하겠습니다. 남은 시간도 잘 보내고 한국에서 봐요.”
“네, 스님. 곧 다시 뵙겠습니다.”
스님이 탄 비행기가 먼저 인도 보드가야 공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부탄은 산 사이를 날아서 이륙과 착륙을 하느라 파로 공항에서 이착륙을 할 수 있는 조종사는 세계에 다섯 명밖에 없다고 해요. 어떻게 산 사이로 날아가는지 한 번 봅시다.”
비행기 끝이 산 꼭대기에 닿을 듯 아슬아슬하더니 설산이 눈앞에 드러났습니다.
1시간 20분을 비행하여 9시 45분에 보드가야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을 나오니 보광 법사님이 스님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캘커타 공항으로 갔다가 왔으면 밤에 도착했을 텐데 마침 보드가야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가 있어서 하루를 일찍 왔네요.” (웃음)
수자타 아카데미에 도착하니 스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스태프들이 법당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태프들이 스님에게 삼배의 예로 인사를 하자 스님이 부탄을 다녀온 소감을 짧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잘 있었어요? 저는 부탄 일정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부탄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정부가 구석구석 국민들을 위한 인프라를 잘 닦아 두었다는 것이었어요. 국민소득이 얼마 안 되는 가난한 나라인데도 가난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산골짜기에도 전기가 다 들어와 있었고, 어디를 가나 길거리가 깨끗했어요. 부탄 국민들도 불행하다는 느낌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행복하거나, 가진 것이 없다고 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에요. 여러분들도 행복한가요? (웃음)
답사단 중에는 부탄 정부의 국정운영에 감동받은 사람도 있었어요. 정부가 무엇을 중심에 두고 투자를 하는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을잔치는 잘 준비되고 있어요? 내일 프로그램이 뭐예요?”
“각 마을 청년들이 준비한 춤 공연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떤 춤 공연이에요? BTS 춤 공연이에요?” (웃음)
스태프들도 다 같이 웃었습니다.
“마을 어른들이 나와서 전통 춤을 추고 연주하는 것은 다 사라져 버렸어요?”
“네, 요즘에는 마을에서 행사를 할 때도 사회 보는 사람이나 공연자들은 다 고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마을 어른들이 직접 전통 공연을 하는 것은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부탄은 가난하지만 반드시 집도 전통적으로 짓고, 옷도 전통적으로 입고, 누군가를 초대하거나 환영을 할 때도 전통적인 의식으로 해요. 그래서 부탄 사람들은 자존감이 있어요. 여러분들도 전통을 잃지 말고 전통을 지켜나가는 관점을 가져 보세요. 맨날 BTS만 따라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전통을 잃게 돼요. 물론 젊은 사람들은 재미 삼아 따라 할 순 있지만요.”
스님은 스태프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후 숙소로 돌아가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점심부터 저녁까지 휴식을 취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마을 잔치를 하고, 오후에는 인도인 스태프들의 부인들, 마을 청년들, 마을리더, 유치원 교사들, 분교 교사들과 연이어 미팅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7일 수행법회 생방송에서 질문자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사람이 예뻐지고 싶고 날씬해지고 싶은 것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질문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약간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먼저 병원에 가서 자기 상태를 얘기하고 의사의 처방을 따르는 게 필요합니다. 우선 수행과 다이어트보다는 정신 치료를 하는 게 더 필요해 보여요.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으로 인한 심리 불안이 어떤 물질적인 분비액으로부터 생긴 문제라면 약을 먹으면 좀 완화가 될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 어릴 때 갖게 된 어떤 트라우마 때문에 생긴 문제라면 상담 치료를 좀 받아야 해요. 무엇이 원인인지는 전문가의 진찰을 받으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수행적인 관점에서 질문자에게 도움을 드리자면 ‘다이어트에 관한 생각을 너무 하지 마라’ 하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혹시 몸무게가 어느 정도 됩니까?”
“지금 118kg입니다.”
“제가 화면으로 봐서 그런지 118kg처럼 안 보이는데요. 질문자의 체격 정도면 지금 화면에 보이는 걸로 봐서는 큰 문제가 없어요. 옛날에는 뚱뚱한 게 미인이었어요. 뚱뚱해야 부잣집 며느리감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양귀비도 뚱뚱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118kg는 좀 과한 것 같습니다.
첫째, 어릴 때부터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고 하니 이 문제는 질문자가 노력한다고 될 게 아니라, 어떤 유전적인 문제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뚱뚱한 것에 대해서 너무 열등의식을 갖지 않으면 좋겠어요. 누가 뚱뚱하다고 하면 ‘내 체질이 원래 그렇다’ 하고 가볍게 넘겨보세요. 서양의 사례를 보면 체질적인 문제로 인해 300kg이 넘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 사람은 몸 관리를 못 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단지 질병일 뿐이에요. 이것은 치료를 요하는 문제입니다.
단식보다는 폭식을 안 하는 게 더 중요해요. 만약 폭식하게 되면 ‘아! 멈춰야겠다’ 하고 빨리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저녁을 가능하면 안 먹거나 적게 먹는 쪽으로 식습관을 조절하는 게 좋아요.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하면 힘드니까 더 많이 먹게 됩니다. 단식을 하면 너무 배고프니까 예전보다 더 많이 먹게 되고요. 이런 걸 반복하면 결국 건강을 해칩니다. 그러니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하기보다는 걷거나 절을 많이 하는 게 좋아요. 허기가 질 때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게 더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접근해 보면 집착을 놓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겁니다.”
“제가 정신과를 세 곳이나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정신적인 문제가 없다면 몸에 어떤 비만 세포라든지 그런 요인이 있을 수가 있으니 좀 더 검사를 해보는 게 필요하죠. ”
“네, 알겠습니다. 제가 5년 전에 비해 지금 체중이 30kg가 늘었는데, 못 먹고 굶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입단속도 못하는 제가 미울 때가 많았어요. 오늘 스님 말씀 듣고 나니 단식보다는 폭식을 좀 유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에도 어떤 이상이 있는지 더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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